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구 호천마을도 ‘경사형 엘리베이터’ 가동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호천마을에 길이 50m가 넘는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가동된다. 노년층이 많은 주민이 경사지를 편히 오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중교통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마 촬영으로 유명해진 공간이라 관광객 방문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부산진구청은 오는 24일부터 부산진구 범천동 1515-347번지에 경사형 엘리베이터 운행을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호천마을 주민과 방문객이 산복도로 경사지를 편하게 이동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호천마을은 많은 노년층이 오랜 시간 터전을 잡고 살아온 공간으로 드라마 ‘쌈, 마이웨이’ 등을 촬영한 후 국내외에서 유명 관광지로 떠오르기도 했다.호천마을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범천동 백일사 인근부터 위쪽 방향 경사지에 52m 길이로 설치됐다. 2020년 12월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되면서 사업이 추진됐고, 2022년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공사가 진행됐다. 예산은 총 31억 1100만 원을 투입했다.경사형 엘리베이터는 고령층이 많은 호천마을 주민이 이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산복도로가 형성된 공간이라 마을 아래쪽과 위쪽을 오가려면 가파른 경사지를 계단으로 오가야 했다. 부산진구청 창조도시과 관계자는 “차량으로 이동하려 해도 옆으로 둘러 가야 해서 접근성이 좋진 않았다”며 “걸어서 15~20분이 걸리는 구간을 1분이면 이동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특히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져 주민뿐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 방문도 더욱 수월해질 전망이다. 경사형 엘리베이터 아래쪽 주변에는 시내버스 29번, 38번, 86번, 186번 등 4개 노선이 지난다. 부산진구청 창조도시과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위쪽 인근에는 87번 시내버스 하나만 지나간다”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쪽으로 이동하면 다양한 버스 노선을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경사형 엘리베이터는 사고와 고장이 잦은 모노레일을 대체하는 이동 수단으로 꼽힌다. 부산진구뿐 아니라 동구 등 경사지로 된 산복도로 일대에 설치하는 추세다. 부산 동구 초량동 산복도로 168계단 모노레일은 잦은 고장으로 지난해 6월 운행을 멈췄고, 그 자리에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올해 중 가동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문재인 케어'도 필수의료 어려움 배가 요인"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가 2017년부터 시작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가 필수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배가하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케어로 선택진료비, 상급 병실료 등 덩치가 큰 비급여 항목이 급여화돼 겉으로 보는 보장성은 높아졌지만, (건강보험) 집행액이 폭증하며 국민 부담이 커졌다"며 "필수 의료에 대한 공정한 보상보다는 의료 남용을 가속화하고 수도권으로의 환자·의사 쏠림이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 의료쇼핑 최소화하고 필수 의료 중심으로 건보 재정을 개혁하지 않으면 재정 버티기 힘들어진다"며 "우리 정부가 의사 집단행동 등 어려움을 각오하고 의료 개혁을 시작한 이유이고, 내년이나 후년으로 개혁을 미룰 수 없는 이유"라고 개혁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케어는 문재인 정부가 2017년 8월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으로, 미용·성형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의료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로봇수술, 초음파, 자기공명영상촬영(MRI), 2인실 등 3800여 개 비급여 진료 항목을 완전히 없애는 것으로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여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했다. 한편 장 수석은 "전공의들이 의사라는 직업 자체를 포기한 게 아닌 만큼, 수련 환경과 의료 체계가 제대로 변화한다면 복귀해 수련을 이어갈 것"이라며 "세심한 교육·훈련을 받도록 투자를 강화하고 공정한 보상 체계와 소신 진료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전공의 복귀의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야당 등에서 의정 갈등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나 일부 관계자 문책을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재차 선을 그었다. 고위 관계자는 "어떤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기보다는 의료 개혁이 한창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라며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시급하지, 누가 사과하거나 책임지는 것은 급선무가 아니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민주당은 금정보선 야권 단일화 나서라"
내달 열리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류제성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재차 요구했다. 류 후보는 19일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를 외면하는 민주당은 즉각 단일화 테이블로 나오라”며 “전남 영광과 곡성 선거는 야당끼리 경쟁이지만,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부산시민은 윤 정권을 심판하라고 명령하고 있고, 민주개혁 진영은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 보궐선거 승리로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의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 제안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달 초에 이어 한가위 연휴 전에도 조국 대표의 입을 통해 토론을 통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에 금정구 지역구 후보를 양보했지만 민주당은 금정구에서 패했으니 민주당 후보로는 보궐선거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조국혁신당의 주장이다. 류 후보는 “민주당과 김경지 후보는 단일화 테이블로 나와 윤석열 심판의 대의에 동참해 달라”라며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원로들은 민주 개혁세력 후보 단일화를 위한 중재와 행동에 나서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특검법' 국회 본회의 통과…거부권 정국 도돌이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법’과 지역화폐법을 일방 처리하면서 여야는 또다시 ‘거부권 정국’으로 빠져들게 됐다.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등 야당은 이른바 쌍특검법과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화폐법)을 단독 처리했다. 쌍특검법은 각각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 여사 특검법),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이다. 이중 김 여사 특검법은 김 여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김 여사의 인사 개입·공천 개입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특별검사 추천권은 더불어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야당이 갖도록 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지역화폐법 개정안은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중앙정부의 재정적 지원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힘은 이를 ‘이재명표 포퓰리즘법’이라고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해 온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 표결에 불참해 이들 3대 쟁점 법안은 야당이 단독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 직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를 소집하고 안건 상정 및 표결을 강행하려는 데 반발해 ‘본회의 보이콧’을 결정했다.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 대응 방안도 검토됐지만, 잇따른 필리버스터에 대한 부작용 등을 고려한 끝에 단순 표결 불참으로 의견을 모았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김 여사 관련 문제가 예민한 탓에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은 것이라는 민주당의 지적에 “민주당식으로 해석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견해”라면서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의사표시일지 여러 방법론을 고민한 끝에 판단하고 의원들이 동의해서 행동에 옮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은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또다시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여야가 합의한 26일 본회의 일정은 무시한 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연 오늘 회의는 본회의장을 강탈한 민주당 의원총회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통과한 법안에 대해서는 “상임위 단계에서부터 여당과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 처리된 정쟁용 좀비 악법들”이라며 “지독한 특검중독”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김 여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에 대해 여권이 일제히 “악법”이라고 목소리를 낸 만큼,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고려해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재의결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윤 대통령이 24일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6일 본회의에서 재의결을, 24일 이후 거부권을 행사하면 10월 7일 국정감사 이전에 재의결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인데, 언제 거부권이 행사되는지에 따라 재의결 시점이 정해질 것 같다”고 밝혔다.
