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엔 와인!”인데 ‘와알못’이라면?…초보자 위한 와인 클래스 [혼잘알]⑦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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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을 만나고 친해지는 게 싫어!” “전 혼자 있는 게 더 좋아요.” MBC 국민예능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남긴 말입니다. ‘혼생’이 더 즐겁다는 박명수의 어록은 수많은 ‘짤’을 탄생시킬 정도로 공감을 불렀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사람과 친해지지 않아도, 친구나 애인이 없어도 나 홀로 재밌게 놀러 다닐 수 있는 방법을. 둘도 없는 '찐친'이 전하는 후기라면 더 살갑겠지요? 그래서 '츤데레 스타일 명수체’로 전해드립니다! 그러니 막말한다고 나무라는 것은 자제해 주시길^^


광안리 모 와인숍에서 촬영한 허세 사진. 이날 수강한 와인 원데이 클래스에서 마셔본 화이트 와인들이야.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광안리 모 와인숍에서 촬영한 허세 사진. 이날 수강한 와인 원데이 클래스에서 마셔본 화이트 와인들이야.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크으으 좋다~ 요새 뭐 하이볼, 위스키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역시 혼술은 와인이지. 아, 그렇다고 내가 와인 잘 아는 ‘와잘알’인건 아니야. 와인 홀짝거린 지는 좀 됐지만, 품종이나 매너 같은 건 잘 몰라. 뭘 알아보려고 해도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뭐부터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지.

나처럼 와인에 관심은 있지만 아는 건 없는 ‘와린이’들이 제법 많은가 봐. 얼마 전 인기 유튜버 ‘침착맨’ 채널에 와인 전문 유튜버 ‘와인킹’이 출연해서 ‘초보자 와인 입문 특강’을 했는데, 2시간 정도 되는 영상이 조회수 200만을 훌쩍 넘었더라고.

나도 이 영상을 봤는데,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받아도 참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알아보니까 역시나 와인도 원데이 클래스가 있더라고. 직접 가서 1시간 반 정도 되는 수업을 듣고 왔는데,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을 정리해 볼 테니까 와인 즐기는 혼술러들은 관심 있으면 잘 읽어 보라고~


와인 원데이 클래스 시작. 양이 제법 많은 수업 자료까지 준비가 돼 있어서 살짝 긴장했어.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와인 원데이 클래스 시작. 양이 제법 많은 수업 자료까지 준비가 돼 있어서 살짝 긴장했어.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지난 4일 토요일 낮 3시, 광안리 모 와인숍에 여섯 명의 ‘와린이’가 모였어. 나처럼 와인 원데이 클래스를 들으러 온 사람들이지. 국제 와인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장님이 직접 기초용어 수업부터 시음까지 풀코스로 준비했더라고.

수업은 일단 가벼운 강의 형식으로 시작해. 수업 자료를 인쇄된 종이랑 모니터로 보면서 초보자가 알면 좋을 핵심을 알려주는거지. 기억력 좋은 내가 와인 기초 용어 몇 개 알려줄게. 물론 돈 내고 듣는 수업인데 싹 다 알려줄 수는 없고, 기초적인 내용만 골라봤어.


사실 원데이 클래스는 시음이 하이라이트야. 이건 약간의 탄산이 있는 모스카토 다스티 와인인데 달면서도 청량해서 식전주로 제격이야.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사실 원데이 클래스는 시음이 하이라이트야. 이건 약간의 탄산이 있는 모스카토 다스티 와인인데 달면서도 청량해서 식전주로 제격이야.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와인숍에 진열된 와인들. 지진 나면 큰일이겠다는 생각부터 드는 걸 보니 나도 정상은 아닌 모양이야.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와인숍에 진열된 와인들. 지진 나면 큰일이겠다는 생각부터 드는 걸 보니 나도 정상은 아닌 모양이야.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혹시 ‘빈티지’라고 들어봤어? 와인 라벨을 보면 연도가 적혀 있지? 그건 와인을 만든 연도가 아니라, 와인을 만드는 포도를 수확한 연도를 뜻해. 이걸 ‘빈티지’라고 불러. 우리 같은 초보는 여기까지만 알면 되는데, 그래도 ‘빈티지가 오래될수록 좋은 와인’이라는 오해는 하지 말자고. 빈티지를 표시하는 이유는 해마다 포도 작황이 다르기 때문이야. 같은 산지에서 수확했어도 해마다 기후나 토양 조건에 따라서 포도 품질이 다를 거 아냐~? 그러니까 좋은 빈티지를 알고 있으면, 좋은 와인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되겠지? 예를 들어서 프랑스 보르도산 와인을 고를 땐 ‘그레이트 빈티지’라는 평가를 받았던 2018~2020년 빈티지를 고르는 게 좋은 거지.


