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지켜낸 이기대, ‘경관 보존’ 출발점 돼야 [경관, 부산의 경쟁력]
아이에스동서(주)가 이기대 경관을 가리는 고층 아파트 건설 사업을 전격 철회했다. ‘경관은 공공의 자산’이라는 시민 의식이 발동돼 경관을 지켜낸 부산 첫 사례다. 경관 자원이 공공재라는 인식이 커지지만 이를 지킬 제도적 장치는 아직 충분치 않다. 부산 해안가에 ‘아파트 병풍’이 쳐진 이유다. 이번 ‘이기대 아파트 사태’는 부산 경관을 지켜내기 위한 논의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부산은 공공 자산인 경관에 무심한 도시였다. ‘바다 조망’을 프리미엄으로 치는 시대는 부산 해안가를 아파트 병풍으로 뒤덮는 난맥상을 낳았다. 그동안 지자체들은 “법적 문제가 없다면 못 막는다”는 핑계 뒤에 숨어 있었다.올 2월 이기대를 가리는 아이에스동서 아파트 건설 사업이 부산시 심의에서 통과된 후 심의 참석자들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으면 심의를 통과시켜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관을 무시해 온 부산 건축 행정 현주소다.현행 부산 지자체 심의에서는 경관 보존 의지 내지는 견제가 작동하지 않는다. 이기대 아파트 심의 때도 건물 유리 색상, 야간 조명 정도만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단적인 사례로 부산시 도시계획과의 경관 훼손에 대한 검토 의견은 깡그리 무시됐다.당시 해당 부서는 ‘수변 친수공간 전환을 위한 다양한 계획들이 진행 중임을 감안해 주변 경관 훼손이 없도록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사업자와 남구청은 ‘동산교 도로 확폭을 통해 분포로와 차량의 동선이 연계될 수 있도록 계획하였음’이라고 동문서답을 했다.부산시와 부산 남구청 등에는 경관 심의 관련 조례가 있었지만 이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정부와 부산 각 지자체도 경관 자원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실질적인 보존 의지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부산시가 수립한 ‘부산광역시 경관계획 재정비’ 보고서에 따르면 이기대, 오륙도, 동백섬, 태종대, 가덕도, 몰운대, 청사포 등 7곳이 수변 끝단 해안 경관 자원으로 지정됐다. 시는 “유무형 자원과 연계돼 경관적으로 우수한 가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관광자원으로서 잠재적 가치가 큰 자원”이라고 정의했다. 현행 경관법에도 경관은 자연, 인공 요소와 주민 생활상 등으로 이뤄진 일단의 지역 환경적 특징으로 규정한다. 실제 행정에서 이런 정책 방향은 단순히 구호에 그쳤다.하지만 시민 인식은 달랐다. 시민들은 부산이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었다. 어느덧 금정산 백양산 등 진산들을 아파트들이 에워쌌고, 달맞이언덕 해운대 광안리를 따라 아파트들이 진을 친 모습에 진저리를 치고 있었다. 이런 시도가 이기대에 가 닿자 시민들도 참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시민들은 지난 6월 7일 ‘이기대 고층 아파트 심의, 업자 편만 들다 끝났다’는 본보 기사가 나간 후 질타를 쏟아냈다. 해당 기사에는 ‘진짜 아까운 자리를 또 아파트에 내줬다’ ‘또 하나의 휴식 공간, 아름다운 풍광이 사라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20세 이상 일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관이 공공재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95.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행정기관이 법 타령을 하며 민간 건설사 이익에 더 신경을 쏟는 동안, 시민들 사이에는 경관이 공공재라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고, 경관 훼손 시도에 적극 저항해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 잡게 됐다. 경성대 도시계획학과 강동진 교수는 "부산 305km 해안선은 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부산의 엄청난 경쟁력인 만큼 이를 사익에 넘겨줘서는 안 되며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일은 부산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부산 경관을 지켜나가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시스템 구축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코레일, 공공기관 KTX 선예매 전격 폐지
속보=지역 이전 공공기관·공기업들이 연간 단위로 KTX 표 4만여 석을 먼저 예매해 특혜를 누린다는 지적(부산일보 9월 12일 자 1·3면 보도)이 제기되자 코레일이 보도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공공기관 선예매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10년간 유지된 특혜성 제도가 폐지되면서 KTX 표 4만 여장의 일반 예매가 가능하게 됐다. 12일 코레일에 따르면 코레일은 주택금융공사, 자산관리공사, 예탁결제원, 한국전력, 신용보증기금,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맺고 있던 장기 단체 선예매 계약을 올해 중 해지하기로 했다. 코레일은 〈부산일보〉 보도 이후 이들 6개 기관에 해지 필요성을 구두로 통보했다. 코레일은 각 기관과 개별 협의를 거쳐 올해 중 불공정 논란을 초래한 공공기관 사전 예매 제도를 모두 없애기로 했다. 코레일과 각 기관은 연간 단위 계약을 하고 월 단위로 선납금을 받는 형태로 선예매 제도를 2015년부터 운영해왔다. 계약에는 ‘코레일과 이들 기관 중 한 곳에서 계약 해지를 요청하면 계약 해지를 검토한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기관 의지에 따라 다음 달부터 당장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코레일과 각 기관은 계약에 따라 전남 나주로 본사를 이전한 한국전력(2만 3000석), 대구로 본사를 옮긴 신용보증기금(3000석)과 부산 이전 기관인 주택금융공사(4000석), 자산관리공사(4000석), 예탁결제원(3000석) 등 연간 총 4만 장 가량의 표를 주말 ‘피크 타임’에 일반 시민들보다 먼저 확보해왔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표를 쉽게 구할 수 없었고 이는 공공재인 KTX 표 예매 공정성의 문제, 지역 이전 기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 취지 훼손 논란을 야기했다. 시민들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기사 댓글창에 수백 개의 댓글을 달며 “공정성 훼손이다” “‘신의 직장’의 특혜이자 공기업 카르텔이다” 등의 지적과 함께 주말 KTX 표 예매 어려움을 성토했다. 4만여 장의 주말 표가 일반인에게 풀리면서 KTX 주말 표 예매에도 일부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부울경 추석 연휴 폭염·열대야 지속
추석 연휴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비록 더위는 계속되지만 추석 당일 구름 사이로 보름달을 볼 수 있겠다. 12일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14~18일 부울경 지역은 대체로 무덥겠다. 우리나라 상공에 위치한 따뜻한 고기압과 중국으로 이동 중인 제13호 태풍 ‘버빙카’로부터 유입되는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더해지면서평년보다 5도 내외 높은 무더운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쪽을 주기적으로 통과하는 기압골 영향으로 연휴 동안 대체로 구름이 많고 지역에 따라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 추석 당일인 17일 밤에는 부울경 지역에는 구름이 많거나 대체로 흐린 날씨를 보이겠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구름 사이로 보름달을 볼 수 있다. 오는 15~16일 동풍의 영향을 받는 경상권 해안에는 비가, 내륙에는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습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식중독에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연휴가 끝나고 일상이 시작되는 오는 19일부터 북쪽 찬 공기의 영향으로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기상청은 “연휴 기간 비가 내리는 시간대를 제외하면 대부분 30도 이상의 기온이 나타나며 평년보다 5도 내외의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는 곳이 많겠다”며 “태풍 영향으로 밤에도 25도 이상의 열대야가 나타나는 지역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추석 당일에도 문 여는 부산 병의원 41곳, 검색하고 가세요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의료 대란 장기화로 이번 추석 연휴 자신이나 가족이 갑자기 아프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할까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추석 당일(17일)을 제외하고 연휴 기간 내내 부산에서는 100곳이 넘는 병의원이 문을 연다. 연휴 기간 아프면 가까운 동네 병의원을 방문하고, 응급 상황일 때는 119에 신고하면 된다. 12일 부산시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14일에는 부산 지역에서 1830개 병의원이 운영된다. 추석 당일인 17일에는 41개 병의원이 진료를 본다. 15일에는 125곳, 16일 140곳, 18일 167곳의 병의원이 환자를 받는다. 응급실 37곳(권역응급의료센터 2곳, 지역응급의료센터 7곳, 지역응급의료기관 20곳, 응급의료시설 8곳)은 연휴 기간 날짜와 상관없이 모두 운영된다. 동네 약국도 17일(133곳)을 제외하고 200곳 이상이 문을 연다. 부산에서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의원은 지난 설 연휴 대비 1.4배, 약국은 2배로 늘었다. 시 조규율 보건위생과장은 “연휴 기간 주변의 문 여는 병의원이나 약국은 129(보건복지부 콜센터)로 전화하거나 ‘응급의료포털 이젠(E-Gen)’ 홈페이지나 ‘응급의료정보제공’ 앱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휴 기간 아프면 중증도에 따라 이용할 의료기관을 선택하면 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가까운 병의원을 방문하고, 근처에 문을 연 의료기관이 없다면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가 아닌 중소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면 된다. 경증·비응급환자도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할 수 있지만, 13일부터 본인부담률이 90%로 상향 조정된다. 본인부담금은 권역센터 이용 시 평균 13만 원에서 22만 원, 지역센터 이용 시 6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오른다. 환자 스스로 본인의 중증도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만큼, 중병이라고 생각되면 119에 신고하면 된다. 119가 중증도에 적합한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한다. 경증이라고 판단해 동네 병의원을 방문했더라도 진찰 결과 중증으로 판단되면 대형 병원으로 이송 가능하다. 아이가 고열이 나거나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을 땐 부산 지역 발열 클리닉(4곳)과 협력 병원(8곳)을 이용하면 된다. 특히 발열 클리닉은 발열에 취약한 어린이들의 빠른 치료를 위해 모두 어린이병원으로 지정했다. 다만 이번 추석 연휴에 병의원이나 약국을 이용할 경우 평소보다 30~50% 추가된 본인 부담 비용을 내야 한다.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추석 연휴 기간에는 ‘토요일·야간·공휴일 진료비 가산 제도’가 적용된다. 이는 평일(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전까지)과 토요일 오후, 일요일(공휴일 포함 종일)에 의료기관이 기본진찰료·마취료·처치료·수술료에 30∼50%를, 약국은 조제 기본료·조제료·복약지도료에 30%를 가산해서 환자한테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 이번 추석 연휴에도 이를 준용해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동네 의원과 약국에서는 토요일 오후뿐 아니라 토요일 오전(오전 9시~오후 1시 이전)에 진료받거나 약을 지어도 30%의 가산금액이 발생한다. 특히 야간 또는 공휴일에 응급 상황으로 마취·처치·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진료비에 50%의 가산금이 붙는다. 기본 진료 외에 추가로 검사나 처치를 받게 되면 환자 부담금은 더 늘어난다. 복지부는 전공의 집단 사직 등 비상 진료 체제 상황인 점을 고려해 이번 연휴에 문을 여는 중소 병원·동네 의원·한의원·치과 병의원에 대해서는 건강 보험 수가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보상을 늘려 연휴 당직 의료기관을 늘리기 위해서다.
