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원인…무게중심 쏠림·노후 비틀림?
7명의 사상·실종자가 발생한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는 발파 해체를 위한 ‘취약화 작업’ 중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렸거나 44년 된 노후 구조물이 순간적인 비틀림을 이기지 못해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작업 전 필수적인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 6일 오후 2시 2분 발생했으며, 붕괴된 5호기를 포함한 3개 타워는 오는 16일 발파, 철거될 예정이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3명이며, 2명은 사망 추정, 2명은 실종 상태다.유력한 원인으로는 ‘무게중심 붕괴’가 꼽힌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은 25m 높이에서 구조물을 쉽게 무너뜨리기 위해 지지대 등 철재를 산소절단기로 잘라내던 상황이었다. 관련 업계는 이 과정에서 하중이 한쪽에 과도하게 실리며 무게중심이 무너졌을 것으로 추정한다.소방 당국도 현장 브리핑에서 “구조물 기둥 등을 다 자르고 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흔들렸다든지, 기울어졌다든지 여러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작업 전 안전 조치가 부실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나무를 벨 때처럼 한쪽으로 쏠려 넘어갈 것에 대비해 타워를 지탱하는 와이어(끈)를 걸거나 레커로 지지해야 한다”며 “와이어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려 이를 생략했는지 여부도 확인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1981년 준공된 구조물의 ‘노후화’에 따른 순간 비틀림 가능성도 제기된다. 40년 이상 스팀을 생산했던 낡은 철재 구조물이 해체 작업을 위한 절단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뒤틀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울산경찰청은 7일 형사기동대장을 팀장으로 한 70여 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놓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경찰은 고용노동부, 검찰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발주처인 동서발전과 시공사인 HJ중공업, 하도급업체 코리아카코를 상대로 원하청 관계와 구체적인 작업 내용,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울산화력 보일러 타워 5호기 붕괴 위험 경보…수색 일시 중단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로 매몰돼 실종된 2명을 구조하는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비와 바람 등 악천후에, 설상가상으로 다른 보일러 타워에서 위험 신호가 울리면서 수색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8일 울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20분께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수색이 일시 중단됐다. 사고 현장에서 붕괴 위험을 감지하는 경보가 울리면서 119구조대와 울산시·발전소 관계자가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했다. 현장에 있던 천막 일부도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수색이 중단된 데다 조명 차량도 철수하면서 사고 현장은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경보음은 기울기를 감지하는 센서에서 났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붕괴된 5호기 보일러 타워에 해당 센서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보가 울린 원인은 현재 명확하지 않다. 중수본은 센서 설치 업체가 경보기 작동 원인을 파악할 때까지 추가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구조·수색 작업을 중단한 상태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실제 위험 우려가 있는 건지, 단순 오작동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일단 수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로 인한 매몰자는 총 9명으로 이중 2명은 살아서 구조됐고, 현재까지 3명이 사망했다. 나머지 2명은 사망 추정, 2명은 실종된 상태다. 중수본은 무너져 내린 보일러 타워 5호기 양옆 4·6호기를 해체한 뒤 구조·수색 작업을 이어가기로 하고 발파에 필요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사고 현장 근처 복합발전소에 남아있는 LNG도 배출할 계획이다. 근처 복합발전소는 현재 가동하지 않고 있지만 배관에 남아있는 가스가 4·6호기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에 자칫 폭발 등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미상 후보에 ‘아파트’ ‘골든’…미 언론 “대중음악 주요 분야로 K팝 인정한 것”
대중음악계에서 최고 권위로 꼽히는 그래미상에 아파트, 골든 등 K-팝이 후보로 오르자 미국 현지 언론들은 “케이팝이 드디어 주류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래미 시상식은 내년 2월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다. 7일(현지시간) 제68회 그래미 시상식 후보에 블랙핑크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APT.)가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를 포함한 3개 부문 후보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Golden)이 올해의 노래 등 5개 부문 후보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하이브의 한미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는 신인상 후보로 지명됐다. 케이팝 음악과 케이팝 그룹이 그래미 측에서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로 분류하는 올해의 노래·레코드·앨범·신인상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일간지 LA 타임스는 이날 ‘그래미 2026: K팝이 드디어 주요 부문에 지명됐다’는 제목의 기사로 케이팝의 약진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다수의 아티스트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올라 케이팝이 주류 팝 음악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며 “이런 변화는 그래미 심사위원들이 케이팝을 팬덤 중심 현상이 아닌 예술적 가치로 평가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LA타임스는 또 “BTS 부상 이후 그래미는 케이팝에 관심을 보여왔으나, 주요 부문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며 “올해는 케이팝을 기반으로 한 여러 아티스트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는데, 이는 그래미가 케이팝을 팝 음악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였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지 포브스 역시 “케이팝은 그래미 시상식에서 역사적으로 외면받아왔다”며 “지난 10년간 글로벌 현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장르는 음악계의 가장 큰 행사에서 안타깝게도 제대로 대표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매체 골드더비는 “케이팝이 오랜 기다림 끝에 그래미 어워즈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것에 수백만 케이팝 팬들이 기쁨을 터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BTS는 앞서 2022년 그래미 상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지명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래미의 본상이라고 할 수 있는 ‘제네럴 필즈’ 분야에서는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이 매체는 “오늘 발표된 그래미 올해의 노래 부문에는 8개 후보 가운데 2개의 케이팝이 포함돼 새로운 기록을 썼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이날 그래미 주요 후보 지명 소식을 보도하는 기사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는 그래미상의 ‘빅4’ 부문 후보에 오른 최초의 K팝 아이돌”이라고 보도했다. 그래미의 변화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구성이 다양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레코딩 아카데미가 지난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800여명의 음악 창작자 및 전문가를 신규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신규 회원 중 절반이 39세 이하이며 58%가 유색인종, 35%는 여성이라고 레코딩 아카데미 측은 밝혔다. 그래미 시상식에서 후보·수상자 선정에 투표하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은 약 1만 5000명이다.
혼인율 회복세에 부산서 ‘MZ 예비부부’ 결혼 지원책 확대
최근 혼인율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자 부산 지역 지자체들이 젊은 예비부부들의 눈높이에 맞춘 지원책을 마련에 나섰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젊은 예비부부들이 공공예식장을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도록 ‘나의 사랑 나의 결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최근 결혼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가 소박하면서도 개성 있는 예식을 선호하는 점을 반영해 기획됐다. 공공예식장을 이용할 경우 시와 협력하는 웨딩 전문 업체를 통해 스드메(사진 촬영·웨딩드레스·메이크업), 결혼식 연출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부산시민공원에서 4쌍의 부부가 야외 결혼식을 진행하며 각자의 개성을 살린 웨딩을 선보였다. 시 관계자는 “최근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예식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은 점 등을 고려해 새로운 장소를 지속저그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생의 소중한 순간인 웨딩 촬영을 지역 명소와 연계해 지원하는 지자체도 있다. 사하구는 올해 관광 명소를 배경으로 웨딩, 가족 스냅사진을 촬영하는 ‘기억한컷, 사하’ 사업을 진행했다. 구는 웨딩 촬영과 가족 촬영 각 2팀씩 총 4팀을 모집했는데, 총 101팀이 신청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가운데 웨딩 촬영 신청자는 73팀에 달했다. 최종 선정된 예비부부는 경남 김해와 사하구에 사는 이들로, 장림항·두송반도·다대포항 동측 해안·승학산 등 지역 명소에서 웨딩 촬영을 진행했다. 사하구는 웨딩 업계 트렌드를 반영해 인기 사진작가를 섭외했고, 드레스, 메이크업, 부케 등 촬영에 필요한 요소를 지원했다. 사하구 관계자는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듯한 질감의 사진을 선호하는 예비부부가 많아 해당 감성을 잘 표현하는 작가를 특별히 섭외했다”며 “예산이 확보되면 웨딩 촬영을 희망하는 예비부부가 많은 점을 반영해 모집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화력 붕괴사고 중수본, “피해자 가족과 함께 전 과정 투명 구조·수습”
‘울산화력발전소 붕괴사고 중앙사고수습본부’(공동 본부장: 노동부·기후부 장관)는 안전한 구조활동을 전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8일 현재 붕괴된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의 양 옆에 서 있는 4호기와 6호기도 붕괴 가능성이 있어, 중수본은 관계 전문가들과 함께 4호기와 6호기의 보강 또는 해체 여부에 대한 회의를 수차례 거쳤다. 그 결과, 중수본은 지난 7일 오후 11시 가족 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4호기와 6호기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즉시 준비작업에 착수해 발파에 필요한 조치를 시작했다. 4호기와 6호기에 대한 발파가 이루어지면 피해자에 대한 구조 속도를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족들은 정부가 앞으로의 모든 구조 과정과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더욱 신속하고 안전하게 구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앞으로의 모든 구조 과정은 가족들과 함께 이루어질 것이며, 전부처·지방정부가 소방 당국과 함께 안전하고 신속한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2시 2분께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보일러 타워가 붕괴해 현장 작업자 7명이 매몰됐다. 현재까지 3명이 사망했고 2명은 사망 추정, 2명은 실종 상태다.
