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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 기적의 도서관,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작가와의 만남 개최
부산 '강서 기적의도서관'에서 책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직접 저명한 작가를 만나 책과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강서 기적의 도서관은 오는 30일 2022년 부산지역 도서관 '작가의 방'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작가를 초대한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2000년 창작과 비평사의 '좋은 어린이 책' 대상작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2004년도 부산 원북원 선정 도서이기도 하다.
'괭이부리마을'은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이후 인천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된 달동네 마을 이름이다. 김 작가는 이 마을에 사는 한 쌍둥이 자매와 그 주변 인물들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소외되고 잊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작가는 실제로 1987년부터 이 괭이부리마을에서 '기찻길 옆 공부방'을 열어 지역 운동을 해 왔으며, 2001년에는 강화 양도면으로 이사해 지금까지 '기찻길옆작은학교'의 농촌 공동체를 꾸려 가고 있다. 이후에도 꾸준히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특히 2021년에는 '곁에 있다는 것', 2022년에는 '너를 위한 증언'을 출판했다.
이번 작가와의 만남은 ‘괭이부리말 아이들 이후 20년’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최근에 발표된 두 작품과 함께 더욱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는 현대사회을 바라보는 작가의 다정하고도 냉정한 시선과 교차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행사의 진행을 맡은 사단법인 '인문학당 달리'의 박선정 소장은 "머리와 펜으로 삶의 철학과 세상을 담아내는 것을 넘어서 실제 자신의 삶 속에서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김중미 작가를 평소에도 늘 존경하고 있었다"고 소감을 밝히며 "점점 더 개인주의로 빠져드는 듯한 현 시대 속에서 보다 많은 시민들과 청소년들이 김중미 작가와의 시간에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서 기적의 도서관은 이번 작가와의 만남을 위해 지역의 청년 예술가들도 함께 초대해 문학과 더불어 예술적 공감도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초대되는 '젊은예술 날라리와 쟁이' 팀은 국악을 기반으로 한 퓨전 국악 밴드이자 부산 청년 예술팀이다. 평소(날라리)와 아쟁(쟁이)을 중심으로 한 젊고 색다른 느낌의 국악연주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행사는 오는 30일 강서 기적의 도서관 1층 누리봄 공간에서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며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하다.
2022-06-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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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미술관, 옻칠화가 임선미 작가 초대전 '장롱 속 이야기'
부산의 중구 산복도로 반지하 공간에서 문화와 예술을 통해 달빛처럼 스며들기를 실천해오고 있는 달리 미술관(관장 박선정)이 2021년 마지막 초대전으로 옻칠화가 임선미 작가 작품을 전시 중이다.
'장롱 속 이야기'라는 이번 전시 제목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 작가는 장롱 속에다 고이 접어 넣어 둔 듯한 우리 선조들의 정서를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달, 항아리, 호박, 모란, 연꽃, 그리고 고개를 들면 겹겹이 산 너머 너머로 보이는 산처럼 우리에게 친근한 이미지들이 그녀 작품의 소재이자 주제다.
임 작가의 설명대로 칠이란 원래 우리 생활 속에서 익숙한 것으로 결을 그대로 살리면서 더욱 생동감 있게 살려내는 투명칠, 칠흑 같은 어둠이 오히려 사치스럽고 오만스럽게 보이기도 하는 흑칠, 그리고 매혹적인 주칠이 있다. 이러한 칠은 방수, 방충, 방독의 기능까지 담은 채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전통공예를 통해 일상 속 예술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친근한 공예작품으로서의 옻칠을 넘어 그녀는 이러한 옻칠을 우리의 전통 민화적인 회화를 겸한 예술작품으로서 승화시킨 국내 옻칠 화가 1세대다.