당정 “추석 연휴 병의원 8000여 곳 진료 지원”
정부와 국민의힘은 12일 추석 연휴 기간 동네 병·의원 8000여 곳이 문을 열고 진료를 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 조정 등의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또 필수 의료 체계 개선 등 의료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의료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료진의 사법 부담을 덜어주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정부와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대책 마련에 합의했다고 김상훈 당 정책위의장이 밝혔다. 당정은 추석 연휴 기간 응급 의료 체계 유지를 위해 각종 건강보험 수가 조정 및 400여 명의 응급의료센터 신규 채용이 가능하도록 인건비 등 지원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연휴 기간 8000여 개 동네 병·의원이 문을 열도록 지원할 계획이다.당정은 또 중증·필수 의료 기피 요인이 되는 의료진의 사법 부담을 덜기 위해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제정하고, 의료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충분한 환자 권리의 구제를 위한 의료분쟁제도도 개선하기로 했다.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해 정부가 시행 중인 연속 근무 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근무 시간 단축 제도화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한다.이와 관련, 당정이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여야의정 협의체의 추석 전 출범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경기 농협안성물류센터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의정 협의체는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신속하게 출범해야 하고, 가능하면 추석 전에 모이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당은 의협(대한의사협회) 같은 단체가 들어오지 않으면, 웬만한 단체가 다 들어오지 않으면 협의체를 출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앞서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두 곳에서 일단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며 “야당과 협의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조속히 출범시키자는 제안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인 전공의 단체와 의협이 아직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의료계 일부의 참여가 가능해진 만큼 협의체를 일단 ‘개문발차’ 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대표 역시 “지금 의료계는 하나의 단체로 통합돼 있지 않고 각각의 입장이 다르다”며 “만약 의료단체가 다 참여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이라면 지금의 이런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민주당은 협의체 출범 지연의 원인을 정부·여당 내부의 ‘엇박자’로 지목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박주민 위원장은 이날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까지도 논의할 수 있다’는 말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말했음에도 여당의 추경호 원내대표나 대통령실은 안 된다고 하니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내부와 정부의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는 게 (비대위 요구의)핵심이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민주당 역시 2025학년도 정원 문제까지 협의체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일부 의료 단체가 참여하는 형태로 협의체를 우선 띄우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체를 만드는 이유는 현재의 의료 공백을 해결하고 의료 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그런 상황을 실제로 만들 수 있는 단체들이 들어와야지, 개문발차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이와 관련, 현재 응급실 상황에 대한 정부와 야당의 인식 차이도 거듭 드러났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의료 공백 장기화로 ‘국민들이 죽어 나간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지적에 “그것은 가짜 뉴스”라며 “(의료진은)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것은 의사와 간호사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는 건 과장"이라고 말했다.
풍성한 추석 한가위지만…양극화된 정치는 시민들 한숨만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명절은 긴 연휴가 주어진 만큼 모든 이들이 들뜬 마음으로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다. 그러나 곳곳에 풍성한 추석을 기원하는 정치인들의 현수막은 오히려 시민들의 한숨만 자아낸다. 최악의 양극화된 정치 지형은 가족과 함께하는 추석 밥상머리에서도 국민들이 마냥 웃을 수 만은 없게 하는 이유다. 여야는 추석 연휴 목전인 12일까지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충돌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부터 지금까지 입씨름을 벌여온 최고의 이슈인 의대 증원과 이로 촉발된 의료 공백 사태를 두고 이전보다 더욱 날 선 반응을 쏟아냈다. 의대 증원 공방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벌어지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대란 해결을 위해 국정 최고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님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자”고 했다. 그러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뒤늦게 나서서 오히려 혼란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 의사·의대생 커뮤니티에서 일부 의대생들이 “(환자들이)응급실을 돌다 죽어도 감흥 없다” 등의 패륜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의정을 둘러싼 갈등은 일반 국민들에게도 번진 상황이다. 이날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젊은 의사 중심의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는 최근 ‘응급실 뺑뺑이’ 등의 의료공백 사태를 두고 입에 담기 어려운 발언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국민을 ‘견민’, ‘개돼지’라고 칭하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이처럼 고조되는 갈등에 의대생 자녀를 둔 가족들의 표정은 추석을 앞두고도 어두운 기색이 역력했다. 의대생 자녀를 둔 50대 권 모 씨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인데 휴학 중인 아이를 생각하면 모두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어떤 방향이든 조속히 타협안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대한민국 국민 3분의 1에 달하는 1400만 개미 투자자들도 명절을 앞두고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다. 여당은 금투세 도입으로 투자자들이 절망에 빠질 것이라, 야당은 형펑성 차원에서 당연히 부과해야할 세금이라는 것이라며 맞부딪히고 있다. 의대 증원처럼 금투세 도입과 관련해서도 민주당 내 입장은 첨예하게 갈린다. 민주당 정책 전략을 책임지는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이소영 의원은 지난 10일부터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 금투세 시행과 유예를 두고 맞붙고 있다. 여기다 거듭되는 정치권 막말은 외면을 넘어 혐오를 불러일으키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제는 정쟁 장의 상징이 되어버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회의에 참석한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향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언급하며 “감옥에 간 사람도 있다”고 말하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자질을 의심케 했다. 특히 정 의원의 경우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5일에도 ‘ 악당의 꼬붕(부하의 비표준어)’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어 더욱 민심을 들끓게 한다. 해운대에서 직장 생활 중인 30대 정 모 씨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국민들의 짜증 지수를 올리는 막말들이 여전히 널려있다”며 “국회의원으로서 품격을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지난 11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별법이 뜻밖에도 우원식 국회의장이 추석 전 본회의 상정을 제지하면서 한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12일 우 의장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신속히 처리하자는 게 야당의 요구이지만 지금은 국민이 처한 비상 상황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여당은 추석 연휴 내내 골머리를 앓지 않게 됐지만, 야당의 반발은 만만치 않다. 우 의장은 일단 추석 연휴 이후인 19일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양당이 협의해 달라고 했지만 추석 연휴 직후 상정과 직전 상정이 무슨 큰 차이가 있느냐는 야당의 반발로 연휴 직후부터 특별법 충돌은 기정사실이 됐다. 이에 추석 내내 여야가 쏟아낼 양극단의 정치적 메시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에 한 대학을 다니는 김 모 씨는 “민주당에서 이미 신친일파 척결 릴레이를 시작했다. 2024년에 친일 프레임을 꺼내 든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며 “다수 정당이 민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반면 부산진구 한 버스 정류장에서 선물세트를 양 손에 든 채 만난 정 모 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대통령답게 진짜 민심을 청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치와 더불어 추석 연휴 내내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불쾌지수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연일 기록을 갱신하는 열대야 등 이상기후와 관련한 민심 동향도 정치권의 큰 관심사다. 이미 지난 8월 전국의 전기요금이 평균 13% 이상 증가했고, 폭염으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으로 당장 10월부터 경제지표의 악영향은 불가피하다.