부산불꽃축제 15일 개최, 이기대·동백섬까지 확대
올해로 20회를 맞은 부산불꽃축제가 오는 15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는 20회 기념 특별공원을 비롯해 해외 초청 불꽃 쇼, 부산 멀티불꽃 쇼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불꽃축제 무대는 광안리 해변을 넘어 남구 이기대와 해운대 동백섬까지 확장된다. 축제 당일 오후 2시부터 광안리해수욕장 특별 행사장에서 나만의 엽서 만들기, 초크 아트, 버스킹 등 사전 행사가 열린다. 오후 6시부터는 라디오 방송 형식으로 시민 사연을 소개하고 이에 맞춰 불꽃을 연출하는 '불꽃 토크쇼'가 열리며 오후 7시부터 본 행사가 시작된다. 축제 당일에는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 등 100만 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은 행사장 일대에 7000여 명을 배치해 안전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정진우 중앙지검장 사의… '대장동 항소 포기' 하루만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8일 사의를 표명했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관련 검찰이 항소 포기를 결정해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정진우 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이날 밝혔다. 정 지검장은 항소 포기와 관련한 내부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검찰청을 비롯한 검찰 지휘부는 지난 7일까지 대장동 민간업자들에 대한 항소를 제기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이미 내부 결재까지 마쳤던 상황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항소를 하겠다는 보고가 법무부로 넘어간 후 상황이 급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측은 항소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논의 끝에 ‘항소 금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윗선의 부당한 지시로 항소하지 못했다며 반발했다.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항소 기한을 몇 시간 남겨두고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공소유지를 맡았던 강백신(사법연수원 34기) 대구고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항소장 접수를 위해 법원에서 대기했으나 중앙지검 4차장검사로부터 대검이 불허하고 검사장도 불허해 어쩔 수 없다고 답변받았다”고 적었다. 이 사건 선고는 지난달 31일 이뤄졌다. 형사 사건은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 항소를 제기해야 한다. 검찰이 항소를 하지 않게 됨으로써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사라지게 됐다.
증시 온탕·냉탕 오가는데…‘빚투’ 매일 사상 최고치
최근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기술주 ‘거품론’ 등이 제기되고 있지만 국내증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가장 최신자료인 지난 6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 8782억원으로 집계돼 직전 일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은 16조 934억원, 코스닥시장은 9조 7848억원이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빚투’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들어 매일 상승세다. 특히 AI 버플론이 제기되기면 뉴욕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5일 국내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 8225억원으로 종전 최고치인 25조 6540억원(2021년 9월 13일)을 넘어서며 기록을 새로 썼다. 당시 국내 증시에서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는 다음 날인 6일 급락세가 진정됐지만 미국에서 또다시 AI 거품론이 부각되며 7일엔 2% 가까이 하락해 종가 기준 4000선을 내줬었다. 증시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변동성 속에서도 빚투 규모가 늘어난 것은 앞서 국내 주가지수가 급등할 때 소외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을 틈타 추격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개인 투자자 상당수는 최근 변동성 확대에도 지수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데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번 주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 종목 1·2위는 코스피200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KODEX 200’과 해당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였다. 반면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와 ‘KODEX 인버스’는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ETF 종목 1·2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 주도주인 AI 산업에 치명적 균열이 발생하지 않았고 증시 전반에 걸친 실적 전망도 양호하다”면서도 “AI 버블과 고평가 지적이 끊이지 않아 점점 많은 이들이 부정적 뉴스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고 있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부산 원도심 목욕탕 돌며 상습 절도한 70대 징역 2년
부산 원도심 목욕탕을 돌며 상습적으로 물건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김정우 부장판사)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5월 23일부터 7월 2일까지 부산 동구와 중구의 목욕탕 3곳을 돌며 7차례에 걸쳐 휴대전화, 현금, 가방 등 600여 만 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절도 피해는 나흘에 한 번 꼴로 발생했는데, 탈의실 특성상 CCTV가 없고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사물함을 몰래 여는 수법이었다. A 씨는 2014년부터 10년 넘게 경기도와 전주 등에서 비슷한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확인됐으며 3건 이상의 징역형 전과가 있었다. 김 부장판사는 “동종 수법으로 수 차례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누범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구도심 가야 유적지 ‘MZ 놀이터’ 되다 [문화 핫플]
전통과 현대, 일상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 경남 김해시 왕릉길 40(봉황동)에 자리한 ‘명월’은 ‘김해 한옥카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열자마자 청년들이 몰려들며 ‘사진 명소’ ‘뷰 깡패’ 등 찬사가 붙더니, 최근엔 부산·경남 여행 때 꼭 들러야 할 김해시의 대표 핫플로 손꼽힌다. 구도심의 가야 유적지가 MZ세대의 놀이터로 변신한 것이다. 한옥의 고즈넉함과 현대적 감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명월’. 탄생 1년 만에 ‘벼락스타’가 된 재주꾼을 만나고 왔다. ∎수로왕-허왕후 로맨스 깃든 곳 “창고로도 사용되고, 한때는 한복 체험 공간이기도 했었죠.” 지금의 명월은 김해시 한옥체험관 부속건물로 지어졌다. 2006년 조선시대 사대부 주거 공간을 재현해 문을 연 한옥체험관은 역사의 고장 김해시의 상징적인 숙박시설이다. 제대로 된 쓰임새를 찾지 못하던 부속건물과 마당이 한옥카페라는 새 옷을 입은 건 한 방송사와의 협력을 통해서다. 김해시로부터 한옥체험관 운영을 위탁받은 김해문화관광재단 역시 새로운 정체성을 세울 기회로 삼았다는 점에서 두 기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이 과정을 통해 용도를 찾지 못하던 공간은 음료를 즐기는 카페와 책이 있는 휴게 공간, 김해의 장인들이 만든 다양한 수공예품을 전시 판매하는 굿즈숍, 그리고 주말엔 공연이 펼쳐지는 복합문화공간 명월로 탈바꿈했다. 한옥체험관 주차장으로 쓰이던 마당은 김해를 온전히 수(水)정원으로 조성됐다. 국내 최대의 하천형 습지인 화포천습지를 재현한 정원엔 서리이끼를 덮었다. 이끼는 김해의 드넓은 평야를 상징한다. 전체적으로는 김해의 지형적 특색을 살려 낮고 완만한 구릉 형태로 조성했다. 여기에 인근 봉황동 가야 유적지에서 발굴된 수레바퀴 모양 토기와 고상가옥을 본뜬 장식물을 배치했다. 수레바퀴 모양 토기는 물을 내뿜는 분수, 내부에 전구를 설치한 고상가옥은 경관조명 역할을 하며 수정원을 밤낮없이 아름다운 ‘작은 김해’로 빛나게 하고 있다. 명월이라는 이름을 두고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음주가무가 행해지던 고급 요릿집인 요정을 연상시킨다는 여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명월은 명월사라는 절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 절은 수로왕이 바다를 건너온 허왕후를 맞아 첫날밤을 보낸 곳이라고 전한다. 명월사는 임진왜란 때 불탄 후 1618년 중건되었는데, 현재는 부산 강서구 지사동 흥국사에 있는 ‘명월사 사적비’에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김해문화관광재단 이선옥 차장은 “이런 역사적 배경은 명월을 ‘로맨틱 가야’라는 콘셉트와 잘 어울리게 한다”라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선 명월이 선남선녀의 사랑이 맺어지는 명당으로 이름나 있다”고 소개했다. ∎메뉴판에도 스며든 지역 상생 카페 명월의 메뉴판 맨 윗자리는 세 가지 시그니처 메뉴가 차지하고 있다. 카페 이름이면서 동시에 대표 음료 이름이기도 한 ‘명월’은 김해시 특산물인 장군차에 상큼한 자몽을 더한 아이스티이다. 두 번째인 ‘수로왕(약속)’은 산딸기 에이드이다. 김해시는 우리나라 산딸기의 약 60%가 수확되는 산딸기 주산지이다. 산딸기의 붉은색을 가득 품은 이 음료는 허황후를 향한 수로왕의 열정적 마음을 상징한다고 한다. 마지막 대표 메뉴인 ‘허왕후(믿음)’는 그의 고향인 인도 아유타국의 아삼티와 마살라차이 향을 더한 밀크티로, 수로왕을 향한 깊은 마음이 담긴 차라고 한다. 명월에서 마실 수 있는 커피는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바닐라라테 달랑 세 가지뿐이다. 다른 카페와 구별되는 명월만의 또 다른 특색은 디저트가 아예 없다는 것이다. 디저트는 통상 카페의 주 수입원 역할을 한다. 