북한, 4.5t 고중량 미사일 내륙으로 발사 첫 공개…정확도 과시
북한이 탄두 중량을 늘린 탄도미사일을 내륙으로 발사한 사실을 공개했다. 고중량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 개발을 통해 전략·전술적 선택지를 넓히고 있는 북한이 미사일의 정확성을 과시하기 위해 내륙을 겨냥한 발사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보도를 통해 미사일총국이 전날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와 개량형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화성포-11다-4.5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의 탄두를 키워 4.5t짜리 고중량으로 개량한 미사일이다. 북한은 지난 7월 1일 황해남도 장연에서 화성포-11다-4.5를 처음으로 시험 발사한 바 있다. 당시에는 발사된 두 발 중 한 발이 600여㎞를 비행했으나 다른 한 발은 120㎞ 비행에 그쳐 실패로 추정됐다. 7월 첫 시험발사 때와 달리 이번엔 미사일이 내륙 육지에 떨어지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공개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미사일을 내륙을 향해 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사일의 정확성을 확신하지 못하면 육지로 발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해당 미사일의 정확도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탄착 지점은 함경북도 산악 지역”이라면서 “북한은 정상적 국가로 보기 어렵고, (지상 겨냥 발사 시 피해를 고려하는) 우리와는 차이가 많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비행거리를 400㎞라고 했고 북한은 320여㎞라고 공개했는데 기만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이 “4.5t급 초대형 상용 탄두”를 장착했다고 밝혔다. 초대형 상용 탄두라는 표현은 재래식 고폭탄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탄도미사일에 고중량 탄두를 장착하는 것은 핵을 보유하지 못한 한국이 북한 핵에 대응해 추진해온 미사일 개발 방식이다. 우리 군은 탄두 중량이 8t을 넘는 ‘고위력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에서는 ‘현무-V’라고 부르는 이 미사일은 북한에 산재한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목적으로 운용되는 것을 알려졌다. 북한은 핵탄두 개발에 매진하는 동시에 한국과 유사한 재래식 고중량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까지 만들어 전략·전술적 선택의 여지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지난 19일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함께 발사한 것은 한미 군과 정보 당국을 기만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탄도미사일은 기본적으로 높은 고도의 일정한 탄도 궤도를 비행해 레이더에 포착되기 쉽다. 대신 추력이 강해 무거운 탄두를 실을 수 있고 속도가 빠르다. 순항미사일은 최고 속도가 음속에 못 미쳐 탄도미사일보다 느리고 파괴력이 약하지만, 레이더망 회피를 위해 최대한 낮은 고도를 비행하기 때문에 이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정찰위성 등 추가적 감시정찰 자산이 요구된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 다종의 미사일을 섞어 발사하면 요격망을 교란하는 효과가 있고 한미 당국의 초기 분석에 혼선을 줄 수 있다.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 “형사부 인력·조직 대폭 강화”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은 19일 검찰의 직접 수사 역량을 부패·경제 범죄에 집중하고 일선 형사부를 보강해 민생 범죄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심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며 “직접 수사 역량을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부패범죄·경제범죄에 집중시키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부터 심 총장은 이원석 전 총장의 뒤를 이어 제46대 검찰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검찰의 직접 수사는 검찰의 수사가 꼭 필요한 곳에 한정되어야 할 것이다”며 “오로지 법과 원칙, 증거와 법리에 따른 공정한 수사, 신속하고 정밀하게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를 통해 국민들이 검찰 수사는 믿을 수 있다고 느끼실 수 있게 하자”고 당부했다.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과 2022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거치며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는 부패·경제 범죄로 한정됐다. 그러나 법무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검찰의 수사 개시 가능 범죄의 범위를 넓힘으로써 검수완박 법안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심 총장은 아울러 “민생범죄의 최전선에 있는 일선 형사부의 인력, 조직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형사부는 성범죄와 마약범죄, 보이스피싱, 전세사기, 명예훼손 등 일상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범죄들을 수사하는 부서다. 심 총장은 이날 본격적으로 취임식을 열고 본격적인 임기에 들어갔지만, 김건희 여사에 대한 처분 등 당면한 과제가 만만치 않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 실무는 마무리됐고, 최종 법리검토와 처분만을 남긴 상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돼 심 총장은 수사 결과만 보고받는다. 수사팀은 연휴 기간 내내 지난 12일 선고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6명에 대한 2심 결과를 바탕으로 김 여사 혐의에 대한 법리 검토를 이어갔다. 특히 항소심 단계에서 검찰이 전주 손 모 씨의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추가하고, 이를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만큼 손 씨의 주가조작 가담 행태와 김 여사의 사례를 비교·분석하는데 주력했다. 도이치모터스가 인위적인 시세조종 대상 종목이었다는 점을 김 여사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면 손 씨와 마찬가지로 방조 혐의가 적용될 소지가 있다. 검찰은 판결 분석과 법리 검토를 끝내는 대로 도이치모터스·명품가방 등 김 여사가 연루된 2개의 사건을 동시에 처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주지검 형사3부가 수사 중인 타이이스타젯 특혜채용 의혹 역시 심 총장이 매듭지어야 할 뇌관이다. 2020년 검찰 고발 이후 4년째 이어지는 수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뇌물 의혹까지 확장된 상태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 모 씨가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일하며 받은 급여·체류비 2억 2000여만 원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로 보고 있다. 야권이 주도하는 검사 탄핵과 검찰청 해체 법안도 심 총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조국혁신당은 지난달 28일 검찰청을 기소와 공소 유지만 전담하는 공소청으로 전환하고, 직접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넘기는 내용의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당론 발의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의 ‘검수완박’에 이어 이번엔 아예 검찰을 2개의 조직으로 분리해 수사권·기소권 독점 구조를 깨겠다는 게 발의된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심 총장은 청문회 준비 기간부터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세금·국고보조금을 쌈짓돈처럼 '펑펑'
