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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 대통령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핵잠) 건조에 나서면서 미국과 더 가까워지고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한반도 군비 경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중국의 안보 셈법도 복잡해지는데,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 동맹을 강화함에 따라 중국은 이에 대응해 북한과 관계 강화를 모색할 것이란 시각이다.
8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재명 대통령의 4~7일 방중 및 한·중 정상회담을 언급, “이재명 정부는 베이징(중국)과 관계 회복을 시도하는 동안에도 워싱턴(미국)으로부터 중국 진격에 대한 집단 방위 투자 강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의 핵잠 추진에 대해 “잠수함 건조에 최소 10년이 걸리겠지만 한국 해군의 핵잠 운용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집단 방어에 사용하려 하는 움직임을 더욱 강하게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핵잠 확보 움직임 속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추구 등이 맞물린 ‘한반도 군비 경쟁’으로 중국의 안보 계산이 고차원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당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핵잠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난 5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핵잠 추진 관련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측됐고 실제로 이에 대해 양국 정상의 언급이 이뤄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우리 측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 특별히 문제가 불거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 또한 7일 현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핵잠 도입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각국의 핵심 이익이나 중대 관심사는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핵심 이익도 당연히 존중 받아야 한다”며 “핵(추진) 잠수함 문제 같은 것이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중 양국뿐 아니라 세계 안보 전문가들도 한국 핵잠 추진을 둘러싼 동북아 지역 군사 구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스티븐 너지 교수는 중국이 한국의 핵잠 보유에 대해 지역 균형을 불안정하게 하고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할 요인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핵잠 1척이 근본적으로 중국 해군의 양적 우위에 도전하지는 않겠지만, 요충지에서 (미국) 동맹의 해저 지속성 측면에서 질적 도약을 의미한다”며 “중국이 더 많은 자원을 대잠수함전에 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국의 역할 강화를 요구 중이며 한국이 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제1도련선에서 집단방위 부담을 나누어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과 관련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한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라이즐럿 오드가드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지역 방어 기여자에서 더 광범위한 억지를 지원할 수 있는 전략적 동맹으로 전환하는 중”이라며 “한국 핵잠은 (중국군) 움직임을 위협하고 동맹의 해저 억지력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의 해군 활동을 복잡하게 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중국이 절제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전반적인 지정학적 관계를 고려한 것이며, 한중 관계에서 2016년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때와 같은 일촉즉발을 피하려는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잠 건조 등 핵보유국 지위 추구에도 불구하고 미중 경쟁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이 올해 북한과의 관계 강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