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체 현대건설 부산에서 축출”
가덕신공항 건설을 일방적으로 포기한 현대건설의 부산 사업 참여를 저지하려는 지역 사회의 움직임이 거세다. 고리 1호기 해체, 벡스코 제3전시장 건설 등 아직 진행 전인 사업의 참여를 배제하는 것은 물론 이미 진행되고 있는 현대건설 참여 사업에 대해서도 사업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수년째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승학터널 건설 사업이 재점검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10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송현준(강서2) 의원은 최근 부산시에 현대건설이 참여 중인 부산 사업 전반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부산시로부터 자료를 전달 받는 대로 시의회 차원에서 현대건설 참여 사업 전반을 재점검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는 사업의 경우 현대건설을 제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재점검 대상 1순위로 승학터널 건설 사업이 거론된다. 이 사업은 2016년부터 부산시가 추진 중인 민간투자 방식의 대형 프로젝트로, 사상구 엄궁동과 중구 중앙동을 잇는 왕복 4차로(7.69km) 도로 건설이 골자다. 총 사업비는 5000억 원 규모로, 현대건설이 최대 지분(4.5%)을 보유한 서부산도시고속도로 주식회사가 사업을 맡고 있다.당초 사업은 2022년 착공해 2026년 말 준공되어야 하지만, 실시설계 협상 지연으로 수년째 착공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공사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서부산권 교통난 해소와 지역 균형발전이 늦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연 원인과 계약 전반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 의원은 “현대건설의 가덕신공항 공사 포기로 지역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만큼 계약 과정이나 공사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철저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현대건설의 부산 사업뿐 아니라 전국 사업에 대한 검증 움직임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10일 100억 원 이상 규모의 전국 건설 사업 가운데 현대건설이 참여 중인 사업 현황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김 의원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국정감사에서 현대건설을 상대로 송곳 질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 의원은 “지역 숙원 사업은 나 몰라라 하고 돈 되는 사업에만 관심을 가지는 현대건설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특히 가덕신공항 건설 포기 과정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포함한 그룹 최고위층의 개입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사업 포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뿐 아니라 정 회장의 국정감사 출석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산청군 산불 현장서 태어난 아기, 건강하게 100일 맞아
역대 최악의 산불 중 하나로 꼽히는 경남 산청군 산불 현장에서 태어나 긴급 구조된 아기가 건강하게 100일을 맞아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11일 산청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 오전 3시께 산청군 시천면 산불 현장지휘본부(CP)에 긴급 무전이 들어왔다. 산불 발생 현장에 있는 한 주택에서 아기가 태어났으며, 산모와 아기 모두 호흡과 의식이 있어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산청소방서는 즉시 인근에서 산불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단성 특별구급대와 귀소 중이던 산악구급대를 현장으로 출동시켰다.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자택에서 출산을 마친 산모가 탯줄이 연결된 신생아를 안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대원들은 신속히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저체온 예방 조치를 하고 산모와 보호자를 안정시켰다.이어 의료 지도 의사의 지시에 따라 탯줄을 결찰하고, 보호자가 직접 탯줄을 절단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자궁저부 마사지를 통해 태반 만출을 유도한 뒤 산모와 신생아를 인근 산부인과 병원으로 안전하게 이송했다. 이후 아기와 산모는 모두 치료를 잘 받았고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9일 오전에는 당시 아기 가족들이 아기 출산 100일을 맞아 떡을 들고 구급대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하기도 했다.산청소방서 김하원 소방장은 “산불 현장에서 맺은 인연이 이렇게 아기의 100일이라는 기쁜 날까지 이어져 더욱 뜻깊다”며 “앞으로도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국힘, 혁신은커녕 쌍권 청산도 못 해…눈속임용 분칠 쇼”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를 향해 “실체 없는 혁신쇼”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지 않는 한, 야당으로서 협치 파트너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11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권성동·권영세 쌍권 청산안’이 호응을 얻지 못하자 임명 8분 만에 줄행랑쳤고 윤희숙 신임 위원장도 말로만 단절과 반성 시늉을 한다”며 “이마저도 쇄신 총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국민 눈속임용 분칠 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쌍권’을 청산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원이 결정할 일이고 혁신위는 권한 없다고 말했다. 도대체 혁신할 마음이 있기는 한가”라며 “반성·양심·책임이 없는 3무(無) 혁신위의 거짓 혁신쇼를 중단하고, 이재명 정부가 하루빨리 내각을 구성해 국정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된 3대 특검을 둘러싼 공방도 계속됐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윤석열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고 있고, 내란과 결별하지 않는 이상 국민들은 내란 동조정당의 피해자 코스프레에 눈도 깜빡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에서 정치 보복을 외치고 뒤에서 휴대전화를 교체하며 증거인멸에 바쁜 국민의힘은 조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법 미비 또는 법 해석 차이로 특검 수사에 차질이 조금이라도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필요하다면 특검법 개정 등 적극 지원하겠다”며 “김건희 일당 법꾸라지들이 특검 수사망에서 빠져나가는 일이 절대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정아 대변인도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게) 폭주를 반성해야 한다 말했는데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은) 혁신 의지가 전혀 없다”라며 “말로만 혁신한다고 하지 결과적으로 거짓 혁신쇼”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민주당에 사개특위 제안…“검찰개혁 국회서 논의하자”
국민의힘이 검찰개혁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에 ‘사법개혁 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당 차원에서 검찰개혁 논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찰 개혁 4법’에 대해선 강하게 반발했다.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개악 4법은 한마디로 중국 공산당의 기율위원회와 같은 독재의 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22대 국회에 사개특위를 구성하고 검찰개혁을 논의하자”고 말했다.그는 “국민의힘도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서민과 범죄 피해자 인권 보호를 최우선시하는 검찰 시스템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검수완박으로 이미 현실화된 수사 지연과 수사 공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 마련을 고민 중”이라고 강조했다.또한 “검찰개혁처럼 중요한 사안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할 수 있다”며 “민주당이 속도전에 매몰돼 무리한 입법 폭주를 강행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과 약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사개특위에서 여당과 머리를 맞대고 국민과 역사 앞에 책임 있는 개혁 논의를 이어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송 원내대표는 이날 경제 정책과 관련한 정부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이재명 정부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외면한 채 20조 원이 넘는 대규모 국채를 발행하며 현금 살포 경기 부양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이런 인위적인 돈 풀기 정책은 잠깐 경기 지표를 좋아 보이게 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경제 체질은 오히려 약화하고 미래 세대에 무거운 빚을 지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경제 정책은 단기적 성장이 아닌 중장기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경제 활성화의 핵심은 노쇼 사기 호텔경제론 확산이 아닌, 민간의 자율적인 투자와 소비 촉진, 규제 혁파를 통한 혁신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尹, 4개월 만에 재구속 내란특검 수사 ‘탄력’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된 지 약 4개월 만인 10일 다시 구속됐다. 전직 대통령 재구속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2시 7분께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내란 특검팀이 직권 남용 권리행사 방해, 특수 공무 집행 방해, 허위 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 서류 손상, 대통령경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아들인 결과다.남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오후 2시 22분부터 6시간 40분 동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법 적용이 잘못됐다며 혐의를 완전히 부인했지만, 결국 두 번째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주요 사건 관계자들에게 진술 번복을 회유하고, 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한 행위 등이 재구속을 부른 ‘자충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역철도 예타 통과, 부울경 1시간 생활권 성큼