임 작가는 중국 북경에서 유학을 하던 중 옻칠화의 매력에 빠진 이후 옻칠을 더욱 집중적으로 배우기 위해 사천성으로 옮겨 석사과정을 마쳤다. 옻은 고온 다습한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며 옻의 성질상 25도 이상의 평균 온도와 70% 이상의 습도가 유지되어야만 건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에서도 주로 사천지역에서 옻칠화가 제작됐다. 귀국 후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예술작품으로서의 옻칠화를 소개하는 뜻깊은 행사인 2004년 '한국 옻칠 회화전 창립전'에 참여함으로써 옻칠화를 국내에 알리는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시작했다. 이후 다수의 개인 초대전과 단체전을 통해 현재까지 국내의 대표적인 옻칠화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그녀의 작품 중 '향화' 외 다수 작품은 미술은행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관공서에 소장되어 있다.
임 작가는 옻칠을 통한 자신의 작품 생산과정을 ‘산고’에 비유한다. 여느 예술 활동들도 모두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옻칠 작품은 생칠의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옻오름'의 고통을 겪어야 한다. 그러한 고통과 함께 대여섯 번의 옻칠을 통해서만 제대로 된 빛을 만들고 그 위에 조개를 비롯한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기에 그렇게 낳은 작품은 작가의 더없이 아프고 소중한 생명인 셈이다. 그녀의 작품 속 재료 중 가장 특이한 것은 달걀 껍질이다. 모래나 나무껍질의 질감을 표현하는 데 있어 그녀는 독창적으로 달걀 껍질을 재료로 쓰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복과 행운을 드리고 싶은 작가의 마음을 담은 '호박'과 '길상화' 및 명상을 통한 편안함을 기원하는 '사색'과 '청산별곡'을 비롯한 스무 작품이 전시됐다. 오는 6일에는 작가와의 만남도 예정되어 있다.
임 작가는 "작가노트에 '어떻게 해야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까요? 어떻게 해야 조금 더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줄 수 있을까요?"라고 썼듯, 2년째 우리의 일상을 가로막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려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1-11-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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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당 달리 "인문학으로 세상의 작은 빛 되고파"
부산은 물론 이제는 가까운 김해와 울산 지역에서도 인문학 강의 문의가 몰려온다. 각 도서관들이 사이트에 공유해 놓은 강의 프로그램의 내용을 보고 강의 기획을 요청하는 것이다. 심지어 다른 곳에서 강의에 참여한 시민이 자신의 거주지 도서관에 직접 강의를 건의하기도 한다. 부산 영주동의 산복도로 위에 위치한 '(사)인문학당 달리' 이야기다.
'인문학당 달리'는 2018년 말 '비영리 단체'로 시작해 올해 초 사단법인으로 거듭나면서 부울경의 대표적인 인문학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문화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회에서 주관하는 '2021 독서 아카데미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탈진실의 시대, 진실을 말한다'라는 제목으로 총 3개의 큰 주제를 각각 다른 분야의 학자들의 강의를 통해 고찰해봄으로써 현대 사회에서의 다양한 문제들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본 프로그램을 모두 수강한 한 수강자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정의', '공정', 그리고 '현대사회에서의 종교'와 같은 다양한 주제들을 각각 참고 서적과 관점에서 살펴본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후기를 남겼다.
인문학당 달리는 2021 민주시민교육 협력운영 사업의 일환으로 '신영복의 담론 함께 읽기'도 진행했다. 동서양의 다양한 역사와 철학이 담겨 있어서 혼자 읽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책을 전문가와 함께 읽음으로써 참여한 시민들이 완독 할 수 있도록 돕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달리는 '2021 독서문화진흥사업'의 후원으로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강독도 진행했는데 인문학당 달리 박선정 소장은 "함께 모여 다양한 책 읽는 시간을 통해 일반시민들이 더불어 배우고 나눔으로써 지식 함양은 물론이고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나아가 세상과 삶에 대한 지혜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영주동 도시재생 사업에서는 '부모 인문학'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부모들과 함께 지혜로운 부모 역할에 대한 인문학적 해답을 고민했으며, '부산시 도시재생 사업'으로 아이들을 위한 인문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지역의 여러 도서관과 함께 인문학 강의 연계 사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강의 프로그램을 개발 기획하고 기술적 협조도 마다하지 않음으로써 '인문학당 달리'는 인문학으로 세상에 빛이 되고자 했던 첫 설립 취지를 잊지 않는 한 해를 살아 온 셈이다.