국가보조금을 횡령하거나 허위 계산서를 이용해 세금을 포탈한 부산과 울산 업체가 잇따라 유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2단독 지현경 판사는 19일 사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부산의 한 업체 40대 여성 사내이사 A 씨와 또 다른 업체 사내이사 B 씨에 대해 각각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이들 업체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수출바우처사업’ 참여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국고보조금을 횡령하기로 마음먹었다. 해당 사업은 중소기업제품 구매 촉진과 판로 지원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들은 2020년 1~8월 총 8회에 걸쳐 국가보조금 약 5000만 원을 지급받아 횡령했다. 또 한국발명진흥회 부산지부가 운영하는 ‘중소기업 IP 바로지원서비스 지원사업’에 선정된 직후 보조금을 횡령하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이들이 횡령한 금액은 총 6700만 원에 달했다. 지 판사는 “피고인들은 부정한 방법으로 각 보조금을 수령해 죄질이 좋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부정 수급한 보조금의 반환도 이뤄지지 않아 죄책에 상응하는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A 씨는 형사 처벌 전력이 없고 B 씨는 벌금형을 넘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했다”며 “이들은 도망이나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 회복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법정 구속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울산지법 형사2단독 황형주 판사는 이날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 C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50대 남성 D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업체 법인에도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울산에서 인력공급업체를 공동 운영하는 이들은 2016년 11월 조선 관련 업체로부터 특정 공사를 수주한 것처럼 꾸며 공사대금 명목으로 21억 5000만 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뒤 세액 공제에 악용해 2억 1500만 원의 조세를 포탈했다. 또 2017년 7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4억 5000만 원 상당 가짜 외주가공비와 ‘유령 직원’ 9명에게 인건비 1억 4400여만 원을 준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법인세 1억 원 상당을 내지 않았다. A 씨는 회삿돈 70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도 함께 재판받았다. 재판부는 “국가의 적정한 조세징수권 행사에 큰 장애를 초래하고, 아직 포탈세액을 납부하지 않았다”며 “피고인들이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속보]'김건희 여사 특검법' 국회 본회의 통과…야당 단독 처리
“총선 때 김건희 ‘픽’ 파다”…‘공천 개입’ 정조준한 민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보도와 관련, 야권이 집중 공세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등은 김 여사 관련 논란이 ‘김건희 특검법’의 ‘재표결’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는 모습이다.김 여사가 지난 총선 당시 여당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뉴스토마토’의 보도가 19일 나오자 민주당에서는 사실 확인을 위한 수사를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으로 총선 개입 의혹은 물론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사건의 진상을 명백히 밝히겠다”며 “김 여사가 가야할 곳은 특검 조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건희 의혹은 최순실보다 더한 국정농단이라는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몰락해가는 용산 눈치를 그만 보라”고 지적했다.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핵심보좌역인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우영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김건희 특검법의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이탈표 발생 가능성에 대해 “한동훈 대표를 포함해서 많은 다수의 의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본인들의 정치적 생명”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추락하는 기차에 동반탑승해서 같이 추락할 것이냐, 아니면 민심의 경종을 함께하면서 정치적 생명을 유지할 것이냐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이탈표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민주당에선 이언주 최고위원도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집중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총선에서) 김건희 여사 픽(선택)이라는 것은 파다했다”면서 “공천뿐만이 아니라 이상한 계약이라든가 이상한 거래라든가 정상적이지 않은 의사결정 같은 것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공천 개입은 엄청난 사건이기 때문에 그냥 웃고 넘어갈 만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이날 SNS에 관련 보도를 링크하면서 “‘M모씨 게이트’의 문이 열렸다”면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윤석열, 김건희 두 사람이 있다”고 적었다.한편 김영선 전 의원의 ‘개혁신당 비례대표 요구’ 의혹과 관련,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김 전 의원 측의 기대와 요구였고 개혁신당 측에서는 (비례대표를) ‘제시’할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는 김 전 의원이 개혁신당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하면서 김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 폭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 제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김 전 의원의 개혁신당 합류에 대해 구성원 모두가 부정적이어서 거부됐다”고 밝혔다.지난 총선 당시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 전 위원장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영선 의원이 처음에는 (비례대표) 1번을 달라고 그랬다가 나중에는 3번 달라 (했다는데) 거론할 가치가 없으니까 상대도 안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개혁신당 쪽에서 그런 것(비례대표)을 제시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나를 공관위원장으로 데려온 이상 그런 것에 대해서 수용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 조선소 해상크레인선 화재 3시간여 만에 진화(종합)