디저트의 종류와 맛은 카페의 수익과 직결된다. 디저트 없는 카페는 사실 ‘앙꼬 없는 찐빵’ 격으로, 심하게 말하면 카페로서는 결격사유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명월의 특이한 영업 전략에는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정신이 깃들어 있다. 명월이 자리 잡은 곳은 가야 유적지가 모여 있는 ‘왕릉길’로, 이 거리를 따라 수로왕릉과 대성동고분군, 봉황동유적이 이어져 있다. 가야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이 모인 곳인 만큼 멋진 한옥과 돌담길을 따라 분위기 있는 카페가 하나둘 들어서 있다. 명월의 선택은 이들과의 경쟁이 아닌 상생이다. 손님이 몰리면 대기를 시키는 게 아니라 인근의 다른 카페를 소개한다. 디저트를 찾는 손님도 주변 가게를 이용하도록 안내받는다. 300여 권의 책을 비치한 카페 2층을 음료 구매와 상관없이 개방한 것도 수익만 추구하는 일반 영업장에서는 선택할 수 없는 명월만의 전략이다. ∎문화의 향기로 가득 채우는 주말 명월 앞에 붙은 ‘복합문화공간’이라는 타이틀은 단순히 멋을 내기 위한 장식품이 아니다. 명월에는 실제로 문화가 숨 쉬고 있다. 북카페만을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한쪽 벽면엔 지역 공방 작가들의 공예 작품들이 보기 좋게 전시된 아트존이 있다. 장인들이 만든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발길은 자연스럽게 명월의 굿즈숍 ‘가꿈’으로 이어진다. ‘가락의 꿈’을 줄인 말인 가꿈엔 김해시의 공식 마스코트인 토더기 캐릭터를 포함해 80여 명의 등록 작가가 만든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방문객을 맞는다. 주촌면에서 출토된 오리 모양 토기를 모티브로 제작된 토더기는 올해 지자체공공캐릭터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가꿈은 지역 공방에서 만든 굿즈와 문구류, 생활용품 판매를 대행하며 수익을 배분하는 동시에 지역 홍보의 장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명월을 문화의 장으로 불리게 만드는 일등 공신은 주말마다 열리는 버스킹이다. ‘왕릉길 음악산책’이라는 타이틀을 단 공연은 클래식과 가요, 민요, 국악 등 장르를 달리하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명월 수정원과 주변 왕릉길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번 주말엔 국악그룹 보화(8일)와 가수 옐로은(9일)의 무대가 오후 4시 시작된다. 방문객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명월은 복합문화공간 역할을 더 충실히 하기 위해 곧 부분 리모델링을 할 예정이다. 우선 2층 북카페 좌석을 통창 방향으로 재배치, 편안하게 경치를 감상하며 쉴 수 있는 장소로 만들 계획이다. 가운데에는 간이 북토크나 소모임이 가능한 다인용 테이블을 두고, 벽면에는 책꽂이도 추가해 현재의 배가 넘는 1000권의 책을 비치할 구상이다. 이선옥 차장은 “이 과정에도 지역과의 상생이 이뤄진다”라며 “추가할 도서 선정과 구매는 생가(생의 한가운데) 같은 지역의 인문서점을 통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삼정더파크 마지막 '흰손긴팔원숭이' 우결핵 폐사…먹이비 지원은 종료
5년째 문을 닫은 상태인 부산 삼정더파크에서 인수공통감염병인 우결핵이 발생해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흰손긴팔원숭이 1마리가 폐사했다. 일본원숭이 7마리도 감염됐고, 그 중 4마리는 폐사했다. 동물 복지 차원에서 이뤄졌던 부산시의 먹이비 지원은 지난달을 끝으로 마무리됐는데, 올해 추가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7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9월 12일 오후 5시께 삼정더파크로부터 흰손긴팔원숭이 1마리가 폐사했고, 우결핵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았다. 시는 삼정더파크와 흰손긴팔원숭이 사체를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으로 보내 검사를 받았고, 9월 25일 우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흰손긴팔원숭이가 살던 공간과 벽 하나를 두고 붙어있는 공간에 살던 일본원숭이 7마리가 격리됐다. 사흘 후인 29일 국립야생동물관리원과 질병관리청 역학조사반이 삼정더파크 현장을 방문해 방사장 내의 흙 등 환경 시료를 채취했다. 지난달 16일 환경 시료에서도 우결핵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에 격리 중인 일본원숭이 7마리에 대해서도 모두 혈액 검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 지난달 31일 7마리 모두 우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다.격리, 혈액검사 등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일본원숭이 4마리가 폐사했고, 현재 남은 3마리만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우결핵은 법정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주로 소, 양, 낙타 등과 같은 발굽동물에게서 나타난다. 시에 따르면 아직 동물원에서는 원숭이를 제외한 나머지 동물들에게서는 의심증상 등이 나타나지 않았다. 동물원에는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등의 권고에 따라 방역과 소독 조치가 이뤄졌다. 이번 우결핵이 사람에게도 옮겨지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부산진구보건소는 동물원 퇴사자와 휴직자를 포함해 수의사,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관계자 등 22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우결핵 감염이 의심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원이 계속 문을 닫은 상태라 일반 관람객과의 접촉은 없었다. 보건소는 올 12월 한 차례 더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2020년부터 계속 휴업 상태인 삼정더파크의 동물들은 상당수 고령화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휴업 이후 타 동물원과의 동물 교류나 교배 등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시에 따르면 이번 우결핵이 처음 나타난 흰손긴팔원숭이도 해당 종 원숭이들이 이미 폐사한 뒤 홀로 남아있던 마지막 흰손긴팔원숭이였다. 뒤이어 사망한 일본원숭이 4마리도 고령 개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는 지난달까지 동물복지 차원에서 먹이비 1억 6000만 원을 예비비로 확보해 동물원에 지원했지만, 올해 추가로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 공원여가정책과 관계자는 “지원이 끝나기에 앞서 미리 지원 종료를 예고했지만 추가 지원을 희망한다는 의사가 조금 늦게 전달됐다”며 “연말이라 예비비를 활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올해는 곤란하고, 내년에 다시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원유운반선 2척 수주…상선 부문 목표 83% 달성
삼성중공업이 원유운반선 추가 수주에 성공하며 산성 부문 올해 목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삼성중공업은 7일 공시를 통해 북미 지역 선주와 수에즈막스(S-MAX)급 원유운반선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MAX는 화물을 가득 실은 상태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선형을 의미한다. 보통 13만~20만t 크기다. 계약 총액은 1억 9800만 달러, 우리 돈 2900억 원 상당이다.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건조돼 2029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계 수주액은 56억 달러로 늘었다. 이중 상선은 48억 달러로 연초 목표로 잡은 58억 달러의 83%를 채웠다. 선종 별로는 LNG운반선 7척, 셔틀탱커 9척, 컨테이너선 2척, 에탄운반선 2척, 원유운반선 11척이다. 해양 부분에선 예비작업계약으로 8억 달러 상당을 확보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 델핀(Delfin)사로부터 수주의향서(LOA)도 받아 해양 역시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포함한 전체 수주잔고는 269억 달러, 125척으로 안정적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원유운반선은 노후선 교체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외 조선소와 협력을 통한 유연한 생산 체계 구축으로 시장환경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5극3특 균형성장전략, 현장서 답 찾겠다”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7일 오후 지방시대위원회 세종청사 대회의실에서 전국 17개 시·도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2기 시·도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후 첫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추진전략’ 및 ‘2025 지방시대 엑스포’ 등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중앙과 지방 간 소통과 협력 강화를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추진전략 설계도’는 지방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시대를 여는 구체적 실행 전략”이라며 “5극3특 균형성장 정책이 지역의 현실과 주민의 목소리 위에서 추진될 때 비로소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그 중심에 시·도 지방시대위원회의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관계를 경쟁이 아닌 상생의 구도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수도권은 글로벌 경제 수도로 발전하고, 비수도권은 권역별 자립 성장을 통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각 시·도 위원회가 지역의 특성과 강점을 살려 균형성장과 자치분권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며 “지방의 성장이 곧 국가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시대를 함께 열자”고 제안했다. 참석한 17개 시·도 지방시대위원장은 “‘5극3특 전략’이 지역의 성장을 곧 국가의 성장으로 만드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권역별 발전전략에 지역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울산에서 열리는 지방시대엑스포를 마무리한 뒤, 권역별로 ‘5극3특 전략 설명회’를 개최해 지역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겠다”며,“시·도 지방시대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진정한 균형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2025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는 오는 19~21일 사흘간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국회 농해수위, ‘상호금융 비과세 기한 연장’ 결의…수협 “환영”