부산 금정구 노포동에서 출발해 경남 양산을 거쳐 KTX 울산역으로 이어지는 광역철도 건설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비수도권 최초 광역철도로, 부산·울산·경남 1시간 생활권 구축에 막이 올랐다.기획재정부는 10일 오전 2025년 제7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이하 부울경 광역철도)’ 건설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의결했다고 이날 밝혔다.부울경 광역철도는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기장군~양산시~울산 울주군(KTX 울산역)까지 총 47.6km를 잇는 노선이다. 정거장 11개소가 건설되며, 운행 차량은 부산도시철도 4호선에서 운행되는 차량과 유사한 경전철이 도입될 예정이다.총 사업비는 2조 5475억 원 규모다. 국비와 지방비 분담은 7 대 3으로, 국비 1조 7060억, 지방비 7312억 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방비는 역 사이 거리 등을 고려해 지역별로 분담하는데, 총연장 중 8.9km가 지나가는 부산은 1500~2000억 원 가량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된다.이번 예타 통과로 본격적인 동남권 1시간 생활권 시대가 열렸다. 부울경 광역철도가 개통되면 부산 노포에서 KTX 울산역까지 45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배차 간격은 20~40분으로, 하루 35회 운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개통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2030년 이후로 예상된다. 국토부가 올해 안에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용역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2028년 하반기에는 착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부 부산 이전 청사로 ‘동구 소재 IM빌딩’ 확정
속보=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청사로 부산 동구 소재 IM빌딩(본관용) 및 협성타워(별관용)가 낙점을 받았다. 이에따라 이재명 대통령의 ‘해수부 연내 부산 이전’ 지시 속에 ‘해수부 연내 부산 일괄 이전’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해수부는 10일 부산 이전 청사 위치를 부산시 동구 중앙대로 소재 IM빌딩(옛 DGB생명빌딩, 본관으로 사용)과 협성타워(별관으로 사용)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해수부는 “부산시가 추천한 건물을 대상으로 본부 인원(850여 명)을 모두 수용할 수 있으며, 연내 이전이 가능하고 민원인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건물들을 물색해 왔다”며 “현장 확인, 내·외부 의견수렴의 절차를 거쳐 대상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해수부는 청사 이전을 위해 부산 청사의 청사수급관리계획 반영 및 이전에 필요한 예산의 예비비 확보 등 행정절차를 거쳐 사무공간 조성을 위한 설계 및 공사를 신속히 추진해 연내 일괄 이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해수부는 계약 관리 상 계약금액과 계약기간 등은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해수부 본관으로 사용될 IM빌딩(전용면적 1만 2208㎡) 약 30년 된 건물로,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진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부산역에서 버스로 두 정거장 이동 후 도보로 2분 거리다. 해수부는 본관으로 건물 전체 19개 층(1층 로비 제외)을 사용할 예정이다. 해수부 별관으로 사용될 협성타워(전용면적은 3275㎡)는 약 18년 된 건물로,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진역 인근으로, 부산역에서 버스로 두 정거장 이동 후 도보로 1분 거리다. 입지여건 상 IM빌딩과 연계 사용에 유리하다. 해수부는 총 15개 층 가운데 6개 층을 별관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해수부 이전 추진기획단장인 김성범 해수부 차관은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해수부의 신속한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해수부 직원들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전·주거 등 정착지원 대책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 이전 청사는 부산 신청사가 마련될 때까지 임시청사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 부산 신청사는 부지 선정, 실시설계, 착공 등 기간을 감안하면 완공까지 약 3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 신청사 역시 정부세종청사(세종특별자치시) 및 정부서울청사(서울 중구), 서울 여의도 국회 등 KTX편을 이용한 해수부 공무원들의 잦은 업무 출장 등을 감안해 부산역과 인접한 지역으로, 교통접근성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동남권 초광역경제권 '초석'… 노포역 개발·정관선도 파란불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이하 부울경 광역철도)’ 건설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동남권은 본격적인 초광역경제권 형성의 첫발을 뗐다. 종합 개발이 추진 중인 부산 노포역 일대와, 도시철도 정관선과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 등 예타가 진행 중인 기타 노선에도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포역 개발·정관선 추진 ‘파란 불’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울경 광역철도의 시·종착역이 될 부산 금정구 노포역 일대는 부울경 초광역경제권의 핵심 거점으로 발돋움 할 전망이다. 그동안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 일대는 오랜 기간 침체하며 지역 대표 관문으로의 기능을 상실했다. 이에 시는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 차량기지를 이전하고, 인근에 KTX 노포역 신설을 추진하는 ‘북부산 노포역 일원 종합 개발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도시철도 ‘정관선’ 추진에도 이번 예타 통과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만간 KDI 민간투자 적격성조사와 예타 결과가 발표될 예정인데, 부울경 광역철도 사업 추진 여부에 따라 경제성 분석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도시철도 ‘정관선’은 동해선 좌천역과 부울경 광역철도 월평역을 다니며 두 노선을 연결하는 지선이다. KTX 울산역에서 출발해 양산 북정과 물금을 거쳐 김해 진영으로 향하는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는 지난해 10월 예타 대상으로 선정돼, 이르면 올 연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지역 첫 광역철도…균형발전 기대감 부울경 광역철도 예타 통과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의 첫 광역철도 사업으로도 의미가 크다. 부전에서 울산 태화강까지 이어지는 동해남부선이 개통됐으나, 3개 이상의 광역지자체를 연결하는 철도 노선이 본격화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울경은 오래전부터 하나의 공동 생활권을 이뤘지만, 지역 간 교통이 열악해 초광역경제권으로의 도약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최근 수도권에서는 광역급행철도인 GTX-A·B·C 건설이 추진되고, D·E·F 노선까지 계획되는 등 광역 교통망이 빠르게 확충되면서 수도권 일극주의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부울경 광역철도는 2021년 국가철도공단이 수행한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는 경제성(B/C) 0.66으로 평가돼 예타 통과 기준인 1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때 빨간 불이 켜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예타 조사 결과 낙후도, 광역철도 필요성, 지역균형발전 가치 등을 고려한 종합점수(AHP)에서 예타 통과 기준(0.5)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부울경은 이날 예타 통과 소식이 알려지자 일제히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는 부울경 초광역경제권 구축에 한발 다가섰다며 환영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전체의 발전을 앞당기는 것은 물론, 부산을 중심으로 한 국가 남부권이 수도권에 대응하는 새로운 성장 축으로 도약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울산시, 경남도와 긴밀히 협조해 본 사업이 조기에 착공되고 개통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우리 시는 물론 부울경이 공동으로 예타 통과를 위해 기재부와 국토부 등 중앙 부처에 지속 방문·건의했다”며 “양산이 부울경 중심 도시로 도약하도록 철도 교통 중심 축 형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 안효대 경제부시장은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철도 신설 사업이라는 점도 울산이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된다”며 "2031년 개통을 목표로 기본계획, 설계, 예산확보, 착공까지 모든 과정에서 행정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의회 ‘지역 우롱’ 현대건설 규탄 결의안 추진
