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가 부산시로부터 인사권 독립의 첫 발을 떼게 됐다. 부산시의회는 “지난 6일 열린 제8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지방의회 3급 직위 신설 안건이 심의·의결됐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전국 광역의회는 1·2급 상당의 사무처장이 모든 부서를 관장하고 있다. 부서장인 과장급(4급) 위에 3급 중간 직제가 없는 까닭이다. 중간 직제가 없어 사무처장 자원을 매번 집행부인 광역지자체로부터 수혈받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내부 승진 길이 막힌 의회 사무처에서는 직원 사기 저하 문제를 호소해 왔다.
광역시의회는 2022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명목상 인사권이 지자체로부터 분리됐지만, 사무처 수장 인사권 등 조직과 예산에 관한 권한은 여전히 자치단체장에게 부여되어 반쪽짜리 독립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현재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3급 직위 신설을 꾸준히 추진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광역자치단체와 지방 4대 협의체 등에서 지방의회 사무기구 개선의 필요성을 개진한 결과 지난 회의에서 지방의회 3급 직위를 신설하기로 뜻을 모았다.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는 서울과 경기도의회는 3급 기구를 별도로 설치하기로 했고, 부산시의회를 비롯한 나머지 15개 의회는 중간 직급 대신 선임 과장급 1개 직위를 복수 직급(4급→3·4급)을 허용해 탄력적인 조직 운영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성과는 지방의회의 완전한 인사 독립을 위한 첫걸음으로 주목받고 있다. 의회 사무처 직원의 승진 기회 제한을 해결해 지방의회 조직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지방의회의 완전한 인사 독립 실현을 위해 앞으로 자체 조직권 및 예산편성권 확보, 감사 기구 설치, 나아가 지방의회법 제정 등 지방의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법적 근거 마련과 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인 안 의장은 “이번 성과는 지방의회 독립성을 보다 강화하고 우수 인재를 확보해 의회 본연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데 이바지할 것”이라며 “전국 시도의회와 연대해 1의원 1보좌관제 등 남은 지방의회의 과제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