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전직 구청장’, 야 ‘시의회 의장’, 현직 무소속 출마로 영도는 ‘3파전’ [PK 기초지자체 판세 분석]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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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와 인구 유출로 신음하는 부산 영도구가 변화의 기로에 섰다. 더불어민주당 김철훈 전 영도구청장이 탈환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이 출사표를 던졌고 무소속 김기재 영도구청장이 가세하면서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전직 구청장의 행정력, 시의장 출신의 광역 리더십, 현직 구청장의 현장론이 정면충돌한 이번 영도구청장 선거는 전통 산업과 관광산업 부흥을 통한 원도심 회생이라는 구민들의 간절한 열망 속에 치열한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변화가 절실한 원도심

영도는 ‘노인과 바다’에 비유되는 도시다. 올 4월 기준 주민 10만 633명 중 60대 이상은 4만 5340명으로 44.8%다. 동시에 카페와 미술관 등 관광 콘텐츠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2일 영도구 봉래동 일대는 청년 관광객과 장년층 이상 주민이 뒤섞인 모습이었다. 고령화와 쇠퇴, 관광 활성화와 도시 재생이라는 상반된 흐름이 동시에 교차하는 셈이다.

주민들은 실질적 변화와 발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봉래동에서 6년째 카페를 운영한 50대 정 모 씨는 “관광객 증가를 체감하지만, 체류를 넘어 거주 공간이 되려면 교통과 일자리·주거 정책이 어우러져야 한다”며 “봉래산터널, 영도선이 들어서도록 힘쓸 후보를 뽑겠다”고 밝혔다.

기존 산업을 함께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봉래동 주민 박명자(78) 씨는 “관광도 중요하나 영도는 조선소와 전통시장으로 살아온 동네”라며 “새 구청장은 새 산업만 보지 말고 기존 상인과 노동자가 같이 살 수 있게 균형을 맞춰달라” 말했다.

의료 접근성 개선 요구도 이어졌다. 청학동 주민 서 모(66) 씨는 “나이가 들수록 병원 가는 게 일인데 이동도 힘들고 동네에 마을건강센터도 없다”며 “다음 구청장은 오래 산 주민이 아프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영도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직 구청장·시의회 의장 대결

여야는 영도에서 지역 기반을 닦아온 전직 구청장과 현직 시의회 의장을 각각 후보로 내세웠다. 민주당 김철훈 후보는 자신이 ‘일 잘하는 영도구청장’이라는 점을 부각한다. 김 후보는 “(민선 7기 재임 시절) 1조 2000억 원대 사업비를 확보했고, 정부혁신평가에서 전국 520개 기관 중 1위를 차지했다”며 행정 실행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식 서비스·커피·첨단 산업 등을 결합한 ‘해양신산업 복합단지’ 조속 추진, 해양 관광과 레저를 접목한 ‘태종대권 해양관광레저 거점 도시’ 조성, 빈집 문제를 지역 회생 마중물로 삼을 ‘영도형 어반 캔버스 프로젝트’ 등을 공약했다. 제주 출신인 그는 “다른 후보들도 지역을 대표하는 훌륭한 일꾼들”이라면서도 “일을 시작하면 끝까지 성실히 근성 있게 실행하고 성취하고자 노력한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부산시의회 의장 출신인 국민의힘 안성민 후보는 숙원 사업 국·시비 확보 방법을 아는 ‘실전형 해결사’라고 강조한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영도구에서 재원 80% 이상을 국·시비, 민간 투자유치로 채울 수 있다고 했다.

안 후보는 해양 관련 공공기관과 미래 첨단 기업 등을 유치해 일자리 5000개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인구 12만 명 회복을 위한 주거지 정비와 재개발·재건축 확대, 명문고 유치 등 파격적 공교육 지원책도 내세웠다. 영도선 트램 조기 착공, 수요 응답형 콜버스(DRT)로 도시철도가 없는 영도의 교통 소외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청년 이탈, 열악한 교통, 빈집 문제 등은 8년간 영도를 이끈 구청장 두 분의 성적”이라며 “부산 전체 정책을 설계해 본 ‘광역급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후보는 부모님 고향이 제주다.


현직 무소속 출마… 단일화 촉각

김기재 영도구청장 무소속 출마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이다. 국민의힘 공천 배제(컷오프)에 반발한 김 후보는 “충분한 검증과 책임 있는 설명이 없었다”며 무소속으로 재선 도전에 나섰다. 그는 도시철도 영도선 건설, 영도 K팝 아레나 건립, 도심형 해양치유센터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영도에서 지역 발전을 위한 현장 활동을 지속했다”며 “다른 후보처럼 정치한다고 떠도는 짓도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민 곁에서 궃은일과 좋은 일을 함께 나누며 살아왔다”며 “구정을 무난하게 이끈 현직 구청장이라는 강점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판세는 보수 분열 여파로 민주당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KBS부산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7~8일 영도구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지 후보 조사(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4%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민주당 김 후보는 42%, 국민의힘 안 후보는 19%, 무소속 김 후보는 9%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 김 후보가 앞선 결과가 나왔다.

결국 남은 최대 변수는 보수 단일화 여부다. 국민의힘 안 후보와 무소속 김 후보는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실질적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컨벤션 효과’와 보수층 결집으로 접전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만큼 두 후보는 사전 투표 전까지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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