부산·울산·경남(PK) 숙원인 가덕신공항의 부지 조성 공사 수의계약을 일방적으로 포기한 현대건설을 향한 지역의 대응이 구체화되고 있다. 부산시의회는 현대건설의 공개 사과부터 정부의 구체적인 제재, 부산 공공사업 참여 불가 등의 내용을 총망라한 규탄 결의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7월 임시회에서 부산시와 함께 실질적인 페널티 부여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10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제330회 임시회에서 현대건설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처리될 예정이다.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주도로 준비되는 이번 결의안은 같은 달 29일 최종 본회의 문턱을 넘을 전망이다. 구체적인 결의문은 현재 준비 단계에 있지만 가덕신공항 지연 사태에 대한 현대건설 사과는 물론, 정부와 부산시에 실효성 있는 제재 방안 마련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대건설에는 국가사업인 가덕신공항의 지연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인정하고 지역 사회에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국토교통부와 조달청에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부정당업자로 지정하고 향후 국가, 지방 계약 입찰에서의 배제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특히 부산시에는 이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주문한다는 구상인데,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지 말고 시민의 기대를 저버린 현대건설이 부산의 공공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강력히 제재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의 부정당업자 지정을 검토하고 있는 곳은 조달청과 국토교통부로 이들은 각각 기획재정부와 민간 법무법인에 제재 대상 여부 판가름을 위한 법률 자문을 요청해 놓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로 지정되면 최대 2년간 국가계약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앞서 1998년 벡스코 1전시장, 2009년 2전시장 공사를 맡은 바 있는 현대건설은 이달 중 진행되는 3전시장 기본설계 기술제안 입찰 공고에도 참여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최근 ‘현대건설, 원전 해체 시장 키 플레이어로 나선다’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리 1호기를 비롯한 국내 원전 해체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이번 회기 중 부산시와 함께 지역 공공사업에 눈독 들이고 있는 현대건설을 상대로 입찰 제한, 참여 배제 등 보다 적극적인 제약을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23일로 예정된 해양도시안전위원회, 24일 건설교통위원회는 각각 건설본부와 신공항추진본부를 대상으로 업무보고를 받는데, 이 자리에서 벡스코 3전시장 수주와 고리 1호기 해체 사업은 물론, 가덕신공항과 관련한 현대건설의 부적절한 행태 등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주고 받을 전망이다.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인 김재운(부산진3) 의원은 “가덕신공항은 부산뿐 아니라 울산, 경남 등 동남권 전체 시도민들의 염원이다”며 “그러나 현대건설은 끝내 발을 빼고선 벡스코 3전시장, 고리 1호기 등 수익 사업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정당업자 지정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보다 먼저 부산시와 함께 입찰 제한, 참여 배제 등 다각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현대건설을 향한 시민 사회의 비판 목소리가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일 부산시의회에서는 현대건설을 비판하는 시민단체 기자회견이 열렸다. 동북아허브공항 국민행동본부 강진수 대표는 “현대건설은 시공사로 선정된 직후 계약 체결을 마치고 공사를 지연시키며 ‘계약 변경’을 요구하더니 급기야 포기 선언을 했다”며 “이는 국가계약법(계약의 성실한 이행), 형법(업무방해) 등을 위반한 사안인 만큼 엄중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랜차이즈 생태계에 불만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인터뷰했던(본보 2011년 6월 3일 자) 김재환 감독을 14년 만에 재회했다. 처음 만났을 때는 김 감독이 지상파 방송 3사 맛집 프로그램의 실상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로 큰 관심을 받고 있을 무렵이었다. 이번에는 대패삼겹살 논란 때문에 만났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1993년에 대패삼겹살을 개발했다고 주장해 왔다. 백 대표는 그 뒤 유사 브랜드들이 생겨나자, 상표권을 보호하기 위해 1998년에 상표 등록을 마쳤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 감독이 이미 1992년 고향인 부산에서 대패삼겹살을 먹었다는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오재나’에 올려 버린 것이다. 이 영상으로 일찍부터 대패삼겹살을 먹어왔던 부산 시민들의 원성이 둑 터진 물처럼 백 대표를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김 감독을 만나 뜨거워진 대패삼겹살 이야기부터 꺼냈다. -‘백종원과 대패삼겹살의 추억’ 영상에 부산 사람들의 댓글이 쏟아지더라. “이 영상에 댓글이 7200개가 달렸는데, 부산 사람이라고 밝힌 분들의 댓글이 가장 많았다. 대부분 1993년 이전에 초량, 부산대, 경성대 앞에서 대패삼겹살을 먹었다는 증언이다. 1993년 백종원이 대패삼겹살을 처음 개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그동안 참았던 부산 시민들의 분노가 터져 나온 것이다. 나도 군대 가기 전인 1992년 고향인 부산에서 대패삼겹살을 먹은 기억이 있다. 지금과 똑같은 형태였고, 메뉴 이름도 대패삼겹살이었다. 1990년대 초반에 부산에서 널리 유행하던 대패삼겹살을 자기가 개발했다고 주장하니 부산 사람들이 화가 날 수밖에 없다.” -‘트루맛쇼’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영화 개봉을 앞두고 MBC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던 걸로 기억한다. MBC PD 출신이 MBC를 비판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당시 회사 매출의 90% 이상이 지상파 3사에서 나왔다. 개봉 후 방송 일은 다 사라졌고 오랫동안 소송에 시달렸다. MBC에는 여전히 저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친정에 칼을 꽂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자연스럽게 인간관계의 다이어트가 되었다. 예상했던 괴로움이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너무 재밌는 이야기라 즐겁게 만들었고, 괴로웠지만 재밌었다.” -얼마 전 옛 동료 PD가 김 감독에 대한 일화를 페이스북에 올려 화제가 되었다. 김 감독이 자기 휴가와 돈을 써서 몇 주에 걸쳐 참치잡이 어선을 탄 뒤, 그걸 다시 자기 시간을 써서 편집하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방영했다는 내용이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행동인데…. “친구 아버지 중에 원양어선을 타는 분이 많았다. 그 집에 가면 배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벽에 하나씩 걸려 있었는데 멋져 보였다. 내게도 큰 배를 타고 바다만 보이는 대양을 가로지르겠다는 로망이 있었다. MBC 입사 후 한 원양 선사에 찾아가 원양어선에 태워 달라고 몇 년을 졸랐다. 어느 날 그 회사로부터 마셜군도에 가면 헬기로 배까지 데려다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휴가 내서 일하러 갔지만 행복했다. 추석 특집으로 90분에 걸쳐 방송했고 시청률도 좋았다. 과정과 결과가 즐거웠고, 처음으로 PD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7월부터 백종원 씨 관련 콘텐츠가 ‘스튜디오 오재나’에 많이 올라오는 것 같다. 귀국길의 백 씨가 공항에 갑자기 나타난 김 감독에게 “나한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왜 그러시냐”라고 말하던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우연히 MBC ‘질문들’에 연돈볼카츠 사태로 출연한 백종원을 보게 됐다. 백 씨는 “나머지 매장 점주들은 신났다. 매출이 더 올랐다. 화제가 되니까 와서 먹어보고 단골이 더 생겼다”라는 말을 했다. 80개가 넘었던 연돈볼카츠 매장 중에서 단기간에 수십 개가 폐업하고 31개만 남았다. 수십 가정에 경제적으로 줄초상이 난 것이다. 그때 트루맛쇼를 찍으며 만났던 수많은 프랜차이즈 피해자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백종원은 그날 방송에서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세상에 널리 알리라고 저에게 버튼을 누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세상이 조금 더 좋아지면 좋겠다.” -프랜차이즈 중에는 더본코리아보다 못하고, 더 심한 곳도 있지 않는가. “프랜차이즈 가운데 시가 총액 1위인 기업이 이 수준이면 다른 데는 어떨지 생각해야 한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본사와 점주의 관계는 중세 시대 영주와 농노 같은 곳이 상당수다. 그런데도 누구나 다 할 수 있도록 방치를 해왔다. 우리 인구의 6배가 넘는 미국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3000여개인데, 우리 프랜차이즈 브랜드 숫자는 미국보다 4배나 많다. 전세 사기는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니 표시가 나는데, 프랜차이즈는 한 명씩 망하니 뉴스에도 안 나온다. 사회적·경제적 살인이 계속되고 있다.” -한류와 K-푸드 열풍이 거센데도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생기지 않는 것도 관계가 있다고 보나.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중국 축구와 같다. 중국 축구 선수들은 국내 리그에서 돈을 엄청나게 버니까 유럽 리그에 진출해 세계적인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꾸지 않는다. 중국에서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축구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 프랜차이즈로 손쉽게 돈 벌 수 있으니, 세계에 나가 힘들게 경쟁할 필요가 없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은 방송에 나와서 가맹점만 모으면 가장 빨리 부를 축적할 수 있는 황금어장이다. 그러니까 세계 경쟁력이 안 생긴다.” -김 감독은 가맹사업법을 잘 개정하면 프랜차이즈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어떤 방향으로 개정이 되어야 하나. “지금은 가맹본부와 점주 사이에 힘의 균형이 너무 차이가 난다. 첫째는 가맹점주의 권리나 협상권을 보장하고, 본사에는 의무를 부과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어느 정도 수평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둘째는 본사가 되기 위한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 어중이떠중이가 본사를 하면 피해가 크게 확산된다. 미국 프랜차이즈 시장도 1960년대 혼탁하던 시절이 지나고 나서 규제가 생기며 정비됐다. 지금은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띄워서 신규 계약자만 많이 모으면 본사는 빠르게 성장한다. 프랜차이즈 본사를 함부로 시작했다가는 자칫 패가망신하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프랜차이즈로 사기 치기 좋은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트루맛쇼’ 때나 유튜브를 운영하는 지금이나 음식이란 소재를 통해 미디어를 비판하는 것으로 읽힌다. “미디어의 속성은 증폭으로 방송은 공범이다. 