수업을 듣고 나서 집에 있던 와인 라벨을 찍어 봤어. 모스카토 다스티 품종으로 만든 와인인데, 빈티지는 제일 위에 적혀 있는 대로 2020년인거지. 찾아보니 모스카토 다스티는 따로 추천할 만한 빈티지는 없다고 하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수업을 듣고 나서 집에 있던 와인 라벨을 찍어 봤어. 모스카토 다스티 품종으로 만든 와인인데, 빈티지는 제일 위에 적혀 있는 대로 2020년인거지. 찾아보니 모스카토 다스티는 따로 추천할 만한 빈티지는 없다고 하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스월링, 디캔팅 같은 용어도 알고 있어야지. 와인 마실 때 잔을 빙글빙글 돌리잖아? 그걸 스월링이라고 해. 공기와 접촉을 늘려서 와인의 향을 풍부하게 한다는 건 웬만하면 알고들 있을 거야. 그런데 이때 시계 방향으로 돌리다가 실수하면 주변 사람에게 튈 수도 있기 때문에, 시계 반대 방향(왼쪽)으로 돌리는 게 매너라고 하니까 다들 참고해두라고.

디캔팅은 와인 병에 있을지 모르는 침전물을 걸러내려고 ‘디캔터’라는 병에 와인을 옮겨 담는 과정을 말하는데, 일반적인 데일리 와인을 마시는 우리 초보자들은 그냥 뭔지 알고만 있자고. 디캔팅은 와인의 풍미를 깨우는 역할도 하는데, 보통 데일리 와인은 스월링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우리 사장님 설명이야.


와인 잔 받을 때 매너. 베이스에 가볍게 손을 올리고 있으면 충분해. 사실 혼술할 때는 상관없지.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와인 잔 받을 때 매너. 베이스에 가볍게 손을 올리고 있으면 충분해. 사실 혼술할 때는 상관없지.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테이블 매너를 몇 개 더 알려주면, 와인을 받을 때는 잔의 넓은 바닥 부분인 ‘베이스’를 한 손이나 두 손으로 살짝 잡고 있으면 돼. ‘K-예절’을 갖추겠다고 소주잔 따를 때처럼 두 손으로 들고 있으면 따라주는 사람이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단 말이얏~

마실 때는 보통 잔의 기둥 부분인 ‘스템’을 잡는데, 사실 딱히 정해진 매너 같은 건 없어서 상관없다고 하네. 하지만 차게 마셔야 맛있는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마실 때는 스템을 잡는 게 정석이야. 와인이 담기는 넓은 ‘볼’ 부분을 잡으면 체온 때문에 와인이 따뜻해질 수 있다고. 이왕 마시는 거 최대한 맛있게 마셔야 하지 않겠어?

그리고 소주는 상대방 잔이 비었을 때 따라 주잖아? 와인은 반대야. 상대 와인잔이 비기 전에 첨잔을 해주는 게 매너야. 그렇다고 매번 마실 때마다 따라주면 당연히 부담스럽겠지?


