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미래 걸린 일주일… 부산지역 상공계도 파리행
100년 가까운 세계박람회 역사상 유례 없는 치열한 유치전이 벌어진 가운데 개최지 결정을 일주일 앞두고 부산지역 상공계가 엑스포 유치 티켓을 따내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다.부산상공회의소는 장인화 회장을 비롯해 최삼섭 부회장, 김운석 상임의원이 오는 27일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파리로 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27일 도착하자마자 BIE 공식 리허설에 참여한 뒤 본격적인 막판 유치전을 벌인다. 장 회장 등은 지난 20일 파리에 입성해 윤석열 대통령 등과 함께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박형준 시장 등 부산시 일정에 발맞추는 한편 다음날 예정된 정부 차원 행사에도 참여해 유치에 힘을 싣기로 했다.BNK금융그룹 빈대인 회장은 부산상공·금융계 인사 중 가장 먼저 파리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빈 회장은 4박 6일 일정으로 오는 26일 파리로 출발한다. BNK금융그룹은 지난 4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면서 본격적인 유치 홍보에 뛰어든 바 있다. 빈 회장은 오는 27일 장 회장 등 부산 상공계 인사들과 합류해 28일 엑스포 개최지 선정까지 유치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BNK금융그룹은 개최국 선정 후에는 세계박람회 개최에 따른 지역의 금융지원 요구에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도 설치할 예정이다.부산상의는 지난 2년간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유치 활동을 펼쳐온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부산 기업인들은 월드엑스포 유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인 2021년부터 기부 등 지원에 적극 나섰으며, 부산의 원로 기업인들과 기업들이 낸 기부액만 200억 원에 가까울 만큼 유치에 열정을 쏟았다. “부산의 미래가 엑스포에 달렸다”는 절박함에 다들 공감한 덕분이다. 부산상의 장인화 회장은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임무는 다음 주 파리에서 있을 BIE 총회장에서 2030월드엑스포 개최지로 부산의 이름이 울려 퍼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역경제계는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다는 각오로 파리 현지에서 진행될 유치활동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부산시, 내년부터 ‘15분 도시’ 콘텐츠 더하고 시정 전반으로 영역 확대
부산시가 내년부터 15분 도시 조성 사업에 콘텐츠를 더하고 정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15분 도시를 중심으로 시정을 연결한다. 21일 부산시 15분도시기획단에 따르면, 2021년 7월 이후 3년여간 부산형 15분 도시 사업을 본격 추진했지만 정책 추진과 변화에 대한 시민 체감도가 기대에 비해 낮다고 판단해, 앞으로는 정책 연계성을 높이고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하는 등 고도화 작업에 나선다. 시는 우선 15분 도시 대표 콘텐츠를 기획해 단계별로 확대하고, 일관된 브랜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민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권역별 핵심 앵커시설을 지정해 연차별로 확산시키는 동시에 15분 도시 관련 정보를 담은 지도 ‘생활권 맵’을 제작하고, 브랜드 재단장(캐치프레이즈, BI 리뉴얼), 홍보영상 제작과 같은 전략적 홍보 활동을 병행한다. 시는 최근 교육과 창업, 복지와 건강, 문화와 체육 등 3개 분야 관련 실·국 직원들을 대거 참여시켜 각각의 정책과 과제를 연결하고, 대표 콘텐츠·프로그램, 핵심 앵커시설 등을 확정했다. 교육·창업 분야는 부산시청 내 들락날락, 기장군 평생학습관, 부산도서관, 국회부산도서관, 부산청년센터, 동서대창업가꿈 등 5곳을 핵심 앵커시설로 두고, ‘들락날락에서 놀자’, 1인 1여가생활 지원 목적의 ‘여유더하기’, 북테라피 콘서트, 생애주기별 독서 프로그램, 지방의정 북토크, 청년 사회 참여 활동, 창업보육 프로그램 등의 콘텐츠가 마련된다. 복지·건강 분야는 해운대구 재송동에 오는 12월 개소할 1호 하하센터와 금정구 소재 우리동네 ESG센터 1호점, 부산진구 마을건강센터, 찾아가는 의료버스를 핵심 앵커시설로 정하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기, 탄소포인트제 활성화, ESG 현장교육, 65세 이상 건강수명 향상 프로그램, 의료버스 건강 데이터 구축 등을 진행한다. 문화·체육 분야는 부산문화회관, 영도문화도시센터, 사직종합운동장이 핵심 앵커시설이다. 이곳에서 공공·민간 공연장 기능 강화를 위한 ‘다 가까이, 부산다움 극장’ 사업과 15분 문화도시 사업, 생활체육 천국도시 사업 등을 추진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15분 도시의 핵심은 이웃과 사람이 좋아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것으로, 이를 위해 도시 곳곳에서 좋은 관계가 일어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시는 이러한 좋은 관계 확장을 위해 기초가 되는 시설 공급 부분에서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제는 대표생활권 조성과 함께 15분 도시의 가치와 철학이 동네 곳곳에 스며들어 따뜻한 공동체가 회복될 수 있도록 정책을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부산 정재계·시민사회, 국회 찾아 “산은법 개정 촉구”
부산 경제계·시민사회가 국회 정무위원회를 직접 찾아 산업은행 본점 이전을 주 골자로 한 ‘한국산업은행법(이하 산은법) 개정’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시 이성권 경제부시장을 비롯해 지역 경제계, 시민단체 등 10여 명은 21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의 산은법 개정안 심사를 앞두고 회의실을 방문했다. 이들은 회의실 앞에서 ‘산은법 조속 개정’ 및 ‘산은 부산 이전’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회의실로 입장하는 정무위원회 위원들에게 산은법 개정을 빨리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부산시 이성권 경제부시장은 이날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수도권 일극주의로 지역소멸 위기를 맞은 대한민국의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 동력 확충에 꼭 필요한 일”이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개정을 강력 촉구했다. 앞서 지역 경제계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간협의체 산은 부산이전 추진협의회는 지난 20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은법 개정안 통과 촉구를 주 내용으로 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은 지난해 5월 정부 국정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산은법 개정을 위해 여‧야 국회의원 4명이 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며, 지난해 11월 정무위원회에서 개정법률안 심사가 보류된 후 지금까지 계류 중이다. 지난 5월 산은이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고시되면서 사실상 한국산업은행법 소재지 조항 개정만 남겨놓은 상황이다.
가계빚 1,875,600,000,000,000…또 ‘사상 최대’
1875조 6000억 원. 고금리 환경에도 불구하고 주택 자금 수요가 급증하며 올해 3분기 가계빚이 또 한번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7~9월)에만 가계 빚은 전 분기보다 14조 원이 넘네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75조 6000억 원으로 2분기 말(1861조 3000억 원) 보다 14조 3000억 원(0.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말(1871조 1000억 원)을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뜻한다. 가계신용은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의 영향으로 작년 4분기(-3조 6000억 원)와 올해 1분기(-14조 4000억 원) 잇따라 감소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올해 2분기(8조 2000억 원) 반등한 이후 3분기에 다시 정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잔액이 1759조 1000억 원으로 2분기 말보다 11조 7000억 원 늘었다. 역시 종전 기록인 작년 2분기를 뛰어넘어 역대 가장 많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049조 1000억 원)이 17조 3000억 원이나 급증하며 직전 분기에 이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했다. 다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잔액 710조 원)은 5조 5000억 원 줄어 8분기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3분기 가계 판매신용 잔액(116조 6000억 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2조 8000억 원) 위주로 2조 6000억 원 늘었다. 이는 세 분기만의 반등으로 여행·여가 수요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은 서정석 금융통계팀장은 “3분기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의 감소세는 이어졌지만, 주택 경기 회복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판매신용도 세 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전체 가계 신용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4분기에도 가계빚은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월 가계대출은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6조 8000억 원 급증했다. 11월 들어서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10월과 비교해 보름 만에 3조 5462억 원이나 불었다.