앞으로도 인문학당 달리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인문학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다소 소외된 인문학자들의 연구와 강의를 돕는 인문학 플랫폼 역할과 더불어, 연구자들이 결과물을 시민들과 좀 더 폭넓게 나누기 위해 다양한 인문학 강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특히 지역의 각 도서관 인문강의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협조해 나갈 예정이다.
2021-10-2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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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당 달리, 노주련 작가 초대전 '주련의 연금술' 개최
북항이 내려다보이는 부산 중구 산복도로 위에 자리한 '달리 미술관(관장 박선정)'은 오는 20일까지 '주련의 연금술 (Alchemy of juryun)' 노주련 작가 초대전을 연다.
자신의 소중한 추억을 작품으로 기록하는 노주련 작가는 주로 어린 시절 딱지에 관한 추억을 작품 속에 담아낸다. 특히 동생들을 위해 오랜 연구 끝에 잘 넘어가지 않는 딱지를 만들어 동네 최고의 딱지왕을 꿈꾸었던 이야기는 우리에게 생생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작가는 이러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딱지를 통해 소환한 후 다양한 형태의 예술적 큐브로 재탄생시킴으로써 세상의 이야기를 담았다.
노주련 작가는 이번 전시의 제목인 '연금술'의 의미를 통해 현시대에서의 작가와 예술가들의 역할을 상징하고자 했다. 그녀는 이러한 작가적 연금술을 통해 우리 시대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물질주의가 팽배한 현 사회의 안타까움을 담고자 하는데 특히 노주련 작가의 작품 '한 되'는 이러한 작가의 철학이 농후하게 담겨 있다.
유년 시절 동생들과 만들던 종이 딱지는 예술가의 손을 통해 이제는 각양각색의 천으로 된 아름다운 딱지가 됐다. 그리고 그 하나와 하나가 겹겹이 쌓이고 서로 이어짐으로써 탑이 되고 사각이 되더니 다시 무언가를 품을 수 있는 큰 상자가 되어 그 속에 한가득 소금을 담아내고 있다. 우리 전통에서 소금은 선(善)과 장수(長壽), 정화(淨化)를 상징한다. 이러한 믿음으로 우리 선조들은 무언가 불길함을 느끼면 곧잘 집 앞에 소금을 뿌리거나 쌓아두곤 했다. 이로써 노 작가는 작품 '한 되'에서 소금이라는 상징적 오브제를 통해 전시장을 찾는 모든 관객에게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좋은 기운들을 전달하고자 한다.
노 작가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만의 연금술을 20년을 넘게 꾸준히 펼치고 있는 작가다. 현재는 부산대학교 외래교수(미술학 박사)로 재직 중에 있으며 개인전 21회, 단체전 100여 회 등 다양한 전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에는 부산미술협회 제20회 쳥년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달리미술관 박선정 관장은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관심사를 드로잉, 작은 딱지, 물렁한 큐브, 거대한 벌룬 작업 등 작가 고유의 시각언어로 재해석한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시민들이 추억을 담은 예술의 세계에서 위로와 희망을 얻길 기대한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2021-10-0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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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미술관, 청년작가 양재혁 초대전 '틈' 개최
북항이 내려다보이는 부산 중구 산복도로 위에 자리 잡고 있는 '달리 미술관'(관장 박선정)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청년작가들을 위한 초대전을 마련했다. 현재 ㈜엑스아이커뮤니케이션에서 디자이너로 재직 중인 양재혁(30) 군과 중국 정부 장학생인 서남정법대학교 응용경제학과 연구생인 양경석(27) 군이 그 주인공이다.