수협중앙회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상호금융 비과세 예탁금과 일선수협의 법인세 저율과세를 현행대로 유지할 것을 결의한 데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7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국회 농해수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비과세 예탁금 및 법인세 저율과세 특례의 현행 유지를 위한 일몰 연장 촉구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해당 결의안은 세제를 담당하고 있는 기획재정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결의안에는 △비과세 예탁금 제도의 비과세 대상 및 조합 법인세 저율과세 제도의 세율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2025년 말로 예정된 일몰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 △농해수위는 주어진 권한과 역량을 결집해 해당 상임위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을 조속히 처리하도록 요청하고, 이에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농해수위는 “비과세 예탁금이 신용사업 수익 창출의 토대가 돼 해당 수익이 다시 농수산물 유통 및 농어민 지원 등으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왔다”며 결의안을 채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7월 ‘2025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상호금융 예탁금 비과세 적용 기한을 3년 연장하는 대신, 소득 수준에 따라 이자소득세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3000만 원까지 발생하는 이자에 대해 소득세(14%)가 면제됐지만, 이 개편안에 따라 총급여 5000만 원을 초과하면 내년부터 5%, 2027년부터는 9%의 이자소득세를 내야 했다. 또, 일선수협이 내는 법인세도 과세표준 20억 원 초과분에 대한 세율을 현행 12%에서 15%로 높였다. 수협중앙회는 이 같은 개편안이 시행되면, 일선수협의 경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예탁금 비과세 혜택이 축소될 경우, 2조 원이 넘는 예금 이탈이 예상돼 총 500억 원 가까운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과도한 법인세 부담은 어업인 지원 및 조합원 배당액 감소로 이어져 조합 고유 기능이 약화 될 것으로 우려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수산업을 이끌어가는 주체인 어업인을 최일선에서 뒷받침하는 곳이 일선수협이고, 이 같은 본래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호금융 사업이 더욱 튼실해져야 한다”며 “국회 농해수위에서 채택된 결의안대로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내 이야기가 라디오에”…공동체 라디오 ‘연제FM’
지난달 17일 <부산일보> 3면에는 ‘연제공동체라디오(이하 연제FM)’ 광고가 실렸다. ‘이웃의 이야기를 담는 라디오, 연제FM 106.3Mhz’라는 제목이 먼저 시선을 끌었다. 2025 사회적경제 R&D 지원사업, 언론진흥재단 미디어스타트업 지원사업, 부산시 도시재생전문기업에 잇따라 선정됐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개국한 지 일 년 남짓해서 아직은 낯선, 부산 최초의 지상파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이 실은 첫 신문 광고였다. ‘지역신문과 공동체 라디오가 함께할 때 지역 주민의 삶이 더 나아진다’라는 취지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금은 유튜브 같은 영상매체가 대세인 시대가 아닌가. 공동체 라디오가 무엇이길래, 왜 이제서야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는지 궁금해졌다.지난달 28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세명빌딩 2층에 자리 잡은 연제FM을 찾아갔다. 시민토론 스튜디오 등 2개의 스튜디오와 주조정실 위주로 구성된 30여 평의 공간은 방송국이라고 하기엔 비좁았지만, 지난 일 년간 다녀간 주민이 무려 800여 명이라고 했다.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 진행자 중 한 명인 김경희 씨가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청바지는 스스로 젊은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60~70대 여성 3명이 펼치는 이야기 한마당이다. 김 씨는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가 한도 끝도 없이 풀려서 나온다. 어려서부터 말을 나불나불하기를 좋아해서 혼이 나곤 했지만 정말 하고 싶었던 방송의 꿈을 여기서 이뤘다”라고 말했다.이날 스튜디오에서는 ‘전우석의 커피 여행’ 생방송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커피 여행을 하는 전우석 씨가 전하는 커피 이야기다. 매일 즐겨 마시지만 잘 모르는 커피에 관해 풍부한 상식을 쌓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이 가까운 연제구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FM 106.3Mhz 연제FM은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하루 17시간 동안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모두 30개가량 된다.주조정실에선 하수근 편성국장이 지켜보고, 김수화 기술국장이 뒤에서 송신소 및 기술 부문을 담당한다. 부산 지역 방송국에서 수십 년간 일한 뒤 퇴직한 70~80대 베테랑 두 분이 연제FM을 든든하게 지탱하고 있다. 지난 설 연휴 때는 방송이 나오지 않는다는 전화가 청취자로부터 걸려 오는 일이 있었다. 방송 사고! 하 국장이 급하게 방송국으로 달려와 미국에 가 있던 김 국장에게 연락해 조치를 취한 덕분에 겨우 방송이 재개됐다. 이 사고는 항상 누군가는 연제FM을 듣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공동체 라디오는 송신 출력 10W 이하의 전파로 반경 10km 이내에 라디오 주파수가 나가는 소규모 소출력 방송국이다. 보통 한 구(區) 단위 정도의 소규모 지역에만 방송권역으로 허용된다. 시민단체나 마을공동체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단체가 설립해 지역 사람들이 직접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들을 전하는, 청취자 참여형 라디오 방송국이다. 따라서 방송 진행자나 제작자도 자원봉사자인 경우가 많다.2021년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체 라디오 방송사 20곳을 신규 허가하며 부산 최초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 개국의 길이 열린 것이다. 연제FM은 지난해 3월 14일에 개국했다. 전파를 쏘는 송신소 위치 문제로 열일곱 번이나 거절당한 뒤 맞이한 고난 끝의 개국이었다. 오랜 시간 공동체 라디오를 준비해 온 가족 같은 구성원들은 첫 방송이 나오는 순간 방송국에서 가장 전파가 잘 잡히는 싱크대 앞에 모여 있다 일제히 부둥켜안고 환호성을 질렀다.공동체 라디오들은 공통적으로 통신이나 인터넷 시설이 무너지는 지진, 태풍, 산불과 같은 재난 상황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한다. 연제FM의 슬로건 ‘생명을 살리는 기본 방송’ 역시 이 같은 고민을 포괄적으로 담았다. ‘기본 방송’이라는 낯선 개념은 오늘날 방송 매체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정보를 허용하지 않는 사실을 비판하며, 기본권인 정보를 모두가 주고받는 공간임을 강조했다.연제FM의 가장 큰 매력은 장애나 다문화 문제에 대해 당사자들이 자신의 언어로 직접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장애인이라는 단어로 한 데 묶어서 쉽게 이야기하지만, 장애인도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불편함이 있다. 연제FM은 그런 서로 다른 결들을 살려내는 게 최고 장점으로, 실제로 배리어 프리 미디어 플랫폼 ‘라디’를 만들었다. 시간이 없거나 거동이 불편한 분, 시각 장애인까지도 인공지능을 이용해 집에서 방송을 만들어 연제FM에 보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만든 자신의 목소리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걸 들으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청소와 커피 심부름부터 주간 편성표 짜기, 공모 사업서 작성, 프로그램 진행, 원고 작성, 출연진 섭외까지. 연제FM에는 일인 십 역을 하느라 몸이 몇 개여도 늘 시간이 부족한 사람이 있다. 공동체 라디오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처음 꺼낸 연제FM 정경희 대표다. 당시 그의 포부를 들은 사람들은 “방송국을 만들자는 사람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라며 그저 신기해했다.사실 라디오 방송국이란 원대한 꿈은 그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정 대표는 경성대 언론학 초빙교수로 강의하면서 시민 리포터로도 일했다. 그가 리포트를 맡은 방송도 한 시간 이야기한 사연을 겨우 1~2분 내보내는 경우가 많아서 늘 미안했다. 누구든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하게 다 하도록 만들고 싶었다.