공공주택 3000세대 공급 에코델타시티, 청년에 ‘손짓’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내 3개 블록에 3000세대 규모의 공공분양주택이 추가로 공급된다. 지역 청년들에게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보금자리를 제공해 청년 유출을 막고, 향후 수년간 예고된 주택 공급 감소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 공급을 결정했다.부산도시공사는 에코델타시티 친수구역 내 1·3·8블록(총 17만 6000㎡)에 신규 공공분양주택 공급 사업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도시공사는 내부적으로 투자의 타당성을 따지는 심의위원회 등을 거쳤고,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지난 9일 본회의를 열고 에코델타시티 내 신규 공공분양주택 공급안을 최종 의결했다.도시공사는 1조 333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1블록(1327세대)과 3블록(584세대), 8블록(1102세대)에 총 3013세대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 공공분양주택이 건립될 계획이고, 3개 블록 모두 2026년 착공과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앞서 공급된 다른 블록과 마찬가지로 복수의 건설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민간 참여 공공주택으로 지어질 전망이다.도시공사는 전체 공급 세대 수의 75%를 다자녀, 신혼부부, 생애 최초, 신생아 가구 등을 대상으로 특별 공급하고, 나머지 25%는 내 집 마련이 필요한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일반 공급한다.특공 대상자 대부분이 신혼부부나 신생아 가구, 생애 최초인 만큼 20~30대 지역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주거 인프라를 제공해 청년 유출을 막겠다는 의지가 표출된 것이다. 또 앞으로 부산 지역 주택 인허가 감소 등으로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이 감소할 예정이라 이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특히 내년의 경우 부산의 신축 아파트 물량은 9110세대로 올해(1만 5144세대)에 비해 39.8%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2009년 8183세대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다. 2026년에도 부산의 신규 입주 물량은 1만 102세대에 그쳐 예년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전망이다.도시공사는 현재까지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친수구역 내 6개 블록(11·12·18·19·20·24블록)에 6433세대의 주택을 공급했다. 이번에 3개 블록이 추가되면서 에코델타시티의 공공분양주택 숫자는 9446세대로 늘어나 1만 세대에 육박하게 된다.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무주택 시민들에게 저렴한 양질의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역의 건설 경기가 바닥을 치는 어려운 시점이니만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가덕신공항 부지 공사, ‘현대건설 컨소’와 수의계약
정부가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에 대해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부지 조성 공사 입찰에 경쟁 구도를 만들기 위해 수차례 노력했으나 번번이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입찰해 유찰돼 왔다. 더 이상 입찰을 추진해도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낮고 더 시간을 끌다간 전체 공사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앞으로 조달청은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사전 적격성 심사를 진행하고 국토부는 기본설계에 대한 심사를 하게 된다. 이후 내년 상반기 기본설계 내용과 가격 조건을 평가한 뒤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국토부는 “지난 5일 부지 조성공사 4차 입찰이 유찰된 후, 전문가 자문회의와 항공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조달청에 관련 절차 진행을 요청했다. 그동안 정부는 가덕신공항 사업 중 부지 조성 공사 입찰이 4번 유찰되는 등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외에 다른 컨소시엄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건설업체는 “사업에 참여하고 싶지만 대형 공사인데다 난도가 높아 망설여진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에 항공정책위원회는 “지난 7월 부지 조성공사 입찰 조건을 변경했지만 재차 유찰된 상황을 감안할 때 재공고를 하더라도 경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또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이며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 포화와 지역 국제선 수요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신속히 건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부지 조성 공사가 늦어지면 여객터미널 설계와 접근 교통망 사업 등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관련 사업마저도 지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조달청은 현대건설 컨소시엄 측에 수의계약 의사를 타진하고 입찰 참가 자격 사전심사를 진행한다. 사전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국토부는 가덕도 현장에서 현장 설명회를 가지게 된다. 이후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6개월간 기본설계를 한다. 그 다음 내년 상반기 중앙건설기술심의원회는 기본설계 내용을 심사하고 가격 협상을 거친 뒤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컨소시엄 참여 업체 중 하나인 대우건설은 발주 업체에 골프 접대를 했다가 다음 달 25일까지 부정당업자로 지정됐다. 그러나 계약은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예정이어서 대우건설 부정당업자 지정 문제도 해소될 예정이다.국토부 관계자는 “수의계약이라고 해서 현대건설 컨소시엄 측이 요구하는 조건을 들어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국가계약법상 처음 입찰 안내에서 내건 조건을 변경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또 국토부는 “실제 계약체결 전까지 입찰 참가 자격 사전심사와 기본설계 적격성 심사 등을 철저히 이행해 가덕신공항을 고품질의 안전한 공항으로 건설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현대건설 컨소시엄은 현대건설이 지분 25.5%를 갖고 대우건설은 18.0%, 포스코이앤씨가 13.5%의 지분으로 참여한다. 또 금호건설, HL D&I한라, 코오롱글로벌 등이 참여하며 부산과 경남에서는 동원개발, 동아지질, 대저건설, 대아건설 등이 참여한다. 정부가 지역 업체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 업체 지분이 높으면 가산점을 주기로 했는데, 경쟁 구도가 안 되면서 사실상 가산점에 대한 의미가 사라졌다.
‘늘봄전용학교’ 첫 개교… 부산발 공교육 전국 확산 기대
초등학생 늘봄 교육을 위한 ‘제2의 학교’인 늘봄전용학교가 12일 부산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늘봄전용학교는 이달 1일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시작된 늘봄학교에서 한발 더 나아간 체제로, 학부모 양육 부담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 각 지역 교육 환경과 학부모 수요를 반영해 맞춤형 늘봄전용학교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12일 오후 2시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늘봄전용학교 교문으로 초등학생들을 태운 통학버스 10대가 들어왔다. 남명초등, 명문초등 등 명지동 내 7개 초등학교 학생 230여 명은 소속 학교에서 정규 수업을 마친 뒤 통학버스를 타고 늘봄전용학교에 도착했다. 학생들은 3층 높이의 모듈러 교실 건물로 들어가 미리 신청한 학습형 늘봄과 보살핌 늘봄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교육을 마친 학생들은 통학버스를 타고 다시 자신의 초등학교로 돌아갔다. 학생들은 늘봄전용학교에서 한글, 체육, 수학, 영어를 비롯해 발레, 필라테스, 마술, 웹툰 등 흥미로운 수업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학생들은 학습형 늘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방송댄스와 음악 줄넘기, 영어 뮤지컬, AI 로봇, 펜싱 등 20여 개 중 희망하는 프로그램도 수강할 수 있다. 늘봄전용학교 학생들은 월~금요일에는 방과 후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늘봄전용학교에 머무를 수 있다. 방학 중에는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는 간식과 저녁 식사가 제공된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음악 줄넘기 수업에 참여한 구관표(남명초등 2학년) 군은 “매일 재미 있는 수업을 골고루 들을 수 있어 즐겁다”며 “간식도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구 군의 어머니 최송이 씨는 “펜싱이나 드론 같은 평소 배우기 힘든 과목도 좋은 환경에서 배울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늘봄학교 내 학습형늘봄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부산교대 교수와 교육연구사, 교사 등이 참여해 △한글 놀이 △놀이 수학 △놀이 영어 등 3개 영역과 보조 교재를 개발했다. 시교육청은 명지늘봄전용학교를 시작으로 내년 3월 기장군 정관읍에 두 번째 늘봄전용학교를 개교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이후 5개 교육지원청별로 늘봄전용학교를 한 곳씩 더 만들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교육부와도 늘봄학교 운영 방향과 개선 방안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시교육청의 늘봄전용학교를 늘봄 수요가 많은 곳에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늘봄전용학교 개교식에 참석한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윤석열 대통령 축사를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부산은 양질의 프로그램과 지역의 적극적 협력, 재능 기부 릴레이까지 늘봄학교가 안착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명지늘봄전용학교가 또 하나의 성공 사례가 돼 전국 신도시를 비롯한 인구 밀집 지역에 좋은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부산이 살기 좋고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 정주하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늘봄학교를 비롯한 보육 환경 개선이 필수”라며 “늘봄학교를 확대 운영해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패배하면 지도부까지 직격탄”…판 커진 금정구청장 보선