양재혁 작가는 2018년 경북대학교를 졸업한 생물학도다. 하지만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갖고 있던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이루고자 부산진흥원 웹디자인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고, 동국대학교 캐릭터 공모전(장려상), 경북대학교 마스코트 공모전(대상) 등 다양한 대회에 참여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양경석 연구자는 "각자가 처해 있는 환경 속에서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걱정과 근심을 안고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조그만 위로와 더불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양재혁 작가의 작품에서는 아프거나 슬퍼서 잊고 지나가는 일상의 틈을 포착해 우리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준다. 고된 하루를 마무리하고 샤워를 하고 있는 작품 'NIGHT FALL'에서는 그저 이유 없이 우울하고 무력한 우리의 모습을 잘 담아냈다. 특히 작가는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그대, 나는 그 마음을 위로하고 싶다. 고독에 가속이 붙어버린 안타까움으로 불리는 그대를 곁에서 덜 외롭게 당신을 챙겨주면서'라는 깊은 내면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젊은 층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작품 '요즘'은 2030세대들의 좌절감과 상실감을 잘 나타내면서도 삶의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어느 사회에나 있을 수 있는 세대 간의 문화적 차이와 갈등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미술관 바깥의 반지하 외벽에 설치함으로써 안과 밖의 모호한 경계를 표현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드로잉 기법을 활용한 점이다. 태블릿 펜, 포토샵, 일러스트 등 다양한 도구와 앱의 활용은 예술표현의 새로운 시도로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우리 시대의 예술이라 볼 수 있다.
달리미술관 박선정 관장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조화되고 예술과 과학기술이 만나는 이번 전시회가 세대 간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창의적인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양재혁 작가의 초대전 '틈'은 달리 미술관에서 오는 7월 24일까지 휴관 없이 열린다.
2021-07-0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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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구 복합문화센터 내 '솔 갤러리' 개관
부산시 연제구청(구청장 이성문) 산하의 복합문화센터의 다용도 공간으로 사용되던 3층 문화 공간이 '갤러리'라는 간판을 내걸고 문화예술 전시를 위한 전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구민들에게 '힐링'의 공간이 되고자 하는 바람을 담아 이름도 '솔 갤러리'다. 이제 이곳에서는 잔잔한 음악과 함께 은은한 조명이 새어 나오고 빛을 담은 회화 작품들이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솔 갤러리는 3년째 문화로 스며들기를 실천하고 있는 '(사)인문학당 달리'와 '달리 미술관'(관장 박선정)을 모델로 삼았다. '달리 미술관'은 영주동 동아아파트 앞 원도심 산복도로 계단 아래에 자리 잡은 아트 갤러리로, 문화 예술에서 다소 소외될 수도 있는 이 지역민들과 함께 가까이에서 예술과 문학을 함께 하기 위해 문을 열였다. 연제구 문화 체육과 직원들은 직접 달리를 방문해 시설과 운영에 관한 자문을 얻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솔 갤러리의 첫 전시는 10년째 달동네를 화폭에 담고 있는 부산이 낳은 청년 작가인 엄경근의 '달동네전'이다. 달동네는 부산의 근현대사와 더불어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상징과도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작품으로서의 '달동네'는 5,60대 이후의 세대에게는 향수와 위로를,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시선을 느끼게 해 준다. 엄경근 작가의 '달동네전'은 이번 달 말까지 진행된다.
이성문 연제구청장은 "가난하고 힘들던 시절에도 작은 아름다움에서 미소를 지었듯, '솔 갤러리'에서의 쉼이 작은 힘이 되고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2021-06-0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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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미술관, 권순일 사진작가 첫 개인전 '39/40' 개최
부산 중구의 원도심 산복도로에 위치한 달리 미술관(박선정 관장)에서 오는 30일까지 권순일 작가의 첫 개인전 '39/40'을 개최한다.
꿈은 화가였고 사진은 취미였다. 미술을 전공하고자 건너간 일본에서 응시한 사진학과 입학시험에 합격하면서 미술이 아닌 사진작가로서의 삶이 시작됐다. 20대부터 카메라를 끼고 살았던 그는 운명처럼 카메라를 다시 만났고, 일본 동경공예대학교 사진학부에서 수학을 시작했다.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졸업을 앞두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부산의 주요 예술지의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권순일 작가의 이야기다.
권 작가는 유학 시절의 외로움과 향수를 달래기 위해 늘 곁에 있던 카메라로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누르던 것이 결국 자신을 사진작가로서의 삶으로 이끌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과 그리고 그것을 들여다보는 자신과 끊임없는 침묵의 대화를 나누면서 삶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객관화'를 배우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권순일 작가에게는 사진작가로서의 첫 개인전이자, 30대에서 40대로의 전환기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의 제목을 '39/40'으로 정하고, 삶이란 그 절정에서 넘어가는 순간 더 많은 것들이 보여지고 가려져 있던 것들을 깨닫게 됨을 사진 속의 빛과 그림자를 통해 암시하고 있다.