잔의 기둥 부분인 ‘스템’을 잡고 와인을 마시는 ‘명수옹’(왼쪽)과 ‘볼’을 잡고 마시는 보조 출연자들 모습인데, 상온에서 마시기 좋은 무거운 레드 와인이면 어떻게 잡든 상관없어.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잔의 기둥 부분인 ‘스템’을 잡고 와인을 마시는 ‘명수옹’(왼쪽)과 ‘볼’을 잡고 마시는 보조 출연자들 모습인데, 상온에서 마시기 좋은 무거운 레드 와인이면 어떻게 잡든 상관없어.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개인적으로 원데이 클래스에서 가장 좋았던 건 와인 종류를 배울 수 있었던 거야. 일단 와인은 크게 구대륙과 신대륙 와인, 컨벤셔널 와인과 내추럴 와인, 스틸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등으로 구분할 수 있어.

일일이 설명하기엔 너무 많으니까 궁금하면 수업을 들어보고, 인상적이었던 건 ‘샴페인’의 의미였어. 나는 발포성이 있는 스파클링 와인은 다 샴페인이라고 부르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스파클링 와인 중에서도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것에만 ‘샴페인’이라는 이름이 붙을 수 있대.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은 이름이 달라. 예를 들어 스페인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은 ‘까바’라고 불러.


뷰 맛집인 와인숍. 수업도 수업이지만 저녁에 따로 와서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뷰 맛집인 와인숍. 수업도 수업이지만 저녁에 따로 와서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품종별 특징도 알아야지. 와인 포도 품종은 정말 많으니까 대표적인 것만 보자고. 레드 와인은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 누아 3개 정도는 알자. 까베르네 소비뇽은 대표 품종이라 많이들 들어봤을거야. 와인 특유의 떫은 맛의 원인인 타닌감이 높고, 바디감도 무거운 편이야.

여기에 비하면 메를로는 부드러운 스타일. 타닌감도 바디감도 중간 정도라고 보면 돼. 피노 누아는 바디감이 가볍고 색이 연한데, 재배하기 까다로워서 고가의 유명한 제품도 많은 편이야. 향이 섬세해서 부자들이 즐겨 마시는 와인 중 하나라고 하네. 어쩐지 나는 먹어본 기억이 없더라….

화이트 와인도 대표적인 것 3개만 고르자면 소비뇽블랑, 리슬링, 샤르도네 정도야. 소비뇽블랑은 높은 산미와 자몽 향이 특징이야. 리슬링도 산미가 높은데, 매우 드라이한 것부터 아주 달콤한 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만들 수 있어. 잘 숙성된 리슬링에서는 휘발유 향이 나. 샤르도네는 “화이트 와인계의 까베르네 소비뇽”이라고 하네. 어디서나 잘 자라는 품종인데 산지나 양조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와인을 만들 수 있고, 샤르도네와 리슬링에 비해선 향이 뚜렷하진 않은 편이야.


지금까지 배운 걸 토대로 앞에 있는 적포도주 라벨을 읽어보자고. 제일 크게 써 있는 ‘페블레’(FAIVELEY)는 브랜드 이름이고, 아래에 적힌 ‘부르고뉴’(BOURGOGNE)는 산지, 2021은 빈티지야.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지금까지 배운 걸 토대로 앞에 있는 적포도주 라벨을 읽어보자고. 제일 크게 써 있는 ‘페블레’(FAIVELEY)는 브랜드 이름이고, 아래에 적힌 ‘부르고뉴’(BOURGOGNE)는 산지, 2021은 빈티지야.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맛있게 마시는 법은 꼭 알아놔야겠지?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은 차게 마시는 게 좋은데, 보통 영상 6~10도 정도가 딱이래. 가벼운 레드 와인은 13도, 바디감이 어느 정도 있는 레드 와인은 15~18도가 적당하다고 하네.

또 음식에 따라 맞는 와인이 다른데, 쉽게 생각해서 하얀 음식=화이트 와인, 붉은 음식=레드 와인으로 외워두면 쉬워. 예를 들어서 보통 생선은 무조건 화이트 와인이 어울린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건 흰살 생선 얘기고, 연어처럼 살이 붉은 생선은 가벼운 레드 와인이 더 어울려.