“한 달 전 두드러기 왜인가 했더니…” 부산서도 빈대 확인
서울과 수도권 등에 잇따라 출몰하고 있는 빈대가 부산에서도 처음 발견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부산 사하구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사하구의 한 주택에서 빈대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로부터 받은 사진을 한국방역협회를 통해 검증한 결과 빈대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사하구는 이날 밝혔다. 사하구보건소 등에 따르면 앞서 지난달 중순 신고자는 자녀가 두드러기 증세와 가려움을 호소해 자녀를 병원에 데려갔다. 당시 병원에서 벌레에 물린 자국으로 추정된다고 하자 신고자는 빈대를 의심해 기존 침대 등을 버리고 빈대 살충제로 자가 방역도 했다. 신고자는 추석 이후 10월 초께 3~4일간 국내여행을 다녀왔으며, 이 지역은 빈대가 출몰했던 지역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한 달 여가 지나 빈대 1마리가 또 발견됐고,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사하구보건소 관계자는 “신고자가 초기 대처를 적절하게 잘 한 덕분에 확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현재까지 다른 사하구 주민들의 추가 의심 신고는 없는 상태지만, 빈대가 출몰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 전화는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청 측은 예비비를 들여 스팀기, 약품을 구매하는 등 빈대 방역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사하구청 관계자는 “빈대 발생 신고가 접수되면 빈대 퇴치팀을 현장에 보내 확인하고 방역할 계획”이라면서 “빈대 취약시설인 쪽방이나 고시촌, 노숙인 시설 등에는 보건소와 협업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까지 부산시에 접수된 빈대 신고는 총 4건이다. 이 중 공식적으로 접수된 빈대 출몰은 1건, 의심 신고 사례는 3건으로 확인됐다. 빈대 발견이 의심될 경우 각 구·군 보건소나 '부산 바로콜센터'로 문의할 수 있다.
“2030 엑스포와 가덕신공항, 에어부산은 한몸입니다” [부산 is ready]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와 가덕신공항 그리고 에어부산은 한몸입니다.” 월드엑스포 유치 도시를 결정짓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월드엑스포 유치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위해 홍보 활동을 이어온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이하 추진단) 이지후(49) 상임대표는 “월드엑스포 유치 활동이 지지부진했던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이끌어냈다”며 “월드엑스포 개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도 에어부산이 가덕신공항에서 지역 거점 항공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월드엑스포, 가덕신공항, 에어부산. 이 세 가지 의제는 사실상 하나의 틀에 놓여 있다는 말이다. 2018년 결성된 추진단은 엑스포 유치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이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전제로 활동을 이어갔다. 월드엑스포 유치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희망하며 시민 서명을 받는 등 850회가 넘는 거리 캠페인을 벌였다. 부산 시민 10만 서명을 국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때는 부산 엑스포를 국정과제로 채택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제출했다. 올해 4월엔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엑스포 유치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기원하며 떡과 레터링 케이크를 시민들에게 나눠 주고, 염원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행사도 진행했다. 백일몽인 줄 알았던 관문 공항의 꿈은 현실로 다가왔다. 가덕신공항 건설 전반을 지휘하는 전문 기구 ‘가덕신공항건설공단’ 설립 근거가 될 법안이 지난 9월 국회 상임위 전체 회의를 통과했다. 2029년 조기 개항에도 탄력이 붙었다. 이 대표는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활짝 문을 여는 신공항으로 엑스포 관람객들을 모셔 오는 주역이 에어부산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인들이 부산을 편하게 오고 가려면 거점 항공사가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다. 그러기 위해선 아시아나의 둥지에서 나온 에어부산이 가덕신공항을 모항으로 독자생존해야 한다. 이 대표는 “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 전에 2030년 부산에선 새롭게 문을 연 공항의 거점 항공사가 편안하게 세계인을 부산으로 모신다는 걸 명확하게 말해줘야 승산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 시민들이 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희망 찬 마음으로 기다렸으면 하는 것이 이 대표의 바람이다. 이 대표는 “월드엑스포 유치 경쟁 초반엔 부산이 불리한 지점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사우디 월드컵 개최 확정 등 상황이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부산 시민들 모두가 엑스포 유치에 대한 희망을 갖고 긍정적으로 상황을 지켜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년 주택시장 L자형 횡보세…수도권 아파트 매매·전세 1~2% 상승”
내년도 주택시장은 ‘불황형 안정세’로 L자형 횡보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은 1~2%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1일 서울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2024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전문건설협회 소속 연구원이다. 먼저 올해 주택공급은 40만호 내외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내년에는 54만호를 계획하고 있지만 45만호에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금리가 높아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좀체 회복되지 않고 고분양가로 인해 분양수요도 위축될 것으로 봤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역시 고금리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시장성이 약화되며 사업이 위축되고 건설사들이 원가부담으로 신사업을 하려는 시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권주안 연구위원은 “올해 주택시장은 고금리 등 경제 여건 악화로 수요와 공급이 동반 침체된 ‘복합 불황’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24년 주택시장은 수요 약세 지속, 공급 여건 악화, 시장 확장세 둔화 등이 지속되면서 L자형 횡보세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주택가격은 가격·거래·공급이 동반 약보합 상황으로 수도권 아파트 기준 매매 1%, 전세 2% 내외의 제한적인 상승세를 예상했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수요 회복의 기반 구축과 함께 공급 규제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방의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아울러 전반적으로 내년 국내 건설경기는 부진한 선행지표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연간 건설투자는 2.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불수능' 속 2024 만점자 ‘조용’…부산도 재학생 만점자 없을 듯
‘불수능’으로 평가받고 있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가채점 결과 만점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부산에서도 가채점에서 만점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으면서 '불수능'에 대한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전진협)에 따르면 지난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이후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중 모든 과목 만점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진협 관계자는 “수능 직후 학생들의 가채점이 끝난 이후 만점자에 대한 정보가 소문으로 들린다”며 “이번 수능에서는 재학생 만점자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입시 업체에서도 만점자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고3 재학생과 재수생 등 수험생 12만 명의 가채점 정보를 보유한 메가스터디교육 측은 “재학생 중에서는 수능 만점자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부산에서도 아직 만점자에 대한 소식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학력개발원 관계자는 “2024학년도 수능이 국어와 영어가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 속에 가채점에서 부산 지역 고등학생 중 전 과목 만점을 받았다는 소식은 듣지 못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2024학년도 수능은 국어와 영어 영역이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EBSi·진학사·메가스터디 등 주요 입시 업체들이 집계한 2024학년도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올해 수능은 국어와 영어는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수학은 2023학년도 수능과 비슷한 난도로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2024학년도 수능에서 고3 재학생 중 만점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2022학년도 수능 이후 2년 만의 일이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와 영어, 수학 영역이 모두 어렵게 출제돼 고3 수험생 중 만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만점자는 재수 응시자 중 단 1명뿐이었다. 지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전 영역 만점자가 3명이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 학력개발원은 오는 23일 2024학년도 수능 부산 지역 가채점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 맨발걷기 성지로 간다