달리 미술관의 박선정 소장은 "부산의 주요 예술지에 소개될 공간을 찾아서 카메라를 들고 수년 간 부산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닌 권순일 작가의 첫 개인전"이라며 "그의 카메라에 담긴 숨은 공간들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빛과 어둠을 통해 또 다른 철학적 사유의 세계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각 사진 작품 앞에 의자를 배치해 관람객이 잠시나마 편안히 앉아서 작품과 함께 사유하고 몸도 마음도 쉬었다 갈 수 있도록 준비해 뒀다"고 덧붙였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2021-05-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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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당 달리, 중구장학회에 장학금 200만 원 전달 "꿈꾸는 청소년 응원"
지역과 함께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단법인 인문학당 달리(대표 이행봉)가 17일 재단법인 중구 장학회(이사장 김현진)에 장학금 200만 원을 전달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 지역 장학금 마련을 위한 경매를 개최해 얻은 수익금 전부를 기부한 것이다.
또한 2020년 한 해 동안 달리 인문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김대우(광일초 6) 군에게도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인문학당 달리는 2018년 12월 중구 영주동 원도심의 산복도로 위에서 인문학과 예술로써 세상에 달빛과도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후, 현재까지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 부산 시민들의 인문학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2019년에는 같은 건물의 반지하 공간을 개조해 '달리 미술관'을 개관한데 이어 최근에는 '달리 사이 작은 도서관'도 개관해 원도심 산복도로 위의 대표적인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산 중구 장학회는 2013년 2월 설립된 이후 매년 지역의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날 전달식에 참석한 달리미술관 박선정 소장은 "달리는 꿈꾸는 청소년들을 지속적으로 응원할 것이다"며 소감을 전했다.
인문학당 달리는 향후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인문 예술 장려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역 장학회와의 결연은 물론 자체 장학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2021-02-1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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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미술관, 장은지 초대전 '한갓지다' 개최
부산의 중구 영주동 산복도로에 위치한 '달리 미술관'(관장 박선정)에서 미술작가로서의 꿈을 위해 열심히 붓질을 하고 있는 미래 작가들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경남 산청의 대안학교인 간디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장은지 양이 그 주인공이다.
장은지 양은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즐겼고, 본격적인 미술 전공을 위해 중학교 때는 디자인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술을 전공하고자 하는 욕망이 커지면 커질수록 자신감이 결여되고 열등감도 생겨 미술에 대한 흥미마저 상실했다. 그러던 중 장은지 양은 자유로운 사고와 표현에 어울리는 간디학교로 진학했다. 그 곳에서 미술교사이자 달동네 화가로도 잘 알려진 엄경근 작가를 스승으로 만나면서 그녀의 작품세계는 날개를 달았다.
장은지 양의 작품에서는 세상을 향한 풋풋하고 젊으면서도 깊이 있는 철학적 시선이 느껴진다. 학교에 사는 길고양이 맹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잘 담고 있는 작품 '맹구와 학교'에서는 자신들의 학교는 선생님들이 아니라 고양이 '맹구'의 보호 아래 있음을 유쾌 발랄하게 화폭에 담았다.
또한 그녀의 대표작인 '죽음'의 경우,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깔의 꽃들로 둘러싸인 한 여인의 평온한 얼굴을 통해 죽음이라는 것이 반드시 두렵고 슬프고 어두운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살았다면 그 마지막 또한 아름답고 평온할 것이라는 죽음에 대한 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외에도 다각적인 색감적 시도가 돋보이는 그녀의 작품들은 젊은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열린 시선과 희망이 느껴져, 관람객들로 하여금 우리시대의 청년을 새롭게 재해석하도록 만든다. 더불어 그들에게서 삶의 긍정과 위트를 배우게끔 하고 있다.