10·16 재·보선의 판이 커졌다. 당초 기초단체장 4곳(부산 금정, 인천 강화, 전남 영광·곡성)에서 서울시교육감 보선까지 추가되면서 규모가 커졌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의미도 배가됐다. 특히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의 경우, 결과에 따라 여야 모두 당내 지형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재보선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상황이다. 국힘의힘 한동훈 지도부로서는 보수세가 강한 인천 강화와 함께 금정구청장 선거가 재보선 전체의 성적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경우, 올해 4월 총선에서 전국적인 참패에도 국민의힘이 의석수를 늘리면서 당의 전략지역으로서 위상이 더 커졌다. 여기에 금정구는 현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총선 당시 56.6%를 얻어 부산 전체 18개 선거구 중 3위의 득표율을 차지할 정도로 보수세가 탄탄한 곳이다. 국민의힘으로선 절대 질 수 없는 지역이다. 특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자신이 지휘한 총선에서 참패한 뒤 다시 당 지휘봉을 잡은 한동훈 대표의 첫 시험대인 만큼, 금정에서 패할 경우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대표는 전날인 11일 당 격차해소특별위원회 현장 간담회 차 부산 금정을 찾았는데, 지역에서는 한 대표가 일찌감치 보선 지원에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조국혁신당과의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야권 주도권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금정 선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재명 대표 역시 총선을 통해 당의 PK 지역 기반이 더 약화된 상황에서 향후 지방선거와 대선을 위해서라도 이번에 의미 있는 성적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지난 총선 비례정당 득표율에서 민주당을 앞서 파란을 일으킨 혁신당도 조국 대표의 부산 연고를 고리로 이 지역 공략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혁신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후보 단일화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조 대표는 12일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석 연휴에 후보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테이블을 만들고 후보 등록 전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루는 게 목표”라며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는 민주당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혁신당의 제안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양 당의 대조적인 기류는 패배 시 각자 감수해야 할 ‘리스크’의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생정당 혁신당 보다는 민주당이 단일후보를 내 줄 경우, PK 지역까지 친명(친이재명) 주도로 재편한 이재명 대표에게 직접적인 정치적 부담이 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더라도 금정에서 야권이 승리할 수 있는 카드로는 단일화가 가장 위협적이라는 점에서 민주당 역시 막판에는 단일화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 전망과 관련, 국민의힘은 ‘무난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부산시당 핵심 관계자는 “당 자체 분석에서 금정 지역의 정당 지지율이나 지역 민심은 총선 때에서 큰 변화가 없다”며 “곧 후보가 선출되고, 당의 지원전이 본격화되면 승패가 확연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금정 역시 4월 총선에서 민주당 박인영 후보가 43.4%를 득표하는 등 기본적인 야당 지지세가 만만찮다. 여기에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어느 정도의 컨벤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반면 보수 계열인 개혁신당도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인데, 국민의힘과 단일화 가능성은 야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부산의 한 야권 인사는 “응급실 공백 사태의 장기화에 대해 부산 유권자의 절대 다수인 고령층의 불만이 상당히 크다”며 “이런 부분까지 합쳐지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역, 도시 비우기 사업 첫 대상지 선정
부산의 관문이자 첫인상인 부산역이 부산시의 첫 도시 비우기 대상지로 선정됐다. 부산역 앞 보도에 각종 공공 시설물이 난립하면서 무질서와 혼란을 가중하고 있는 만큼, 중복되는 기능의 공공 시설물을 제거하거나 통합해 쾌적한 도시 경관을 만들자는 차원이다.부산시는 12일 동구 유라시아플랫폼에서 ‘도시 비우기 시범사업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부산역 일대의 공공 시설물을 ‘비우고 더해’ 개선하기로 했다.〈부산일보〉는 78주년 창간기획 ‘부산을 바꾸는 디자인’ 시리즈 보도를 통해 부산역 일대에 공공 시설물이 난립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2024년 9월 10일 자 2면 보도)했다.시는 부산역 앞 보행로와 맞은편 보행로 양방향 약 700m 구간을 도시 비우기 대상으로 정했다. 시에 따르면 이곳에는 가로등, 볼라드, 펜스, 간판, 관광안내도, 가로수 등 총 36종 515개의 공공 시설물이 자리 잡고 있다. 도시 비우기 사업을 통해 중복되는 공공 시설물의 기능은 없애고 통합해 부산의 얼굴을 바꿔 나가기로 했다. 오는 11월 용역이 끝나면 12월 공사를 시작한다.부산시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도시 비우기가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77.2%에 달했다. 도시 비우기가 가장 필요한 곳이 어딘지에 대한 질문에는 “도심 속 유동 인구 밀집 지역”이라고 대답한 시민이 72.3%로 가장 많았다.시는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구·군 공모를 통해 최종적으로 부산역을 도시 비우기 시범사업 첫 대상지로 선정했다. 시는 김광회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을 도시 비우기 협의회 위원장으로 한 협의회와 실무협의회를 꾸렸다.용역 착수보고회에는 양준모 부산시의원, 부산시 나건 총괄디자이너를 비롯해 부산경찰청, 부산교통공사, 부산시설공단, 한국전력공사, 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상수도사업본부, 동구청 관계자가 참석했다. 부산시를 중심으로 한 도시 비우기 협의회와 실무협의회 관련 기관이 모두 모인 자리였다. 김 부시장은 “부산역 시범 사업에 여러 기관이 힘을 모아 지속적이고 과감한 비움을 실천하겠다”며 “내년에는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부겸도 ‘이재명 25만 원’에 “돈 그리 쓰면 안 돼”(종합)
더불어민주당에서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선별 지원’ 수용 방침을 밝혔지만 “재정을 그렇게 쓸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에선 ‘계엄설’에 대해서도 내부 비판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2일 공개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25만 원 지원금에 대해 “13조 원이 든다고 한다”면서 “그 돈이 갑자기 어디서 생기는 게 아니다. 다른 사업을 접거나 후세에 빚을 떠넘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국채 발행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재정을 그렇게 쓸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의 지적은 김동연 경기지사의 주장과 사실상 일치한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인터뷰에서 “전 국민에게 25만 원씩 나눠주면 13조 원이 드는데, 13조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이 아니다”라며 “13조로 할 수 있는 다른 모든 사업을 포기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도 “전 국민에게 25만 원을 지원하는 것보다는 어렵고 좀 힘든 계층에 두텁고 촘촘하게 지원하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같은 날 이재명 대표도 정부를 향해 “차등 지원·선별 지원이라도 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재정 경제정책의 반사효과와 이익은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하고, 세금을 많이 부담하는 분들을 배제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민주당이 양보할 테니 차등·선별 지원을 하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지원금의 재원에 대해선 김 전 총리나 김 지사와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창고에 금은보화를 많이 쌓아두면 뭐 하나. 길거리에 사람들이 굶고 병들어 죽어가지 않나”라며 “이를 해결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와 김 지사는 25만 원 지원금 지급이 다른 분야의 재정 지출을 희생한 대가라고 주장한 반면 이 대표는 ‘창고의 금은보화’를 언급하며 재정에 여유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민주당에서 25만 원 지원금 재정을 둘러싼 갈등이 부각된 가운데 당내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의 선별 지원론에 대해선 수용하는 분위기다. 친명계 인사들은 그동안 김 지사의 선별 지원론에 대해선 “보편적 복지는 그동안 민주당이 견지해 온 가치”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선별 지원을 언급하자 침묵하는 모습이다. 25만 원 지원금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갈등과 관련, 국민의힘에서는 현재 발의된 민주당 법안(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조치법)이라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12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진심으로 전 국민에게 25만 원을 주는 것은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25만 원을 국민들에게 지원하는 법안을 철회하라”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선별 지원에)진정성이 있다면 그 법안을 철회하고 논의해 보자. 저희도 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을 위해 지역화폐법을 서둘러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지역화폐법 등을 추석 연휴 이후 처리하자는 우원식 국회의장 주장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진 의장은 “여야 간 대립과 갈등을 우려하시는 것이라면 지역화폐법만이라도 오늘 본회의에 상정해서 처리해 달라”며 “무엇보다도 민생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정치 활동을 해오셨으니 간곡한 심정으로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에선 ‘계엄설’을 둘러싼 갈등도 계속됐다. 김 전 총리는 계엄설에 대해 “난센스”라며 “국민이 뜬금없게 여기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제1당이 계엄령 의혹 제기하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면서 “국회의원들을 전원 체포할 것이라는 등 주장은 하면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도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계엄설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이 그런 수준의 나라는 아니다”면서 “자꾸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게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계엄설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느낌”이라며 “계엄이라는 게 무슨 제보가 있을 수 (있느냐)”면서 “사전 모의라는 게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부산 2호선 해운대역 인근서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
