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은 수정체 혼탁으로 눈이 침침해지거나 뿌옇게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60세가 넘으면 발병하는데 비슷한 증상과 단계라도 개인마다 불편을 호소하는 차이가 아주 크다. 그래서 언제부터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지, 수술을 해야 하는지, 미뤄도 되는지 막연할 때가 많다. 누네빛안과 박효순 원장은 백내장 수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진단장비를 활용한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20여 년간 3만 건 이상의 백내장 수술을 집도했다. 그동안 안내염 발생은 2건에 불과했다. 현재 알티렌즈 인스트럭터 닥터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촬영과 인터뷰는 사계절 워터파크와 테마 스파를 갖추고 있는 해운대 ‘클럽디 오아시스’에서 진행했다. 클럽디 오아시스는 제8호 국민보양온천 승인을 받았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 우수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하기도 했다.
-백내장의 주요 증상은.
“흔한 증상은 가까운 곳을 보거나 책을 읽을 때 뿌옇게 흐려 보이는 것이다. 눈이 침침해지고 색상 구분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물체가 2개 이상으로 겹쳐 보이고 눈부심과 안경 도수를 자주 변경하는 것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치료는 약물 요법과 수술이 있는데 궁극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약물 치료는 언제하나.
“수정체 혼탁이 중심이 아닌 주변에만 있는 초기 단계에 시행한다. 안경을 쓴 교정시력이 0.9 이상 나오고 나안시력은 0.7 이상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는 경우가 약물 치료 대상이다. 백내장을 없앨 수는 없고 진행 속도를 늦출 뿐이다.”
-증상이 비슷해도 환자에 따라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나.
“시력이 좋아도 눈이 침침하다며 불편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백내장을 진단하고 수술 여부를 판단하는 데 특화된 검사 기계가 있다. 오카스(OQAS)라는 장비인데, 백내장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을 객관적인 지표로 나타낼 수 있다. OSI(빛이 산란되는 정도) 지수가 1 또는 2 정도는 견딜 만한 불편함이고 3.5를 넘으면 굉장히 불편한 정도다. 수치로 객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백내장 진단에 유용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백내장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가.
“급성으로 오는 폐쇄 우각형 녹내장이 합병되어 있거나, 3단계 이상 중심 혼탁이 있을 때, 혼탁된 수정체를 지지하는 모양소대가 약해 수정체가 이탈할 염려가 있을 때는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이 크다고 느낄 때는 의사와 상의해서 정하면 된다. 이런 경우가 아니면 굳이 수술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백내장의 진행 정도에 따라서 수술의 난이도가 달라지나.
“방 청소를 할 때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3단계 이상으로 심하게 진행된 백내장은 처치해야 할 곳도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모든 수술이 그렇지만 정확하게 빠른 시간 내에 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백내장의 경우도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면 3단계 이전에 하는 것을 권한다.”
-백내장과 노안은 같은 질환인가.
“다른 질환이다. 많은 안과 클리닉에서 ‘노안 백내장 수술’이라는 문구를 쓰다 보니 환자들이 헷갈려한다. 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가까운 곳이 잘 안 보이는 수정체 자동 초점 기능 장애이고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노안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백내장이 온 것은 아니다. 노안 증상이 있어도 수정체 혼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백내장이 있으면 거의 다 노안 증상이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
-백내장으로 다초점 렌즈를 삽입한 후에 초점이 안 맞거나 눈부심이 심하다는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부작용이라고 해야 하나.
“부작용이라기 보다는 한계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다. 현재도 20가지 이상의 다초점 렌즈가 나와 있는데 계속 더 나은 렌즈가 나올 것이다. 렌즈마다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금도 그것을 보완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환자들의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환자의 요구와 특성에 맞게 렌즈를 최적화하고 조합을 잘 하면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해결 가능한 문제라는 뜻인가.
“제가 수술 했던 환자들은 90% 이상은 만족하는데 10% 정도는 초점이 잘 안 잡힌다, 밤에 눈부심이 심하다는 불편을 호소한다. 하지만 이런 불편도 시간이 흐르면 적응을 하면서 상당 부분 해결된다. 물론 수술 전과 비교해 분명히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기술이 진화하면서 이런 불편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
-가끔 백내장 수술을 받은 후에 인공 수정체가 탈구되는 경우가 있는데 왜 그런가.
“수술이 잘 되었더라도 10~20년 지나면 인공 수정체가 탈구되는 경우가 드물게 일어난다. 외상에 의해 수정체가 눈의 중심에서 이탈하기도 한다. 인공 수정체가 탈구되면 새로운 인공 수정체를 공막(흰자)에 실로 고정시키는 공막 고정술을 시행하는데 우리 클리닉에선 홍채 후면 고정 렌즈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수술 시간이 짧고 안 내 출혈도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널빤지 타입의 다초점 인공 수정체는 탈구가 되더라도 렌즈를 제거하지 않고 눈 속에서 복원 수술을 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백내장 예방법에 대해 조언한다면.
“즐겁게 사시고, 자외선 노출 지역에서는 선글라스를 끼는 것이 현명하다. 감염 예방을 위해 눈을 비비지 말아야 하며 오후 9시 이후로는 휴대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눈 건강을 위해 시금치, 브로콜리, 케일 등 폴리페놀이 풍부한 채소 섭취를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