달리미술관 박선정 관장은 "배우고 연습하는 긴 여정의 출발점에 있는 학생이지만 장은지 양을 비롯한 예술가를 꿈꾸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초대작가로 모셨다"며 "덕분에 많은 젊은 관객들이 미술관을 다녀갔다. 앞으로도 달리 미술관이 꿈을 꾸는 청년들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으로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장은지 양의 초대전 '한갓지다'는 달리미술관에서 오는 2월 19일까지 열린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2021-02-0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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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미술관, 달동네 작가 엄경근 9번째 개인전 개최
탁 트인 부산항대교가 내려다 보이는 영주동 산마루, 그 곳에 위치한 달리미술관에서 22일까지 달동네 작가 엄경근의 9번째 개인전이 개최된다.
엄경근 작가는 학상시절 동네 파출소는 죄다 가봤을 정도로 알아주는 문제아였다. 그의 인생은 고2 때 만난 미술 선생님이 그의 미술적 재질을 알아보고 던진 한마디로 인생이 달라졌다.
"네가 미술을 열심히 하면 대학도 가고 미술 선생님이 될 수 있단다"
엄 작가는 선생님의 바람대로 경남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현재 산청 간디학교의 미술 선생님으로 재직하면서 그가 태어나고 자란 달동네를 마음으로 담아내며 화폭에 표현하고 있다.
달동네, 가파르고 좁은 계단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고 계단 양쪽을 따라 키 작고 허름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 연상되는 곳. 높은 곳에 위치해 달과 가깝게 지낸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지만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서려있는 장소이다. 왠지 어둡고 우울할 것 같지만 엄경근 작가는 특유의 따스한 시선으로 달동네를 새롭게 형상화한다.
"붓을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삶의 어려운 순간마다 나타나 도와준 수많은 '산타' 덕분이며, 앞으로도 작품을 통해 너무 환하지도 너무 뜨겁지도 않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싶다"
엄 작가의 작품 속 달동네는 따스하면서도 희망적이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꿈을 노래하고 따뜻한 희망을 그림으로 표현해 '누군가에게 산타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이 시기, 답답함과 우울함을 털어버리고 위안과 위로를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엄경근 작가의 달동네 아홉 번째 개인전은 오는 22일까지 달리미술관에서 개최되며, 개관시간은 월~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2021-01-0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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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미술관, 유현욱 작가 초대전 '사라지면서도 살아나는 II' 개최
부산 중구의 원도심 산복도로에 위치한 달리 미술관에서 오는 11일까지 유현욱 작가 초대전 '사라지면서도 살아나는 Ⅱ'가 개최된다.
전시의 주인공인 유현욱 작가는 현재 부산대와 경성대, 동의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외래교수로 한국화를 전공한 미술학 박사다. 유 작가는 '경계의 공간'이라는 주제로 이제껏 다양한 작업을 이어왔다. '경계의 공간'이란 이것과 저것 사이의 구분 짓기가 아니라 오히려 서로 만나고 스며들면서도 어느 한쪽을 완전히 소멸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시 말해 '사라지면서도 동시에 살아나는' 지점이라는 데서 유 작가는 특별한 매력을 느꼈다.
이번 전시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다. 시작은 2019년 봄에 있었던 강원도 고성의 산불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밀했던 할머니와의 사별로 인해 당시 상당한 상실감에 빠져 있던 유 작가는 강원도의 산불 현장을 찾았고, 화마로 소멸되어 버린 채 남아 있던 검은 숯덩이들에서 초록의 새 생명들이 자라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것은 완전히 소멸되어 버린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또 다른 생명으로 이어지는 연결점이었던 것이다.
이후 유 작가는 그곳에서 모아온 숯과 숯가루들을 이용해 한지를 만들고 그 위에다 숯물로 그림을 그렸다. 또 숯물과 닥으로 한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각종 씨앗을 섞어 넣음으로써 새로운 생명의 순환을 표현했다. 실제로 그 한지를 물에 적셔 놓자 한지 속에 있던 씨앗이 싹을 틔워 살아났고 유 작가는 이러한 과정 자체를 작품으로 전시하고 있다.
