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은 너무 부담? 사라져가는 수학여행

올해 초등 현장학습 반 토막
안전사고 우려 커 기피 경향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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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수학여행’으로 대표되는 숙박형 체험학습이 부산 교육 현장에서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안전 사고 우려로 감소 폭이 매우 가파르다. 교사에게 안전관리 책임 부담이 커진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2026년 숙박형 체험학습을 진행하는 부산 지역 학교는 전체 637개교 중 389개교로 집계됐다. 비율로 따지면 61.5%다. 이는 전체 학교의 83%(639개교 중 526개교)가 숙박형을 선택했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불과 1년 만에 20%포인트(P) 이상 급감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주로 진행된다.

연령대별로 숙박형 체험학습의 온도 차는 뚜렷하다. 고등학교의 경우 지난해 95.1%에서 올해 95.7%로 사실상 변동이 없었고, 중학교는 171개교(99.4%)에서 144개교(83.7%)로 소폭 감소했다.

가장 감소 폭이 큰 곳은 초등학교다. 지난해 199개교(65%)에 달했던 초등학교 숙박형 체험학습 비율은 올해 94개교(31.1%)로 반 토막이 났다.

초등학교 숙박형 체험학습 급감은 지난해 안전사고 책임을 물어 초등교사를 처벌하는 판결이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속초에서 현장 체험학습 중이던 초등학생이 차에 치여 사망하자 지난해 담임교사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이 내려졌다. 판결 이후 교직 사회에서 숙박형 체험학습으로 인한 우려가 극대화됐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현장학습을 가면 교사는 24시간 긴장 상태다. 숙박형의 경우 야간 생활 지도까지 더해져 부담이 엄청나게 커진다”며 “학생들과 교실을 떠나 현장을 방문하고 며칠 함께 보내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중요한 활동이지만 교사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방어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면서, 교육적 효과보다는 무사고가 목표가 되어버린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여기에 과거와는 달리 혼자서 자는 것이 당연한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다인실을 사용하는 숙박형 체험학습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든 것도 이유로 꼽힌다. 또 학생시절 다양한 야외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예전에 비해 어릴 때부터 가족단위로 여행을 많이 즐기는 사회적 분위기에 ‘수학여행’의 취지가 약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숙박형의 대안으로 당일치기 체험학습을 3~4회에 나눠 걸쳐 진행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숙박형 현장학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이나 장거리 체험학습에서 얻는 교육적 효과가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시교육청도 현장의 위축된 분위기를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에 안전요원 배치를 지원하고, 현장학습 운영 경험이 풍부한 고경력자들로 구성된 컨설팅단을 운영해 위험 요소를 사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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