양심적으로 하던 많은 식당들을 몰아내는 역할을 미디어가 하고 있다. ‘김재환이 트루맛쇼 시즌 2를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정확하게 보고 계신 것이다. 대한민국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영업하고 성장했는지를 보면, 다른 회사들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알 수 있다. 백종원만큼 미디어의 속성을 잘 보여주는 사람이 없다.” -현재 가맹사업법 개정은 잘 진행되고 있는가. “대형 가맹본부가 신규 브랜드를 내기 위해서는 최소 직영점을 3곳 이상 운영하고 시장 검증을 마쳐야 한다는 이른바 ‘백종원 방지법’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나는 그것도 약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잘나가는 프랜차이즈를 보면 직영점이 5%는 된다. 가맹점이 100개 있으면 5개는 직영을 해야 하는 ‘5%룰’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 실력 있는 젊은이들이 도전할 공간이 생긴다. 지금은 시장이 혼탁해서 양심적으로 해도 구분도 쉽지 않고 주목 받기도 힘들다.” 프랜차이즈 생태계를 이대로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브랜드 숫자는 늘어나고, 퇴직금을 털어 넣은 더 많은 가정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 프랜차이즈 협회는 힘이 세기에 가맹사업법이 어떤 식으로 개정되는지도 끝까지 지켜볼 일이다. 설사 하더라도, 프랜차이즈의 속성을 알고 시작해야 한다. 김 감독은 “가짜가 판치는 트루맛쇼 세상에서 속지 마시고 잘 헤쳐나가시길 빈다”라고 당부했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스토리 따라 천차만별 경주 박물관 피서
초중고 여름방학이 눈앞에 다가왔다.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 시달리는 어린이,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학업에 앞서 시원한 휴식이다. 방학을 앞두고 부산에서 가까운 경북 경주시에 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폭염 속에서 야외 여행은 생각하기조차 싫다. 다행히 이번 여행의 포인트는 실내 민간박물관이다. ■세계자동차박물관 뜨거운 햇빛을 피하려고 주차장 나무 그늘 아래에 차를 세우고 불과 30여m를 걸었는데도 온몸은 불덩이처럼 화끈거린다. 얼른 세계자동차박물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관람객을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뜻밖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실제로 타고 다녔다는 검은색 벤츠 자동차다. 종류만 똑같은 게 아닌지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설명문을 읽어보니 그가 직접 이용한 1987년산 ‘벤츠 560’이 맞는다고 한다. 전 전 대통령 일가 재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이 자동차도 매물로 나왔는데 경주 출신 기업가가 사들여 세계자동차박물관에 기증했다고 한다. 바로 옆에는 귀여운 빨간색 자동차가 나란히 서 있다. 그리스어로 ‘작고 예쁘다’는 뜻인 ‘칼리스타’다. 영국 팬더가 생산하던 차였는데 팬더가 1987년 쌍용자동차에 넘어가면서 이 자동차도 쌍용에서 만들게 됐다. 어두운 역사를 상징하는 전 전 대통령의 검은색 벤츠 옆에 선 칼리스타는 밝고 활기찬 민주화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여 이색적이다. 세계자동차박물관은 8년 전인 2017년 개관한 비교적 젊은 시설이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부터 클래식 자동차를 거쳐 경주용 자동차,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인 포니에 이르기까지 100여 대의 자동차를 볼 수 있어 어린이, 학생은 물론 성인 남성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다. 박물관 1층은 클래식 자동차 전시공간이다. 마차처럼 보이는 세계 최초의 가솔린 엔진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전시실로 들어오는 관람객을 반갑게 맞는다. 설명문 중에 ‘말 없이 달리는 마차’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이 자동차에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두 발로 바퀴를 돌려야 달릴 수 있을 것 같거나, 제대로 달릴 수 있을지 의문까지 드는 모습이지만 자동차 역사에 전환점을 이룬 차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다시 한 번 눈길이 간다. ‘페이턴트 모터바겐’ 외에도 생전 처음 보는 초창기 자동차는 한두 대가 아니다. 1913년 미국 험프모빌에서 만든 ‘험포모빌20’, 쉐보레에서 생산한 ‘H3(1915년)’와 ‘슈페리어V’(1926년), 포드의 1929년 제품 ’모델A’ 등이 나란히 줄지어 선 모습은 황홀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2층 전시관으로 올라가면 눈은 더 휘둥그레진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벤츠의 ‘540K 바론’과 부가티의 ‘부가티 57’의 위용에 눈이 부시지 않을 수 없다. 부가티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 가장 아름다운 차’로 불린 자동차였는데 명성만큼이나 외관이 아름답다. 바론은 아돌프 히틀러가 “가장 사랑하는 자동차”라고 했을 정도로 아끼던 차종이었다. 2층 전시관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자동차도 두 대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생전 전국 산업시찰을 다닐 때 타고 다녔다는 크라이슬러의 ‘크라이슬러 뉴요커’와 그가 피살된 이후 장례식에서 영정 차량으로 사용된 올즈모빌의 ‘델타88로얄’이다. 단순히 그가 타고 다닌 자동차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장면을 잘 설명해주는 유물이라고 생각하면 그에게 비판적인 사람이라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2층에는 또 1987년 현대자동차가 만든 포니와 미니트럭 포니픽업은 물론 1956년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우승한 재규어의 ‘D타입’,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운전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포르쉐의 ‘550스파이더’ 등 각종 자동차가 즐비하다. ■키덜트뮤지엄 세계자동차박물관 바로 앞에는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을 본떠 만든 ‘보문콜로세움’이라는 건물이 있다. 1층에는 40~50대 이상 세대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어린이, 학생에게는 30~40년 전 생활상을 알려주는 ‘키덜트뮤지엄’이라는 시설이 있다. 2개 층으로 이뤄진 박물관 내부를 둘러보니 전시된 물품은 정말 많다. 영사기, 전축, 라디오, 카세트플레이어 등 전자기기에서부터 스타워즈, 건담 등 캐릭터 인형, 자개 등 각종 고가구와 집기류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공간이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둘러보면 정말 재미있는 시설이 될 수 있지만 아쉬움이 많다. 제대로 분류, 정리가 안 된 데다 세계자동차박물관과는 달리 스토리가 입혀지지 않은 게 치명적 약점이다. 각종 옛 물품을 그냥 쌓아놓은 느낌이다. 게다가 무더위인데도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약간 덥다. ■바니베어뮤지엄 인터넷에서 2021년 ‘리뉴얼 재개장’했다는 바니베어뮤지엄(박물관)을 발견했을 때만 해도 전국에 산재한 그저 그런 곰 인형 박물관이 아닐까 반신반의했다. 그러다 댓글 중에서 ‘예상 외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는 내용이 많은 데다 ‘실바니안 패밀리 한국지사 공식 인정, 테디베어와 합작한 시설’이라는 내용을 본 뒤 용기를 내어 자동차 머리를 돌렸다. 미리 결론부터 밝히자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한마디로 토끼, 곰 인형만 가득 쌓아놓은 시설이 아니라 이야기를 입힌 스토리 박물관이다. 한 일본 성인 방문객이 “스고이(대단하네)”라고 말하는 걸 들었는데, 전혀 과장이 아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입구인 ‘유리 피라미드’를 모방한 것처럼 보이는 ‘미니 유리 피라미드’로 들어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입장권을 사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먼저 폴 고갱의 ‘타히티의 여인들’을 패러디한 ‘타히티의 곰들’을 포함한 다양한 패러디 그림이 붙어 있다. 주인공은 물론 테디 베어다. 박물관 여행은 흥미로운 테디 베어 그림 앞과 높이 5m는 됨직한 초대형 보라색 토끼 앞에서 사진 한 장씩 찍는 것에서 시작한다. 주택가 골목처럼 이어지는 복도에는 테디 베어와 다양한 실바니안 패밀리 동물을 활용한 병원, 유치원, 학교, 시장 등 각종 포토존 공간이 마련돼 역시 사진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화려한 꽃으로 장식된 테디 베어 마차에서 인증샷을 찍고 지나가면 테디 베어를 이용해 박혁거세의 탄생과 첨성대, 석굴암, 불국사 경주의 역사와 유적지를 소개하는 ‘신라 여행’ 공간이 나온다. 곰 여왕, 곰 승려, 곰 석공, 곰 장군 등 다양한 테디 베어 캐릭터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카메라 셔터나 휴대폰 버튼을 누르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게 만든다. ‘신라 여행’을 끝내면 ‘신비한 해저 여행’이 나온다. 테디 베어와 실바니안 패밀리 동물들을 활용해 해저와 우주, 북극을 묘사한 공간이다. 노란색, 파란색, 분홍색, 주황색 등 다양한 조명이 순환하는 가운데 휴식하는 곰 인어공주, 빙벽을 타는 곰 등반가, 유영하는 곰 우주인 등이 관람객의 미소를 자아낸다. 바니베어뮤지엄 탐험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앤디 워홀과 바스키아’에서는 20세기 미국 팝아트의 제왕이라는 앤디 워홀, 그래피티 예술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그림을 차용한 다양한 동물 인형이 전시돼 있다. 여기에 불운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터미네이터’, ‘인크레더블’ 등 각종 영화 장면을 묘사한 인형,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닮은 인형까지 독특한 디자인이 끝없이 이어진다. 바니베어뮤지엄의 마지막 공간은 ‘타임머신 여행’이다. 1억 7000만 년 전 공룡이 살던 시대로 간 곰 인형들의 모습을 묘사했다. 잔인한 육식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옆에서 탐험하는 곰, 선량한 초식 공룡 파라사우롤로푸스를 타고 다니는 곰, 하늘을 나는 공룡 케찰코아툴루스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등산하는 곰 등 다양한 장면을 묘사했다. 바니베어뮤지엄은 단순히 실바니안 패밀리와 테디 베어 인형만 나열하거나 회사에서 판매하는 제품만 전시한다면 실망스럽기 그지없을 시설에 스토리를 입혀 놀라운 변신을 일으킨 곳이다. 