정 대표는 자신이 척추가 점점 굳어가는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는 장애인으로 마을교육 공동체와 장애인 미디어 교육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 너무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고도 사람이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매체가 소외계층에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뜻한 매체 라디오는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얼마 전 광주의 고려FM방송에서 있었던 사례는 공동체 라디오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광주 고려인마을 주민 7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방송의 홈페이지에 지난 추석 명절 연휴 기간 하루 평균 18만 명이 동시 접속을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최소한 이때만큼은 고려FM방송이 광주 고려인 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듣는 글로벌 방송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연제FM 역시 연제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방송을 시작했지만, 전 세계에서 듣고 있다고 생각하고 방송을 만든다. 연제FM은 부산에 자신과 비슷한 공동체 라디오가 많이 생기길 바라고 있다. 공동체 라디오가 많아질수록 서로 네트워킹해서 새로운 뭔가를 할 거리가 더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연제FM을 보고 공동체 라디오 방송 하고 싶다고 찾아왔다가 별다른 정부 지원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부분 그냥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공동체라디오는 방송법에 따라 기부금, 지자체 보조금, 정부 광고 수익, 조합원 회비와 주민 후원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연제FM은 지자체나 정부로부터 지원이 미미한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공모사업과 다양한 협력 프로젝트에 열심히 도전하는 중이다. 연제FM 측은 “공동체 라디오를 해보니 돈이 안 돼도 와서 방송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사람들, 깨어 있는 시민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말한다.정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이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이 공간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는 시원한 창구가 되고, 어려운 사람에게는 좀 비빌 수 있는 언덕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연제FM에 오는 한 분 한 분이 모두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두 번째는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공동체 라디오가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밝혔다.공동체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공동체는 공통의 가치와 정체성을 가지고 특정 사회문화적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전통적인 공동체는 물리적 공간을 기반으로 친밀성이나 세계관을 공유했다. 현대사회의 공동체는 공간이나 혈연이 아닌 공통의 관심, 상호 작용, 연대 등을 기반으로 한다. 전통적인 공동체는 약화되었지만,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 최초의 공동체 라디오 연제FM이 부산에 공동체 정신이 면면히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길 기대한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AI거품론 재점화에 뉴욕증시 또 하락…빅테크 감원 영향
미국증시에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또다시 점화되면서 주요 지수들이 모두 하락했다. 미국 기업들이 지난 10월에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98.70포인트(-0.84%) 내린 4만 6912.30에 거래를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75.97포인트(-1.12%) 내린 6720.32에, 나스닥은 445.80포인트(-1.90%) 내린 2만 3053.99에 각각 마감했다.AI 관련 주요 종목들도 줄줄이 떨어졌다. 엔비디아(-3.65%), 팰런티어(-6.84%), AMD(-7.27%) 등 AI 관련 대표 종목들이 이날 모두 급락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테슬라는 3.50% 떨어졌고 아마존도 2.86% 밀렸다.퀄컴은 5일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애플의 퀄컴칩 구매 수요 감소 우려에 3.63% 하락했다.10월 들어 미국의 일자리가 급감했다는 민간업체 보고서도 나왔다.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10월 중 미국의 일자리가 15만 3074개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는 10월 기준으로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일자리 감축 규모다.이는 최근 주요 빅테크들이 대규모 감원을 발표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아마존은 지난달 말 1만 4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올해 7월 9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UPS와 타깃 등 다른 산업군에서도 감원이 확산된 것으로 알렸다.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뉴욕증시에서 AI 고평가 이슈를 이유로 매물 소화 과정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대 주류학술동호회와 지역 전통주 양조장이 만나면?
막걸리 수요 자체가 줄면서 전통주를 만드는 양조장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막걸리 유행이 사그라들며 MZ세대를 중심으로 음주 취향이 하이볼이나 위스키 같은 주류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행사장에서 우연히 만난 부산의 한 신설 양조장도 마찬가지였지만, 뜻밖에도 지역 대학의 주류학술동호회가 단체로 찾아오기로 예정되어 있다고 했다. 주류학술동호회가 뭘까? 아직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지역 양조장과 낯선 대학 동호회의 만남이 궁금해 찾아가 봤다.■한식 요리사가 빚는 술 ‘가랑가랑 양조장’부산 사상구에서 유일하게 전통주를 빚는 ‘가랑가랑 양조장’은 부산문화재단 주최로 F1963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처음 만났다. ‘가랑가랑’은 액체가 많이 담기거나 괴어서 가장자리까지 찰 듯한 모양이라고 했다. 리드미컬한 어감이 막걸리와 잘 어울렸다. 지난해 12월 뒤늦게 양조장을 연 후발 주자였는데, 부부가 열심히 홍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아내인 박선화 씨가 대표를 맡고, 남편 이주운 양조사가 막걸리를 빚는다. 이 양조사는 부산정보관광고 호텔조리과를 졸업한 뒤 여러 음식점에서 잔뼈가 굵은 한식 요리사였다. 그 뒤 대학 호텔조리과를 졸업하고 단체 급식 조리사로도 일했다. 20년이 넘는 경력의 요리사가 술독에 빠지게 된 이유는 기존 전통주 맛이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않아서였다. “우리 전통주 맛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안타까운 마음에 독학으로 술을 빚었더니 의외로 원하는 맛이 나와, 자신감을 가지고 양조장을 차리게 됐다는 것이다.그의 양조 비결은 막걸리를 빚을 때 ‘맛있어져라!’는 주문을 외우듯 마음을 담아서 만드는 것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이 양조사는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 손맛은 마음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부산 막걸리’를 강조하기 위해서 재료는 100% 부산 쌀과 송학곡자 소율곡 누룩을 쓴다. 사상구에 양조장을 연 이유는 평생을 산 곳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이곳에서 나온 막걸리들은 공통적으로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 대표 상품인 ‘가랑가랑 막걸리(12도)’는 세 번 빚은 삼양주이자 무감미료 쌀막걸리다. 2025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우리술 탁주 생막걸리 일반 주류 부문 대상을 받았다. 적당한 산미, 적당한 단맛으로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술 좀 드시는 분에게는 ‘카랑카랑 막걸리(15도)’를 추천한다.‘생자몽 막걸리(6도)’는 와인 효모가 들어가 스파클링와인 느낌이 난다. ‘베리베리머치(6도)’에는 블루베리, 블랙베리, 라즈베리 크랜베리 등 베리 청이 네 가지나 들어갔다. 풍부한 과일 맛에다 청량감까지 더해 산뜻한 느낌이 난다.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만들었지만 아직은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가랑가랑 막걸리, 가성비 갑의 전통주라고 하겠다.■동아대 주류학술동호회 ‘아쿠아 비츠’동아대에는 주류학술동호회 ‘아쿠아 비츠’가 있다. ‘아쿠아(Acqua)’는 물, ‘비츠(vita)’는 생명, ‘생명의 물’이라는 뜻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술을 아쿠아 비츠라고 불렀다. 요즘 대학에 주류학술동호회가 있다니, 신입생 환영식이라면서 사발주 먹이고 난리를 치던 그 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아직도 대학에 그런 문화가 남아 있다지만, 새로운 문화 또한 생겨나고 있다.동아대 ‘아쿠아 비츠’는 2023년부터 시작해서 올해 정식 동아리가 됐다. 부산에서는 유일한 주류학술동아리로 정식 등록한 회원이 64명이다. 주류학술동아리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학교 안팎에서는 우려가 컸다. 술을 많이 마실 테니 사고 발생도 잦아질 거라는 이야기였다.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동호회 정관의 회원 의무 1항에 ‘책임 있는 음주 태도 준수’를 명시하고,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아쿠아 비츠의 목적은 ‘세계 주류 문화 연구 및 탐방과 미식 조합’이다. 구체적으로 부산의 술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특색을 가졌는지, 그리고 부산의 주류 문화는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매달 정기 모임 때마다 발표하는 팀을 정해 다양한 술에 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방식이다. 