제목 그대로 '사라지면서도 살아나는' 현장인 셈이다. 더 많은 상실과 이별을 경험하며 살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우리에게 예술이 위로가 되는 순간이다.
일일이 숯가루의 농도를 달리해 수제 한지의 농도가 다 제각각이며 한지 위에서 검은 먹물처럼 번져 나가고 있는 흔적들 역시 숯에서 나온 색깔이다. 죽은 듯 검게 타버린 숯이 예술가의 손끝에서 새로운 예술작품으로 탄생됐다. 우리의 삶 역시 이처럼 사라지더라도 완전히 소멸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유 작가의 초대전을 통해 달리 미술관에서 늦가을 철학적 사색에 빠져보길 기대한다.
한편, 달리 미술관 박선정 관장은 한켠에 이 곳을 찾는 관객들 및 지역 주민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을 마련했다.
박 관장은 "코로나 시대에 갈 곳을 잃은 지역의 아동들과 지역민들이 이곳에서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전시도 보고 책도 읽으면서 휴식을 즐길 수 있길 기대한다"며 "달리미술관이 부산 중구 산복 도로에서 예술 감상과 독서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달리미술관 개관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휴관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2020-12-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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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미술관, 송주웅 작가 초대전 '삶의 흔적' 개최
북항이 내려다보이는 부산 중구 산복도로 위에 자리 잡고 있는 '달리 미술관(관장 박선정)'이 개관 1주년을 기념해 5일부터 25일까지 송주웅 작가 초대전 '삶의 흔적'을 개최한다.
부산 동구 안창마을 출신이자 울산 민미협 회원이기도 한 송주웅 작가는 1988년 첫 개인전을 연 이후로, 32년 간 여섯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붓과 화폭만을 바라보고 있을 수 없었던 가난한 예술가로서의 고된 삶 속, 그는 조선소 노동자이자 아이들의 미술 선생님으로서의 삶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한 삶의 현장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한 겹 한 겹 쌓여 화가의 작품 속에서 녹아 난 것일까. 송주웅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기계의 부품으로 전락해 버린 현시대의 초라한 인간이 아닌, 거친 삶 속에서도 굴하거나 노여워하지 않는 당당하고 강인한 한 인간이 느껴진다. 작품 속 그 누군가가 살아왔을 삶 그 자체가 털컥하고 보는 이의 가슴을 후려친다.
그는 특히, 격동하던 시대를 살아 온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 같은 인물들의 주름 가득한 모습을 화폭에 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 인물의 주름은 그저 붓 끝으로만 표현되지 않는다. 그 인물을 화폭에 담기 위해서 작가는 오랜 시간 그 인물과 대화를 나누고 교감의 시간을 가졌다. 누군가의 외형만으로는 그를 온전히 담을 수 없다는 것이 작가의 말이다. 이런 이유로 송주웅 작가의 작품을 마주하면 우리는 하나의 장편소설을 읽는 것처럼 작품 속 인물의 삶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송주웅 작가가 그린 인물들은 다양하다. 언양 장에서 시래기를 삶아다가 파는 할머니로부터, 함께 노동일을 했던 노동판의 김씨, 폐지를 모아다 파느라 굽은 허리로 리어카를 끄는 동네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송 작가의 시선이 머물렀던 곳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잊고 있거나 어쩌면 외면하고 있던 곳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에는 원인 모를 애잔함이 떠오르다가 오히려 점점 더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솟아오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처음에는 어머니 아버지 또는 이웃 아저씨를 연상시키던 작품 속 인물들의 모습이 어느 순간 '나 자신'의 모습임을 깨닫는다.
이기철 시인은 초대전 서문에서 "거친 채색은 그가 견뎌온 그리고 시대가 함께 져야 했던 짐이 그대로 얹혀 있다. 하지만 정작 슬픔이라든가 분노보다 내재된 충만이 더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고 표현했다.
송주웅 작가는 삶의 고통이나 아픔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강인한 삶에의 의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특히, 산복도로 위에 자리한 '달리 미술관'에서의 이번 전시를 위해 송주웅 작가는 산복도로 곳곳의 풍경을 대나무 펜과 먹으로 표현한 작품들도 선보인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2020-10-08 [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