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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반려동물 건강검진 중요성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웃음이 나는 우리 집 고양이. 늘 귀엽게만 보이던 필자의 막내 고양이도 어느새 7세이다.
평소 특별히 아픈 데 없고 밥 잘 먹고 화장실도 잘 가기에 마냥 어리게만 생각했는데 7세라는 나이에 괜히 불안하다. 실내 생활을 하는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약 15세까지다. 성장 속도는 사람보다 빠르고 2세 이상 고양이의 1년은 사람의 4년 정도의 시간에 해당하니 고양이 나이 계산법으로 환산하면 40대 중반에 해당하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문득 ‘마지막으로 검진을 받은 것이 언제였지?’ 궁금해져 검진 프로그램 중 중장년 고양이에게 필요한 검사 항목들을 살펴보게 된다.
고양이는 아파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야생에선 통증이 드러나면 포식자의 손쉬운 목표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고양이에게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을 때에는 병이 꽤 진행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확인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바로 치료해야 한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서 동물도 사람처럼 나이가 들면 아프지 않아도 미리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건강검진은 생후 1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고양이의 생일을 건강검진일로 지정하고 생일 선물처럼 챙겨 주는 분도 많다.
그러나 어릴 때 접종을 모두 마치고 중성화수술까지 했다면 대부분의 보호자는 동물병원에 잘 오지 않는다. 고양이는 산책이나 외출을 하지 않고 실내 생활을 하다 보니 집 밖을 나와 동물병원에 가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양이에게 필요한 필수 교육이 크레이트(이동장) 교육이다. 동물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병원에 대한 스트레스와 공포심을 줄여 주는 것도 필요하다. 건강검진은 질병 확인이라기보다는 건강정보를 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년 고양이의 건강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건강검진의 목적이다.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연령대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특별한 증상이 없는 고양이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최대한 세세하고 꼼꼼히 시행한다.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신체검사, 혈액검사, 흉복부방사선, 복부 초음파, 소변검사 등이다.
나이가 많은 고양이의 경우 혈압, 호르몬 검사나 췌장염 검사, 심장 초음파검사 등을 진행하기도 하고 그 외에도 평소 불편해했던 증상이나 과거에 앓았던 병력에 따라 검사 항목을 추가할 수 있다.
고양이 건강검진은 검사 범위가 넓기 때문에 고양이의 몸 상태를 비교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사랑하는 우리 고양이와 오래 함께하고 싶다면 평소 면밀하게 관찰하고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동물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김수정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부원장
2023-05-1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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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전문 해썹 교육기관 필요성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증가하며 펫 푸드 안전성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양축용 사료에서 중금속이 검출되고 부패한 음식물 쓰레기로 사료를 제조한 업체들이 적발됐기도 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제품과 업체명을 공개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소비자들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필자를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이 펫 푸드에도 해썹(HACCP·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을 도입하자는 주장을 해 왔다.
해썹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식품 안전 관리 체계로 인정받고 있다. 여러 국제기구(CODEX, WHO, FAO) 에서는 모든 식품 제조회사에 적용할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에 국내 농장(도축업 등), 사료, 축산물 가공 및 유통 업종에도 해썹을 도입하게 됐다.
1997년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신설됐고 2002년에는 최초로 축산물 관련 업종 중 농장(도축업)에 의무적용 법적 근거(축산물 위생관리법, 동법 시행규칙, 축산물 위해 요소 중점 관리 기준)가 마련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후 집유업(2014년), 유가공업(2015년), 알가공업(2016년), 식육 가공업 및 식용란선별 포장업(2018년) 등으로 적용이 확대됐다. 올해 들어서는 식육포장처리 업종에까지 확대 시행하고 있다.
해썹 의무적용은 축산물에 이어 식품 업종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2006년 최초로 어묵류, 냉동식품, 냉동수산 식품, 비가열음료, 레토르트식품, 빙과류, 배추김치 제조 · 가공 업종에 해썹 의무 적용이 도입됐다. 2014년에는 해썹 의무 적용이 더욱 확대돼 과자류, 캔디류, 빵류, 떡류, 초콜릿류, 어육소시지, 음료류, 즉석섭취 식품, 국수, 유탕면류, 특수용도식품 제조 및 가공 업체뿐만 아니라 매출 100억 이상 업체의 제조 및 가공되는 전 품목의 식품에 의무 적용이 시행됐다. 2016년에는 즉석조리식품(순대) 제조 및 가공 업체까지 확대돼 대부분의 식품 제조 및 가공 업체에 해썹이 의무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의 해썹 인증 업체는 점차 증가돼 현재까지 농장(도축업 등) 7000여 개, 사료 250여 개, 축산물 가공 및 유통 8500여 개, 식품 21300여 개로 확인된다.
이들 해썹 인증 업체는 해썹 관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해썹 교육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해썹 적용업체 영업자와 종업원은 해썹 적용업소 인증 전 또는 인증 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신규 교육훈련을 이수하고, 인증 이후에는 매년 1회 이상의 정기교육훈련 이수를 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법정교육인 해썹 교육훈련을 위탁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훈련 시설·강사·교육과정 등을 갖춘 기관, 단체 또는 법인 중에서 기준에 부합하는 곳을 해썹 교육훈련 기관으로 지정해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확대되고 있는 해썹 의무적용 업체 수에 따라 교육훈련생들도 증대되고 있는 만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전문적인 해썹 교육훈련 기관이 필요하다.