맥주바에 가서도 라거나 에일 등 먼저 제조 방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맛을 보면서 어떤 맥주인지 맞춰보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동아리에 속한 학생들의 전공이 공대, 법대, 미대 등 다양해 술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이들은 주류학술동호회답게 MT 갈 때도 소주는 한 병도 들고 가지 않는다. 지난 MT에서는 칵테일 만들기 경연을 통해 각 조마다 새로운 술을 만들어 시상했다. 덕분에 새로 태어난 수십 개의 칵테일 맛을 비교하며 술에 대한 이해도를 크게 높였다. 학생들에게 가입 동기를 물었더니 위스키, 칵테일, 와인, 코냑, 사케, 브랜디 순으로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전통주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어 보였다. 그런데 신입생 한 명이 “전통주 콘텐츠 제발 해 주세요”라고 요청해서 전통주 양조장을 처음으로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그냥 취하기 위해서 ‘부어라, 마셔라’였던 것 같다. 이들처럼 맛도 음미하고, 지식도 쌓아가면서 마시면 술도 아주 유익할 수 있겠다. 아쿠아 비츠의 향후 계획은 전통주, 맥주, 위스키로 구분해 부산의 술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양조장과 주류학술동호회의 운명적 만남지난달 24일 사상의 가랑가랑 양조장에서 ‘가랑카세(가랑가랑+오마카세)’가 열렸다. 예전에 떡볶이 가게였다는 20여평 규모의 양조장은 생각보다 비좁았다. 아쿠아 비츠 회원 8명이 앉자 한 명이라도 화장실에 가려면 일어나서 자리를 비켜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발효조, 발효기, 숙성 탱크, 병입기 등 술을 빚는데 필요한 설비는 다 갖춰 전통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술을 만드는 효모가 날아다닌다고 생각하니 양조장에서의 식사는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양조장에 오면 특별한 술을 맛볼 수 있다. 먼저 비매품인 약주(물을 섞지 않은 원주)가 웰컴드링크로 나왔다. 위에 뜬 맑은 막걸리를 더 숙성시켜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맛이 났다. 이날 가랑카세는 약주와 제철을 맞은 밤수프로 출발했다. 단감샐러드와 ‘베리베리머치’가 다음 순서다. 이주운 양조사는 “베리베리머치는 많이 달지 않아서 식전주로도 어울린다. 한식·양식·중식, 치킨 등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리도록 설계해 뒀다”라고 말했다. 만든 이의 의도를 알고 마시니 더 맛이 느껴진다.스파클링 와인 맛이 나는 자몽 막걸리는 뜻밖에도 와사비타코 샌드위치와 함께 나왔다. 조선 시대부터 먹어 온 ‘파전+막걸리’라는 식의 진부한 장르를 깨보고 싶은 의도라고 했다. 막걸리를 마시면 배가 빨리 부른 게 단점이다. 막걸리의 안주로 이처럼 한 입 거리 정도의 가벼운 핑거 푸드가 더 많이 개발되면 좋겠다. 베리베리머치에 얼음을 넣었더니 진득한 느낌이 풀리며 하이볼처럼 산뜻한 맛이 났다.한 솥 끓여온 가리비찜은 시각적 놀라움을, 등갈비와 닭조림은 먹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식 요리사 출신 양조사의 매력이 유감 없이 발휘되는 공간이었다. 아쿠아 비츠 박진홍 회장(국제무역학과 4학년)은 “저는 막걸리를 마시면 숙취가 심해서 막걸리에 약하다고 생각하고 그동안 잘 안 마셨다. 그런데 오늘 마신 막걸리는 그동안 마셨던 것과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다. 제대로 만든 프리미엄 부산 막걸리의 재발견이라고 하겠다.어떤 특정한 음식만을 가려서 즐겨 먹는 걸 편식이라고 한다. 편식이 좋지 않다면, 편주도 좋지 않은 것 같다. 한식당에서는 와인보다 우리 술이 더 어울리는 법이다. 이렇게 양조장을 견학하고 그 양조장에서 나오는 여러 술을 비교해 마시니 이해도가 높아져서 좋았다. 지역에서 나온 전통주를 지역 대학생들이 널리 알리려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았다. 가랑가량 양조장은 내년 대저 짭짤이 토마토가 나오는 계절에는 토마토를 이용한 새로운 스파클링 막걸리를 낼 계획이라고 했다. 벌써부터 그 맛이 궁금해진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BNK금융, CEO 1차 후보 7명 압축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BNK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위한 1차 후보군(롱리스트) 7명을 확정했다. 임추위는 6일 금융감독원 모범관행에 따라 관리 중이던 내외부 후보군 중 지원서를 제출한 후보를 대상으로 서류 심사를 거쳐 최고경영자 1차 후보군 7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지원자가 제출한 지원서 등을 중심으로 그룹 비전 공유 역량, 전문성(경력), 공익성, 건전 경영 능력, 리더십 등을 중점 평가했다”고 밝혔다. 내부 승계 규정에 따라 빈대인 BNK금융 회장, 방성빈 BNK부산은행장, 김태한 BNK경남은행장 등이 후보군에 들었을 것으로 예상되며 7명 중 일부는 외부 후보군으로 예상된다. 현재 BNK부산은행장의 임기가 올 12월 31일로 돼 있고 구조상 부산은행장을 확정짓기 전 BNK금융지주 회장을 먼저 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늦어도 12월 중순까지는 최종 후보자가 정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최고경영자 1차 심사는 예년과 달리 3회차에 거쳐 진행했다는 게 임추위의 설명이다. 최근 국정감사 등을 통해 정치권이 공모 기간과 비공개 추진을 문제 삼으며 ‘깜깜이’ 논란에 불을 지피고 금융권 등에서 절차와 관련 일부 사실과 다른 얘기들이 나돌기도 해 더욱 깐깐한 검증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도 지난달 30일 이례적으로 “현재 경영 승계 절차는 2023년 12월 발표된 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 관행 가이드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도 냈다. 특히 이번 임추위부터 금감원 모범 관행에 따라 사무국을 신설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내부 입단속도 철저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 필요 없어요"… 인건비 늘자, 공공기관 사회복무요원 ‘기피’ 가속화
공공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이 사라지고 있다. 예산 부족, 인력 관리 어려움 등을 호소하며 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을 선발하지 않으면서다.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기자들은 장기간 대기하며 학업, 진로에 어려움을 겪거나 군 복무가 면제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6일 부산울산지방병무청에 따르면 올해 부산 지역 사회복무요원 복무 인원은 2796명으로 2022년 3129명 대비 약 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규 배치 인원은 1843명에서 1458명으로 20% 넘게 줄었다. 공공기관이 사회복무요원을 소집하지 않은 탓이다. 특히 부산 동구 지역 사회복무요원은 2022년 69명에서 올해 32명으로 50% 이상 줄었고 연제구도 81명에서 49명, 사상구도 67명에서 38명으로 절반 가까이 인력을 줄였다. 내년의 경우 부산 지역 16개 구·군이 병무청에 신청한 사회복무요원 인력은 총 1364명으로 올해보다 100명가량 적다. 반면 부산·울산 지역 소집 대기자는 5500여 명에 육박한다. 사회복무요원들은 읍·면·동 주민센터를 비롯한 공공기관과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한다. 구청이 연초 주민센터, 사회복지시설 등으로부터 인력 신청서를 받아 병무청에 제출하면 11월께 병무청이 배치 시기, 근무지, 인원을 결정해 각 기관에 통지한다. 사회복무요원 수요가 줄어든 주요 원인은 늘어난 인건비에 있다. 부산 전체 사회복무요원 인건비 예산은 2022년 약 110억 원이었으나 올해 180억 원으로 불어났다. 가장 많이 늘어난 지자체는 동래구인데 같은 기간 10억 7700만 원에서 23억 6000만 원으로 배나 늘었다. 사회복무요원 병장 월급은 3년 사이 67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2.3배 가까이 뛰었다. 2022년까지 보건복지부가 사회복무제도 지원 사업으로 보조금을 최대 3억원가량 지급했으나 2023년부터는 환경부가 지급하는 수백만 원 보조금을 제외하고 지자체 예산으로 인건비를 충당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 관리 부담도 원인으로 꼽힌다. 사회복무요원 중 정신건강 관련 질환이 있거나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늘어나 인력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는 평이다. 한 구청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필요 예산이 증가해 필수 업무 중심으로 사회복무요원을 배치할 수밖에 없다”며 “개인정보 보호 강화로 이들이 맡는 업무도 적어져 불가피하게 인력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복무처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기자들은 학업, 진로 등에서 고충을 호소한다. 소집 확정이 보장되지 않으니 대학생들은 졸업을 앞두고서야 소집되거나 대기 기간이 3년을 넘겨 전시근로역으로 군 복무를 면제받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부산울산지방병무청에 따르면 올해 전시근로역으로 전환된 부산·울산 지역 장기 소집 대기자는 총 833명이다.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대 행정학과 김용철 교수는 “사회복무도 국방의 의무 중 하나인데 이들 월급을 복무 기관이 주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며 “정부가 이를 전액 부담하기 어렵다면 보조금을 다시 지급하는 방안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이슈 선점’ 전략, 득일까 실일까 [엑스포 공동 유치 정치권 반응]