경남 통영의 한 조선소에서 수리 중이던 대형 해상크레인선에서 불이나 3시간여 만에 꺼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선체 일부가 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해경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을 벌이기로 했다. 통영해양경찰서와 통영소방서에 따르면 19일 오전 8시 58분 통영시 도남동 A 조선소 안벽에 계류된 2000t급 해상크레인 A 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해경은 방제정과 경비정 등 가용 가능한 모든 세력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소방도 화재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오후 12시 20분께 완진에 성공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크레인선 기계실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조선소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20일에는 국과수, 남해해경청 과학수사계 등 5개 기관과 함께 합동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통영해양경찰서 이상인 서장은 “해상 화재는 진화가 쉽지 않고 위험물질이 많아 대형 화재로 번질 위험성이 크다”면서 “화재 발생 시 초동 진화와 신속한 신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년어서원이 가슴에 새긴 ‘부산을 기억하는 법’
처음으로 부산을 꽤 오래 떠나 있다 돌아온 참이었다. 부산역에서 마주친 바람은 확실히 달랐다. 바람에 실린 바다 냄새에 내가 부산에 돌아왔음을 실감했다. 고명자 시인은 아직 부산을 잘 모른다면서도 부산의 바다를 오감으로 기가 막히게 설명한다. 다가오는 파도 소리와 갈매기 소리는 청각의 바다다. 해초를 씹었을 때 입안에는 미각의 바다가 퍼진다. 바다에 몸을 던져 보거나, 폭풍의 바다에서 사투하며 느끼는 촉각의 바다도 있다. 내가 느꼈던 것은 후각의 바다였다. 온도가 조금 오르면 바람에 실려 오는 해초 냄새가 진해진다. 부산은 1월 중순을 기점으로 바다 냄새가 달라진단다. <부산에 삽니다>는 백년어서원이 11번째 내놓은 ‘개똥철학’ 시리즈로 올해의 주제는 ‘부산’이다. 자기 몸 안에서 빛을 만들어 내는 개똥벌레의 순수하고 근원적인 에너지에 대한 은유로 지어진 이름이다. 맨앞 장 윤국희 씨의 글 ‘역사는 기억 속에서 살아간다’를 읽으면서부터 이 책이 허투루 만들어진 게 아님을 깨달았다. 윤 씨의 글은 영화 ‘서울의 봄’이 좀 아쉬웠다고 시작한다. 역사적으로 서울의 봄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부마항쟁이 있어서 가능했는데 영화에서는 이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어서다. 5·18 민주화운동에 묻혀 버린 것이다. 윤 씨는 부마항쟁 구술 녹음 파일을 풀며 만난 피해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소개했다. 민주화 운동의 전환점이 된 부마항쟁을 부산시민이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기억해야 할 또 하나의 이야기는 원양어선의 입출항이었던 부산 남항이다. 김태수 시인은 원양어업 전성기였던 1970년대 후반 남항이 흥청거리면 남포동이 들썩거렸고 부산에는 생동감이 넘쳤다고 소개한다. 남포동 마담들이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꽃다발을 들고 배에 올라 환영했다니 ‘아! 옛날이여’를 외치지 않을 수 없다. 재조명되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에 비해 원양어선 선원들에 대한 기억은 너무 박한 게 사실이다. 셋방 사는 집 아이가 주인집 흑백 텔레비전을 훔쳐보던 일이 나만의 아픔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 것도 반갑다. 김수우 시인은 어느 날 주인집 방문이 활짝 열렸을 때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했다. ‘같이’의 가치가 평생 따라가는 그림자가 되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 송도해수욕장에 나가 조기청소를 했던 일이 어렴풋하게 기억난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초등학생들을 아침부터 노역을 시킨 데 대해 반감을 가지기도 했다. 이 책에서 60년대에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한 달에 한 번 조기청소하는 날이 있었다는 글을 만났다. 이 글을 쓴 강미애 씨가 “우리는 쇠똥구리처럼 힘을 모아 한 세계를 굴렸다. 오래전 새벽길을 함께 쓸던 친구들을 떠오른다”라고 표현하니 감동이 밀려온다. 이 책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23명의 저자 대부분이 깊이가 있게 너무 글을 잘써서 놀랐다. 백년어서원에서 나이 들고 함께 젊어간다는 한 저자의 소개글에서 그 이유가 짐작이 되었다. ‘백년어서원’은 글쓰기를 통해 내면의 힘을 기르고 우리 삶과 공동체를 고민하고 있단다. ‘인자 문 끼라 봐라!/바까튼 눈부신 햇살/침잠의 시계추는 멈차뿐지 오래/침묵은 니 얼굴이 아이야//생각해 봐라!/이 대낮의 햇살과/이 대지의 자유와/이 정직한 평화는/얼매나 값비싼 대가였는지//벌씨로 이자문나?’ 부산작가회의가 낸 시집 <인자 문 끼라 봐라>의 표제가 된 김점미 시인의 ‘다시 촛불’이다. 부산말로 시를 썼기에 그대로 가슴팍에 꽂힌다. 철학자 이수경 씨는 “주변어인 지역어는 그 현장에서 살아서 장소성을 회복시키고 정신을 일깨운다. 부산의 정신을 넘어 온 나라의 정신을 일깨운다”라고 말한다. 부신살이가 모든 게 좋기만 했을 리가 없다. 구질구질하고 지긋지긋해서 떠나고 싶었던 때도 물론 있었을 것이다. ‘나를 성장시킨 부산, 떠나지 못했던 부산,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부산은 곧 나의 부모님’이란 문장이 뭉클하다. 백년어서원 지음/신생/280쪽/1만 5000원.
'뜨거웠던 추석 연후'…최대 전력수요, 작년보다 30% 급증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추석 연휴 기간 국내 최대 전력수요가 작년 추석 때보다 30%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지난 16∼18일 사흘간 최대 전력수요는 평균 70.3GW(기가와트)로 작년 추석 연휴(54.4GW·9월 28∼30일)보다 29.2%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최대 전력수요는 하루 중 전력수요가 가장 높은 시간대의 전력수요다. 아직 정확한 전기 사용량 집계는 나오지 않았다. 전기 사용량은 전력에 시간을 곱해 산출되기 때문에 최대 전력수요가 증가했다면 그만큼 전기 사용량도 늘어나게 된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일반적으로 전기를 대량으로 쓰는 산업 시설은 가동이 최소화된다. 또 날씨도 선선해져 연중 전기 수요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는 때다.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인 9월 폭염이 계속돼 가정과 상업시설의 냉방 수요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나 최대 전력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름 전기요금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초가을까지 늦더위가 이어져 올해 가계의 9월분 전기요금 부담이 예년보다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주택용에는 누진제 전기요금이 적용되는데, 냉방용 전력 사용이 많은 여름철인 7∼8월에 한해 전기요금 누진 구간을 확대해 국민의 냉방비 부담을 낮춰주고 있다. 7∼8월 주택용 전력 요금 체계는 '300kWh 이하'(1kWh당 120원), '300kWh 초과 450kWh 이하'(214.6원), '450kWh 초과'(307.3원)의 3단계다. 9월부터는 '여름 할인'이 끝나고 다시 전기요금 누진 적용 구간이 1단계(200kWh 이하'(1kWh당 120원), '200kWh 초과 400kWh 이하'(214.6원), '400kWh 초과'(307.3원)의 3단계로 돌아온다. 따라서 8월과 9월의 전력 사용량이 비슷해도 9월 전기요금은 더 많이 청구되는 구조다. 한편, 당초 전력 당국은 올해 추석 연휴 중 전력수요가 최근 수년 새 가장 낮을 수 있다고 보고 이에 초점을 맞춘 가을철 전력계통 안정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필요시 주요 대형 발전소 정비, 화력발전소 운영 최소화 등 각종 대책을 우선 시행하되, 이로도 부족하다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감축시키는 '출력 제어'에 나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전력수요가 커짐에 따라 연휴 기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출력제어는 시행되지 않았다고 전력 당국은 설명했다.