추석 연휴 직전 부산 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 인근 골목에서 승용차가 보행자를 덮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12일 부산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0분께 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 인근 골목에서 70대 남성 A 씨가 모는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했다. 경찰 측은 이 사고로 인도를 걷고 있던 60대, 70대 보행자가 숨졌다고 설명했다. A 씨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경찰에 따르면, 사고 직전 A 씨가 모는 승용차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받았다. 화물차를 받은 충격으로 튕겨나간 승용차가 바로 옆 인도로 침범했다.사고 직전 CCTV에 찍힌 승용차 속도가 꽤 빨랐다는 게 경찰 관계자 설명이다. 운전자는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고 있어 경찰이 진위 확인에 나섰다.통상 도로와 인도 사이에 높이 차가 존재하지만, 사고가 난 골목의 인도는 도로와 같은 높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승용차가 그대로 인도를 덮친 것으로 분석된다.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A 씨는 음주 상태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장 골목을 통제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한국전력에 따르면, 이 사고로 전봇대가 파손돼 인근 상가 등 일대가 정전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알바 면접 미끼 성범죄 40대에 징역 7년 선고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여성들을 유인해 키스방 취업을 제안하고 성폭행을 저지른 40대(부산일보 2023년 9월 6일 자 1면 등 보도)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키스방 운영자도 법정 구속됐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진재)는 12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간음, 강요행위, 강제추행, 성매수 등), 성매매 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장치 부착 10년 등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유사 성행위 업소 키스방 운영자 B 씨는 징역 2년, 벌금 2000만 원, C 씨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A 씨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면접을 보러 온 다수의 여성에게 “클럽 정도의 스킨십만 하면 시급 5만 원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다”며 키스방 알선을 시도했다. 이런 방식으로 A 씨는 구인사이트에서 연락한 40여 명의 여성을 실제 유사 성행위 업체로 데려갔다. 또 A 씨는 지난해 4월 10대 구직자를 키스방으로 데려가 “여기서 어떤 일을 하는지 교육을 해주겠다. 내가 손님처럼 행동해 보겠다”며 성폭력을 가했다. 애초 스터디카페 알바를 구하려 했던 10대 구직자는 이날의 충격으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목숨을 잃었다. A 씨는 재판에서 교육 목적으로 신체 접촉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합의된 관계였다며 강제로 추행하거나 성폭행하지 않았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해왔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관련자 진술 내용, 수사 기록 등에 비춰 A 씨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영업 방식 등에 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키스방을 방문했고 철문을 닫아놓고 안에서 열어주는 방식으로 영업했던 점으로 미뤄볼 때 키스방을 쉽게 벗어나기 어려워 피해자가 상당한 공포심을 느꼈을 것이고 A 씨가 피해자에 대한 실력적 지배관계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을 추행이나 간음 목적으로 유인해 강제로 추행하거나 위력으로 간음했고, 피해자들 중 일부가 성병에 걸리고 일부 피해자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단초를 제공했다”며 “아동 청소년을 상대로 성을 매수하고 성매매를 제안하는 등 자신의 성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범행 동기와 방법, 기간, 횟수, 피해자의 수와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극히 나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사)부산성폭력상담소는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며 “검찰은 12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가해자에게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 여성들의 죽음에도 법조차 응답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비통한 심정이다”며 “정부와 부산시는 여성폭력 근절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부산 올해 열대야 일수 47일로 역대 1위
늦더위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게 이어지고 있다. 9월인데도 부산 일부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리는가 하면, 올해 부산의 열대야 일수는 ‘20세기 최악의 더위’로 꼽히는 1994년을 제쳤다. 12일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부산 동부(기장군·해운대구·수영구·남구)에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는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양산, 창원, 김해 등 경남 많은 지역에도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부산 나머지 지역과 울산과 경남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부울경 전 지역에 폭염특보가 유지되고 있다. 9월 폭염경보는 이례적이다. 또 지난 10일 부산 최고기온은 34.2도로 폭염(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으로 기록됐는데, 이는 역대 가장 늦은 9월의 폭염 기록이다. 앞서 가장 늦은 폭염일은 1944년의 9월 4일이었다. 부산의 올해 총 폭염 일수는 16일로, 2018년의 18일 이후 역대 2위로 올라섰다. 부산 열대야 일수 기록은 올해가 역대 1위로 올라섰다. 간밤인 11일까지 열대야로 기록되면서 올해 부산의 열대야 일수는 47일을 기록했다. 이는 1994년의 47일과 같지만, 최근 기록이 우선되는 만큼 올해 기록이 역대 1위다. 이 기록은 앞으로 계속 깨질 가능성이 크다. 부산기상청은 “추석 연휴인 14~18일 사이 부울경 지역은 평년보다 5도 내외 높은 여름 날씨를 보이겠다”고 전망했다. 심지어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7일 연속으로 부산에서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1904년 기상 관측 이후 9월 부산의 최장 열대야 연속 기록이다. 무더위와 열대야는 연휴 내내 계속되다가 연휴가 끝난 오는 19일 이후 찬 공기 영향으로 기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커넥트현대’ 개장 효과 ‘톡톡’
지난 6일 부산 동구 범일동에 도심형 복합쇼핑몰을 표방하는 ‘커넥트현대’가 오픈하면서 이 일대가 모처럼 구름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특히 오픈 첫 주말에는 이 일대에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12일 현대백화점은 “지난 6일 커넥트현대 개장 이후 매출 목표를 3배 이상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리뉴얼 전 현대백화점 부산점으로 운영되던 때에 비해 신규 20~30세대 등 젊은 고객도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 현대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특히 커넥트현대 1층에 자리잡은 ‘고디바 베이커리’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고디바 베이커리의 인기 메뉴인 소라빵은 오픈 전부터 줄을 서지 않으면 구매할 수 없을 만큼 ‘오픈런’ 메뉴로 자리잡았다. 실제 12일 오후 1시께에도 대기팀이 200여 팀에 달했으며, 소라빵이 매진됐다는 안내판이 붙어있기도 했다. 이밖에도 식당가가 밀집한 지하 2층 ‘마켓125’과 지하 1층에 MZ세대를 겨냥한 공간 ‘뉴 웨이브’에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몰리는 데 반해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주차난이 가중되고 있다. 12일 낮 커넥트현대를 방문한 김 모(33) 씨는 “주차하는 데에만 30분 넘게 소요됐다”면서 “백화점일 때부터 주차 공간이 좁은 것이 고질적인 문제였는데, 리뉴얼 이후에도 주차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 불편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주말에는 매장에 주차를 하려는 차와 주행하는 차들이 섞여 극심한 교통 체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주말 부산역으로 향하던 정 모(35) 씨는 “오픈 영향으로 당분간 혼잡이 빚어질 듯 한데 가뜩이나 통행량이 높은 지역인 만큼 교통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람회에 드론쇼·뮤지컬까지… 북항에 전국 문화 모인다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이 상시 콘텐츠가 부족한 한계에도 전국 박람회와 드론쇼, 뮤지컬 등 각종 대형 행사를 치르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바다를 낀 야외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 기차와 선박 등으로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민관 협력 기구 등이 출범해 공원 콘텐츠를 강화하면 다양한 행사 유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한국문화원연합회와 부산 동구문화원은 이달 27~29일 동구 초량동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에서 ‘2024 지역문화박람회 인 부산’을 연다. 전국 232개 지방 문화원이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지역 문화의 멋과 즐거움 향유’를 목적으로 북항에 모이고, 고유한 전통문화와 현대적인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부산시, 부산 동구청 등이 이번 행사를 후원한다.박람회에선 전국 16개 시·도 문화원 전시 공간과 지역 특색을 살릴 공연 무대 등이 준비된다. 민속놀이와 LED 쥐불놀이를 즐길 공간도 3일 내내 운영한다. 전통 공예 체험, 지역 특산물 시식, 전통주 시음 행사뿐 아니라 수공예품을 파는 프리마켓도 마련된다. 이달 28일에는 외국인이 참여하는 ‘대한 외국인 과거시험 - 마! 내는 이제 부산 사람이다’, 서로 다른 세대가 짝을 이루는 ‘MZ부터 AZ(아재)까지 울려라 골든벨’ 퀴즈 행사도 열린다. 같은 날 일제강점기가 배경인 뮤지컬 ‘페치카’와 동구 ‘꿈의 오케스트라’ 공연 등도 이어진다.특히 북항 바다와 하늘을 활용한 대형 행사도 펼쳐진다. KTX, 크루즈, 동구 하버시티 등을 형상화한 드론쇼가 이달 27일 오후 8시에 시작된다. 해양에서는 3일 내내 달빛 모양 보트와 카약 등 해양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사전 예약을 하거나 행사장 곳곳에서 도장을 모아오면 탑승 기회를 주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북항에서 전국 박람회가 열리는 건 다채로운 대형 행사를 열 수 있는 적합한 공간으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부산 동구문화원이 공모 사업을 신청한 결과 바다를 낀 야외 공간 등이 장점으로 인정받아 지역문화박람회 개최 장소로 선정됐다. 동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친수공원 전면 개장과 이순신대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고, 부산역·국제여객터미널 등이 있어 다양한 지역에 연결이 잘 된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부산과 동구를 알리기 최적의 장소라는 장점도 반영된 듯하다”고 밝혔다.북항 친수공원은 자체 콘텐츠가 부족해 아직 휑한 모습이지만, 다양한 행사를 열어오며 발전 가능성을 내비쳐 왔다. 올해 5월 ‘2024 하버시티 동구 북항컵 SUP 레이스’가 경관 수로에서 열렸고, 4월에는 ‘북항 종이비행기 페스티벌’이 공원에서 진행됐다. 올 8월에는 ‘바다 사랑 어린이 글짓기와 그림 그리기 대회’가 펼쳐졌고, 이달 20일에는 팔관회 명상 걷기 대회도 열릴 예정이다.향후 북항 친수공원 등에 각종 콘텐츠가 늘어나면 더욱 다양한 행사를 여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콘텐츠 보강을 위해 민관이 힘을 합친 전담 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당시 “창의성이 필요한 콘텐츠 기획은 관이 아무래도 좀 약하다”며 “민관 협력이라는 아이디어를 토대로 더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해양 금융의 혁신, 선박 기술 혁신으로 이어질 것”