전국적인 맨발 걷기 열풍(부산일보 11월 9일 자 1면 등 보도)에 힘입어 부산 각 지자체도 맨발걷기 활성화에 앞장선다. 이달에만 부산 지자체 7곳이 맨발걷기 관련 조례를 새로 만들고 부산시도 자체 조례 제정으로 힘을 보태는 등 ‘맨발길 성지’로 거듭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21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의 16개 구·군 중 맨발 걷기 관련 조례를 제정하거나 조례 제정 준비 중인 곳은 총 8곳이다.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는 금정구, 남구, 중구이며 조례 제정 예정인 곳은 부산시, 북구, 사하구, 부산진구, 기장군이다. 맨발 걷기 관련 조례 핵심은 황톳길, 자갈길 등 맨발 걷기에 최적화된 산책로 시설 설치에 지자체장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관련 근거가 만들어지면서 맨발 길 조성도 속도가 붙고 있다. 조례 제정을 준비 중인 기장군은 지난달 일광산 친환경 맨발 산책로를 조성했다. 기존 등산로가 맨발걷기로 인기를 끌자 노면이 울퉁불퉁한 황토길과 산책로를 정비하고 이정표, 벤치 등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강서구도 지난 9월 주민들의 건의에 따라 백양근린공원 인근에 맨발 등산로를 조성했다. 부산시가 ‘맨발 길’ 조성에 속도를 내는 것은 전국 지자체의 맨발 걷기 열풍과도 무관하지 않다. 전국적인 맨발 걷기 열풍은 올해부터 본격화됐다. 전국 자치법규 현황을 보면, 전국 지자체에서 제정·입법예고된 맨발 걷기 관련 조례만 86건으로 모두 올해 나온 내용이다. 서울, 경북, 전남 등에서는 기초 지자체뿐 아니라 광역시 자체 차원에서 조례를 마련해 지원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부산시도 뒤늦게 맨발걷기 열풍에 합류해 맨발 걷기 성지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부산은 산과 바다를 두루 갖춘 도시로 맨발 걷기 성지가 될 조건은 이미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간 맨발 걷기 활성화 사업은 기초 지자체의 재량에만 맡겨뒀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부산시도 자체 조례 제정으로 힘을 보탠다. 부산시의회 측은 내년 1월 맨발 걷기 관련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시의회 서경천 입법재정담당관은 “전국 지자체에서 맨발 걷기 관련 조례가 앞다퉈 제정되고 있는 만큼, 부산시도 걷기 활성화를 위해 지원 근거를 명문화할 계획”이라며 “맨발 보행로 설치와 보수, 걷기 사업 활성화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위한 조항을 명문화해 내년 1월 조례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올해와 똑같이 동결…아파트 69.0%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은 올해와 똑같이 2020년 수준으로 동결된다. 이에 따라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69.0%, 단독주택 53.6%, 토지는 65.5%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아파트 시세가 10억원이라면 공시가격은 6억 9000만원이 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를 개최해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재수립방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2020년 11월에 로드맵(장기계획)이 만들어진 바 있다. 당시 주택 유형에 따라 최장 2035년까지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을 90%로 끌어올리기로 계획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데다 현실화율도 점점 높아지자 국민들의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2023년에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일단 돌려놓고 이번에 로드맵을 수정하거나 폐기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그러나 국토부는 내년에도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 바로 로드맵 전체를 고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일단은 동결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국토부는 현실화 계획의 필요성 및 타당성은 근본적인 차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2020년 수립된 방안은 공시가격에 대한 국민의 일반적인 기대와 실제 공시가격이 괴리되는 결과를 낳았고 부동산 시장 급변 가능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시가격이 점점 현실화되면서 주택분 재산세는 2020년에 5조 8000억원이었으나 2022년에는 6조 7000억원으로 늘었고 종부세는 1조 5000억원에서 4조 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기존 현실화 계획을 수정·보완하는 부분적 개선만으로는 안된다고 보고 현실화 계획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연구용역을 내년 1월에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근본적인 개편방안을 내년 하반기에 마련하기로 했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감정평가를 거쳐 정하는 평가 가격이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7개 행정제도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올해와 동일하게 고정되는데, 표준주택과 표준지는 내년 1월, 공동주택은 내년 4월 발표된다.
신혼부부 400여 쌍 등치고 해외 도피 웨딩촬영 대표
20대 임 모 씨는 내년 1월 결혼을 앞두고 올해 4월 6일 결혼식 촬영을 위해 부산의 한 웨딩촬영 업체와 60만 원짜리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업체 대표가 지난 8월부터 연락이 닿지 않더니 9월에는 잠적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임 씨와 같은 신혼부부 피해자만 전국적으로 약 400쌍. 임 씨는 “해당 업체가 관공서 영상 촬영도 많이 했고 홍보가 잘 돼 있어서 계약을 맺었다”며 “결혼식 촬영을 하고 영상을 못 받은 부부도 많다”고 말했다.결혼식 영상 촬영 비용만 챙기고 해외로 잠적한 이른바 ‘먹튀’ 웨딩촬영업체 대표에 대해 경찰이 인터폴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전국적으로 피해자가 많은 만큼 국내로 송환해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부산 사상경찰서는 결혼식 영상 촬영 비용만 챙기고 태국으로 잠적한 웨딩촬영업체 대표 30대 A 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고 21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신혼부부를 상대로 촬영 비용만 챙기고 지난 7월 28일 태국으로 잠적한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경찰에 접수된 고소장만 350여 건으로 피해를 입은 신혼부부는 부산, 경기, 서울 등 전국에 400쌍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금액은 1억 5000만 원 정도로 경찰은 피해 규모가 이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 직원과 외주 촬영감독들도 몇 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관계자는 “피해 금액과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피해자가 많기 때문에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고 여권 무효화 조치를 완료했다”고 말했다.이 업체는 웨딩 촬영 분야 전국 1위라고 홍보하며 피해자를 모집했다. 피해자들은 업체 측과 평균 60만 원 선불 계약하고 결혼식 영상 촬영을 맡겼는데, 업체 측이 변명만 늘어놓고 결혼식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연락이 두절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피해자들은 금전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예현 송경재 변호사는 “전국적으로 피해자 규모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숨겨진 피해자가 많을 것이고 피해 금액도 지금보다 더 많을 것”이라며 “피해자 신병을 확보해서 결혼식 영상 촬영본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돈은 어디에 쓰였는지 등 사기 고의 입증과 처벌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인터폴 공조수사가 꼭 필요하다 ”고 말했다.
야마모토, MLB 포스팅 시작…“총액 2억 달러 이상”
일본 야구 대표팀의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5)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데일리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21일 “야마모토의 원소속구단 오릭스 버펄로스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창)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이적 신청을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MLB닷컴은 “"미국 동부 시간으로 21일 오전 8시(한국시간 21일 오후 10시)부터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며 “협상 종료는 2024년 1월 4일 오후 5시(한국시간 1월 5일 오전 7시)까지”라고 전했다. 포스팅 절차를 밟기 전부터 미국 현지에서는 뉴욕 양키스, 메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10개 이상의 구단이 야마모토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일본 언론은 야마모토가 이번에 역대 아시아 최고 포스팅 금액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았다. 현재 아시아 최고 포스팅 금액 기록은 다나카 마사히로가 2014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며 달성한 ‘7년 1억 5500만 달러’이다. 디 애슬레틱, CBS스포츠 등 미국 현지 언론은 “야마모토를 영입하려는 구단은 7년 2억 달러(약 2571억 원) 수준의 계약서를 내밀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 최초로 퍼시픽리그 3년 연속 투수 4관왕에 올랐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1위를 독식했다. 또 2019년 프리미어 12, 2021년 도쿄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에서도 일본의 주전 투수로 활약했다. 야마모토의 2023시즌 성적은 23경기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 169탈삼진, 일본프로야구 통산 기록은 172경기 70승 29패 1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1.82다. 평균 시속 153㎞, 최고 159㎞의 빠른 공과 평균 시속 144㎞의 스플리터를 주로 던지는 그는 구속을 시속 120㎞대로 낮춘 슬로 커브도 장착했다. 여기에다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도 던진다.
'디펜딩 챔프' 이탈리아, 유로 본선행 확정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이 우크라이나와 무승부를 거둬 가까스로 202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탈리아는 21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예선 C조 8차전 최종전에서 우크라이나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와 4승 2무 2패(승점 14)로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상대 전적에서 1승 1무로 앞서 조 2위를 확정했다. 같은 조 선두 잉글랜드는 이날 북마케도니아(승점 8)와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겨 6승 2무, 승점 20으로 유로 2024 본선 무대에 올랐다. 24개 팀이 겨루는 유로 2024 본선 무대에는 예선 A∼J조 1, 2위를 차지한 20개 팀이 직행한다. 나머지 티켓 4장의 주인은 내년 3월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를 통한 플레이오프에서 결정된다. 우크라이나의 홈 경기였지만 러시아의 침공으로 독일에서 경기를 치른 이탈리아는 슈팅 17개(유효 슈팅 2개)를 시도했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으로 득점에 송공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7개의 슈팅(유효 슈팅 4개)으로 맞불을 놓았지만 끝내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해 ‘본선 직행권’ 확보에 실패했다. 일찌감치 유로 2024 본선행을 확정했던 같은 조의 잉글랜드는 북마케도니아와 무승부로 예선 8경기 무패를 기록하며 조 1위를 차지했다. 북마케도니아는 조 4위에 그쳐 탈락했다.