나 홀로 ‘베테랑2’ 추석 연휴 400만 돌파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2’가 추석 연휴 기간 400만 관객을 동원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올해 유일한 추석 개봉 영화인데다 천만 영화 후속편이라 이름값을 톡톡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관객 사이에서는 명절 연휴 극장 개봉작이 적었던 탓에 선택지가 없었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베테랑2’는 추석 연휴였던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관객 393만 7000여 명을 모았다. 사실상 명절 연휴가 시작된 13일 금요일부터 집계하면 445만 3000여 명을 동원했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400만 명이다. ‘베테랑2’ 흥행에 힘입어 올해 추석 연휴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지난해보다 50% 급증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닷새간 극장에서 영화를 본 전체 관객 수는 466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 엿새간(9월 28일∼10월 3일) 관객 수 311만 3000여 명보다 49.7% 증가한 규모다. ‘베테랑 2’가 독주한 것은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었던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 ‘거미집’ 등 세 편이 경쟁을 벌였다가 모두 흥행에 실패한 선례가 있어 주요 배급사들이 맞대결을 피했기 때문이다. 이번 연휴 닷새간 ‘베테랑 2’의 상영점유율은 67.3%에 달했다. 상영점유율은 극장의 전체 상영 횟수에서 특정 영화가 차지한 비중을 의미한다. 일부 관객 사이에선 개봉 영화가 적어 선택지가 적었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추석 연휴 극장을 찾았다는 30대 직장인 김민지 씨는 “주요 시간대엔 거의 ‘베테랑2’를 상영하고 있어 선택할 영화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50대 직장인 최진호 씨는 “오랜만에 극장에 갔는데 ‘베테랑2'와 애니메이션 정도만 있더라”며 "선택할 수 있는 영화가 적어 아쉬웠다”고 했다.
“김해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경남 김해시가 올 한해 대형 행사를 한꺼번에 치르면서 도시 환경 정비에 행정력을 모은다. 김해시는 올해 전국(장애인)체전과 동아시아 문화도시, 김해방문의 해 등 3대 대형 행사가 한 번에 몰리자, 방문객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도시 야경 조성에 집중한다고 19일 밝혔다. 사적과 공원, 공공건축물에 경관 조명을 밝혀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지난 6월 말 준공한 김해종합운동장 외관에 화려한 조명 시설을 둬 어두운 야간에도 전국체전 주 경기장으로서의 위용을 뽐낼 수 있게 했다. 이곳에서는 다음 달 11일 전국체전 개회식과 17일 폐회식, 육상경기가 펼쳐진다. 가야사 문화시설이 밀집된 가야의 거리와 도심 생태하천인 해반천 일대, 경전철 교각에도 형형색색 조명을 비춘다. 율하천, 대청천, 거북공원에도 조명이 추가돼 산책에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연지공원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음악분수는 김해의 아름다운 야경 콘텐츠 중 하나로 손꼽힌다. 다양한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물줄기와 화려한 조명이 방문객의 눈길을 끈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대성동고분군도 밤이 되면 밝게 빛을 밝힌다. 잔디와 수목, 공원에 설치된 다채로운 등 덕분에 야간에도 고분을 관람하고 산책하기에 좋다. 김해 대표 상업지역인 내외동 무로거리에서는 국내 먹거리촌 중 가장 긴 조명이 빛을 낸다. 시는 경남도 소상공인 특화거리 지원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5억 원을 확보하고 지난해 7월 무로거리 500m 구간에 루미나리에 게이트형 조형물과 버스킹 공연장을 세웠다. 지난 7일 야간 개장한 김해가야테마파크는 오는 12월 29일까지 빛 축제를 테마로 행사를 이어간다. 앞서 지난 4월 첫선을 보인 야간축제 ‘빛의 왕국 가야’는 4주간 7만 5000여 명의 방문객을 모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시는 사적인 분산성 둘레에 경관 조명을 밝혀 야간 랜드마크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까지 전체 성곽 900m 중 시내 방향 400m에 8m 간격으로 투광등 55개를 설치하고, 분산성을 은은하게 비추게 할 계획이다.
통계청, 퇴직자 재취업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통계청이 퇴직자 재취업 회사에 수천억 원 대의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민의힘 박성훈(부산 북을) 의원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통계청 퇴직자가 재취업한 업체 3곳과 총 180건, 1199 억 원의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박 의원실의 발표에 따르면 통계청이 지난 6년간 발주한 용역 계약 3670 억 원 중 이들 3곳의 업체와 맺은 계약은 통계청 전체 용역의 33%(1199억 원)에 달한다.특히 통계청은 6년 간 이들 기관·기업과 맺은 계약 중 90.5%인 163 건을 수의계약으로 처리했다.2021년 통계청 고위 공무원을 고문으로 영입한 ㈜오션정보기술은 6년간 45건, 432 억 원 규모의 용역을 따냈다.2018 년 이후 4 명의 통계청 출신 원장을 영입한 한국통계진흥원은 103건, 393억 원의 용역계약을 체결했고, 3명의 원장을 임용한 한국통계정보원은 32건, 374 억 원의 계약을 가져갔다.이들 통계청 고위직이 해당 기업에 재취업한 날짜를 살펴보면 통계청 퇴직일과 기업 취업일이 동일하거나 그 차이가 하루에 불과했다. 가장 많이 차이가 난 경우도 퇴직 7개월 만에 재취업에 성공했다.이처럼 통계청 고위직 재취업이 손쉽게 이뤄진 건 한국통계정보원 , 한국통계진흥원이 퇴직자 취업 심사 대상기관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논란이 계속되자 2022년부터 이 두 기관도 퇴직 공직자의 업무취급 제한 심사를 받고 있고, 한국통계정보원은 올해 1월 통계청 산하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박 의원은 “일감 몰아주기 등 전관예우는 ‘통계 카르텔’로서 이러한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면 불공정한 계약으로 인한 피해가 온전히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라며 “공정경쟁을 위한 토대를 만들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국 최대 철새 도래지 ‘주남저수지’ 국가정원 되려면?
