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친구들] "길고양이는 우리의 예쁜 이웃"

(사)부산고양이보호연합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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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산고양이보호연합 조예주 대표의 사무실에 머무르고 있는 구조묘 ‘행운이’. 조예주 대표 제공 (사)부산고양이보호연합 조예주 대표의 사무실에 머무르고 있는 구조묘 ‘행운이’. 조예주 대표 제공

“고양이를 학대하지 말아 주세요.”

(사)부산고양이보호연합(이하 고보연)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보이는 문구다. 2021년 설립된 고보연은 동물학대방지, 입양, 구조, 캠페인, 길고양이 인식 개선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고보연 조예주 대표는 부산 곳곳에서 시행되는 고양이 중성화수술사업(TNR)에 큰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단체를 설립했다. TNR은 길고양이를 포획해 생식기 제거 수술을 하고 원래 살던 곳에 풀어 주는 사업이다.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관련 예산을 꾸준히 늘렸는데, 지원금을 노리고 무분별한 포획과 수술이 이뤄지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조 대표는 “원래 만삭묘는 절대 중성화 수술을 하면 안 된다”며 “2021년엔 부산 북구에서 수유묘가 중성화 수술을 받은 뒤 복부가 터져 죽은 사건이 있었고, 지난해 남구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알려지지 않은 사건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성화 수술을 받은 만삭묘의 모습은 기자가 보기에도 끔찍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의 ‘길고양이 TNR 실시 요령’에 따르면, 수술을 위한 마취를 하기 전에 임신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고양이를 방사해야 한다. 그러나 이 조항의 허점을 악용해 마취부터 하고 수술을 강행한 뒤 지원금을 받아 내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학교에서 상담사로 일하던 조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 봤지만 마땅한 해법이 없었다. 그는 “시청에 민원도 넣고 국민청원도 제기해 봤는데, 개인의 힘으로는 변화를 만들기 어렵더라”면서 “기존 동물보호단체들에 얘기를 해 봤지만 이렇다 할 묘책이 없어서 제가 비영리 단체를 직접 만들었다”고 밝혔다.

조 대표의 ‘고양이 사랑’은 진심이다. 유기견을 키우던 그는 현재 임시보호 중인 2마리를 포함해 총 7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길에서 목숨이 위태로웠던 녀석도 있고, 양쪽 눈이 모두 멀어 매일 안약을 넣어 줘야 하는 고양이도 있다. 조 대표의 사무실에도 구조된 길고양이가 생활하고 있다. 그는 이정화 전 부산시의원과 함께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조항을 부산시 동물복지 조례에 담는 데 기여한 점을 고보연 설립 이래 가장 자랑스러운 일로 꼽았다.

TNR 문제 개선은 아직도 조 대표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농림부·지자체 의원 등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방해꾼’들도 문제다. 고보연 온라인 카페에 급식소를 설치했다는 게시물을 올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고양이 학대를 조장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같은 글이 노출된다. 길고양이를 괴롭히기 위해 카페에 잠입한 스파이 회원들을 솎아 내느라 한동안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현재 고보연은 다른 동물보호단체들과 함께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해 힘쓰고 있다.

조 대표는 “길고양이는 정말 예쁜 우리의 이웃이다. 요물이 아니라, 사람을 웃게 해 주는 동물”이라며 “미워하는 마음을 갖기 전에, 맑고 투명한 눈을 봐주시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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