거리에서 여성 만지고 폭행한 혐의… 해경 간부 직위 해제
부산에서 해양경찰 간부가 여성의 몸을 만진 뒤 폭행을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진경찰서는 강제추행과 폭행 혐의로 부산 해경 A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경위는 지난 5일 오후 10시께 부산진구 한 거리에서 지나가던 여성의 신체를 만진 혐의를 받는다. 이후 여성을 뒤따라갔다가 뺨을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여성이 피해를 입은 곳은 술집이 밀집한 번화가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술에 취한 A 경위가 여성이 사과를 거부하자 폭행까지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경위는 폭행 혐의만 인정하고, 강제추행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해해양경찰청은 A 경위가 성 비위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심의를 거쳐 20일 A 경위를 직위 해제했다. 남해해경은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공무원은 강제추행을 저지르면 최소 정직 이상 처분을 받게 되며 강등·해임·파면 등 중징계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창원 사화·대상공원 감사 ‘진실 공방’
경남 창원시의 사화·대상공원 개발사업 감사 결과를 놓고 정치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민선 7기 시정이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주장에 현 야권이 발끈하면서 정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덩달아 전‧현직 시장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창원시 감사관은 지난 9일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에 따라 시행한 사화·대상공원 민간개발특례사업 감사에 대한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전임 시장 방침으로 사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해 1051억 원의 재정 손해를 입혔다는 게 골자다. 해당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공원 부지 전체를 매입한 뒤 70%는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만 주거·상업 시설로 개발해 자본을 회수하는 구조인데, 시유지 매입을 면제해줬다는 주장이다. 쟁점이 되는 시 소유 땅은 사화공원 22만 2096㎡(287억 원), 대상공원 31만 1186㎡(764억 원)다. 이 부지가 매입되지 않아 70% 이상 기부채납 법령도 위반했다고 꼬집었다. 또 사업자 수익금 상승분 중 공공기여 등으로 100억 원을 시에 귀속해야 했지만, 이마저 협의 내용 변경 과정에서 누락됐다고 했다. 허성무 전 시장은 “법령을 위반했다는 것은 일방적인 주장이다. 당시 서류를 봐야 알겠지만 공무원들에게 일방적인 지시를 한 적은 없다”면서 “적어도 제 기억과 철학에 의하면 얼토당토 않은 일”이라고 일축했다. 덧붙여 “(총선)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역에서 유력 거론되는 저를 음해하고 공격하기 위한 명백한 선거개입이다. 관권선거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국토교통부 취재 결과 전체 용지의 70% 이상을 공원시설로 기부채납하면 되는 것”이라며 “공원 부지 전체 매입은 중요치 않다”고 보도, 허 전 시장의 주장에 힘을 싣기도 했다. 그러자 시 감사관은 다시 반박 자료를 냈다. 민선 6~7기 때 세 차례에 걸쳐 국토부에 질의했지만 모두 ‘사업자는 전체 공원 부지에 대해 매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답변을 회신했다는 것이다. 언쟁이 오가는 동안 창원시의회도 나섰다. 여야 의원단이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전·현직 시장을 규탄했다.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몰아가는 것에 상당히 유감”이라며 “공무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뒤에 숨어 잘못을 은폐하지 말고 시민 앞에 나서 문제점을 밝혀야 한다”며 허 전 시장을 겨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사실 왜곡과 진실을 은폐한 정치적 표적감사, 홍남표 시장을 규탄한다”고 맞받았다. 한편 사화공원 개발은 9663억 원을 투입해 의창구 일대 124만 600여㎡ 중 16만 7000㎡에 아파트(1965세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며, 대상공원 개발은 9553억 원을 들여 성산구 95만 7000여㎡ 중 12만㎡에 아파트(1779세대)를 짓는 사업으로 모두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세계 3대 오라토리오 멘델스존 ‘엘리야’ 부산 무대 오른다
부산시립합창단(예술감독 이기선)이 ‘세계 3대 오라토리오’ 연주를 마침내 마무리한다.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할 멘델스존 필생의 역작 ‘엘리야’가 마지막 무대이다. 시립합창단은 지난 2021년 ‘메시아’에 이어 지난해 하이든의 ‘천지창조’를 공연했다. 멘델스존 오라토리오 ‘엘리야’는 드라마틱한 구조와 캐릭터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음악사의 한 획을 그은 대작이지만 국내 공연장에선 쉽게 보기 드물다. 130여 분에 달하는 긴 연주 시간과 인물 감정 변화의 폭이 큰 작품이라 합창과 오케스트라, 솔리스트 등 대규모 연주단이 조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기선 예술감독 지휘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소프라노 정혜민(세종대 출강, 과부·천사), 메조소프라노 김선정(한국예술종합학교 출강, 천사·여왕), 테너 최원갑(부산시립합창단 수석 단원, 오바댜·아합왕), 바리톤 이광근(부산대 교수, 엘리야)이 솔리스트로 출연하고, 부산시립합창단, 나주시립합창단(예술감독 전진)이 한 무대를 꾸민다. 반주는 부산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최수열)이 맡았다. 이번 무대에 오르는 공연 관계자만 약 150명에 달한다. 오라토리오 ‘엘리야’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예언자 ‘엘리야’를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멘델스존은 걸작이 된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1844년)를 완성한 후 인기 절정을 누리지만, 너무 무리한 탓인지 투병 생활을 한다. 이때 멘델스존은 영국 버밍엄 뮤직 페스티벌로부터 대작을 의뢰받고, 1846년 2부 42곡으로 된 아름다우면서 박진감 넘치는 오라토리오를 완성한다. 이후 1847년 38세로 생을 마감한다. ‘엘리야’ 초연은 1846년 8월 28일 영국 버밍엄 타운홀에서 이뤄졌다. 초연 당시 가사는 영어였다. 멘델스존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의 개정 작업을 했다. 독일어 초연은 멘델스존 사망 3개월 후인 1848년 2월 3일 그의 39번째 생일에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니엘스 빌헬름 가데 지휘로 이뤄졌다. 이번 부산 공연도 독일어 버전(노벨로 합창 에디션)으로 연주한다.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1부는 우상 바알(Baal)과 아세라의 사제들과 맞서는 선지자 엘리야의 치열한 대결 구도가 펼쳐지고, 2부는 여왕의 복수와 사람들의 변심으로 위기에 빠진 엘리야가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하늘로 승천한다는 내용이다. 이기선 예술감독은 “멘델스존 특유의 낭만적인 선율과 색채감 넘치는 관현악이 조화를 이루며 종교와 예술의 일체감이 빛나는 작품”이라며 “푸가를 이용한 충실한 구성, 낭만적 색채의 선율, 박력 넘치는 스토리가 어우러진 공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솔리스트로 출연하는 테너 최원갑은 당초 출연 예정이던 최상호(한예종 교수)가 독감으로 21일 하차하면서 대신하지만, 내부 배역으로 꾸준히 연습해 왔다. 공연 문의 051-607-3132. R석 2만 원, S석 1만 원, A석 5000원.