철새들의 낙원이라 불리는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를 국가정원으로 승격시키자는 제언이 나왔다. 선결과제인 환경적·제도적·재원확보·주민협력 문제를 해소해 더욱 건강한 생태환경을 조성하고 관광객 증가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도모하는 구체적인 방향이 제시됐다. 창원시정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최근 주남저수지를 국가정원으로 조성할 방안을 연구한 ‘창원정책 Brief’를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주남저수지는 매해 겨울철이면 천연기념물 등 50여 종의 철새 2만~3만 마리가 찾는 우리나라 대표 철새 도래지이자 생태관광지다. 연구원은 주남저수지와 주변 지역의 환경친화적 개발을 위해 국가정원 조성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를 통해 생태환경을 보호·강화하는 동시에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미래 세대에 환경 교육자원으로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가정원으로 나아가려면 여러 걸림돌을 풀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먼저 다양한 식물을 도입할 경우 해당 지역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정원 조성 과정에서 서식지 파괴 최소화가 필수며,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식물 생장 조건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점도 고려해 지속 가능한 관리 전략 수립과 대응 시스템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국가정원 초기 조성뿐만 아니라 유지관리에도 상당한 재정이 투입되기에 중앙정부와 시 예산 배정에 우선순위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역사회의 반대도 넘어야 할 산이다. 국가정원 조성으로 자연 훼손과 생태계 교란, 환경오염 등에 대한 우려가 있기에 자연경관과 생물 다양성 보존을 중시하는 지역민 등이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기존 토지 이용자·소유자의 생활과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도 꼼꼼히 살펴 보상 계획을 수립해야 반발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구원은 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2020~2040년) 등 기존 정책계획과 연계할 수 있는 추진 전략을 마련할 것과 지역 호텔·레스토랑·문화시설과 함께 공동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해 다양한 관광객을 유치할 것을 제안했다. 또 철새·생태·역사·문화 등 테마별 관광 상품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로 체험할 수 있게 개발할 것도 건의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국가정원이 조성되면 멸종 위기 종의 보호와 생태적 균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관광객 유입 증가를 통해 지역 상품·서비스 수요도 덩달아 올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에 1500억 원 규모 청화소다 생산공장 증설…“지역민 우선 채용”
울산에 1500억 원 규모 정밀화학제품 청화소다 생산공장 증설 공사가 이뤄진다. 울산시와 태광산업은 19일 오전 시청 본관 시장실에서 김두겸 울산시장과 성회용 태광산업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청화소다 생산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 협약(MOU)을 체결했다. 청화소다는 금, 은 선광이나 전기 도금, 농약과 의약품 제조의 원료로 쓰이는 순백색의 정밀화학물질이다. 태광산업은 연간 생산량 6만 6000t 수준인 청화소다 생산능력을 2027년 1월까지 갑절 규모인 13만 2000t으로 확대하기 위해 울산에 생산공장 증설을 결정, 이번 협약을 체결했다. 투자양해각서에 따라 태광산업은 1500억 원을 들여 2026년까지 미포국가산업단지 내 기존 사업장 부지에 청화소다 생산공장을 증설한다. 공장 증설과 관련해 지역민을 우선 채용하는 등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도 협력한다. 시는 이번 증설투자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인허가 등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태광산업 성회용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친환경·자원순환 분야 사업을 확대하는 등 더 많은 투자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두겸 시장은 “태광산업의 이번 투자는 국내 정밀 화학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는 기업 투자 유치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태광산업은 1997년 아크릴로니트릴(AN) 사업을 시작하며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청화소다를 생산해 왔으나 앞으로 직접 원료 생산 기술을 도입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한다. 이번 증설이 마무리되면 글로벌 톱3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 아프리카와 아시아 권역의 판매를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사업 확정된 양산 모래불지구 정비사업에 대석교 재가설 사업 제외되나?
정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경남 양산시의 ‘모래불지구 풍수해생활권 정비사업’에 포함된 ‘대석교와 대석4교 재가설 사업’이 뒤늦게 정비사업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대석교와 대석4교 재가설 사업이 정비사업에서 제외되면 집중호우 때 월류로 인한 침수 피해가 우려되면서 자칫 반쪽 정비사업에 그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양산시는 최근 모래불지구 풍수해생활권 정비사업에 대한 실시설계를 마무리한 뒤 행정안전부에 사전설계 검토를 요청했다고 19일 밝혔다. 모래불지구 풍수해생활권 정비사업은 양산천의 홍수위보다 낮은 상북면 석계리 1089의 14 일대 7만 3000㎡ 부지에 항구적인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것이다. 정비사업은 행안부 공모사업에 선정됐고, 국비 201억 원을 포함해 총 403억 원이 투입된다. 정비사업에는 대석교와 대석4교 2개 교량을 철거한 뒤 1개 교량으로 재가설하는 것을 포함해 양산천 제방 보강, 분당 120t 처리용량의 배수펌프장 설치, 6만t 규모의 우수저류지 신설, 사방시설 1개소 설치, 구거와 우수관 정비 등이다. 대석교와 대석4교는 붙은 교량으로 1982년과 2006년에 각각 건설됐다. 대석교와 대석4교의 길이는 24m로 같고, 너비는 10m와 5m 규모다. 시는 2개 교량을 철거한 뒤 인도가 포함된 1개 교량으로 재가설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시가 행안부와 정비사업에 대한 사전설계 검토 과정에서 ‘대석교와 대석4교 철거 뒤 재가설 사업’이 지적을 받았다. 행안부는 ‘대석교 재가설 사업을 정비사업에서 제외하라’는 입장이다. 반면 시는 ‘2개 교량이 노후화한 데다 설계빈도도 30년 내외로 집중호우 시 하천의 물 흐름을 방해, 범람을 유발해 정비사업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6월 공사에 들어간 양산시 신기동 일대에 시행 중인 ‘북부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의 경우 하천 범람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노후 교량 3곳(관문교와 신기교, 해강교)의 재가설 사업이 정비사업에 포함돼 있다. 시는 늦어도 다음 달까지 행안부와 협의를 완료하고, 연말 또는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6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문제는 행안부 협의 과정에 정비사업에서 대석교 재가설 사업이 제외되면 마무리 단계에 있는 실시설계를 수정해야 하면서 사업 기간이 또다시 늦어진다. 애초 정비사업은 2025년까지 완료하기로 했지만, 행정절차 진행 과정에서 2026년 말로 1년 연장됐다. 또 이 일대 하천 범람 원인이었던 대석교 재가설 사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집중호우 때 물 흐름 방해에 따른 월류로 인한 침수 피해가 불가피해 수백억 원을 들여 시행하는 모래불지구 풍수해생활권 정비사업이 반쪽 정비사업에 그칠 가능성도 높아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시 관계자는 “대석교 재가설 사업이 정비사업에 포함될 수 있도록 행안부 관계자를 설득 중”이라며 “다음 달 중에 최종 협의를 끌어내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주대첩 역사공원 지원시설 명칭 ‘진주성 호국마루’ 선정