어린이는 물론 성인도 끝없이 이어지는 각종 인형의 이야기에 눈을 떼지 못하고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집값 똑같은데 서울·지방 양도세 하늘과 땅 차이 "과세 불평등 심화"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세율을 차등하는 현행 세제 시스템이 서울과 지방의 집값 초양극화를 부추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씩 양도소득세 차이가 발생하는 탓에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만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10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박훈 교수팀에 의뢰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세제는 서울 1주택자를 지방 다주택자보다 우대하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다. 연구진은 서울에 12억 원짜리 아파트 1채를 보유한 A 씨와 지방에 각각 6억 원인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B 씨가 10년간 보유한 아파트 한 채를 매도하는 사례를 가정했다. 집값 상승률이 50%로 같아 A 씨는 6억 원, B 씨는 3억 원의 차익을 봤다. 이때 A 씨에게는 양도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1주택 비과세 요건(거래가액 12억 원 초과부터 과세)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주택자인 B 씨에게는 먼저 판 주택에 일반 과세가 적용돼, 양도세 7000만 원을 부담하게 된다. 3억을 더 번 A 씨가 세금을 더 적게 내는 것이다. 8억 원에 산 아파트를 20억 원에 팔아 똑같이 12억 원의 차익을 얻은 경우에도 주택 수에 따라 양도세 부담이 달라진다. 장기보유특별공제(보유 기간 15년·거주 기간 10년 가정)와 2주택 여부 등에 따라 양도세가 적게는 1800만 원부터, 많게는 7억 1400만 원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양도소득이 같아도 고가의 1주택 보유자는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사람보다 극히 적은 세금을 내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주택 규모나 양도소득의 크기가 아닌 주택 수를 기준으로 비과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중과세율 적용을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주택 수에 따라 중과세율(10~30%포인트)을 매기도록 했으나, 2022년 5월부터 1년씩 세 차례 양도세 중과가 유예된 상태다. 연구진은 “현행 세제는 주택 수에 따른 세 부담 격차가 지나치게 커 납세자 행태에 왜곡을 초래하고, 조세 회피를 유발한다”며 “주택 수가 아니라 양도차익 또는 자산 총액에 따라 세율에 차등을 두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서울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 지난해 평균이 13억 2000만 원이었던 점을 고려해 ‘1주택자 비과세 기준 12억 원’ 조정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 수 기준 과세는 지방으로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다주택자를 잡기 위한 규제 탓에 전국의 부동산 자본이 서울로 집중돼 가격 상승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동아대 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시대착오적인 다주택자 규제는 결국 서울만 살리고 나머지 지방은 모두 죽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개인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에 따라 세금을 매기거나 지방에 두 번째 주택을 살 경우 이를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등의 과감한 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R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서울 집값이 잡히지 않는 이유는 세제 때문”이라며 “고가 주택 소유자가 보유세 부담을 크게 느끼고, 보유가 부담된다면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양도세·취득세 중과세는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랜드 공동관으로 부산 신발 살리자” [기업 살리기 프로젝트]
‘부산 기업 살리기 프로젝트’ 첫 대상 기업인 (주)트렉스타(부산일보 6월 16일 자 1면 등 보도) 등 지역 신발업계 위기를 분석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한 회의가 열렸다. 지역 신발업계는 마케팅 지원, 지역 업체 가점 등을 요구했다. 부산시의회와 부산테크노파크는 10일 오후 2시 부산 사상구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에서 부산시, 부산시의회, 부산테크노파크를 비롯해 트렉스타, (주)슈올즈, (주)바라크, 튜브락 등 주요 신발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부산 신발산업 활성화 간담회’를 열었다. 트렉스타 권동칠 회장은 “타 지역은 공공기관 입찰 등에서 지역 브랜드에 가점을 많이 주는데 부산은 그렇지 않다”며 “부산에 있는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 부산시, 시의회가 잘 협조해 지역 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슈올즈 이청근 회장은 “부산역처럼 많은 이들이 오가는 지역에 부산 브랜드 공동관을 만들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발 스타트업은 ‘마케팅’을 강조했다. (주)플롯 박관선 대표는 “수도권에서 근무하다가 신발을 좋아해 창업했는데 부산은 제조 인프라에 강점이 있는 반면, 마케팅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지역 브랜드 공동 마케팅 방법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리제화 이성용 대표는 “브랜드 육성 사업을 중장기 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부산테크노파크 김형균 원장은 “기존 기업과 스타트업 간 혁신 동력을 얻는 선순환 체계가 만들어진다면 부산 신발 산업 부활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성창용(사하3) 위원장은 “지역 신발업체 가점 등은 즉각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된다”며 “제안 내용을 적극 검토해 신발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도 5호선 ‘기점’ 통영에서 남해로… 43km 연장
남해안을 가로지르는 국도 5호선 기점이 통영시에서 남해군으로 연장된다. 해상 교량을 통해 남해안 섬을 연결해 도서 주민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관광자원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도는 10일 국토교통부가 국도 5호선 기점을 현재 통영시 도남동에서 남해군 창서면까지 43km 연장하는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경남도가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남해안 섬 연결 해상 국도’ 사업의 일환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부산~거제~통영~남해~여수로 이어지는 전체 152km 구간의 해상 국도망이 건설된다. 앞서 2021년 국도 5호선 기점이 거제시 연초면에서 통영시 도남동으로 연장됐다. 그러나 통영 사량도와 수우도 등 주요 섬을 관통하지 않아 미완으로 평가됐다. 이에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취임 후 국도 5호선 기점 재연장을 도정 핵심 과제로 삼았다. 그 결과 이번에 노선 연장을 확정받으며 전체 사업의 얼개가 완성됐다. 차후 예비타당성 조사 등 행정 절차를 거쳐 사업이 추진된다. 경남도가 밑그림을 그린 남해안 섬 연결 해상 국도는 남해여수 해저터널부터 남해 창선면까지 도로를 연결하고 통영 수우도~사량도~도남동 구간, 통영 한산도~추봉도~거제시 동부면 구간을 잇는 게 골자다. 이렇게 되면 남해여수 해저터널에서 거제 거가대교까지 모든 도로가 이어지게 된다. 부산에서부터 경남, 전남까지 바닷길이 줄줄이 연결되는 셈이다. 섬과 육로를 연결하기 위해 해상 교량도 곳곳에 설치된다. 사업 구간 내 가칭 △신남해(창선)대교 4km △사량대교 3km △신통영대교 7km △한산대첩교 2.8km △해금강대교 1km 등 5개 교량이 지어질 예정이다. 경남도는 해상 국도가 완공되면 하루 평균 1만 7000대의 교통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생산 유발 4조 43억 원, 부가가치 유발 1조 6967억 원, 취업 유발 2만 5518명 등 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1시간 이상 걸리던 남해와 통영 간 이동 시간이 30분대로 줄어들고, 무엇보다 2029년 완공 목표인 가덕신공항까지 이동 시간도 최대 40분 단축된다. 경남도는 해상 국도가 지나는 지역의 관광자원 활성화를 위해 도로를 브랜드화하고, 가덕신공항·남부내륙철도 등 주요 교통망과 연계한 해양복합 관광 벨트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박 지사는 “이번 국도 지정은 남해안에 ‘꿈의 도로’를 실현할 한 획을 긋는 첫걸음이며 대한민국의 지도, 나아가 동북아의 지도를 다시 그리는 담대한 구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남은 남해안 섬 연결 해상 국도 확정에 그치지 않고 사업 조기 실현을 위해 다가오는 ‘제7차 국도건설계획’에 반드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尹, 4개월 만에 서울구치소 재입소… 에어컨 없는 독방 수용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된 지 124일 만에 서울구치소에 다시 입소했다. 지난 3월 8일 법원이 구속 취소를 결정한 후 정문으로 걸어 나왔던 서울구치소로 약 4개월 만에 돌아간 셈이다. 윤 전 대통령은 조은석 내란 특검이 법원에 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10일 서울구치소에 재입소했다. 지난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그는 같은 날 밤부터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대기 중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10일 오전 3시께 10㎡ 남짓한 독방에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 사항 확인 후 신체검사를 받았고, 미결수를 상징하는 카키색 수의를 입은 후 ‘머그샷(얼굴 사진)’도 찍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이 머물 독방에는 에어컨이 없다. 선풍기, TV, 접이식 밥상, 관물대, 변기 등이 있어도 침대는 따로 없어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야 한다. 목욕은 공동 목욕탕에서 하게 되지만, 다른 수용자와 이용 시간은 겹치지 않게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식사는 교정 당국 급식 기준에 따라 다른 미결수와 동일하게 제공된다. 서울구치소 10일 아침 메뉴는 미니 치즈 빵, 찐 감자와 소금, 종합 견과류, 우유 등이었다. 수용자 1인당 하루 3끼 식비는 5200원 정도다. 대통령경호처 경호도 구속영장 발부와 동시에 중단됐다. 전직대통령법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과 부인에게 경호·경비를 제공할 수 있지만, 윤 전 대통령은 교정 당국으로 신병이 인도되면서 그러한 예우를 할 필요가 없게 됐다. 윤 전 대통령은 미결 수용자로 지내게 되고, 재판을 통해 형이 확정될 경우 수형자로 복역하게 된다.