농식품부 장관이 엄숙한 국무회의장에 들고 간 선물은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국무회의장에 깜짝 선물을 들고 가 참석자들에게 소개하며 널리 홍보를 당부했다. 통상 국무회의는 매우 엄숙한 분위기에서 열리는데 정 장관은 “민생을 챙기려면 엄숙주의부터 깨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장에 배즙과 과일칩 등 경남 하동 청년농부들이 만든 음료와 간식을 들고가 참석자들에게 권했다. 정 장관은 맛과 영양이 뛰어난데도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우수상품’을 골라 국무위원들에게 직접 소개하고, 지원과 관심을 호소하겠다는 취지다. 과일칩 매실주스 고구마·밤·호박양갱 꿀밤 감말랭이 냉동김밥 등이다. 정 장관은 “국무회의는 국가 최고 회의기구이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라며 “참석자들에게 우리 농식품을 적극 홍보해, 인구 감소 등으로 활기를 잃은 지역사회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의 현안인 민생을 챙기려면 엄숙주의부터 깨야한다”면서 “농민들 판로 개척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국무회의장이 아니라 전국 어디라도 제가 직접 뛰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정황근 장관이 추천하는 식품은 농식품부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자 인증을 받은 경남 하동군벤처농업협회 회원사 제품들이다. 2008년 설립된 하동군벤처농업협회는 귀농한 청년 농업인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단단한 유대를 형성해 공동으로 판로를 개척하고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의 농산물을 매입·가공해 판매하는 등 지역 농가와 상생하고 있다. 대표적 성공 사례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 이유식 제조업체인 ‘에코맘의 산골이유식’이다. 이 회사 오천호(41) 대표는 대학 졸업후 서울 압구정동에서 죽 장사를 했으나 하동에서의 사업을 구상하고 귀농을 결심했다. 오 대표는 “이유식으로 쓰려고 하니 간을 하지 말아달라”던 손님의 말을 기억하고 고향 하동에 내려와 연매출 200억원의 벤처업체를 키웠다. 오 대표 같은 성공사례가 늘어나면서, 하동군은 지난해에 817가구 1118명이 귀농·귀촌했고, 올해는 3분기까지 약 1086가구 1323명이 외지에서 들어와 정착했다. 이외에도 배즙으로 유명한 슬로푸드(주)농업회사법인, 프리미엄 맛밤으로 인기를 끈 하동율림영농조합법인, 최초로 냉동김밥을 개발해 수출하고 있는 복을만드는사람들(주) 등 성공한 벤처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하동 지역 농협 예금과 지역 우체국 택배 물량도 증가하며 지역 전체가 활력을 찾고 있다. 인구 4만 2000명인 하동군은 작년에 1430만 달러 어치 농식품을 해외에 수출했다. 2014년 450만달러에서 3.2배 늘어난 수치다. 한덕수 총리 등 국무위원들도 이를 응원했다. 한 총리는 “날이 추워졌는데, 배즙을 마시니 감기 예방에 좋을 것 같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하동군벤처농업협회와 같이 지역 영세·소농가와 상생·협업하는 우수사례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과일칩과 양갱을 먹으며 “과하게 달지 않고 식감이 좋아 손이 간다”고 말했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농산물과 문화·관광을 결합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서 '산은법 개정안' 논의…"조속 처리" '피켓 시위' 압박도
KBD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최종 관문인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1일 어렵사리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처리 전망은 밝지 않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당론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법안소위위원장인 민주당 김종민 의원도 산은법 개정안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날 처리가 무산돼 정기국회 내 법안 논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여야는 곧바로 총선 일정에 돌입하기 때문에 21대 국회 내 처리는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이에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과 지역 시민사회 인사들은 이날 국회 본청 회의장 앞까지 찾아가 “부산 시민의 열망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며 마지막 호소에 나서기도 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정무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상정됐다. 여당 의원들의 강력한 요구와 정무위 소속의 유일한 부산 인사인 민주당 박재호(부산남을) 의원의 뒷심이 반영된 결과다. 안건은 여야 합의로 앞 순위로 상정됐다. 산은법 개정안의 핵심은 산은 본점의 부산 명시다. 국민의힘은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명시하고 관련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산은 부산 이전 자체에 대한 반대 기류가 여전하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에서 산은 부산 이전에 노골적인 제동을 걸고 있어 당장 법안소위 통과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표적 지역균형발전 공약인 산은 이전을 관철하기 위해 부산 여당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정부 측과 협의를 갖고, 원내지도부 채널을 통해 우선 처리 법안으로 삼아달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 소속 PK(부산·울산·경남) 의원들의 법안 처리 촉구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협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날 소위 회의에 앞서 여권은 국회 내 ‘피켓시위’로 산은법 처리 압박에 나섰다. 이날 오전 이성권 시 경제부시장과 박재율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 등 시민단체와 상공계 인사들은 정무위 회의실 앞에서 피켓을 들고 조속한 산은법 개정을 강조했다. 이들은 ‘800만 동남권 시민의 열망. 한국산업은행법 조속히 개정하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회의장을 들어서는 야당 위원들에게 협조를 촉구했다. 국회 내 피켓 시위는 이례적인 모습으로, 민주당 의원들에게 그만큼 산은 이전이 부산에 절박한 과제라는 점을 인식시키려는 시도였다. 이 부시장은 “산은 부산 이전은 800만 동남권 시민의 열망이자,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키”라며 “민주당은 더이상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국민과 부산시민의 열망을 모른 체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민주당 박재호 의원도 피켓을 들고 ‘산은 부산 이전” 구호를 외쳤다. 박 의원은 "오늘 소위 회의에서 산은 부산 이전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겠다"면서도 "윤 정부와 여당이 조금 더 일찍 산은 부산 이전 의제를 가지고 힘 있게 밀어줬으면 좋을 텐데 늦은 감이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희곤(부산 동래) 의원도 "산은법 개정안 논의가 시작된 만큼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논의에 더욱 속도를 붙여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피켓시위에 나선 인사들은 법안소위원장인 민주당 김종민 의원에게 법안 처리를 강력히 요구하기도 했다. 박 상임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산은 부산 이전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도 등한시할 수 없는 사안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균형발전을 계승한 민주당 입장에선 더욱더 그렇다"며 "여야 정쟁이 아닌 국가 발전 차원에서 사안을 다뤄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소위에서 산은법 개정안 논의에 별다른 진척이 없을 경우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는 22일 민주당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는 방침이다.
부산 학교 K급식, 몽골로 전파한다
부산 지역 학교의 ‘K급식’이 몽골 학생들에게도 전파될 것으로 기대된다. 몽골 정부가 파견한 학교 급식 관계자 10명은 21일부터 사흘 동안 부산 지역 학교를 방문해 급식 환경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들 관계자들은 부산 지역 학교 2곳을 찾아 급식 시스템을 직접 경험할 예정이다. 몽골 정부는 최근 몽골 내 학교 급식 제도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급식 환경 개선·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몽골은 선진화 된 K급식 시스템을 익히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몽골 관계자들은 21일 오전 교실 배식 학교인 부산 해운대구 양운초등학교를 방문해 식재료 검수와 배식, 시식 등 학교 급식 전반을 지켜봤다. 오는 23일에는 식당 배식이 이뤄지는 사하구 부산일과학고를 찾는다. 이들은 소통과 문화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부산일과학고 학생 식당에서 학교 급식의 다양한 모델을 경험할 예정이다. 이들은 22일 부산영양교육체험센터를 방문해 김치를 담으며 한국의 음식 문화도 익힐 예정이다. 부산교육청 곽정록 인성체육급식과장은 “몽골 정부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학교 급식 모델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나 경찰인데"…주점 외상 일삼던 30대 경장 결국 파면
경찰 신분증을 들이밀며 상습적으로 외상술을 마시고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린 사실이 들통 나 구속된 30대 경찰관(부산일보 11월 10일 11면 보도)이 결국 제복을 벗게 됐다. 21일 창원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근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관내 지구대 소속 A 경장에 대한 파면을 의결했다. 경찰 공무원 징계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등 중징계와 감봉, 견책 등 경징계로 나뉜다. 파면은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다. 경찰 신분을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이며, 5년간 공무원 시험도 못 본다. 퇴직급여는 절반만 받을 수 있다. A 씨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창원 상남동과 부산 진구 주점을 다니며 6차례에 걸쳐 약 200만 원어치 술값 등을 지불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는 경찰 신분증을 보이면서 외상을 요구했고, 나중에 지인이 계산한다거나 휴대전화를 맡겨 놓고 이튿날 찾아가며 급히 와서 현금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댔다. 이에 일대 주점가에는 ‘경찰 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한국유흥음식업 창원시지회는 ‘상남동에서 형사라고 칭하는 손님이 외상으로 술을 마신다. 주의를 바란다’는 문자메시지를 회원들에게 보냈다. 뒤늦게 이를 인지한 경남경찰청은 지난달 16일 A 경장을 직위해제했지만, ‘나쁜 버릇’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았다. 지난 6일 새벽 3시께 상남동 한 주점에서 8만 원어치 술값을 내지 않은 채, 술병과 화분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출동한 경찰관에게는 “동료를 잡아가냐”며 핀잔을 줬다. A 경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지난 15일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A 경장은 청소업체를 차려 직원 4명을 고용했다가 월급을 제대로 주지 않아 고용노동부에 고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복수의 동료 경찰관에게도 수천만 원을 빌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A 씨는 “일부 외상값을 갚았다. 사기 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관련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다.