이달 말 정식 개장을 앞둔 경남 진주시 진주대첩 역사공원 지원시설 명칭이 확정됐다. 진주대첩을 통한 국난 극복의 의미를 담아 ‘진주성 호국마루’로 이름 붙여졌다. 19일 진주시에 따르면 이달 말 준공 예정으로 막바지 작업 중인 진주대첩 역사공원 내 공원지원시설에 대한 전 국민 명칭 공모를 진행한 결과 ‘진주성 호국마루’가 새로운 이름으로 최종 선정됐다. 진주대첩 역사공원은 총사업비 947억 원이 투입됐으며, 대지면적 1만 9870㎡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1층은 149면의 주차장과 다용도 이용 시설, 지상은 공원지원시설과 유적을 품은 역사공원이 각각 들어섰다. 이중 공원지원시설에는 진주 관광안내소, 진주성 매표소, 공원 관리 운영을 위한 사무실, 카페&하모 굿즈샵 등으로 채워진다. 공원지원시설의 사면 중 한쪽 면은 벽이면서 지붕 형태를 취한 PC 스탠드를 이용해 평소에는 시민의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공연이 있으면 400~600명이 앉아 공연을 볼 수 있는 관람석으로 사용된다. 시는 공원지원시설에 의미 있는 새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9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명칭 공모를 진행했으며, 총 326건의 명칭이 접수됐다. 명칭 공모 주제는 1592년(임진년) 10월 진주대첩 1차 전투 당시 백성이 의병으로 활동하며 관군과 힘을 합쳐 국난을 극복한 호국정신이었다. 의병의 호국정신은 이후 평등·나눔·인본 정신을 근간으로 하는 진주 정신으로 계승돼 1919년 걸인·기생독립단 만세운동, 1920년 소년 운동, 1923년 형평운동, 현재 진주 K-기업가정신으로 발현됐다. 진주대첩 역사공원의 공원지원시설은 승효상 건축가가 나라를 지키고자 분연히 일어섰던 의병의 호국정신을 건축가의 시선으로 녹여낸 건축작품이다. 진주시는 명칭 공모에서 공모 방향과 적정성, 지역 상징성, 미래 지향성, 참신성 등을 평가했다. 지난 10일 1차로 내부 검토 과정을 거쳤으며, 2차 심사는 9월 11일 15개 분야 16명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 검토 위원회’에서 9점을 선정했다. 이후 3차 심사에서 15명의 시민소통위원으로 구성된 최종 검토위원회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최종 당선작으로 ‘진주성 호국마루’가, 가작으로 ‘늘빛마루’와 ‘진주대첩1592’ 2점이 선정됐다. ‘진주성 호국마루’는 진주성의 역사적 의미와 정체성을 담고 있는 호국정신을 오늘날 진주 정신으로 계승해 모두가 함께 그 가치를 누리는 공간(마루)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당선작 시상식은 오는 27일 개최될 진주대첩 역사공원 준공식 행사 시 함께 치러질 예정이며, 수상자에게는 100만 원의 시상금 지급과 당선 소감 발표의 기회도 주어진다. 최종 선정된 명칭 ‘진주성 호국마루’는 공원지원시설 엘리베이터 탑에 포토존 형식으로 표출될 계획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17년 만에 완공을 앞둔 진주대첩 역사공원은 길었던 과정만큼 최선을 다해 조성했다. 오는 10월 축제를 시작으로 많은 분들이 ‘진주성 호국마루’와 처음 만나면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전국 대표 관광명소로 손꼽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대기업 부장 아는데…” 취업 미끼 억대 돈 받아 유흥비로 탕진
대기업에 자녀를 취업시켜 주겠다며 억대의 돈을 뜯어낸 50대가 쇠고랑을 찼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울산에서 카센터를 하는 A 씨는 지난해 2월 손님 B 씨에게 “울산의 한 대기업 부장을 잘 아는데 자녀를 입사시켜 줄 수 있다”고 꾀어 알선비와 접대비, 선물 비용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는 등 올해 3월까지 같은 수법을 써 3명에게서 1억 15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또 같은 기간 다른 손님 C 씨를 상대로 대기업 프로젝트의 덤프트럭 운행권을 주겠다고 속여 6300여만 원을 뜯어낸 혐의도 추가됐다. 피해자들은 장기간 취업 소식이 들리지 않자 경찰에 고소했다. 올해 6월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A 씨 휴대전화와 거래 계좌를 분석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A 씨는 대기업에 취업이나 덤프트럭 운행권을 알선할 능력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고, A 씨는 경찰 추궁에 범행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사기로 빼돌린 돈을 유흥비나 도박 자금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납품업체 갑질' 편의점4사 동의의결 절차 개시…자진시정안 마련
납품업체에 과도한 손해배상금을 부과하는 등 '갑질'을 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편의점 4사가 제재를 피하는 대신 자진 시정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개시 결정은 2022년 7월 대규모유통업법에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초로 적용된 사례다. 공정위는 지난 4일 소회의에서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4개 편의점 본부가 신청한 동의의결 신청을 심의한 결과, 동의의결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공정위 조사·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피해 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편의점 4사가 납품업체가 상품을 제때 납품하지 않을 경우 과도한 손해배상금을 부과하고, 자사에 유리한 신상품 기준을 적용해 신상품 입점 장려금을 수취한 행위를 조사 중이다. 사건은 아직 심사보고서 발송 전 단계지만, 편의점 4사는 법적 판단을 다투기보다는 자발적으로 편의점 시장의 거래 질서를 개선하고 납품업체와의 상생·협력을 도모하고자 공정위에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동의의결 신청의 주요 내용은 손해배상금인 '미납페널티' 비율을 인하해 납품업체의 부담을 경감하고, 관련 산정기준과 수취 절차 등 거래조건을 투명하게 개선하는 것이다. 편의점 4사에 유리하게 적용해 오던 신상품 입점 장려금의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납품업체의 자율적 의사를 반영해 증빙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아울러 편의점 4사는 납품업체 지원을 위해 30억원 규모의 협력기금을 출연하고, 현재 유료로 운영하는 광고와 정보제공 서비스를 무상으로 45억 원가량 제공하는 등의 상생 방안도 제시했다. 이에 공정위는 사건의 성격, 신청인이 제시한 시정방안의 거래 질서 개선 효과, 거래상대방인 납품업체 보호, 신속한 조치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개시 결정은 2022년 7월 대규모유통업법에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초로 적용된 사례로서, 편의점 업계 점유율 100%인 4개사의 불합리한 관행을 일시에 개선함으로써 납품업체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고 거래질서를 개선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편의점 4사와 함께 시정방안을 구체화함으로써 잠정 동의 의결안을 마련한 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다시 소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망사고’ 김해 나전농공단지에 교통안전시설 확충