‘尹 재구속’ 정치권 파장… 압박하는 與, 뒤숭숭한 野
10일 윤석열 전 대통령 재구속으로 전환점을 맞은 내란 특별검사 수사가 미칠 파장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운다. 수사 과정에서 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야당 전반이 ‘특검 블랙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것에 대해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당은 “사필귀정”이라며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송구하다”며 법과 원칙에 따른 정당하고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주장했다. 여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내란 연루 의혹을 특검에서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박상혁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가의 대통령이 음모론적 망상에 빠져 일으킨 친위 쿠데타와 전쟁을 유도한 외환죄 의혹의 전모를 드러내기 위해 여전히 밝혀야 할 것들이 많다”고 했다. 반면 대선 패배 후 내부 전열조차 아직 가다듬지 못한 국민의힘은 ‘특검 리스크’ 앞에서 내부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말로는 ‘정치보복은 없다’고 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이제는 ‘진짜 안 하는 줄 알았냐’며 특검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특검뿐 아니라 야당 탄압 관련 입법도 아우르는 대응 기구를 마련할 방침이다. 야당은 만장일치로 특검 대응을 전담할 TF(태스크포스)를 꾸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검 TF의 구체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얼개는 나오지 않았으나, 분과별 위원장을 중심으로 파트별 특검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박성훈 대변인은 “대응기구의 규모와 성격은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내부에서는 내란 특검법상 수사기간인 11월 중순까지 현역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올라오면 당 전체가 ‘특검 블랙홀’에 빠질 것이란 우려를 표한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특검에 대응해) 전화기를 바꾸는 분도 상당히 많다고, 다들 아실 것”이라며 “(특검의 정치적 수사 우려에) 의원들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국회 의석수와 여당의 공세 등 전방위적 열세에 처한 상황에서 이같은 대응이 독재방지 특별법이나 특검 TF가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감도 적지 않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안철수 의원이 특검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밝힌 언론 인터뷰를 거론하며 “‘반헌법 척결’을 외치면서 정작 가장 반헌법적인 이재명식 특검에는 적극 환영하고 있는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한미정상회담 안갯속… 이재명 정부 '실용외교'시험대
미국의 상호관세 적용 예고 시점(8월 1일)이 3주 앞으로 다가온 데다, 정부가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확정 짓지 못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10일 첫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등 관세 협상 해법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한미정상회담 시점을 여전히 확정 짓지 못했다. 미국에 급파됐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한미 간 회담을) 조속히 하자는 데 공감대는 있지만 8월 1일 이전, 이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앞서 관세 협상 등 한미 양국 간의 현안 논의를 위해 2박 4일 일정으로 미 워싱턴DC를 방문하고 전날 귀국했다. 위 실장은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자까지는 나와 있지 못한 상황”이라며 “(양국이 회담을) 조속히 열자는 공감대는 있지만 휴가철 문제 등도 있어서 (정확한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협상이) 진행되는 것에 따라 조정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현 시점 이 대통령의 최우선 목표는 관세 부과일까지 남은 시간 내 최대한 관세율 인하를 끌어내는 것이다. 동시에 양국의 협상을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타결시키기 위해 한미정상회담을 조기 개최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다만 한미정상회담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구체화 단계에 이르지 못하면서 대통령실은 해법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 이어 취임 후 첫 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대미 통상 협상 상황에 대한 공유와 향후 대응전략에 대한 논의 차원이다. 이 대통령은 ‘패키지 협상’의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 우선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협상 과정에서 양측이 접점을 도출한다면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견인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방위비 협상도 주요한 과제다. 위 실장은 이와 관련해 “이번 방미에서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지만 방위비 전체를 어떻게 하느냐는 얘기는 있었다”며 “국방비 전반에 대해서는 국제적 흐름에 따라 늘려가는 쪽으로 협의하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연간 100억 달러로 올려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100억 달러를 요구했다”며 “동맹국에 대한 존중이나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하고 또 무도한 요구”라고 밝혔다.
