가족들이 잠든 자택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된 70대 여성이 숨진 가운데, 범인은 피해자의 오랜 지인이었던 60대 남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전남 여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60대 남성 A 씨는 지난 3일 오후 11시께 전남 여수시의 한 주택 거실에 있던 70대 여성 B 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집 안에는 B 씨와 그의 남편, 딸 등 모두 3명이 있었는데 이들은 각각 방에서 자고 있었다. 이후 거실로 나온 딸이 흉기에 찔려 쓰러진 B 씨를 발견해 신고했으나 결국 숨졌다. A 씨는 범행 15시간 만에 순천시 버스터미널 주차장 근처에서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10년 넘게 B 씨 가족과 알고 지내며 가깝게 지내왔던 사이였다. B 씨는 타지역에 주민등록상 주소를 두고 홀로 지내던 A 씨에게 김치를 담가주거나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는 등 친절을 베풀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원 생활로 생계를 꾸리던 A 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궁핍해지자 평소 B 씨가 자택 거실에 현금을 보관하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이 돈을 훔쳐야겠다고 마음먹은 뒤 대문 근처에 보관하던 열쇠를 찾아내 B 씨 집에 침입했다. 하지만 범행 모습을 목격한 B 씨는 소리를 질렀고, A 씨는 각자의 방에서 자고 있던 다른 가족이 깰까 염려해 B 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했다.
경찰은 이날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