“금융 기술의 발전은 결국 ‘선박 혁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오는 24일 개막하는 제18회 세계해양포럼(World Ocean Forum·WOF) 해양금융 세션 발제자 마츠다 타쿠마 교수는 해양금융의 고도화가 선박 기술 투자액을 늘릴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 기술이 발전할수록 선박 기술에 대한 평가가 정확해지기 때문이다.“과거에는 사업 실패에 대한 위험이 너무 크다고 판단돼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웠던 기술들이 재평가될 것입니다. 금융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업 실패 위험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거죠. 이는 자동화 등 혁신적인 선박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자금 확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즉 선박의 혁신을 촉진하게 됩니다.”마츠다 교수는 이번 해양금융 세션에서 ‘비운항 선주업 육성과 선박금융’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다. 그는 일본 타쿠쇼쿠대 국제비즈니스학과 교수로, 경제학과 물류학 전문가다. 2018년 도쿄 공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도쿄 해양 싱크탱크인 일본 해상센터에서 일했다.그는 이번 포럼에서 일본의 강점인 선주 사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서도 설명할 예정이다.“일본 선주 사업은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벌크선, 장기 용선 중심에서 벌크선 이외 선박, 단기 용선 중심으로 전환됐습니다. 일본 내에서는 선주 사업의 성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선박 부족과 해외 사업 확장의 어려움으로 쇠퇴를 예상하기도 합니다. 실제 선주의 수는 유지되지만 보유 선박 규모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선주 사업은 형태적으로 다양화되고 있어, 단기 비즈니스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미래 성공의 열쇠로 여겨집니다.”제18회 WOF는 ‘오션 인텔리전스 위드 AI(Ocean Intelligence with AI)’를 대주제로 정했다. 마츠다 교수는 AI 기술이 비용 절감보다는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일본 항만·해운 산업도 노동력 부족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AI는 업무량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여성,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항만·해운 산업에 더 많이 참여하게 도울 것입니다.”해양금융 세션에서는 오레스티스 스히나스 교수도 ‘환경규제에 따른 혁신금융과 그린 금융’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다. 함부르크 경영대학원 해운·선박 금융학 교수인 그는 조선·해양공학, 선박 금융 전문가로 관련 분야에서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해운산업의 녹색 전환을 위한 자금 조달, 블루이코노미, 핀테크 등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지금은 EU처럼 국가 환경 정책을 광범위하게 준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등 친환경 목표와 연계한 금융 상품과 펀드들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그는 이러한 친환경 금융이 더 복잡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금융 혁신이 더욱 요구됩니다. 이제는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친환경 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더 복잡한 프로젝트들이 주목받는 상황입니다.”스히나스 교수는 제18회 WOF가 해양 거버넌스, 비즈니스와 관련한 긴급한 문제를 다루는 ‘국제 플랫폼’이라고 말한다. “정책 입안자, 산업 리더, 과학자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포럼입니다. 특히 한국의 선도적인 해양 클러스터, 비즈니스 트렌드를 반영하는 플랫폼으로, 해양의 혁신과 협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홀로서기 나선 청년에 ‘날개옷’ 선물한 무신사
12일 오전 10시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안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백화점 개장도 되기 전인 시간부터 25명의 청년들이 들뜬 표정으로 옷을 입어보고 있다. 옷을 고르는 이들은 부산·경남지역의 자립준비청년들.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 등의 보호를 받다 만 18세가 지나 보호가 종료된 청년들이다. 이날 행사는 무신사의 ESG 활동 중 하나인 ‘너의 꿈을 응원해’ 캠페인으로 진행됐다. 무신사는 앞서 서울, 대구 등 지역에서 400여 명의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했다. 캠페인이 부산·경남지역으로 확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번 캠페인에는 부산·경남지역 10대 후반~20대 후반 청년 70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참여했다. 무신사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입시, 취업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설 때 필요한 의류를 지원한다는 의미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들이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맞는 ‘나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30만 원 금액 내에서 직접 옷을 쇼핑할 기회를 제공한다. 캠페인 참가자들은 전문 헤어·메이크업을 받고 무신사 전문 포토팀이 촬영하는 프로필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이날 캠페인에 참가한 이수빈(27) 씨는 “헤어·메이크업을 받아보는 것이 처음인데 어떤 스타일이 좋을지 고민하는 시간부터 큰 힐링의 시간이었다”면서 “그동안 자격증 준비에만 전념 하느라 지치고 힘들었는데 좋아하는 옷을 입고 사진도 남길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처음으로 ‘멘토’ 제도도 도입했다. 단순히 옷을 쇼핑하고 사진을 찍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함께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정서적 교감을 쌓는 네트워킹 시간도 가졌다. 멘토로는 지역의 자립준비청년 활동가뿐 아니라 이전 캠페인에 참여한 이들도 멘토로 다시 참여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진행한 캠페인에 참가한 후 올해는 멘토로 참여한 모유진(28) 씨는 “보통 자립준비청년들이 홀로서기를 하다보면 우선순위에 따라 지출을 하다보니 먹고 입는 것은 줄이게 된다. 넉넉한 예산으로 옷을 살 수 있었던 경험은 마치 다른 친구들이 흔히 말하는 ‘엄카(엄마 카드)’와 같은 느낌이었다”면서 “자립을 먼저한 선배로서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편이 되어주고 싶고, 장점을 발견해주고 싶은 마음을 갖고 멘토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이후에도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청년들의 감수성을 잘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특징을 살려 캠페인을 준비했다”면서 “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의 홀로서기를 지속적으로 응원할 것”이라 말했다.
[추석 연휴 뭐 할까] 박물관은 살아있다
추석이라고 하면 환한 보름달부터 떠오른다. 어쩌면 송편도 달토끼가 열심히 방아를 찧는 모습을 보고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추석 연휴 기간 부산박물관을 찾으면 달토끼와 멋진 한가위 인생샷을 찍을 수 있다. 16~18일 부산박물관은 로비 공간에 포토존을 마련해 달토끼 에어수트 입고 추억 남기기 행사를 갖는다. 문화체험관 앞 야외마당에서는 윷놀이, 굴렁쇠, 투호, 팽이 등 다양한 민속놀이 체험 행사가 열린다. 포토존을 현장 인증한 참여자 선착순 500명에게는 별 모양의 달고나 사탕을 선물한다.개관 10주년을 맞이한 부산박물관 소속 정관박물관은 ‘송편보다 박물관’이라는 이름의 특별한 3종 선물 세트를 준비했다. 먼저 ‘뮤깨비(뮤지엄+도깨비)와 함께하는 민속놀이 한마당’이 14~17일 오전 10시~오후 5시에 열린다. 야외마당에서 자유롭게 윷놀이, 팽이치기, 투호, 비석치기 등을 할 수 있다. ‘정관박물관은 10살’이라는 개관 기념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특별전시 ‘이제 우리의 일기를 쓰겠소’와 상설전시 ‘소두방의 생활’을 보고 문제를 풀어 오면 특별한 교구재를 선물한다. 아이가 박물관 학예연구직에 관심이 있다면 진로 교육이 포함된 ‘박물관? 박물관 사람들!’을 놓쳐서는 안 되겠다. 전시를 보며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박물관과 학예연구사에 대한 강의를 듣고, 학예연구사 여러 업무의 특성을 나타내는 도안으로 비즈발을 만들어 본다. 이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을 받고 14일 오후 2시~3시 30분에 열린다.부산근현대역사관은 그 자체가 추억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곳이다. 근대역사관은 올 추석 연휴 3일 동안 타임머신에 태워 ‘그때 그 시절, 추억 놀이터’로 보내 준다. 역사관 본관 1층 시민편의시설에서는 레트로 오락 체험 ‘아빠 오락실’, 종이 인형 놀이 체험 ‘엄마 문방구’, 문방구 앞 뽑기 놀이 체험 ‘가족 오락관’, 추억의 달다구리 달고나 체험까지 다양한 체험 행사가 열린다. 야외 휴게마당에서는 말타기, 딱지치기, 사방치기 등 지금은 보기 힘들어진 놀이를 맘껏 즐길 수 있다. 부산근현대역사관 추석 퀴즈왕을 뽑아 기념품도 증정한다.복천박물관은 ‘한가위, 복천동고분군 보물찾기’를 진행한다. 14~18일 전시실 내 청동칠두령을 촬영해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보여준 시민 500명에게 청동칠두령 만들기 교구를 선물한다. 청동칠두령은 복천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삼국 시대의 청동 방울이다. 몸체 바깥쪽 가장자리에 작은 가지로 연결된 7개의 방울이 특색 있게 달려 있다.국립해양박물관은 ‘조행일록-서해 바다로 나라 곡식을 옮기다’ 기획전을 10월 27일까지 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조행일록>의 저자 임교진을 비롯해 책 속에 등장하는 40명의 이름과 동명이인이 방문하면 푸짐한 상품을 준다. 임교진에게는 온누리상품권 30만 원, 나머지 이름에는 쌀 10㎏을 자택 배송해 준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홈페이지를 방문해 어떤 이름이 있는지 찾아볼 필요가 있다. 기왕 해양박물관을 찾는다면 ‘한복 피딩쇼’가 열리는 시간을 맞춰 봐도 좋겠다. 16~17일 11시 30분부터 10분가량 한복을 입은 아쿠아리스트가 수족관에 들어가 물고기에게 먹이를 준다. 19일까지 열리는 시민 참여형 환경예술 전시, 공연, 교육 프로그램 ESG 페스티벌을 노려 봐도 좋겠다. 14~18일에는 ‘살아도(島)에 살아요’라는 이름의 바다 탐험극과 ‘나의 바다 만들기’ 환경예술워크숍이 열린다. 15~16일에는 버리는 자투리 천을 꿰매어 해양생물을 만드는 투리키링, 안 쓰는 에코백 업사이클 체험 등이 열린다. 추석 연휴 기간인 14~18일 주차장을 무료 개방하고, 1층 다목적홀에서는 민속놀이가 수시로 열린다.국립김해박물관은 14일 오후 2시 경남 무형문화재 37호로 지정된 민속가면극 김해오광대 공연을 하고, 굴렁쇠 굴리기·투호 던지기·달토끼 모루 인형 꾸미기 등 디채로운 추석맞이 행사를 펼친다. 또한 한복 착용 관람객에게는 박물관 기념품을 선물한다.
