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플스토리] ‘꾹꾹이’에 진심인 냥이, 혼자 둘 땐 전기레인지 ‘오프’

빈집서 레인지 스위치 누르다 발화
최근 3년간 전국서 387건이나 돼

외출 시 전원 끄고 전용 덮개 권장
털 먼지 쌓이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

불나면 이동장에 넣어 신속히 대피
연기 마셨거나 화상 땐 병원으로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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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화재 사고의 대부분이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스위치를 작동시켜 발생한다. 외출 시 전기레인지 전원을 끄거나 전용 덮개로 가리는 것이 권장된다. 클립아트코리아 반려동물 화재 사고의 대부분이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스위치를 작동시켜 발생한다. 외출 시 전기레인지 전원을 끄거나 전용 덮개로 가리는 것이 권장된다.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하며 안타까운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겨울철은 날이 건조하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화재 발생의 위험이 높다. 또한 큰 일교차로 온열·난방 기구 사용이 증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긴 반려동물이 실수로 온열 기구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화재·감전 사고 예방 방법을 알아봤다.

버튼식 전기레인지뿐만 아니라 다이얼식도 반려동물이 건드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투데이 버튼식 전기레인지뿐만 아니라 다이얼식도 반려동물이 건드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투데이

■반려동물 화재 사고 예방하려면

최근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2020년 103건이었던 반려동물 유발 화재는 2022년 157건으로 늘어났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에서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 건수는 387건이었고, 재산 피해액은 14억 원에 달한다.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는 고양이가 싱크대 위로 올라가 전기레인지 상부에 설치된 스위치를 밟아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달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 발생한 오피스텔 화재, 지난해 10월 서울 은평구 대조동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 모두 고양이가 터치식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

그럼 왜 고양이로 인한 화재가 많은 걸까? 고양이의 호기심 때문이다. 주방은 수도를 통해 물이 나오고 보호자가 요리를 하는 공간이다 보니 고양이 입장에서는 흥미롭게 느껴진다. 또한 고양이 발이 사람 손가락과 비슷해 발바닥으로 꾹 누르면 압력이 감지돼 전기레인지 제품이 작동되는 것도 원인이다. 2021년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가 관련 실험을 한 결과 터치식 전기레인지는 체온이 있는 반려동물의 발바닥이 닿자 쉽게 작동됐고, 양방향으로 돌리면 작동하는 다이얼식도 이동하면서 건드리니 작동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부산다솜동물메디컬센터 금정점 김수정 원장은 "고양이의 호기심을 전환시키기 위해 벽면에 고양이 전용 선반을 설치해 주변을 살펴보게 하거나 터널을 제공해 안전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고양이를 자극하는 장난감을 활용해 호기심을 충족시키면서 전자기기나 주방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외출할 때 전기레인지 전원 코드를 뽑거나 전용 덮개로 가리기, 전기레인지 전원 안전장치 설치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전기레인지 외에도 화재 요인은 다양하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집은 털로 인해 콘센트에 먼지가 쌓이는 속도가 빠르다.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니 콘센트 보관함을 사용하거나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야 한다. 또한 양초 불빛이나 인센스 스틱의 연기는 반려동물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어 즉시 제지가 가능한 상황에만 사용할 것을 권한다.

지난해 5월 부산 수영구 광안동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피해를 입은 반려동물에게 구조대가 응급 처치를 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해 5월 부산 수영구 광안동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피해를 입은 반려동물에게 구조대가 응급 처치를 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화재 발생 시 대처 방법은

화재 사고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 보호자가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집에 대처하지 못할 정도로 불이 났다면 119 신고와 함께 안전하게 반려동물을 이동장에 넣고 신속하게 대피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찾지 못했다면 보호자가 우선 대피하고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현관문을 열어두자. 그런 다음 소방관에게 반려동물이 평소 자주 숨는 위치를 알려 구조를 요청한다. 현관문이나 창문에 반려동물 구조요청 스티커를 붙여두는 것도 방법이다.

외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최선책은 집 안에서 불길과 연기 유입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다. 현관문 틈새를 물수건, 이불, 테이프 등으로 막고 구조대에게 상세한 상황을 전달한 뒤 안내하는 방법에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김 원장은 "반려동물이 화재 사고로 연기를 흡입하거나 화상을 입었다면 빠르고 안전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화재 사고와 같은 긴장 상황에서는 반려동물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니 보호자가 안정감 있는 목소리로 부드럽게 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화재 발생 중 반려동물이 연기를 마셨다면 환기가 되는 곳으로 이동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돕는다. 화재 사고로 화상을 입었다면 피부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상 부위에 물수건을 덮어 서둘러 동물병원으로 데려간다. 이때 냉각제나 얼음이 반려동물의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적당히 단단하고 말랑한 전선은 호기심이 많은 강아지가 씹고 뜯기 좋다. 외출 시에는 쓰지 않는 코드를 뽑고가는 등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투데이 적당히 단단하고 말랑한 전선은 호기심이 많은 강아지가 씹고 뜯기 좋다. 외출 시에는 쓰지 않는 코드를 뽑고가는 등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투데이

■겨울철 감전 사고도 위험

호기심이 많고 입으로 장난치기 좋아하는 강아지에게 전선은 하나의 장난감이다. 적당히 단단하고 말랑해 개껌으로 착각해 씹기가 좋다. 그러나 전선을 물어뜯으면 감전이나 화재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물어뜯지 않고 소변만 눠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반려동물 감전 사고는 흔히 발생하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선풍기나 전기장판 등 평소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전선이 나타나면 호기심을 자극해 언제든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감전됐다면 잠깐 의식을 잃거나 얕고 빠른 호흡, 몸이 딱딱하게 굳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화상을 입기도 하며 심할 경우 폐사에 이르기까지 한다. 반려동물이 감전됐을 때 곧바로 만지는 것은 금물이다. 보호자도 감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시 차단기를 내리고 전원 코드를 뽑는 게 우선이다.

반려동물이 이내 호흡을 멀쩡히 하더라도 후유증이 있을 수 있어 가까운 동물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감전을 당하면 체온이 변할 수 있어 담요 등으로 몸을 감싼 다음 동물병원으로 바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감전 사고는 반려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니 가능한 빠르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전선을 보호 케이블이나 보호 덮개로 감싸주고 쓰지 않는 코드는 뽑아두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감전 사고로 다친 경우 즉시 동물병원에 전화해 상황을 설명하고 전문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최대한 빨리 동물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며 "반려동물의 호흡이나 심장박동이 멈추었다면 심폐소생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와 같은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에 대한 전문적인 판단은 의료진이 하는 것이니 전문가의 지시에 따르고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움말=부산다솜동물메디컬센터 금정점 김수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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