‘정신 병동에도…’ 장률 “사람과 세상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소리 내서 펑펑 울었어요. 감정이 요동쳤죠.”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 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출연한 배우 장률은 이렇게 말했다. 이 작품은 정신 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매 에피소드가 그의 마음을 울렸단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률은 “여러 이야기가 기억에 남지만,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환자 이야기가 특히 인상 깊었다”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의 감정이 와닿았고,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가 생각나 예닐곱 시간 동안 울었다”고 말했다. 장률이 연기한 ‘황여환’은 정신의학과 의사다. 온 가족이 의사인 집안에서 자란 인물로, 간호사 다은의 지원군이기도 하다. 장률은 “드라마 팀에서 강남성모병원 의료진에게 자문할 수 있도록 연결해줬다”며 “짧게나마 의료진이 어떻게 생활하고, 환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궁금한 점이 생기면 (자문 의사에게) 물어보면서 캐릭터를 준비했다”면서 “걸음걸이 같은 작은 지점까지 신경을 썼다”고 했다. 여러 일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여환처럼 장률도 이 작품을 만나 그럴 수 있었다. 그는 “촬영 끝나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문득 사랑이라는 감정을 떠올리게 되더라”며 “이 작품의 일원으로서 많은 걸 배우고 얻었다”고 말했다. 장률은 “20대 때는 내가 상처받지 않는 선에서 방어적으로 사람들을 대했다”며 “하지만 이젠 ‘진짜 사랑은 곁을 다 내어줄 수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하나둘 깨달은 걸 앞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 실천하려고요. 우선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이번 작품이 저에게도 여러모로 좋은 영향을 끼쳤네요.” 2013년 영화 ‘방관자’로 데뷔한 장률은 올해 10년 차 연기자가 됐다. 그는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며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얻는 게 어려운데 전작 ‘몸값’ ‘마이네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이번에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기를 할 때 그 나이의 저를 담아낼 수 있어서 좋다”며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편인데 요즘엔 (과거의 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이번 작품은 사람과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드라마에요. 많은 분이 제 마음을 울린 이 드라마를 보고 힘을 얻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막 내린 바다미술제 “가장 지역적이고 친환경적”
37일간 일광의 바다를 물들였던 예술 잔치가 막 내렸다. 지난달 14일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를 주제로 개막한 2023바다미술제가 13만여 명의 관람객(14일 집계 기준)을 모으며 19일 성공적인 여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바다미술제는 가장 지역적이고 친환경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개국 31팀 43명의 참가 작가 모두 해안 지역 출신이거나 바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로 구성했으며, 바다와 해안 환경을 위한 대안적인 비전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준비했다. 특히 기존 바다미술제가 백사장을 중심으로 작품을 전시했던 것을 넘어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하천, 마을 창고, 마을 공원까지 활용해 지역 전체를 모두 탐구할 수 있었다는 점이 돋보였다. 야외 자연에서 펼쳐지는 미술제인 만큼 작품의 운송과 제작 과정까지 철저하게 환경을 고려했다는 점도 올해 행사의 특징이다. 외국 작가의 작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문제를 고려해 별도의 운송 없이 모든 작품을 부산에서 제작했고 재료 역시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한정했다. 이 같은 선택 때문에 과거에 비해 큰 규모의 전시 작품이 없었고 볼거리 측면에서 아쉬웠다는 지적도 있다. 이 지적에 대해 김성연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은 “대형 작품을 내세워 자연을 압도하는 대신 우리와 공생하는 자연, 해양 환경과의 관계를 차분히 성찰할 수 있는 공간로 마련했다. 전시 의도를 공감해 주는 분들도 많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올해 바다미술제는 준비 과정부터 작품 전시까지 미술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었고 차분하게 우리의 일상 공간에서 작품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조직위는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바다미술제 지도와 가이드북을 제작했다. 다만 예산 부족 때문에 관객에게 다가가 작품을 직접 설명해 주는 가이드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못해 다음 행사에선 이런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듯 보인다.
산은, 2045년까지 비수도권에 125조 원 쏟아붓는다(종합)
한국산업은행(이하 산은)이 본점의 부산 이전과 함께 오는 2045년까지 비수도권에 125조 1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른 전국적 생산유발 효과는 300조 7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입수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산은 역할 강화’ 검토 자료에 따르면 산은은 지역균형성장을 위해 이 같은 계획안을 수립했다. 핵심은 2045년까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5대 5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는 것이다. 산은은 지식서비스업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한 반면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주력 업종인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부진으로 경기 침체가 두드러지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 불균형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4년 수도권 49.9%, 비수도권 50.1%였던 지역내총생산은 2015년 각각 50.3%, 49.7%로 역전된 이후 2021년 기준 수도권이 52.8%, 비수도권 47.2%로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산은은 이 같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역별 거점 센터를 설립해 각 지역별 수요에 최적화된 금융을 공급하고 지역 혁신 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특히 지역 제조업이 도약하고 신성장산업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는 방침이다. 산은의 시설자금 공급으로 창출되는 생산유발효과는 300조 7000억 원으로 연평균 13조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산은 이전을 두고 여야 정쟁으로 연내 산은법 개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부산 상공계가 다시한번 정치권 압박에 나섰다. 산업은행 부산이전 추진협의회(이하 협의회)은 21일 오전 열리는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제1소위를 하루 앞두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안의 국회 정무위 통과”를 적극 촉구했다. 정무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산은 본점 소재지 수정을 골자로 한 산은법 개정안이 다뤄지기 때문이다.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 개정안을 상정하지 못하고 다음 국회로 넘어가면 내년 총선과 맞물려 개정안 처리가 요원해질 우려가 크다.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해 국정과제에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포함해 발표한 바 있으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시정연설에서 조속한 처리를 당부한 바 있다. 지난 7월 산업은행이 부산이전 계획 연구용역을 거쳐 부산 이전을 금융당국에 보고했지만 이전을 위해서는 본점 소재지를 서울로 명시한 산업은행법이 개정돼야 한다. 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문제는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산은 이전이 양당의 정쟁도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것. 실제로 국민의힘은 산은 부산 이전을 위한 법안을 정기국회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지만, 국회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에서는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과는 달리 부울경 민주당 의원들은 산업은행법 개정에 찬성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박재율 협의회 공동대표는 “산은 이전을 위해 앞장서야 할 국회의원들이 당론과 지역에 갇혀있다”며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산은 이전은 공수표 가능성이 크다. 개정안이 상정되지 않으면 부산시민들이 지역 정치권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국민의힘은 김기현 당 대표가 약속한 한국산업은행법 정기국회 내 개정을 위해 당력을 총동원해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며 “민주당이 수도권 집중 현상을 반대한다면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산은 부산 이전에 힘을 실어야 할 것”이라고 소리높였다. 윤여진·김진호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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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널리시스 “가상자산 범죄 65% 급감”… 이유는?