[추석 연휴 뭐 할까] 비엔날레는 계속됩니다
지난달 17일 개막해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2024 부산비엔날레. ‘어둠에서보기’라는 주제가 다소 어렵게 느껴져도 강렬한 이미지, 실험적인 시도, 관객 참여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이 같은 반응에 힙입어 추석 연휴 내내 4곳의 전시장을 모두 열고 가족이 함께 미술 축제에 오라고 초대한다. 심지어 추석 전날인 16일(월요일)은 비엔날레 전시장 정기 휴무일이지만, 추석이 있는 주에 한해 휴무일을 월요일에서 목요일로 변경하며 좀 더 많은 이들이 찾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올해 비엔날레 전시장 중 메인 시설은 부산현대미술관이다. 지하부터 1층, 2층까지 3개층에 걸쳐 회화, 조각, 설치미술, 영상,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비엔날레 전시팀은 조명이 가장 어두운 2층에서 1층, 지하 전시장 순으로 관람하면 어둠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안내한다.2층에는 고 박이소 작가를 비롯해 티안리 추 작가, 린 치-웨이 작가, 홍진훤 작가, 한멍윈 작가, 슈쉬 술라이만 작가의 작품을 추천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부산에서 작업하는 김경화 작가의 작품이다. 천정에서 바닥까지 걸려있는 작품으로 꽃과 나무 풀 나비 등의 패턴이 천에 붙어있다. 보도연맹을 비롯해 비극적인 사건으로 학살당하고 암매장된 이들을 표현했다. 굉장히 아름다운 작품이지만 비극과 희망이 교차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1층에선 대형관세음보살과 성모 마리아를 나란히 배치한 송천 스님 작품과 4년에 걸쳐 여성독립운동가의 초상 시리즈를 완성한 윤석남 작가의 작품을 추천한다. 지하 전시장은 프레드 베르보에츠와 이시카와 마오, 디나 노메나 안드리아리만자카 작가의 작품이 눈길을 끌며 최고 인기 작품은 부산 방정아 작가의 대형 작업들이다.부산근현대역사관 지하 금고미술관에서는 주로 사진·영상 작품이 많이 배치됐다. 커다란 네온사인, 도발적으로 느껴지는 사진, 소리와 영상이 어우러진 작품은 기존 미술 전시장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초량의 주택 전시공간인 초량재에서는 핑크빛의 액체와 소리나는 숲, 세라믹 인형이 어우러져 관람객 포토존으로 유명한 에버 모르겐의 작품이 인기가 많다. 조각난 지구본을 형상화한 정유진 작가의 작품도 챙겨보길 권한다.한성1918은 사운드 프로젝트 특화 전시장으로 꾸몄다. 프레드 모튼 & 스테파노 하니 with 준 리 팀의 체험 미술은 재미있으면서도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베테랑2’ 황정민 “9년 만에 속편, 에너지 그대로 살렸죠”
“남자가 봤을 때 되게 매력 있어요. 말은 걸걸한데 속정 깊고, 하고자 하는 일에 투철한 정신을 가졌죠. 자신의 잘못을 사과할 줄 아는 용기도 있어요.”배우 황정민이 반한 이 사람. 바로 영화 ‘베테랑’ 시리즈에서 그가 맡은 형사 서도철이다. 첫 편 개봉 당시 1300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이 9년 만에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황정민은 “황정민은 늙어도 서도철은 늙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영화를 처음 하는 사람처럼 떨린다”고 웃었다.13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나쁜 놈을 끝까지 잡는 베테랑 강력반 형사 서도철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가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황정민은 전편에 이어 다시 한번 서도철을 연기했다. 밥먹듯 야근하는 탓에 여전히 초췌하고 말투는 거칠지만, 사건 현장에만 가면 눈빛이 반짝이는 인물이다. 황정민은 “1편의 ‘서도철스러운’ 에너지를 살리고 싶어서 그때 입었던 의상을 입자고 제안했다”며 “(촬영 도중) 찢어질까봐 세 벌을 똑같이 맞췄다”고 털어놨다.전편보다 액션은 한층 업그레이드됐고, 사건은 더 복잡해졌다. 황정민은 “류승완 감독이 액션에 대해 아주 정확하게 깨어 있는 사람”이라며 “어떤 식으로 찍으면 관객들이 좋아할지 그림들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남산 계단에서 찍은 액션 장면은 어린이집에 깔아놓는 매트 같은 재질로 된 계단 위에서 찍었다”면서 “완벽하게 준비돼 있어서 수월하게 찍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비 오는 옥상 액션신을 찍을 때 많이 춥기도 했지만, 계속 밖에 있어야 하는 상대 배우를 보면 힘들다는 소리를 하지 못하겠더라”고 웃었다. “‘서울의 봄’ 전두광이나 ‘수리남’ 속 전요환 같은 악역보다 이번 서도철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어려워요. 선을 넘으면 안 되는데 자칫하면 밋밋해지기 때문이죠. 외줄 타듯 연기했어요.”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황정민은 어느덧 데뷔 30년 ‘베테랑’ 배우가 됐다. 한국 영화사에서 황정민을 빼놓으면 이야기가 안 될 정도로 이름 석 자를 단단히 새긴 그는 지금도 여전히 연극무대를 찾아 관객과 직접 호흡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극 ‘맥베스’로 대중을 만난 그는 “연극을 하면서 여전히 많이 배우고, 연극을 하고 나면 힐링이 된다”며 “연극을 하면 연기를 다시 공부하는 마음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바람을 곁들인다. “얼마 전에 이순재, 신구 선생님의 ‘햄릿’ 공연을 봤는데 존경스러웠어요. 저도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려면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겠죠. 많이 노력하겠습니다.(웃음)”
[추석 연휴 뭐 볼까] TV·OTT는 보름달처럼 풍성
닷새간 이어지는 추석 명절 연휴를 앞두고 콘텐츠 업계가 분주하다. 가족, 친척, 친구와 함께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송과 영화 차림상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안방극장과 영화마을에서 선보이는 콘텐츠 편수는 예년보다 줄었지만, 더욱 흥겹고 신나는 콘셉트의 콘텐츠로 대중 입맛 사로잡기에 나선다.■흥겨운 가요 무대 풍성올 추석엔 남녀노소 시청자의 흥을 돋울 가요 프로그램이 대거 출격한다. 먼저 오는 16일 오후 8시 30분 KBS 1TV 대기획 ‘딴따라 JYP’가 전파를 판다. 이 방송에선 박진영의 인기곡과 퍼포먼스뿐 아니라 god, 원더걸스, 2PM, 트와이스, 비 등 박진영이 프로듀싱한 가수·그룹이 총출동한 무대를 만날 수 있다.같은 날 오후 9시 40분에는 KBS 1TV ‘추석기획 가요무대’가 준비돼 있다. 민족 고유의 추석 명절을 맞아 소리꾼 장사익의 무대를 70분간 방송한다. ‘고향길 소리길’이란 주제로 꾸며지는 이번 무대는 장사익의 깊은 소리로 꽉 채워져 명절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가수 이찬원의 단독 특집도 만날 수 있다. 오는 17일 오후 7시 50분 KBS 2TV에서 방송되는 ‘프리미어-이찬원의 선물’이다. 이찬원은 이번 첫 단독 특집에서 자신의 인기곡은 물론 특별 손님과 함께 협업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인기 트로트 가수의 무대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방송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연휴 마지막날인 오는 18일 오전 10시 방송되는 SBS ‘더 트롯쇼: 한가위 특집’이다. 가수 김희재가 진행을 맡았고, 가수 강혜연·남진·박서진·손태진·송가인·심수봉·양지은·이찬원·홍자·황민호 등 트로트계의 신구 세대를 대표하는 가수들이 대거 출동해 화려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명절엔 ‘스포츠·다큐’한가위 분위기를 끌어올릴 스포츠 프로그램도 시청자를 찾을 예정이다. 