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친구들] 길고양이와 공존 위한 방법 모색

부산 동물사랑 길고양이 보호연대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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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보연 박혜경 대표가 지난달 21일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고 있다. 길보연 제공 길보연 박혜경 대표가 지난달 21일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고 있다. 길보연 제공

지난달 21일 부산 최초로 사하구 한 아파트에 공식 인증 길고양이 급식소가 설치됐다. 아파트 내에 지방자치단체 공식 인증을 받은 급식소가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18일 케어테이커(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 캣대디)와 입주자 대표, 관리실, 입주민, ‘부산 동물사랑 길고양이 보호 연대’(이하 길보연)가 모여 논의 끝에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를 결정했다. 급식소는 아파트 주민 케어테이커들이 청결하게 관리하고, 개체 수 조절을 위해 TNR(길고양이 중성화 사업)도 실시하기로 했다.

길보연 박혜경 대표는 “길고양이 급식소는 길고양이와 사람이 공존하는 도심 생태 문화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시설이다. 이번 일은 공존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에 앞장서고 있는 길보연은 길고양이의 복지와 권리를 대변하고, 사람과 동물의 아름다운 공존을 위해 동물보호법 개정에 힘 쏟아 온 부산시 등록 비영리 동물권 단체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활동을 하며 여러 성과를 이뤘다.

2016년 29개 동물단체가 동물보호법 개정 촉구를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길보연도 부산역에서 1년간 법 개정을 위한 촛물문화제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동참해 2017년 7개 조항의 동물보호법 개정을 이끌어내는 데 힘을 보탰다. 개, 고양이 등 동물 학대의 온상이던 ‘구포 개시장’ 폐쇄를 위해 5년 동안 여러 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한국전쟁 이후 60년 동안 운영된 구포 개시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6월 개최된 동물사랑 문화축제에서 길고양이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길보연 제공 지난 6월 개최된 동물사랑 문화축제에서 길고양이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길보연 제공

특히 길보연은 사람과 길고양이의 공존을 지향하는 인식 개선 캠페인에 힘쓰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6월 개최된 부산시 동물사랑 문화축제에서 우리 단체만 고양이 부스를 열어 사진전, 유기동물 입양 홍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며 “그동안의 활동으로 예전보다 길고양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조금은 개선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학대 수위는 오히려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지 말라고 돌을 던지는 정도였다면, 요즘은 잔인하게 살해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는 우려다. 박 대표는 동물 학대를 멈추게 할 방법은 법이 강화되는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올해만해도 동물 학대로 3건을 고발했다”며 “그러나 처벌 규정은 3년 이하 징역,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그친다. ‘이상’이 아니라 ‘이하’이다 보니 학대범들이 징역형을 받지 않는다.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아 만만한 길고양이를 향한 범행이 잔인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길보연은 4년 전부터 길고양이 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4년 전 엄궁 재개발지 철거 현에서 200여 마리를 구조했으나 돌볼 곳이 마땅치 않자 박 대표가 오롯이 사재를 털어 센터를 마련한 것이다. 구조된 고양이들은 안전한 곳으로 방사하거나 입양 보냈다. 현재는 노묘와 아픈 고양이 등 50여 마리가 센터에 머물고 있다. 막상 센터를 건립하고 보니 돈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 힘이 든다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솔직히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죠. 그렇지만 저희의 행동으로 인해 변해 가는 사회를 볼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꾸는 데 힘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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