부산과 경남, 전남이 손잡고 해양과 섬을 주제로 하는 ‘2040 월드엑스포’ 유치 계획을 밝히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불과 7개월 앞두고 이 같은 구상이 발표되면서 3개 광역단체장의 선거용 공약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이러한 구상이 실제 내년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여야를 아우르는 부산과 경남, 전남 광역단체장의 ‘협치’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선거를 앞둔 성급한 이슈 선점용 공약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게 들린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이르면 다음 주 경남, 전남과 ‘2040 월드엑스포’ 유치를 주제로 첫 실무 회의를 연다. 앞서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3일 경남도청 확대간부회의에서 해양과 섬을 주제로 하는 남해안 중심 2040 월드엑스포를 3개 시도가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월드엑스포 유치 구상은 가덕신공항을 비롯한 3개 시도의 해양 관광·물류 인프라, 830만 명에 달하는 인구 규모, 그리고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서는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체로 이번 구상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광역단체장들이 이슈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한다. 최근 부산을 비롯한 경남, 전남 광역단체장들은 시민 주목을 받을 만한 파격적인 의제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우지 못한 채 내년 선거를 앞두고 당 안팎으로 강한 견제를 받고 있다. 실제 박형준 부산시장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점하고는 있지만 시정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여론이 긍정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의 경우 명태균 사태 이후 김건희 여사의 공천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 등이 불거지는 등 특검의 수사선상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여권은 박 지사에게 “명태균 게이트”를 해명하라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으며 내년 선거까지 공천 청탁 의혹 이슈를 끌고 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영록 전남지사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다른 지사 후보군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지 않다. 3선 도전과 도정에 대한 도민 피로감 등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되는데 내부 경선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과 경남, 전남 광역단체장 모두 내년 선거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부산·경남·전남 광역단체장 모두 여론 환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당이 다른 3개 시도가 힘을 합쳐 엑스포를 유치한다는 의제를 띄우는 것만으로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광역단체장들이 연대해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모습은 유권자들에게 협치하는 단체장 이미지를 부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2040 월드엑스포 추진으로 부산·경남·전남 광역단체장들이 정치적인 역풍에 휩싸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설익은 계획이지만 부산·경남·전남 2040 월드엑스포 공동 추진에 대한 시도민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직면한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3개 시도지사 중 누구 한 명이라도 바뀌게 된다면, 계획은 금방 틀어질 수 있다. 엑스포 추진이 군불 때기 수준에 그칠 수 있는 것인데,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공약 남발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게다가 부산은 엑스포 유치 관련 2년 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119 대 29로 참패한 기억이 있어, 호의적인 여론이 형성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큰 이벤트가 아닌 당장 시도민들의 먹고사는 문제, 경제와 산업 발전 등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여 총공세 준비하는데… 야 서구 시작 전부터 '집안싸움'
내년 지방선거를 7개월여 앞두고 부산 서구청장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문제는 여당의 총공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국민의힘은 집안싸움에 몰두하고 있어 야권 내에서는 자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서구청장 선거 출마를 노리는 부산시의회 최도석(서2) 의원은 최근 현역인 공한수 서구청장을 향해 연일 공개적으로 날 선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구청은 사실상 (나를) 투명 인간 취급하고 있다”며 “그동안 예산을 구걸하다시피 확보했는데도 행사장에 가면 축사 한 번 못 하고 보릿자루처럼 앉아 있는 신세”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한 앞서서는 서구의 주요 현안 중 하나인 충무대로 확장 공사와 관련, 준공을 환영하는 내용의 본인 현수막에 대해 철거를 요청한 서구청이 정작 구청 스스로 내건 유사한 현수막은 버젓이 게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불만을 내비쳤다. 이 외에도 서구청 기관지에서 자신의 이름이 배제되는 점, 각종 선거 중립 의무로 구청장은 정당 기여도가 매우 낮다는 것 등에 대해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편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공 청장은 서구를 지역구로 6, 7대 부산시의회 입성해 성공했으며 2018년과 2022년 서구청장에 내리 당선될 정도로 오랜 기간 지역에서 기반을 닦아 온 인물로 꼽힌다. 이에 못지않게 최 의원 역시 공 청장의 시의원 지역구를 물려받아 민주당 바람이 불었던 2018년 생존에 성공할 정도로 주민들과의 신뢰를 깊이 닦아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4년 뒤인 2022년에는 재선 자리에 올랐다. 이처럼 두 사람 모두 정치인으로서는 서구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인 까닭에 지역 개발과 예산 확보 등의 성과를 둘러싼 신경전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옹호 여론도 있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감정 싸움을 벌이는 것을 두고는 시선이 곱지 않다. 서구의 경우 보수 텃밭으로 분류될 정도로 국민의힘에 유리한 정치 지형이다. 서구는 민선 이후 단 한 번도 민주당 계열 후보를 배출한 적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의 경우 민주당이 부산의 지방 권력 탈환 의지를 강력하게 비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과도한 기싸움은 서구 본선을 넘어 부산 전체판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내부 싸움은 자제해야 한다는 쓴소리가 분출한다. 여기다 최근 민주당에서 부산시당위원장 자리를 두고 계파 갈등이 불거지는 등 국민의힘에 호재가 발생했으나 공 청장과 최 의원의 진흙탕 싸움이 자칫 되치기 소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구의 경우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보니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이 강한 까닭에 두 사람이 벌써부터 맞붙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하지만 행사 발언 기회 제한 등 다소 감정적인 논쟁을 벌이는 것은 주민들이 보기에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야당인 만큼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등 긍정의 메시지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동철 ‘컷오프’ “재심 대상 아냐” 못 박은 민주 지도부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컷오프 사태를 두고 당 지도부가 “재심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당 지도부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인 유동철 수영구지역위원장이 반발을 이어가고 ‘명청 갈등’까지 재점화되는 등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가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의 예고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6일 MBC 라디오에서 유동철 부산 수영지역위원장 컷오프 논란과 관련해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정확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논의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재심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유 위원장 측이 정 대표의 ‘억울한 컷오프가 없도록 하겠다’는 원칙을 문제 삼는 것으로 들었지만, 당직 선거와 내년 지방선거 공천은 성격이 다르다”며 “두 과정이 100% 일치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이 경선 면접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재심을 청구한 데 대해 사실상 지도부 차원에서 ‘재심 불가’ 방침을 밝히며 선 긋고 나선 것이다. 친명계 인사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BBS 라디오에서 “정 대표가 말한 ‘컷오프 없는 경선’은 지방선거 공천을 의미한 것”이라며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은 당직 선거이기 때문에 이를 연결해 해석하는 건 과도한 확대”라고 반박했다. 이어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특정 계파를 배제하기 위한 불공정한 절차라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컷오프 당사자인 유 위원장은 지도부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조직강화특위 면접이 편파적이고 불공정하게 진행돼 부당한 컷오프를 당했다”며 “정 대표의 약속 파기이자, 당원의 선택권을 박탈한 민주주의 훼손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중앙당에 재심 청구서를 제출하고 정 대표에게 △면접 과정 진상 파악 △공정성 해명 △컷오프 없는 완전경선 이행 방안 등을 공개 요구했다. 지도부로서는 유 위원장의 향후 행보가 더욱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유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당의 적절한 응답을 기다리겠다”면서도 조치가 없을 시 당원주권 운동과 ‘컷오프감시단’ 결성 등 항의를 이어가겠다고 공언했다. 이번 컷오프 사태는 최근 ‘대통령 재판 중지법’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당정 갈등 기류와 맞물려 ‘명청 갈등’의 연장선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당 지도부가 일부 친명계 반발에도 신속하게 ‘재심 불가’ 입장을 명확하게 밝힌 것은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당내 근거 없는 불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 일각에서는 유 위원장이 과도한 언론 플레이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강특위가 독립적으로 역량 평가를 한 결과인데, 유 위원장 측이 일부 발언 등을 확대 해석해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의 한 여권 인사는 “일부 위원이 오해를 살 만한 발언을 했다고 하지만, 사실 결과만 보면 크게 이상할 게 없지 않느냐”면서 “당 대표가 사과까지 하면서 수습에 나섰는데, 유 위원장이 당의 복잡한 상황을 지나치게 개인 정치에 이용하려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728조 원 ‘예산정국’ 돌입…국힘 “특활비 부활은 내로남불 예산”
