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친구들] “생명 경시 불법 번식장 퇴출을”

사단법인 ‘동물권자유 너와’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busan.com 기사추천 메일보내기
[반려동물의 친구들] “생명 경시 불법 번식장 퇴출을”
받는 분(send to)

이름(Name)

e-메일(E-mail)

보내는 분(from)

이름(Name)

e-메일(E-mail)

전하고 싶은 말
페이스북
트위터
불법 펫숍에서 동물들을 구조하고 있는 동물권자유 너와. 왼쪽이 한다미 대표 불법 펫숍에서 동물들을 구조하고 있는 동물권자유 너와. 왼쪽이 한다미 대표

한쪽 뒷다리가 없거나 두 눈이 보이지 않고, 심지어 발가락이 잘려 나갔다. 모두 사단법인 ‘동물권자유 너와’에서 돌보고 있는 강아지들이다.

지난 10일 부산 사상구 ‘동물권자유 너와’(이하 ‘너와’) 센터 문을 열자 강아지 수십 마리가 기자를 반겼다. 한다미(39) 대표는 쭈그려 앉은 채 푸들을 돌보느라 바빴다. 넓은 공간과 쾌적한 시설에서 지내는 강아지들은 밝고 쾌활했다. 그런데 몇몇 강아지는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 기저귀를 찬 녀석은 눈동자가 탁했다. 불안한 듯 연신 허공에 짖어 대는 녀석도 있다.

‘너와’가 돌보고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 대다수는 불법 번식장 출신이다. 번식장에는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다. 강제·근친 교배로 눈이 안 보이고, 치아가 녹아내리고, 슬개골이 탈구된다. 도망치지 못하게 푸들의 발가락을 모두 잘랐다는 불법 번식장 실태에 탄식이 절로 나왔다.

한 대표는 번식장에서 구한 강아지들의 치료와 입양까지 책임지고 있다. 해외로 입양 보낼 때는 인천공항까지 데려가고, 국내는 직접 견주를 찾아가 주변 환경을 살핀다. 사후 모니터링도 잊지 않는다.

이렇게 상반기에만 60여 마리를 입양 보냈지만, 여전히 전국 각지에는 이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동물이 넘쳐 난다. 현재 이곳 센터에서 관리 중인 개와 고양이만 해도 100 마리가 넘고, 경남 양산시에 마련한 쉼터에는 200마리가 더 있다.


지난 10일 사상구 ‘동물권자유 너와’ 센터에서 만난 강아지가 기자에게 다가와 몸을 비비고 있다. 지난 10일 사상구 ‘동물권자유 너와’ 센터에서 만난 강아지가 기자에게 다가와 몸을 비비고 있다.

사진작가였던 한 대표가 동물단체 대표가 된 계기는 ‘구포 개시장’이었다. 구포에 사진 스튜디오를 열었다가 개시장의 존재를 알게 된 후 수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철폐를 촉구했다. 상인들의 욕설과 협박에도 끈질기게 싸웠다. 자연스레 동물권 옹호자들이 한 대표와 함께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얼떨결에 구조한 대형견 17마리를 보호할 곳을 찾아 70평짜리 상가를 구한 것이 동물단체 설립으로 이어졌다.

2021년 12월 출범한 사단법인 ‘동물권자유 너와’는 순항 중이다. 정기 봉사자는 50명으로 늘었고, 후원금도 적지 않다. 오는 9월에는 사상구 학장동의 넓은 공간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무보수로 밤낮없이 일한 한 대표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함께 센터에서 일하는 이사 1명도 작곡으로 돈을 벌어 생활한다.

한 대표는 “돌아보니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면서도 “후회하지는 않는다. 구조한 강아지와 고양이를 직접 관리하고 좋은 곳에 입양을 보낼 수 있다는 데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구조활동엔 한계가 있다. 애초에 펫숍이 없으면 불법 번식장이 생기지 않는다. 또 펫숍에서 무분별하게 강아지를 샀다가 버리면 유기견이 되는 것”이라며 번식장과 펫샵을 모두 근절하도록 동물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불법 펫숍에서 동물들을 구조하고 있는 동물권자유 너와 한다미 대표 불법 펫숍에서 동물들을 구조하고 있는 동물권자유 너와 한다미 대표

글·사진=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파트너스
해운대구
기장군
동래구
남구
수의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