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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 기적의 도서관,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작가와의 만남 개최
부산 '강서 기적의도서관'에서 책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직접 저명한 작가를 만나 책과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강서 기적의 도서관은 오는 30일 2022년 부산지역 도서관 '작가의 방'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작가를 초대한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2000년 창작과 비평사의 '좋은 어린이 책' 대상작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2004년도 부산 원북원 선정 도서이기도 하다.
'괭이부리마을'은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이후 인천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된 달동네 마을 이름이다. 김 작가는 이 마을에 사는 한 쌍둥이 자매와 그 주변 인물들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소외되고 잊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작가는 실제로 1987년부터 이 괭이부리마을에서 '기찻길 옆 공부방'을 열어 지역 운동을 해 왔으며, 2001년에는 강화 양도면으로 이사해 지금까지 '기찻길옆작은학교'의 농촌 공동체를 꾸려 가고 있다. 이후에도 꾸준히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특히 2021년에는 '곁에 있다는 것', 2022년에는 '너를 위한 증언'을 출판했다.
이번 작가와의 만남은 ‘괭이부리말 아이들 이후 20년’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최근에 발표된 두 작품과 함께 더욱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는 현대사회을 바라보는 작가의 다정하고도 냉정한 시선과 교차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행사의 진행을 맡은 사단법인 '인문학당 달리'의 박선정 소장은 "머리와 펜으로 삶의 철학과 세상을 담아내는 것을 넘어서 실제 자신의 삶 속에서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김중미 작가를 평소에도 늘 존경하고 있었다"고 소감을 밝히며 "점점 더 개인주의로 빠져드는 듯한 현 시대 속에서 보다 많은 시민들과 청소년들이 김중미 작가와의 시간에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서 기적의 도서관은 이번 작가와의 만남을 위해 지역의 청년 예술가들도 함께 초대해 문학과 더불어 예술적 공감도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초대되는 '젊은예술 날라리와 쟁이' 팀은 국악을 기반으로 한 퓨전 국악 밴드이자 부산 청년 예술팀이다. 평소(날라리)와 아쟁(쟁이)을 중심으로 한 젊고 색다른 느낌의 국악연주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행사는 오는 30일 강서 기적의 도서관 1층 누리봄 공간에서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며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하다.
2022-06-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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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미술관, 옻칠화가 임선미 작가 초대전 '장롱 속 이야기'
부산의 중구 산복도로 반지하 공간에서 문화와 예술을 통해 달빛처럼 스며들기를 실천해오고 있는 달리 미술관(관장 박선정)이 2021년 마지막 초대전으로 옻칠화가 임선미 작가 작품을 전시 중이다.
'장롱 속 이야기'라는 이번 전시 제목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 작가는 장롱 속에다 고이 접어 넣어 둔 듯한 우리 선조들의 정서를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달, 항아리, 호박, 모란, 연꽃, 그리고 고개를 들면 겹겹이 산 너머 너머로 보이는 산처럼 우리에게 친근한 이미지들이 그녀 작품의 소재이자 주제다.
임 작가의 설명대로 칠이란 원래 우리 생활 속에서 익숙한 것으로 결을 그대로 살리면서 더욱 생동감 있게 살려내는 투명칠, 칠흑 같은 어둠이 오히려 사치스럽고 오만스럽게 보이기도 하는 흑칠, 그리고 매혹적인 주칠이 있다. 이러한 칠은 방수, 방충, 방독의 기능까지 담은 채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전통공예를 통해 일상 속 예술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친근한 공예작품으로서의 옻칠을 넘어 그녀는 이러한 옻칠을 우리의 전통 민화적인 회화를 겸한 예술작품으로서 승화시킨 국내 옻칠 화가 1세대다.
임 작가는 중국 북경에서 유학을 하던 중 옻칠화의 매력에 빠진 이후 옻칠을 더욱 집중적으로 배우기 위해 사천성으로 옮겨 석사과정을 마쳤다. 옻은 고온 다습한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며 옻의 성질상 25도 이상의 평균 온도와 70% 이상의 습도가 유지되어야만 건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에서도 주로 사천지역에서 옻칠화가 제작됐다. 귀국 후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예술작품으로서의 옻칠화를 소개하는 뜻깊은 행사인 2004년 '한국 옻칠 회화전 창립전'에 참여함으로써 옻칠화를 국내에 알리는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시작했다. 이후 다수의 개인 초대전과 단체전을 통해 현재까지 국내의 대표적인 옻칠화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그녀의 작품 중 '향화' 외 다수 작품은 미술은행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관공서에 소장되어 있다.
임 작가는 옻칠을 통한 자신의 작품 생산과정을 ‘산고’에 비유한다. 여느 예술 활동들도 모두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옻칠 작품은 생칠의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옻오름'의 고통을 겪어야 한다. 그러한 고통과 함께 대여섯 번의 옻칠을 통해서만 제대로 된 빛을 만들고 그 위에 조개를 비롯한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기에 그렇게 낳은 작품은 작가의 더없이 아프고 소중한 생명인 셈이다. 그녀의 작품 속 재료 중 가장 특이한 것은 달걀 껍질이다. 모래나 나무껍질의 질감을 표현하는 데 있어 그녀는 독창적으로 달걀 껍질을 재료로 쓰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복과 행운을 드리고 싶은 작가의 마음을 담은 '호박'과 '길상화' 및 명상을 통한 편안함을 기원하는 '사색'과 '청산별곡'을 비롯한 스무 작품이 전시됐다. 오는 6일에는 작가와의 만남도 예정되어 있다.
임 작가는 "작가노트에 '어떻게 해야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까요? 어떻게 해야 조금 더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줄 수 있을까요?"라고 썼듯, 2년째 우리의 일상을 가로막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려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1-11-03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