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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주식 액면분할 없었다면 1500만 원 ‘황제’ [비즈앤피플]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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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기가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기가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꿈만 같았던 코스피가 7000P를 넘어 8000P를 향해 달려가면서 주가가 100만 원을 넘는, 이른바 ‘황제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을 땐 드문드문 등장했고, 금세 사라지기도 했던 황제주가 마치 춘추전국시대 각지에서 군웅이 할거하듯 출현하고 있다. 특히 한때 한 주에 400만 원이 넘기도 한 초우량 황제주까지 등장해 위세를 떨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한 주만 있더라도 든든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반면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 같은 존재다. 코스피 7000시대, 황제주에 대해 살펴본다.

■황제주란, 그리고 역사는

황제주는 통상 주가가 100만 원 이상인 종목을 의미한다. 공식적인 제도권 용어는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초고가 우량주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돼 왔다.

황제주라는 이름에는 상징성이 담겨 있다. 주가가 100만 원을 넘어섰다는 것은 단순히 비싸다는 의미를 넘어 기업의 실적, 성장성, 시장 지배력, 투자자 신뢰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시가총액 상위 기업 가운데 장기간 안정적인 이익을 내거나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황제주 반열에 오른다.

다만 황제주 여부는 기업 가치와 직접적으로 비례하지는 않는다. 주식 수가 적으면 주가가 높아질 수 있고, 액면분할을 하면 주가가 낮아질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주식 수가 적어 주가가 높은 기업도 있고, 시가총액이 매우 큰 기업이 액면분할로 황제주가 아닌 경우도 적지 않다.

국내 증시에서 황제주의 출발은 1999년 4월 SK텔레콤이었다. 당시 이동통신업계 장밋빛 전망을 등에 업고 100만 원을 넘겼다.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는 그 명성처럼 이른 시기인 2011년 1월 반도체·휴대전화 사업 호조와 글로벌 IT 경쟁력 강화 기대감으로 황제주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은 2010년 6월 중국 소비 성장과 화장품 업황 호조에 힘입어 황제주에 등극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소비 수혜 기대감으로 2015년 11월 황제주에 오른 뒤 부침을 거듭하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황제주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했다. NC(옛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 흥행과 게임주 랠리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확산되기 전인 2020년 2월, 비록 삼일천하에 불과했지만 황제주의 영광을 누렸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가 2023년 7월 2차전지 열풍의 상징적 종목으로 평가되며 황제주 반열에 올랐던 경험이 있다. 당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황제주는 에코프로가 유일했다.

■‘아~’ 찬란했던 그 옛날

국내 증시의 역사에서 찬란했던 영광을 누렸던 황제주들은 황제주로서 지위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주식시장 등락에 잠시 황제주로 머물다 간 종목들이 대부분이다. 주가가 너무 올라 액면분할을 단행하며 황제주에서 물러난 종목들도 있다.

액면분할은 한 장의 증권을 여러 개의 소액 증권으로 나누는 것으로, 주당 주가를 낮춰 다양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거래량 증가로 이어져 주가를 부양할 힘으로 작용한다. 또한, 유통 주식 수가 적어 주가 변동성이 컸던 취약성도 해소할 수 있다. 다만 주식 액면분할을 한 기업들 중에는 주가가 우상향하는 사례가 많지만, 지지부진한 경우도 있다.

SK텔레콤은 액면가 5000원 주식을 500원으로 낮추는 10 대 1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아모레퍼시픽도 10 대 1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삼성전자, 에코프로도 액면분할을 택했다.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액면분할 전 15만 명이 채 안 됐으나, 이후 419만 명(지난해 말 기준)으로 늘었다. 소액주주는 전체 발행 주식 총수의 1% 미만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를 말하는데, 삼성전자는 전체 발행 주식 총수의 약 66%가 소액주주 보유일 정도로 액면분할 이후 대표적인 국민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가 만약 액면분할을 하지 않았다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현재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됐을지도 모른다. 삼성전자는 2018년 초 주가가 250만~280만 원을 오갔고, 당시 삼성전자 주식 한 주를 사려면 평범한 직장인들의 한 달 월급을 꼬박 부어야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018년 5월 기존 주식 1주를 50 대 1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진행했고, 250만 원이 넘던 주가는 단숨에 5만 원대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29만 9500원(21일 종가 기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액면분할을 하지 않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50배인 1500만 원 정도가 된다. 물론, 이는 액면분할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신규 자금이 유입되는 등의 주가 부양 효과가 배제된 가정이라는 점에서 비현실적이긴 하다. 그럼에도 액면분할이 불가능했다면 삼성전자 주가가 1500만 원에 육박한 시대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코스피 7000, 황제주의 시대

지난해 4월 9일 미국의 관세 발효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저점(2293.70P)을 찍은 후 7000P를 넘으며 내달려온 코스피는 황제주의 숫자도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해 1월 2일 전무했던 황제주는 지난해 7월 1일 3개가 됐고, 올해 1월 2일 4개가 된 뒤 꾸준히 늘어 지난 13일 최대인 11개까지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종가 기준 황제주는 효성중공업, SK하이닉스, 두산, 고려아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양식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전기, SK스퀘어, HD현대일렉트릭, 태광산업 등 11개로 모두 코스피 종목이다.

주가 순으로는 392만 9000원인 효성중공업이 최고가로, 전력 기기와 변압기 수요 확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리면서 주가가 한때 400만 원이 넘으며 ‘초우량 황제주’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졌다. AI 반도체와 HBM 수혜로 지난 2월 24일 황제주에 처음 올랐던 SK하이닉스는 194만 원으로 2위, 전통적인 중공업 지주회사에서 원전, AI 전력 인프라, 로봇, 수소를 아우르는 성장 자산을 보유한 지주회사로 재평가받고 있는 두산이 160만 원으로 3위다. SK스퀘어는 자회사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업황 호조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리며 지난 6일 황제주 반열에 처음 동참했다.

예비 황제주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지난달 21일과 22일 장중 100만 원을 넘어선 적 있는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옛 LIG넥스원)도 황제주 진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LG이노텍과 현대차, 두산우, 현대오토에버, HD현대중공업 등도 아직 갈 길이 좀 남았지만 황제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코스닥에서는 로봇 대표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지난 13일 88만 원까지 오르며 황제주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이 늘어나면서 황제주가 증가했지만, 과거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황제주 등극 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황제주에 대한 투자를 고민할 때는 신중한 접근과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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