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시작한 펜싱, 제 인생 최고 목표 됐어요”

재송여중 펜싱부 구차빈 선수
초등학교 4학년 때 플뢰레 입문
중2 때부터 각종 전국대회 석권
남녀종별선수권 개인·단체전 1위
기량 더욱 성숙, 부산체고 진학
윤정숙 코치 “올림픽 금메달감”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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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60회 전국남녀종별 펜싱선수권대회 개인전 1위와 단체전 1위 등 2관왕을 차지한 재송여중 구차빈 선수. 재송여중 제공 2022년 7월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60회 전국남녀종별 펜싱선수권대회 개인전 1위와 단체전 1위 등 2관왕을 차지한 재송여중 구차빈 선수. 재송여중 제공
전국대회에서 입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재송여중 윤정숙 코치(뒷줄 오른쪽 첫 번째)와 선수들. 재송여중 제공 전국대회에서 입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재송여중 윤정숙 코치(뒷줄 오른쪽 첫 번째)와 선수들. 재송여중 제공

우리나라가 역대 아시안게임 펜싱 부문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 나라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색깔에 구분 없이 전체 메달 숫자 역시 한국이 1위다. 종주국인 프랑스와 유럽 강국들과 올림픽에서도 비등하게 싸울 수 있는 아시아 최강국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김영호가 남자 플뢰레에서 첫 금메달을, 2008년 베이징에선 남현희가 여자 플뢰레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후 매 대회마다 화려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세계가 알아주는 펜싱 강국 한국의 부산에서 또 한 명의 예비 스타가 올림픽 메달을 수확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재송여중 3학년 학생 구차빈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8일 부산시 해운대구 재송동에 있는 재송여중에서 그를 만났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펜싱을 처음 봤는데 너무 멋있어서 부모님을 졸라 펜싱클럽에 들어갔어요. 피스트에서 움직이는 발소리, 칼이 부딪히는 소리, 찌르는 동작 등을 보고 펜싱에 반하게 됐어요. 한번 배워보고 싶어서 시작한 펜싱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구차빈은 초등학교 4학년 때 펜싱을 처음 접한 뒤 펜싱부가 있는 재송여중에 진학하며 본격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게 됐다. 현대 펜싱은 크게 몸통만을 찌를 수 있는 ‘플뢰레’, 전신을 찌를 수 있는 ‘에페’, 팔과 머리를 포함한 상체를 찌르거나 벨 수 있는 ‘사브르’로 나뉜다. 쉽게 구분하자면, 시작하자마자 뛰어나가서 순식간에 공격을 하고 불이 들어오면 서로 소리를 지르며 자기 공격이라고 주장하는 게 사브르, 경기가 느리고 스텝을 밟으며 서로 견제를 하는 종목이 에페, 속도가 사브르와 에페의 중간이고 견제하다가 맞붙으면서 공방이 일어나는게 플뢰레다. 종목에 따라 검의 길이와 모양새에도 차이가 있다. 일반인이 언뜻 보기엔 위험하지 않아 보이지만 웬만한 과일을 자를만큼 날카롭고 맥주캔에 구멍도 낼 수 있는 진짜 ‘검’이다.

구차빈의 주종목은 플뢰레다. 처음 들어갔던 펜싱클럽이 플뢰레 전문이어서 시작한 것이 계기였지만 본인과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플뢰레 한 종목만을 훈련해왔다. 재송여중 1학년 때 개인전 동메달을 처음 수확한 것을 시작으로 2학년 때는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따내며 ‘올 포디움’을 달성했다. 올 포디움은 ‘모든(All) 시상대(Podium)에 올라갔다’는 의미로,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3위 내에 입상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에는 첫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이후 대회에서 예상 못한 8위에 그치며 충격을 줬다.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났었지만 부모님과 코치님의 지지와 응원 덕에 슬럼프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제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

슬럼프를 이겨내고 한층 성숙해진 구차빈은 남은 2개 대회를 모두 금메달로 마무리 지었다. 지난해 전적은 전국소년체전 단체 3위, 전국남녀종별펜싱선수권대회 단체 1위, 한국중고펜싱연맹 전국남녀종별펜싱선수권대회 개인 1위·단체 3위, 회장배 전국남녀종별펜싱선수권대회 단체1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남녀펜싱선수권대회 개인 1위·단체 2위 한국중고펜싱연맹회장배 전국남녀펜싱선수권대회 개인 1위·단체 1위 등이다. 구차빈은 2022년과 2023년 화려한 성적을 거둔 덕택에 올해 부산체고에 진학한다.

구차빈의 성장엔 부모의 지원과 도움이 가장 컸다고 한다. “아빠가 매일 펜싱장까지 데려다주시고 훈련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셨어요. 모든 대회에 다 오셔서 응원해주셨습니다. 더 열심히 잘해서 엄마와 아빠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습니다.”

27년째 재송여중에서 펜싱을 가르치고 있는 윤정숙 코치를 만난 것도 그에겐 가장 큰 행운이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 펜싱 대표팀 선수였던 윤 코치는 1997년부터 재송여중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지연도 윤 코치가 배출해낸 선수다. 윤 코치는 “구차빈을 처음 봤을 때 큰 키와 길쭉길쭉한 피지컬, 펜싱에 대한 애착, 재능이 강하게 느껴졌다”면서 “3년 동안 기술적, 체력적인 부분은 틀이 잡혔고 멘탈만 강화하면 분명히 올림픽 금메달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코치는 노춘숙 재송여중 교장과 모든 교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응원에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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