우선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KBS 1TV에서 국내 최고의 ‘장사’를 가려내는 모래판 위 승부가 펼쳐진다. ‘2024 추석장사 씨름대회’는 경남 고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리는 씨름 경기를 안방 1열로 생중계하는 방송이다. 15일 오후 3시 20분엔 소백장사, 16일 오후 3시 10분엔 금강장사 결정전이 예정돼 있다. 17일 오후 3시 5분부터는 한라장사, 18일 오후 3시 5분부터는 백두장사 명승부가 생중계된다.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스포츠 왕중왕을 가리는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도 돌아온다.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MBC에서 방송된다. 기존 육상, 양궁, 댄스스포츠, 풋살에 이어 브레이킹이 새로운 종목에 추가됐다. 진행에 방송인 전현무, 가수 영탁, 이찬원, 정동원 등이 나선다. ‘아육대’ 1부는 16일 오후 6시, ‘아육대’ 2부와 3부는 각각 17일과 18일 오후 5시 30분에 전파를 탄다.명절 연휴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줄 다큐멘터리와 교양 프로그램도 시청자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네 인생과 자연을 들여다보는 이들 방송은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영국 BBC의 다큐멘터리 ‘프로즌 플래닛2’ 3부작이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오전 10시에 KBS 2TV에서 방영된다. 방송에선 얼어붙은 극지대, 혹한의 산악지대, 고지대, 동토 지역 등 얼음으로 덮인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동물들의 다양한 전략 속에서 인간이 직면한 환경 문제를 짚어본다.오랜 시간 노포에서 ‘맛’을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방송을 탄다. 오는 16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되는 SBS ‘물려줄 결심’이다. 이 방송은 노포 식당 사장이 후계자를 찾는 과정을 그린다. 방송인 김준현과 홍석천, 지예은 등이 나서 노포 사장과 함께 후계자 면접을 진행하며 맛과 인생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이다.■주목할 영화들 여기에올추석 극장가엔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2’가 출격한다. ‘베테랑1’은 2015년 개봉 당시 천만 관객을 모아 이른바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린 인기작. 이번엔 배우 황정민과 정해인이 주연으로 나서 완성도를 높였다. 9년 만에 속편을 내놓은 이 작품은 올해 추석 연휴 개봉하는 유일한 한국 영화라 관객의 기대가 높다.스크린 신작의 빈자리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TV 특선영화가 채울 예정이다. 11일 공개한 디즈니플러스 ‘강매강’은 배우 김동욱, 박지환, 서현우, 박세완 등이 나선 코믹 수사물이다. 13일 공개한 넷플릭스 ‘무도실무관’에선 김우빈의 시원한 액션 연기를 볼 수 있다.TV 특선영화 메뉴판은 다채롭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엄마친구아들’의 주연 정해인, 정소민이 각각 나섰던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과 ‘30일’을 안방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오는 16일 오후 11시 55분 KBS 1TV에서, ‘30일’은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는 유해진 주연의 ‘달짝지근해: 7510’은 오는 17일 오후 9시 55분 KBS 1TV에서 볼 수 있다.한국 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있는 ‘명량’도 안방극장 1열에서 즐길 수 있다. 이 작품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첫 번째 이야기로 개봉 당시 1761만 명을 올라 역대 가장 많은 한국 영화 관객 수를 달성했다. 이 영화는 오는 16일 오후 10시 MBC에서 방영된다.‘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인 ‘노량: 죽음의 바다’도 이번 한가위 연휴 TV로 만날 수 있다. 이 영화는 오는 18일 오후 8시 MBC에서 볼 수 있다. ‘베테랑2’를 만든 류승완 감독의 지난 여름 개봉작 ‘밀수’는 오는 17일 오후 8시 MBC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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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에어컨 풀가동했는데… 전기료 얼마 나올까 두렵다면 [궁물받는다]
"기름 가득이요"… 어떻게 알고 멈추지? [궁물받는다]
'귀에 물' 면봉으로 닦으면 안 됩니다 [궁물받는다]
한국인 회원 0명… ‘세계일주클럽’ 도전 어때요?” [트래블 tip톡] ⑱
완전 예측 불가능한 난기류, 유일 대책은 ‘안전벨트’ [트래블 tip톡] ⑰
유아 꼭 안아도 난기류 만나면 안전 보장 못 해 [트래블 tip톡] ⑮
영화 촬영지 이름난 대학 캠퍼스, '결혼 전당'으로 화려한 변신 [별별부산] ⑥
여수 밤바다 낭만 부럽지 않은 ‘분위기 깡패’ 포장마차촌 [별별부산] ⑤
아슬아슬 교각 위 롤러코스터 질주…2층버스 맨 앞자리가 ‘명당’ [별별부산] ④
호텔 짐 풀면 주변 편의시설, 산책로부터 파악하라 [청바지의 여행도전] ⑨
“공항엔 일찍 가세요”…좋은 좌석 고르고 업그레이드 받을지도 [청바지의 여행도전] ⑧
소지품 목록 작성해 이삼일 전 미리 짐 꾸려야 [청바지의 여행도전] ⑦
여행은 청춘 성장의 밑거름…보름 만에 한 뼘 더 큰 아이들 [세상에이런여행] ㉗
매일 호텔식·외식에 학원도 안 가는 꿈같은 일정 [세상에이런여행] ㉖
행복하지 못한 인생 말년, 모차르트는 왜 갑자기 눈을 감았나? [세상에이런여행] ㉕
[제철 PICK] 붉은 껍질 속 바다향 가득 머금은 ‘바다의 꽃’ 멍게
[제철 PICK] 겨울철 밥도둑 ‘꼬막’, 맛과 영양 모두 “10점이요!”
[제철 PICK] 기름기 품은 겨울 방어, 감칠맛에 반하다
“앞으로 표 구하기 힘들 듯?” 부산시향 향한 즐거운 고민 [부산문화 백스테이지]
관객 기대 컷던 ‘나비부인’, 연출 부재 아쉬워 [부산문화 백스테이지]
춤꾼이 디딜 ‘시간의 징검다리’ 놓은 정영만 구음 빛나 [부산문화 백스테이지]
[영상] 이 손으로 만든 명란, 일본 명란 가격도 주물렀다 [부산피디아]
70여 년 책 사랑 일념 지킨 부산문화 자부심 [부산피디아]
[영상] 불운마저 들어메친 ‘왕발’, 일본 자존심 무너뜨렸다 [부산피디아 EP.15]
[젊어지는 이야기] 고압산소 치료와 피부 항노화
장에서 나오는 항노화 호르몬? [젊어지는 이야기]
[젊어지는 이야기] 식생활의 역습
[해양문학 찾아 떠돈 40년 항적] 고물 배 몰고 홍콩행 죽음의 황천항해 체험
[해양문학 찾아 떠돈 40년 항적] 입항 화물선에 ‘뇌물 지옥’ 같은 뒷돈 요구 농락
[해양문학 찾아 떠돈 40년 항적] 골치 아픈 중국인 ‘돈이 최고’에 혀 내둘러
연락망 쪽지 품고 다니던 무연고자 “연결 되니 이젠 안심” [연결:다시 쓰는 무연고자의 결말]
죽음 일상화 영구 임대 고령 주민 "건강한 애도 문화 만들래요" [연결:다시 쓰는 무연고자의 결말]
한 달 넘게 치우지 못한 현수의 방 [연결:다시 쓰는 무연고자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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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징검다리] 아파도 치료를 거부하는 정자 씨
냥이의 애절한 눈빛, 음식 앞에선 타협하지 마세요
"모기 조심하세요" 반려동물 심장사상충 주의보
전국 댕냥자랑~반려동물 자랑하고 경품 받아가자!
“허리디스크에 좋다는 걷기 운동, 되레 악화시킬 수 있다”
화객선 충돌 직전 크레인부선 견인한 해양환경공단 선원들 '화제'
검찰 '대통령실 용산 이전 공사 비위' 경호처 간부 구속영장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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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한국자유총연맹 부산 해운대구지회 청년회 차준호 회장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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