국토부·문체부 장관 후보자 공석… 이 대통령 '장고'
이재명 대통령이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간 19개 정부 부처 장관 중 17개 부처 인선이 마무리됐지만, 국토부와 문체부는 아직 장관 후보자가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예민한 부동산 정책을 컨트롤할 국토부 장관 자리와 세계 5대 문화강국 공약을 이끌 문체부 장관 자리를 두고 이 대통령이 막판까지 장고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부산으로선 지역 부동산 정책과 더불어 현재 차질을 빚고 있는 가덕신공항 공사를 책임질 국토부 장관의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새 정부 장관 후보가 발표되지 않은 곳은 국토부와 문체부 두 곳 뿐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국방부, 통일부, 외교부 등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데 이어 같은달 29일 기획재정부와 법무부 등 6개 부처 장관 내정자를 발표한 바 있다. 우선 이 대통령이 국토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신중한 건 부동산 정책과 맞물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이 초고강도 대출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실은 국민 여론 추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진보 정부에서 집값이 오른다’는 국민 인식이 적지 않기에 주택 시장 안정과 공급 확대 등을 이끌 국토부 장관 인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의 초기 부동산 정책에 따라 민심이 좌지우지될 수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이 인선에 더욱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 대통령이 국토부 1차관에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멘토로 꼽히는 가천대 이상경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를 임명하면서, 국토부 장관은 정치계 인사가 임명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더불어민주당 맹성규·윤후덕·문진석·정일영 의원 등이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된다. 고려대 김세용 건축학과 교수도 국토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세계 5대 문화강국’을 이끌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문체부 장관 인선과 관련해 최근 “여러가지를 생각하다보니 사람을 쉽게 못 찾고 있다”고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K컬쳐 간담회에서 “문화 부문에 대한 투자나 지원도 대대적으로 늘리고 산업으로도 키우고, 또 전 세계로 진출해서 대한민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을 찾다 보니 못 뽑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초 장관 후보자로 인선이 유력했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고령을 이유로 장관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김윤덕 의원 등이 거론되기도 한다. 문체부는 ‘깜짝 발탁’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배우 김의성, 이원종 씨 등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날까지 국토부 장관과 문체부 장관 자리가 공석으로 남으면서 지역 안배 가능성도 머리를 든다. 국토부의 경우 이 대통령이 강조한 국토균형발전과 직결되고, 문체부의 경우 부산이 문화 산업을 부흥하는 ‘영화의 도시’로 자리매김한 만큼 두 부처 장관 후보자 모두 부산 인사 발탁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배선 묶인 멀티탭 12분 만에 불꽃 튀어
최근 노후 멀티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부산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면서 멀티탭 관련 화재의 위험성을 알리는 실증 실험이 진행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10일 부산 연제구 부산소방재난본부 훈련탑 앞에서 멀티탭 화재 실증 실험을 했다. 이번 실험은 정확한 멀티탭 사용법을 홍보하고, 부적절한 사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날 실험은 정격전류가 다른 멀티탭을 두고 배선의 묶임 여부와 소비전력 등을 달리해 그 변화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첫 실험에서는 정격전류가 10A(암페어)인 일반 멀티탭에 소비전력이 2800W(와트)인 에어컨을 연결해 최대 13.4A 전류가 흐르게 했다. 실험 시작 20여 분이 지나자 묶여 있던 멀티탭 배선의 온도가 섭씨 70도까지 상승했다. 이어 같은 멀티탭에 소비전력이 2800W인 에어컨 2대를 연결해 첫 실험의 두 배에 가까운 최대 26A 전류가 흐르게 했다. 마찬가지로 20여 분 뒤 멀티탭 배선의 온도가 100도까지 올랐다. 이어 멀티탭 배선을 묶고 나머지는 같은 조건으로 다시 실험했더니 12분 만에 스파크가 튀었고 배선 온도는 180도까지 상승했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대용량 멀티탭도 화재로부터 안심할 수는 없었다. 정격전류가 16A인 대용량 멀티탭에 최대 12A 전류를 흐르게 했더니 실험 시작 20여 분 뒤 배선의 온도는 61도로 기록됐다. 반면 벽면에 설치된 콘센트는 대용량 전력 사용에도 안정적이었다. 정격전류가 16A인 벽면 콘센트에 최대 25A 전류를 흐르게 했는데도 실험 시작 12분 뒤 온도는 최초 32도에서 41도로 온도 변화가 적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정동우 화재조사계장은 “멀티탭은 편리함 때문에 자주 사용되지만, 여러 전자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경우 화재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에어컨 실외기 등 소비전력이 큰 가전 제품은 멀티탭이 아닌 벽면 콘센트에 직접 연결하고 멀티탭 사용 시 정격전류를 확인하고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운전 화면 보면서 달리니 안심되네요”
“자율주행이라니 불안했는데, 운전 화면 보면서 달리니 안심되네요.” 10일 오전 11시 부산도시철도 동해선 오시리아역을 출발한 부산 자율주행버스(BI)가 국립부산과학관 방향으로 출발하자 버스 내부 안내판에 ‘자율주행 ON’ 표시가 켜졌다. 이날 주행은 오시리아역 정문을 출발해 국립부산과학관을 거쳐 다시 오시리아역으로 돌아오는 3.3km 코스로 이뤄졌다. 오시리아역 주차장을 수동 운전으로 벗어나 주차장을 나오자마자 운전사가 손을 떼고 자율주행을 시작했다. 신호등이 바뀌는 시간을 미리 학습한 버스가 예정된 시간에 맞게 속력을 조정했다. 버스엔 측면 80m, 전후방 120m까지 사람, 건물, 차량 등을 확인하는 센서가 탑재됐다. 이날 버스는 전체 노선 4.75km 중 3.30km를 시범 운행했다. 버스에 탑승한 시민들은 속도 조절이나 코너링을 할 때 별다른 흔들림이나 급정거를 느끼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총 15분의 운행 시간 동안 돌발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자녀와 함께 시범 운행 차량에 탄 김희창(31) 씨는 “보통 버스와 비교해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아이와 함께 안심하고 타도 괜찮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오는 9월부터 오시리아 관광단지 일원에서 본격 운행을 시작하는 부산 최초 자율주행버스 개통식을 이날 가진 뒤 첫 손님을 태우고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일반 차량과 도로를 함께 사용하는 혼재 운행 방식이며 자율주행 레벨3 기준에 따라 시험 운전자가 탑승해 시스템 요청 시 수동으로 개입하는 형태다. AI 시스템이 각종 돌발 상황, 주요 돌발 상황 발생 지역 등을 학습해 정식 운행에 반영할 예정이다. 시는 오시리아 구간에 이어 동래구 내성교차로에서 해운대구청어귀삼거리까지 연결되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구간 10.4km도 오는 11월부터 시범 운행한 후 내년부터 정식 운행에 들어간다.
‘여름방학보다 먼저 온 폭염’… 냉방기 역부족에 부산 학교 교실 ‘찜통 경보’
최근 부산 연제구의 A중학교에서는 1학년 학생들이 “교실이 너무 더워 수업을 받기 어렵다”며 집단으로 학교에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1학년 교실은 건물에서 제일 높은 3층에 있는데 학교 건물이 노후돼 옥상에 내리쬔 햇볕의 열기가 실내로 고스란히 전달돼 빠져나가지 않는 구조다. 교실 내부 온도는 오전 시간대에도 29~30도까지 오르기도 한다. 여기에 학급 수가 예년에 비해 늘고 학생 수 과밀까지 겹치며 교실 안 무더위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 학교 1학년 재학생의 한 학부모는 “아이가 더위에 지쳐 집에 오면 두통을 호소하고 기운이 없다” “이럴 거면 방학을 앞당기는 게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사하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폭염으로 학생들이 사용하는 태블릿의 뒷판과 화면 패널이 집단으로 휘고 접착제가 녹아내리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 학교 교사 B 씨는 “내구연한이 6년인 기기인데도 3~4년 된 태블릿에서 이런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더위로 인한 피해라고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비단 두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 교실마다 에어컨 등 냉방 기기가 설치돼 있지만, 건물의 구조적 문제나 노후화로 냉방 효율이 떨어지거나, 기기 노후화, 에어컨 냉매 부족 등으로 냉방 설비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있지만 무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665개 학교 5만 8227개 교실 전체에 냉방 기기가 설치돼 있지만, 실제 작동이 제대로 안 되는 교실이 적지 않다. 폭염으로 수업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 여름방학에 들어간 학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10일 기준 부산 지역 초·중·고 833개교 중 방학을 시작한 학교는 전체의 약 1%(5개교)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일주일 여 뒤인 오는 18일이나 21일에 방학에 들어간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폭염특보 단계에 따라 수업 방식이나 학사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학교에 줘 더욱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자 모든 학교에 공문을 보내 양산·모자 착용, 부채 사용, 밝은색 옷 입기 등 폭염 대응 수칙을 안내하기도 했다. 