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드럼통 살인 사건 ‘돈 노린 계획범죄’ 정황 드러나

태국 현지 매체서 경찰 브리핑 보도
약 먹여 납치 후 집단폭행해 살해 추정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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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현지 언론이 30대 한국인 남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파타야 드럼통 살인’ 사건의 한국인 피의자 2명의 사진과 3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더 네이션 캡처 태국 현지 언론이 30대 한국인 남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파타야 드럼통 살인’ 사건의 한국인 피의자 2명의 사진과 3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더 네이션 캡처

태국에서 30대 한국인 남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파타야 드럼통 살인’ 사건이 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경찰은 피해자가 약을 먹고 납치돼 피의자들의 집단폭행으로 인해 숨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태국 매체 꼼찻륵(komchadluek)과 공영방송 TPBS(Thai PBS) 등에 따르면 15일 노파신 풀사왓(Noppasin Poolsawat) 태국 수도경찰국 부국장이 브리핑을 열고 이 사건 피의자들이 피해자 A(30대) 씨의 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 밝혔다.현지 경찰은 한국과 캄보디아에서 각각 붙잡힌 피의자와 현재 도주 중인 공범의 부인으로부터 확인한 진술 내용을 종합해 이같이 판단했다.

이들은 범행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으며, 피의자들은 지난 2일 오후 방콕의 유흥지 RCA의 한 술집에 A 씨를 불러 약을 먹인 것으로 추정된다. 의식이 흐려진 A 씨를 미리 준비한 차량으로 옮겼는데 이 과정에서 A 씨가 정신을 차리면서 몸싸움이 일어났다.

태국 경찰은 피의자들이 A 씨의 돈을 뺏을 목적으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강요하다가 집단폭행이 이뤄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 A 씨 계좌에서 두 차례에 걸쳐 170만 원과 200만 원이 이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 시신을 1차 부검한 결과 양쪽 갈비뼈 등에서 골절 흔적이 발견됐다고 한다. 먼저 붙잡힌 피의자로부터 “주먹과 무릎으로 상복부 등을 때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A 씨는 폭력으로 인한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게 태국 경찰의 주장이다.

태국 경찰은 A 씨 시신 훼손은 증거인멸을 위해 자행된 것으로 본다. 태국 경찰은 “차 안에서 몸싸움을 하면서 피해자 손가락에 피의자들의 DNA 등이 묻은 것을 감추면서 시신 신원 확인도 어렵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과 캄보디아에서 각각 체포된 피의자들은 각 나라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아직 도주 중인 피의자 1명은 자신의 아내에게 “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태국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태국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달아난 피의자를 계속 추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사건은 지난 7일 A 씨 어머니가 아들 몸값으로 300만 밧(약 1억 1000만 원)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를 받아 경찰과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신고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수사에 나선 현지 경찰은 술집 CCTV를 분석해 한국인 남성 2명이 지난 3일 오전 2시께 A 씨를 차에 태우고 파타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했다. 피의자들은 파타야 한 호수 근처의 숙소에서 묵다가 다음 날인 4일 오후 9시께 검은 물체를 실은 트럭을 몰고 숙소를 빠져나간 뒤 호수에서 1시간가량 머물다가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태국 경찰은 지난 11일 호수에 잠수부를 투입해 시멘트가 가득 찬 200L짜리 드럼통을 건져 올렸고, 그 안에서 A 씨 시신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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