속보=경남 김해시가 지난 8일 생림면 나전농공단지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부산일보 9월 9일 자 11면 보도) 후속 조치에 나섰다. 19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 10일 경남경찰청과 김해중부경찰서, 시 도로과·교통혁신과 관계자는 앞서 6일 4중 추돌사고가 발생한 김해시 생림면 하나전 삼거리를 찾아 현장점검을 벌였다. 이 사고로 20대 운전자 1명이 숨지고, 나머지 차량 운전자 3명이 다쳤다. 당시 위험한 도로 구조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교통시설물이 설치되지 않아 안전성 미확보 논란이 일었다. 나전농공단지 주변에는 굴곡지고 경사가 심한 ‘T’ 자형 삼거리가 많아 평소에도 운전자 시야 확보와 감속 운행을 위한 교통시설물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던 곳이다. 특히 인근에 공장이 밀집해 출퇴근 시간 화물 차량과 통근 차량이 몰려 사고가 잦았다. 현장점검을 마친 경찰과 시 공무원은 ‘감속 운행’에 초점을 두고 시설물을 보강하기로 했다. 김해시 교통혁신과 관계자는 “경찰 쪽에서 감속 운행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노후 반사경은 이미 교체했고, 다른 부분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는 노후 노면표시 재도색과 안전지대 위 시선 유도봉 설치, 좌회전 차량 색깔 유도선 도색, 갈매기표지판 주변 수목 전지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경찰과 협의한 후 사망사고 발생지점 표지판 설치 여부도 결정하기로 했다. 과속방지턱 설치 문제도 도로교통공단에 자문을 요청한 상태다. 다만 꾸준히 제기된 신호등 설치 민원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교통혁신과 관계자는 “경찰 심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신호대기 시 도로 구조상 2차 사고 우려가 있어 신중하게 검토한 후 설치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6일 오전 7시 38분 김해시 생림면 하나전 삼거리에서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0대 SUV 차량 운전자가 크게 다쳐 병원 이송 중 숨졌다. 다른 차량 운전자 60대 남성 2명과 30대 여성 1명은 경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SUV 차량이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던 중 직진하던 레미콘 차량에 좌측을 부딪쳤고, 이후 맞은 편에 정차해 있던 5t 트럭, 승용차와 차례로 충돌했다.
PSG, UCL 첫 경기서 지로나에 1-0 진땀승
이강인을 후반 교체 투입한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첫 경기에서 지로나(스페인)를 상대로 '진땀승'을 거뒀다. PSG는 1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4-2025 UCL 리그 페이즈 1차전 홈 경기에서 1-0으로 신승했다.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 우승팀이자 이번 시즌에도 선두를 달리는 PSG는 본선 출전 팀이 32개 팀에서 36개 팀으로 확대된 UCL을 승점 3으로 시작하게 됐다. 이번 시즌 UCL에선 36개 팀이 조별리그 대신 '리그 페이즈'라는 이름의 본선 첫 라운드를 치른다. 각 팀이 추첨으로 정해진 대진에 따라 홈·원정 4경기씩 총 8경기(홈 4경기·원정 4경기)를 치러 상위 1∼8위 팀은 16강에 직행하고, 9∼24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16강 진출 팀을 가린다. 이강인은 이날 벤치에서 시작한 뒤 양 팀이 0-0으로 맞서던 후반 18분 비티냐 대신 투입돼 20여 분을 소화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번 시즌 리그1 정규리그에서 2골을 기록 중인 이강인은 이날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진 못했다.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3위에 오르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대항전에 출전해 데뷔전에 나선 지로나를 상대로 PSG는 전반에 유효슈팅 하나 없이 답답한 경기력 속에 고전하다가 후반 들어 공세를 강화했다. PSG는 20개 넘는 슈팅을 퍼부은 뒤 후반 45분에야 한 골을 만들어냈다. 누누 멘드스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시도한 크로스를 파울로 가차니가 골키퍼가 잡아내는 듯했으나 골대 바로 앞에서 공을 품으려던 가차니가의 다리 사이로 공이 빠져나가면서 그대로 골 그물을 흔들어 PSG의 결승 득점이 됐다. 이 골은 가차니가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이강인은 경기 후 축구 통계 전문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에서 PSG 교체 선수 중 콜로 무아니(7.1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6.8점을 받았다. 아슈라프 하키미가 양 팀 최고점인 7.7점을 받았다. 같은 날 스코틀랜드 셀틱의 공격수 양현준은 브라티슬라바(슬로바키아)와의 리그 페이즈 1차전 홈 경기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경기가 끝날 때까지 부름을 받지 못했다.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1∼2라운드에서만 교체 출전했을 뿐 최근 2경기에선 명단 제외됐던 양현준은 모처럼 명단에 포함됐지만 출전 기회는 오지 않았다. 셀틱은 브라티슬라바를 5-1로 완파하고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챙겼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4연승을 질주하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가파른 상승세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한 차례 꺾였다. 한편 맨시티는 이날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인터밀란(이탈리아)과 0-0으로 비겼다. 이번 시즌 개막 이후 EPL에서 매 경기 2골 이상을 몰아치며 4연승을 거뒀던 맨시티는 첫 '무득점' 경기와 함께 UCL을 승점 1로 시작했다. 지난 시즌 세리에A 정상에 오른 인터밀란은 이번 시즌 리그 개막 이후 4경기 무패(2승 2무)를 달리던 중 만난 '거함' 맨시티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공식전 무패 행진을 유지했다. 지난 시즌 UCL 준우승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는 같은 날 클뤼프 브뤼허(벨기에)를 3-0으로 완파하며 승점 3을 따냈다. 도르트문트의 잉글랜드 출신 2004년생 공격수 제이미 기튼스는 후반 31분과 41분 멀티골을 폭발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볼로냐(이탈리아)는 UCL 데뷔전에서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와 0-0으로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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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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