내용이 좀 많은가? 이것도 수업 중에 알짜배기만 모은 거야. PPT로 40장 정도 분량이었는데, 속성으로 핵심만 짚어서 잘 설명해주니까 막상 직접 들어보면 그리 어렵진 않아.

수업이 끝나고 나면 이제 대망의 시음 시간이 오지. 이날 수업에선 특별히 4잔을 마셔봤는데, 품종 설명을 들은 직후에 직접 마셔보니까 특징을 체감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 ‘와마카세’가 따로 없더라고.


시음해본 화이트 와인인데, 왼쪽이 리슬링 오른쪽이 샤르도네야. 리슬링은 향도, 산미도 강하고 바디감이 적당했는데, 샤르도네는 가볍고 산뜻해서 확실히 비교가 됐어. 참고로 리슬링은 독일 모젤 지역이 대표적인 산지라고 하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시음해본 화이트 와인인데, 왼쪽이 리슬링 오른쪽이 샤르도네야. 리슬링은 향도, 산미도 강하고 바디감이 적당했는데, 샤르도네는 가볍고 산뜻해서 확실히 비교가 됐어. 참고로 리슬링은 독일 모젤 지역이 대표적인 산지라고 하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제공된 안주와 함께 마신 까베르네 소비뇽 레드 와인. 와인 시음할 때는 눈, 코, 입만 기억하면 돼. 우선 눈으로 색을 보고, 코로 향을 맡아보고 입으로 음미하는 거지. 잔에 따르자마자 후루룩 마셔버리지 말자고.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제공된 안주와 함께 마신 까베르네 소비뇽 레드 와인. 와인 시음할 때는 눈, 코, 입만 기억하면 돼. 우선 눈으로 색을 보고, 코로 향을 맡아보고 입으로 음미하는 거지. 잔에 따르자마자 후루룩 마셔버리지 말자고.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이날 마셔본 4잔의 품종은 샤르도네, 리슬링, 까베르네 소비뇽, 모스카토 다스티였어. 샤르도네와 리슬링은 같은 화이트 와인인데도 맛이 확연히 달라서 신기했어. 샤르도네는 평소 마셔본 산뜻한 화이트 와인 맛이었는데, 리슬링은 샤르도네에 비해 달면서도 신 맛이 강하고, 바디감도 묵직해서 인상적이었어.

까베르네 소비뇽은 많이 먹어본 적포도주 맛이었어.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당도가 높은 걸로 유명하다는 모스카토 다스티는 마무리로 딱 좋았어. 주스처럼 잘 넘어가더라. 이렇게 와마카세를 맛보고 나면 직접 테이스팅 노트라는 것도 작성해보고, 복습으로 퀴즈 10문제를 맞혀보는 시간이 있어. 나는 열심히 필기하면서 들은 덕에 당당히 100점을 맞았지~


네이버 검색창 오른쪽의 초록색 원을 누른 뒤 ‘렌즈’→‘와인라벨’을 누르고 사진을 촬영하기만 하면 와인의 산지와 산미, 평점 등 여러 정보를 알 수 있어. 세상 참 좋아졌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네이버 검색창 오른쪽의 초록색 원을 누른 뒤 ‘렌즈’→‘와인라벨’을 누르고 사진을 촬영하기만 하면 와인의 산지와 산미, 평점 등 여러 정보를 알 수 있어. 세상 참 좋아졌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와인 고르기가 아직 어렵게 느껴지면 AI(인공지능)를 활용하면 돼. 네이버 앱에서 스마트 렌즈를 활용해서 와인 라벨을 촬영하면 그 와인에 대한 정보가 잘 정리돼서 나오거든. 자세한 건 위 영상을 참고해봐.

이 기사 찬찬히 읽었으면 이제 혼술용 와인 고를 때 별로 어렵지 않을걸? 어디 가서 아는 척도 할 수 있고 말이야~ 와인에 관심 없던 혼술러라도, 이번 기회에 와인에 한 번 입문해보라고. 한 번 맛 들리면 못 헤어 나오는 게 바로 와인의 세계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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