가상자산 범죄가 전년 동기 대비 65% 대폭 감소했다. 민·관이 관련 규제와 교육에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체이널리시스가 1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상자산 분석 리포트 ‘2024 가상자산 범죄보고서 미리보기’를 발간했다. 체이널리시스는 8개 대표 가상자산 범죄 유형 △해킹(Hacks) △기타 악성코드(Other Malware) △다크넷 시장(Darknet Markets) △아동 학대 자료(Child abuse material) △사기 상점(Fraud Shops) △사이버 범죄자 관리자(Cybercriminal Administrator) △스캠(Scams) △랜섬웨어(Ransomware)를 정의하고 범죄 유형별 불법 주소 유입량을 분석했다. 체이널리시스의 불법 주소 유입 분석 결과, 일부 수치(제재 대상·특별 조치 대상)를 제외하면 6월 말까지 파악된 불법 주소로의 가상자산 유입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65%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믹서나 고위험 거래소 등 고위험 주소로의 유입이 42%가량 감소하며 유의미한 수치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범죄가 감소했지만, 그중 스캠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스캠 수익은 작년 동기에 비해 77% 줄었다. 체이널리시스는 감소 배경으로 ‘스캠 범죄의 두 거대 조직인 비디룩(VidiLook), 치아타이텐칭(Chia Tai Tianqing Pharmaceutical Financial Management)의 소멸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두 스캠 모두 허위 수익을 약속한 흔한 방식의 투자 스캠이다. 또 한 가지 눈여겨볼 수치는 랜섬웨어 피해 규모의 상승세다. 분석에 따르면 랜섬웨어는 올해 6월 약 5865억 원(4억 4910만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탈취하며, 급격한 확산세를 보였다. 체이널리시스는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대규모 조직은 대상으로 한 공격의 유행과 높은 성공률을 보이는 소규모 랜섬웨어 공격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사이버 보안 및 사고 대응 회사인 키부의 앤드류 데이비스 총 법률고문 및 리스크 총괄은 “이러한 큰 수치 변화는 수십,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고액의 초기 요구 몸값의 상승과 관련 있다”고 덧붙였다. 체이널리시스 분석 담당자는 “불법 주소로의 자금 유입 감소는 민관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그러나 랜섬웨어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경계는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바, 업그레이드된 메인넷 ‘카바 14’ 성공적 출시
코스모스 블록체인 기반 디파이(Defi) 플랫폼 카바가 신규 메인넷을 출시하고 코스모스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카바는 12일(현지시각) 공식 커뮤니티 채널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신규 메인넷 ‘KAVA 14(카바 14)’를 공개했다. 카바는 이번 업그레이드를 기점으로 코스모스 내 디파이 프로젝트와 사용자에게 더욱 안전하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자산을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카바는 체인 간 자산을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시켜 사용자에게 스테이블코인 유동성 공급 및 전송을 위한 효율적인 메커니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특히 자체(Native) 코스모스 자산을 이더리움의 ERC-20 토큰 표준으로 원활하게 변환하는 ‘내부 브리지(internal bridge)’ 기술을 적용한 것이 이번 업그레이드의 주요 특징이다. 이는 지난 6월 테더가 "카바를 허브로 활용해 코스모스에 테더를 통합하고, 카바에서 USDT를 발행하겠다"고 밝힌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카바 14의 출시로 테더 스테이블코인 ‘USDT’는 코스모스 생태계에서 주조(Minting)하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트론 네트워크 등 레이어1 블록체인 상 ‘USDT’와 간편하게 변환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테더-카바 통합과 카바의 신규 메인넷 출시가 지난 테라·루나 사태 이후 유동성 문제를 겪었던 코스모스의 디파이 생태계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콧 스튜어트 카바 공동창업자는 “카바가 공식적인 테더 통합을 시작한 지 며칠 만에 폴카닷과 니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USDT를 코스모스에서 발행했다”며 “저는 카바 14 업그레이드를 통해 체인 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마침내 코스모스 생태계가 구축한 놀라운 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카바 플랫폼에서 활용되는 가상자산 ‘카바(KAVA)’는 작년 11월 스테이블 연동(페깅) 이슈 등으로 인해 상장되어 있던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빗썸으로부터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됐으나, 지난 5월부터 유의 종목에서 해제됐다.
셀시우스, ‘가상자산 미반환’ 혐의로 스테이크하운드 고소
지난 7월 파산신청을 한 가상자산 대출기업 셀시우스가 예치했던 가상자산 미반환 혐의로 유동성 스테이킹 플랫폼 스테이크하운드를 고소했다. 12일(현지시각) 글로벌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매체 코인데스크는 셀시우스가 최근 미국 법원에 스테이크하운드를 고소한 것으로 전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셀시우스는 소장에서 “스테이크하운드에 리도 스테이크 이더리움(stETH) 2만 5000개, 이더리움(ETH) 3만 5000개, 폴리곤(MATIC) 4000만 개, 폴카닷(DOT) 6만 6000개 등 약 1억 5000만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예치하고 스테이크하운드의 자체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인 ‘st토큰’으로 교환했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st토큰을 예치했던 가상자산으로 교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2021년 셀시우스는 스테이크하운드에 자산을 맡겼으나 스테이크하운드의 커스터디 제공업체인 파이어블록스가 프라이빗 키를 유실함에 따라 해당 자산을 분실한 바 있다. 이에 셀시우스는 스테이크하운드에 키 유실에 대한 공동 책임을 묻는 반면, 스테이크하운드는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셀시우스는 “파이어블록스가 프라이빗 키를 유실했다고 하더라도 스테이크하운드의 가상자산 반환 의무는 여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주장에 대해 스테이크하운드는 “당장 셀시우스가 보유하고 있는 st토큰을 가상자산으로 교환해 줄 의무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스테이크하운드는 셀시우스의 고소 건에 대해 스위스 법원에 중재 합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 합의란 일반적으로 현재 발생하고 있거나 장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분쟁을 중재에 의하여 해결하도록 하는 당사자 간 합의다.
'스포츠 변방국' 편견을 메치다…대한민국 최초 올림픽 금 양정모 [부산피디아 EP.14] /a>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국제적 스포츠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효자 종목은 뭘까. 국가대표 선발이 국제대회서 메달을 따는 것보다 어렵다는 양궁, ‘금빛 찌르기’로 사람을 열광시키는 펜싱이 언뜻 떠오른다.