각 학교에서는 학생 등교 전인 오전 7시 30분부터 교실 온도를 점검해 에어컨을 미리 가동하고, 암막 커튼을 설치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일부 학교는 실외 기온과 날씨 상황을 고려해 등·하교 시간 조정, 원격수업 전환, 단축 수업과 휴업도 검토 중이다. 부산시교육청 학교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지난 8일 부서 간 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학교 현장의 폭염 대응 체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며 “올여름 폭염은 예년보다 강도가 높고 지속 기간도 길 것으로 예보돼 9월 말까지 폭염대비 전담반을 운영하고 상황별 대응 메뉴얼을 가동하는 등 종합 관리, 비상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고교생 3명 사망’ 휴대폰 포렌식 마친 경찰…“범죄 혐의점 없어”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 3명이 지난달 21일 부산에서 동시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부산일보 6월 23일 자 1·3면 등 보도)과 관련해 경찰이 학생들의 휴대폰 포렌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학생들의 휴대폰에서 별다른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10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숨진 학생들 3명에 대한 휴대폰 포렌식을 마쳤다. 경찰은 학생들의 휴대폰에 담긴 통화, 문자, 카카오톡 등 메신저 내용 전반을 들여다봤다. 일부 학부모들이 의혹을 제기했던 전임강사 등에 대한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숨진 학생들이 재학했던 부산 A 예술고등학교 학부모회와 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임 강사의 등이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경찰은 학생들의 사망 원인을 개인적인 이유로 추정하고 있다. 학교나 전임 강사가 주된 사망 원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찰은 포렌식을 통해 나온 내용을 재검토한 뒤 사망 원인이 명확해지면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에겐 휴대폰을 돌려주며 학생들의 사망 원인을 설명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의 죽음을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 운영 전반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특별감사를 진행 중이다. 교육청은 15명으로 구성된 감사반을 투입해 해당 학교법인 산하 학교를 대상으로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관선 체제로 운영되는 해당 학교법인과 관련해 중·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제기한 민원 등을 살펴보고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설문 조사도 마친 상태다. 다만 새 이사진이 구성돼야 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를 실제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질문하는 힘으로 미래 준비”… 부산 교육에 AI 도입
부산시교육청이 지역 공교육에 인공지능(AI)을 본격 도입하기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AI에게 효과적으로 질문하는 능력을 기르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교육을 비롯해, AI 기반 진로·진학 설계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학교 교육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전략이 담겼다. 다만 AI의 실효성과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만큼, 교육 현장의 여건을 반영한 정밀한 설계와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0일 “AI·디지털 전환 시대를 이끌 융합 인재를 기르기 위해 맞춤형 교육 체계를 본격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먼저 시교육청은 교사와 학생 모두가 AI와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과정을 도입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AI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원리를 이해하고, 정확하고 창의적인 질문을 하는 능력을 뜻한다. 김 교육감은 “질문하는 힘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의 핵심 역량”이라며 “학생들은 AI를 협업 파트너로 활용하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AI는 진로·진학 분야에도 적극 활용된다. 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약 2만 50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생활기록부와 대학 전형 데이터를 연계한 ‘진학 펜(PEN) AI’를 보급한다. 이 시스템은 대학별·전형별로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수시·정시 대비를 위한 진학 시뮬레이션과 모의 면접 기능도 지원한다. 특히 모의 면접의 경우, 학생부 기반 데이터를 바탕으로 반응형 문항을 자동 생성해 공교육 안에서도 실질적인 진학 설계 역량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와 함께 생성형 AI도 교실 수업과 행정에 직접 보급된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해, 맞춤형 학습과 수업 설계, 평가 업무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부산 중·고교 5곳을 ‘AI·빅데이터 중심학교’로 지정해 기초 코딩부터 AI 프로젝트 수업까지 운영하고, AI·SW교육거점센터에서는 로보틱스와 음성인식 등 최신 기술 체험 교육도 강화한다. 아울러 AI 오남용을 예방하고 정보 판별력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윤리 교육도 병행된다.김 교육감은 “AI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교육 현장의 오늘이 됐다”며 “AI를 단순히 도구로 여길 것이 아니라, 생각과 학습 방식을 바꾸는 변화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계획은 단기 성과를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미래형 공교육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이라고 덧붙였다.다만 현장에서는 AI 도입에 앞서 체계적인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AI가 교육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지만, 수업에 실제로 접목하려면 정교한 전략과 준비가 필요하다”며 “과거 디지털 교과서 도입 당시에도 기기 노후화와 네트워크 불안정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이번에는 학교 상황을 충분히 반영한 면밀한 계획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사설]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부울경 초광역경제권 견인차
[사설] 부산 기업 트렉스타 살리기 지역 신발산업 부흥 선순환
[김상훈의 포커스온] 일상이 된 기후 재난
[밀물썰물] 지구 최대의 적
[서상호의 오픈 스페이스] 예술정책은 현장으로부터
[조희창의 클래식 내비게이터] 거슈윈, 경계에 선 음악
[영상] 서서 마시는 찻집·잔술 파는 밥집… 여기에만 있지요 [피시랩소디]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선풍기와 서큘레이터, AC 모터와 BLDC 모터… 뭐가 다를까 [궁물받는다]
스마트폰이 느려졌다면… '재부팅'이 답일까? [궁물받는다]
"앗, 깜빡하고 약 안 먹었네" 하루 3번 복용 약, 놓쳤으면 어떡하지? [궁물받는다]
유럽 국가 카페, 노트북 작업 금지 확산 왜? [트래블 tip톡]㉓
600만 달러 시계에 애완동물, 아기까지 객실에 두고 떠난다 [트래블 tip톡] ㉒
유럽연합 EES‧ETIAS 시행, 일러도 2027년에나 가능 [트래블 tip톡] ㉑
책과 함께하는 ‘아보하’ 소망, 추억의 흑백사진에 담다 [별별부산] ⑨
시내버스 타고도 만날 수 있다 '푸른 초원 위 양 떼 풍경' [별별부산] ⑧
“밤 산책하듯 쉬어 가세요”…광리단길 24시간 밝히는 ‘위로 책방’ [별별부산] ⑦
기린·신흥·아리랑 성냥을 기억하시나요?
여행은 청춘 성장의 밑거름…보름 만에 한 뼘 더 큰 아이들 [세상에이런여행] ㉗
매일 호텔식·외식에 학원도 안 가는 꿈같은 일정 [세상에이런여행] ㉖
행복하지 못한 인생 말년, 모차르트는 왜 갑자기 눈을 감았나? [세상에이런여행] ㉕
어머니 돌아가신 집 개조해 비영리 단체 활동… 이번엔 음악극 도전 [부산문화 백스테이지]
7년 만에 문 닫는 게네랄파우제 “그동안 행복했습니다” [부산문화 백스테이지]
20분 영상 송출 사고… ‘부산발레시즌’ 아쉬운 첫걸음 [부산문화 백스테이지]
[젊어지는 이야기] 배고픔과 항노화
[젊어지는 이야기] 건강검진 유감
레이저 피부 항노화 치료 [젊어지는 이야기]
무연고자 사후 연결 프로젝트 부산시 전역으로 확대 검토
연락망 쪽지 품고 다니던 무연고자 “연결 되니 이젠 안심” [연결:다시 쓰는 무연고자의 결말]
죽음 일상화 영구 임대 고령 주민 "건강한 애도 문화 만들래요" [연결:다시 쓰는 무연고자의 결말]
‘33조 녹색채권 어디에’ 56회 한국기자상 수상
부산일보 ‘33조 녹색채권 어디에’ 한국기자상 수상
부산일보 ‘33조 녹색채권 어디에’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수상
[사랑의 징검다리] 40대 두 아들 뒷바라지하는 희은 씨
[사랑의 징검다리] 벼랑 끝에서 버티는 도희 씨
[사랑의 징검다리] 3년간 방 안에서만 지낸 종수 씨
"우리 댕댕이가 돌아온 것 같아요" 반려동물을 추억하는 다양한 방법
맛· 건강 다 잡은 지역 특산물로 반려견 건강 챙긴다 [댕냥이 영양 관리 A to Z]
요즘 뜨는 곤충·식물성 단백질, 육류 대체 가능할까? [댕냥이 영양 관리 A to Z]
“허리디스크에 좋다는 걷기 운동, 되레 악화시킬 수 있다”
화객선 충돌 직전 크레인부선 견인한 해양환경공단 선원들 '화제'
별거 중 아이 데려가려 "엄마와 꽃구경 간다"… 보육교사 속인 아빠, 징역 3개월
해병특검, 'VIP 격노설' 尹 자택 압수수색… "직권남용 피의자"
해병특검, 'VIP 격노설' 회의 조태용 전 국정원장 등 10여곳 추가 압수수색
이재명 대통령, 첫 NSC 주재…“남북 평화가 실용적 해법”
공영홈쇼핑 10주년 기념 14일 ‘베스트 상품 특집전’…인기 브랜드 10개 상품 엄선
‘찐’ 하이엔드란 이런 것…‘르엘 센텀’ 견본주택 가보니
“구독료·보안 걱정 끝”… 세종디엑스, 통합형 업무 AI ‘트롤리AI’ 출시
혁신제품 납품실적 요구 대폭 줄인다…조달청, 조달분야 규제개선 80개 확정
엄정화 주연 영화 ‘댄싱퀸’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부산에서 요즘 가장 ‘핫’한 포토존은 여기…광안리 카카오 캐릭터존
동구 밀해담...여름 보양의 정성을 담은 프리미엄 밀면 반상
뮤지컬로 만든 ‘칠곡 가시나들’ 일본에도 진출
부산 프랜차이즈 슈퍼바이저 3기 교육생 모집
부산 중구 드림스타트, ‘찾아가는 꼼지락(樂) 놀이교실’ 운영
부산보건대 물리치료과, 필리핀 LCIC 어학연수 프로그램 참여
“BIFC로 오세요”… 부산시, 수도권 금융기업에 러브콜
부산도시공사, ‘건축물 위험성평가 표준모델 전파 교육’ 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