국회가 6일부터 728조 원 규모의 2026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특수활동비 부활 문제를 두고 ‘내로남불 예산’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종합정책질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예산정국에 돌입했다. 회의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부가 제출한 2026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8.1% 늘어난 728조 원 규모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내년은 경제 활력을 높이고 성장을 본격화할 골든타임”이라며 “이번 예산안에 담긴 핵심 사업이 적기에 집행되지 못한다면 728조 원 예산의 효과는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다”고 말하며 신속한 예산안 처리를 요청했다. 여야는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국민의힘은 지역사랑상품권과 국민성장펀드 예산을 겨냥해 “재정건전성을 해치는 선심성 사업”이라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중심의 확장 재정으로 지방 균형발전과 신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이라며 맞받았다. 국민의힘은 특히 이재명 정부의 특수활동비 부활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과 사정기관의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했던 것과 달리, 올해 이를 다시 부활시킨 점을 두고 “내로남불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 82억 51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검찰·경찰·감사원 특활비와 특경비도 모두 줄였다. 하지만 올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대통령실 특활비 82억 5100만 원이 다시 포함됐고, 검찰 특활비 72억 900만 원, 경찰 특활비 32억 원, 감사원 특활비 15억 원 등도 예년 수준으로 복원됐다. 사실상 지난해 삭감 조치가 모두 되돌아간 셈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예결위원들은 “야당일 때는 불필요하고 여당이 되자 긴요해진 ‘내로남불 예산’”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불과 1년 전 ‘없어도 국정이 마비되지 않는다’며 전액 삭감했던 대통령실 특활비 82억 원을 다시 살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해 단독 처리로 2조 4000억 원으로 줄였던 예비비가 올해 4조 2000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며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예산 편성”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광복회에 명확한 사업계획도 없이 학술 연구 명목으로 8억 원을 배정하고, 협동조합 지원 예산도 16억 원으로 늘렸다”며 “보은성 예산으로 삭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경제 성과 부각에 나섰다. 민주당 안도걸 의원은 “새 정부 출범 5개월 만에 경제는 대반전을 기하고 있다. 역성장에서 정상성장 궤도로 진입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경기 하강기에 초긴축재정이라는 독약처방을 했다. 그러다 보니 경제가 죽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재정 기조를) 완전히 전환했다. 현실을 직시한 경제 재정 정책”이라며 “성장의 족쇄가 되던 재정 정책이 성장의 날개를 붙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결위는 7일까지 종합정책질의를 이어간 뒤, 10~11일에는 경제부처를, 12~13일에는 비경제 부처를 대상으로 부별 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17일부터 예산소위원회 심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김대식 의원이 예결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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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키시마호 비극’ 온라인 추모기록관 열었다
생존자 증언, 유족의 사무친 한, 놓쳐버린 기록들…. 78년 전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 참사 기록을 집대성한 온라인 추모관이 문을 열었다. 파편적으로 남은 ‘그날의 기억’과 새로 확인된 사료를 한데 모은 첫 온라인 페이지다. 우키시마호 사건을 알려 추모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앞으로 오프라인 추모 공간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일보〉는 9일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만든 인터랙티브 페이지 ‘우키시마호 마지막 항해’(ukishima.busan.com)를 공개했다. 페이지에는 올 초부터 수개월간 진행한 취재진의 우키시마호 취재 기록과 결과물을 담았다. 비극의 증언록, 생존자 개인기록부, 사무친 유족의 한, 놓쳐버린 기록, 추모의 배 등 총 5개 세부 추모관으로 나뉜다. 모바일로도 동일한 콘텐츠가 제공된다. ‘비극의 증언록’은 두 달간 서울, 인천, 대구, 경남, 전남, 충남 등 전국 곳곳을 돌며 생존자를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취재진이 수소문 끝에 찾은 생존자 이순연(87)·전영택(95)·이재필(81) 씨의 생생한 증언도 기록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우키시마호 사건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생존자 개인기록부’에서 볼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서는 28년 전 우키시마호폭침진상규명회가 작성했던 생존자 80명의 기록부와 증언록을 일일이 첨부해 고인을 추모한다. ‘사무친 유족의 한’에는 12명의 피해자 유가족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그들의 마지막 바람을 담았다. 고인의 이름과 출생, 사망 연도가 적힌 위패를 누르면 영상과 사진, 기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놓쳐버린 기록’에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우키시마호 희생자 명단 원본을 비롯해 침몰한 우키시마호 모습, 선실에 널브러진 희생자 유해 등의 실제 사진을 보여준다. 우키시마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자 유족과 시민단체가 지난 30년간 애쓴 모습과 한일 추모 활동도 담겼다. 마지막 ‘추모의 배’는 방문자가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곳이다.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일본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의문의 폭발로 침몰했다. 한국인 강제징용자와 가족 8000명이 귀향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수장된 비극적 참사였지만 여태 유해 봉환이나 진상 규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교과서에도 사건이 등재되지 않았고, 추모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 국민의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다행히 행정안전부가 올해부터 유해 봉환 절차를 밟는 등 사건은 해결 국면에 돌입했다. 우키시마호의 당초 목적지였던 부산항 1부두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자는 목소리도 커진다. 동북아평화·우키시마호희생자추모협회 김영주 회장은 “온라인 추모관은 우키시마호 사건을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층을 비롯해 모든 세대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라며 “사건 해결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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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원잠, 선체·원자로는 한국서…한미 정상 간 논의된 내용"
해수부 부산 이전 특별법, 국회 상임위 통과…연내 본회의 통과 가시화
‘에코델타 데이터센터’ 5000평 추가 확보
마사회, 과천 포니랜드에서 탄소흡수식물 케나프 수확…바이오차로 활용
“삼성전자, 미국서 신용카드 출시 추진…자사 제품 판매 확대 기대”
국립오페라단, 푸치니 오페라 '잔니 스키키' 부산 공연
육아 정보부터 다문화 이야기까지…연제FM의 방송들
“내 이야기가 라디오에”…부산 최초 공동체 라디오 ‘연제FM’
청년·청소년이 만난 스마트농업…도시농사꾼, 체험·교육 프로그램 잇따라
부산진구, 청년상권 브랜드 축제 성황리 개최
동아대, 개교 79주년 기념 ‘자랑스러운 동아인’ 선정
부산시, '하얀지붕 설치 지원사업' 2025년 30개소 완료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콘텐츠 커넥트-IP 네트워킹 밋업 데이’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