[K술 미래, 사케에서 찾다] 수백 년 전통에 ‘젊음·혁신’ 더해 세계의 술로…
우리나라 전통주가 다시 붐이다. 젊은이·어르신 할 것 없이 우리 술 배우기 열풍이고 전국적으로 양조장이 생겨나고 있다. 국내 주류시장의 전통주 비중은 아직 1% 수준. 미래 전망은 엇갈린다. ‘반짝 인기’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고, 급속도로 성장할 거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K술의 대중화·세계화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부산일보>는 <서일본신문사>과 공동취재로, 우리보다 먼저 세계로 진출한 ‘사케(일본술)’의 현재를 살피고 우리 술의 미래를 짚어 본다. 전통주 전문가인 조태영 대표(양조장 ‘기다림’)와 사케 전문가 다카미 히로유키 대표(‘알 유니콘 인터내셔널’)가 동행했다. ■ 170년 전통과 최신 기술의 만남 일본 규슈 후쿠오카현, 쌀 산지로 유명한 이토시마 지역의 한 도로변. 커다란 붓글씨체로 ‘白糸’(시라이토)라 적힌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1855년 창업해 지역 대표 양조장으로 자리잡은 시라이토 주조의 본거지다.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한 은발의 다나카 노부히코(70) 대표는 7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그의 안내에 따라 양조장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거대한 나무 지렛대 모양의 기구가 눈에 들어온다. ‘하네기’라 불리는 전통 술짜기 방식이다. 오후 2시께, 직원 2명이 달라붙어 8m 길이의 참나무 한쪽 끝에 커다란 돌을 하나씩 매달기 시작한다. ‘쩍쩍’ 무게에 눌린 나무끼리 맞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소리가 커질수록 기구 아래 놓인 통으로 걸러진 술이 채워진다. 하네기 방식으로 술을 짜는 건 일본 전체에서 시라이토 양조장이 유일하다. 생산 속도와 양을 늘리기 위해 양조장마다 술짜기 공정을 기계로 바꿨지만 시라이토는 170년째 전통을 고집한다. 다나카 대표는 “하네기는 술 한 통을 짜는 데 꼬박 48시간이 걸리고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기계가 할 수 없는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다”며 “나무와 돌의 조합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1855년도부터 지금껏 똑같은 기구를 그대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고 보니 그가 건넨 명함의 로고도 ‘하네기’를 본뜬 것이다. 전통에 대한 자부심, 양조장의 근간이 로고 하나에 담겼다. 다나카 대표가 즉석에서 걸러지고 있는 원주를 받아 취재진에게 건넸다. 보통의 사케와는 다른, 갓 짜낸 신선함이 느껴지는 맛이다. 마지막 공정인 술짜기는 에도 시대 방식이지만, 나머지 공정은 현대식이다. 누룩방과 건조실, 효모 배양실과 분석실 등 공간마다 실험실 못지않은 기계 장비가 그득하다. 최신 설비를 활용해 잡균을 막고, 발효 온도를 관리해 술의 품질을 유지한다. 발효실에는 1500L짜리 대형 철재 탱크 14개에서 술이 익어 가는 중이다. 내년 봄까지 110개 탱크 분량이 만들어진다. 다나카 대표는 “과거에는 ‘도우지’(총책임자)의 경험에 의존했지만 요즘엔 데이터 덕분에 젊은 세대에게 술을 맡길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술도 만들고 있다”며 “새로움도 전통의 일부이며, 그래야 회사가 이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세 아들이 양조장 운영에 참여한 이후 개발한 술 ‘다나카65’는 출시되자마자 현지 주목을 받았다. ■ 기본기에 새로움 더하는 ‘젊은 리더십’ 사케의 새로운 도전은 젊은 세대가 양조장을 물려받으면서 자연스럽게 확산하는 추세다. 후쿠오카현 구루메 지역의 야마노 고토부키 주조도 5년 전 30대의 나이에 가타야마 이쿠요(44) 대표가 전면에 나서며 변화를 맞았다. 둘째 딸로서 아버지의 뒤를 이은 가타야마 대표는 초반 2년간 기본 다지기에 충실했다. 그는 “‘다도’의 기본 정신을 떠올리며 술 빚기의 기본에 신경을 썼다”며 “우선은 업계 선배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술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각종 품평회에서 수상을 하며 기본기를 갖추자 비로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20년 선보인 ‘프리스크 1·2’가 대표적이다. ‘프리스크 1’은 누룩 가스를 남겨 탄산감이 있고, ‘프리크스 2’는 수제맥주 같은 과실 향이 특징이다. 지난해부터는 또 다른 실험을 시작했다. ‘야마다니시키’ ‘오마치’ 같은 술전용쌀 품종이 아니라 일반쌀로 술 빚기에 나선 것이다. 가타야마 대표는 “코로나 기간에 우연히 200년 전 창업자의 일기를 발견했는데, 양조장 창업 배경이 적혀 있었다”며 “쌀이 풍부한 반면 겨울 산업이 없는 이 지역을 위해 양조장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읽고, 창업 정신을 되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야마노 고토부키 양조장은 현재 전체 사케 생산량 중 70%는 술전용쌀, 30%는 지역에서 재배한 일반쌀을 쓴다. 작년 봄 첫선을 보인 일반 쌀 사케의 반응이 좋아 올해는 증산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가타야마 대표는 200년 넘게 이어 오던 도우지 제도도 없앴다. 대신 직원 5명과 함께 디자인·영업·술 빚기·분석까지 모든 작업 내용을 단체 채팅방으로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나눈다. ‘대표-도우지-직원’의 수직 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꾼 것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양조장이기에 가능한 실험이기도 하다. 다카미 대표는 “옛날 아버지 세대라면 인정받기 힘든 새로운 리더십”이라며 “요즘 시대와 잘 맞아떨어져 재밌는 술이 등장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인기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쌀 생산자와 사케 양조장의 ‘공생’ 일본 사케와 우리나라 전통주는 쌀·물·누룩을 쓴다는 점에선 비슷해 보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재료부터 공정까지 차이가 난다. 특히 원재료인 쌀은 출발선부터 다르다. 사케는 술전용쌀(주조호적미)을 주로 사용하는데, 1930년대 효고현에서 개발된 ‘야마다니시키’ 품종이 대표적이다. 오늘날 술전용쌀은 생산자와 양조장 사이의 ‘계약재배’가 일반적인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야마다니시키가 전국적으로 보급되면서, 후쿠오카현 이토시마 지역도 주 생산지 중 하나가 됐다. 한때 효고현에 이어 전국 2위 생산량을 자랑했는데 현재는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JA(농협)이토시마 양조쌀협회 호리타 가츠유키 협회장은 “야마다니시키는 일반쌀에 비해 재배가 어렵지만 가격이 높기 때문에 농가 수익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계약 물량과 실제 수확량이 차이가 나더라도, 전체 양조장에 적절하게 물량을 배분하며 수요와 공급을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쌀 생산자와 양조장의 ‘상부상조’ 관계가 사케 산업의 든든한 토대인 셈이다. 구루메 지역 125년 역사의 모리노쿠라 양조장은 계약재배를 넘어 쌀 생산에 직접 관여한다. 자체 논을 보유 중이고, 계약재배 논도 수시로 방문해 일손을 돕는다. 모리나가 가즈히로(52) 대표는 “여러 음식에 어울리는, 식탁 활용도 높은 술을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부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며 “그러려면 원재료가 우수해야 하는데, 특히 대표 브랜드인 ‘모리노쿠라’와 ‘고마구라’ 2종은 지역 쌀만 고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리노쿠라 양조장의 ‘자연 순환’ 철학도 흥미롭다. 수확한 쌀로 사케를 만든 뒤 남은 지게미로 소주를 빚고, 소주 지게미는 비료로 써서 다시 쌀을 재배하는 식이다. 조태영 대표는 “10년 전 부산에 전통주 양조장을 설립하면서부터 비슷한 방식을 구상해 왔는데, 술 빚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전체를 재활용하는 점이 인상적이다”며 “우리나라 양조장도 적극 도입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후쿠오카·사가현(일본)/글·사진=이대진·히라바루 나오코(서일본신문) 기자 djrhee@busan.com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우키시마호 마지막 항해
78년 전 우키시마호 참사의 기록을 집대성한 온라인 추모관이 문을 열었다. 파편적으로 남아 있는 ‘그날의 기억’과 새로 확인된 사료를 한데 모은 첫 온라인 페이지다.
[지방시대 선포 특별기고] 4.일본의 자치조직권
[지방시대 선포 특별기고] 3.독일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권
[지방시대 선포 특별기고] 2. 지자체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어디로 가야 하나?
'스포츠 변방국' 편견을 메치다…대한민국 최초 올림픽 금 양정모 [부산피디아 EP.14]
‘부산항 전도사’ 이용득 부산세관박물관장 [부산피디아 WHO(後)]
2030부산엑스포 무대가 될 부산항 북항의 모든 것 [부산피디아 EP.11]
눈에 거슬리는 흰머리, 뽑을까 말까? [궁물받는다]
물, 하루에 얼마나 마실까요? [궁물받는다]
계곡물에 수박 담그기 하지 마세요 [궁물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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