최인순 신라대 반려동물학과 학과장
2023-03-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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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정관아산동물의료센터의 반려견 슬개골 탈구 이야기③
"우리 애가 뒷다리를 절뚝거려요" 보호자가 반려견을 데리고 이러한 증상으로 동물병원을 내원하는 경우 슬개골 탈구 및 십자인대 파열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면 보호자는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는지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강아지들의 가장 큰 관절병인 슬개골 탈구. 필자는 강아지의 슬개골 탈구가 의심된다면 단계별 치료 방법은 무엇인지, 또 증상이 심해 수술이 필요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 병원 선택 시 주의사항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슬개골 탈구란 뒷다리 무릎 관절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릎 사이에 밤모양의 슬개골이란 뼈가 내, 외측으로 빠지는 경우를 말한다. 몰티즈, 요크셔테리어, 푸들, 포메라니안 같은 소형견들에게 흔한 관절 질환이다. 공동주택이나 아파트가 많은 한국에서는 소형견 비율이 높은 만큼 슬개골 탈구를 더욱 주의해야 한다.
슬개골 탈구의 원인은 선천적으로 무릎이 약하게 태어난 아이들도 있고, 후천적으로는 미끄러운 환경에 노출되면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슬개골 탈구는 1단계에서 4단계로 나뉘는데, 1~2단계는 급격한 진행이나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아니라면 체중 관리나 수영, 무릎 마사지, 바닥 미끄럼 방지 등의 유지 관리로 모니터링해도 되는 상태다.
그러나 평상시 슬개골이 빠져 무릎을 폈다 굽힐 때 딱딱 소리가 난다면 3~4단계로, 외과적 수술을 하는 편이 바람직할 수 있다. 3~4단계에 들어서면 많은 아이들이 간헐적으로 불편함을 호소하고, 절뚝이는 증상까지 있다면 십자인대가 함께 파열된 상태일 수 있으니 늦기 전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수술 비용은 병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검사비, 입원비를 제외하고 편측 70~150만 원 정도이며 평균적으로 100만 원 내외다. 보호자들이 수술 시 가장 걱정하는 것이 재발에 관한 것이므로 아이 상태에 맞는 수술을 하는, 경험이 많은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재발을 막는 첫 번째 방법이 완벽한 수술 후 관리이기 때문이다.
수술 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관리가 필수인데 무리한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연골이라는 구조물이 전력 질주나 과한 사용 시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 또한 체중 조절을 통해 관절에 부하를 줄여주고 반려견의 뛰어다니는 생활 공간인 바닥이 너무 미끄럽지 않도록 매트를 깔아주거나 발바닥 털을 밀어주는 등 보호자의 개인적인 관리도 필요하다.
필자는 부산에서 슬개골 탈구 전문 동물병원을 운영하며, 1500회 이상의 슬개골 탈구 수술을 진행했다. 강아지들이 슬개골 탈구로 인해 아파도 통증을 참거나 표현을 하지 않아 증상이 악화돼 십자인대까지 파열된 후 보호자가 알아채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보호자와 반려견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평소 아이를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릎 굴신 시 딱딱거리는 소리가 난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3-02-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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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톡톡] 반려동물 활용한 엑스포 유치전
최근 3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사람과의 거리는 멀어지고 동물과의 거리는 더 가까워졌다. 2021년 농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전 국민의 29.7%에 해당하는 약 1500만 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향후 10년 안으로 반려동물은 지금보다 2배가 많은 약 2000만 마리, 반려인은 국민의 50% 이상 약 25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인당 국민 소득 4만 달러대인 선진 유럽 국가 대부분이 국민 50% 이상이 반려인이다. 2020년 부산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비반려인을 대상으로 한 반려동물 입양 의향을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40%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반려동물 산업 경제 규모가 이미 약 6조 원에 도달했고, 10년 뒤에는 반려동물(반려인)의 증가와 다양한 파생산업의 확장 등으로 그 규모가 화장품 시장에 육박하는 약 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반려동물 산업을 실버케어 산업과 함께 미래 산업으로 손꼽는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급성장에 따른 인프라 구축과 문화적 충돌과 갈등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고민해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선도적인 반려동물 문화와 반려동물 산업을 활용해 ‘2030 월드 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할 수 있도록 차별화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2030 월드 엑스포’ 유치 신청 국가와 도시는 우크라니아(오데사), 이탈리아(로마), 러시아(모스크바), 한국(부산),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5곳이다. 현재 부산의 최대 경쟁 도시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다.
엑스포 개최 도시는 올 하반기 예정돼 있는 국제박람회기구(BIE) 174차 총회에서 170개 회원국 무기명 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사우디는 종교적 유대, 지역, 오일머니 개발 등을 내세워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 부산도 마지막 역전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올해 잇따라 진행될 173차, 174차 총회 설명회에서 화려한 미래기술 산업과 문화산업을 추가해 리야드와 차별화된 발표를 이끌어내 회원국들이 부산을 선택할 수 있는 감성 문화산업 엑스포 등 정교한 대응 세부 전략으로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 번째, 2023년 두 차례 총회 발표에 반려동물 보호·복지 반려동물 문화를 추가해 리야드와의 차별화를 꾀하자. 사우디는 부의 상징으로 치타·호랑이 등의 맹수를 앞세우는 국가다. 반려견(묘) 등 반려동물 문화로는 후진국인 셈이다.
두 번째, 가칭 ‘반려동물 세계 엑스포관’을 설치, 운영하자. 반려동물 로봇산업 및 공연장, ICT연계 펫테크 산업, 사료, 용품 등의 반려동물 산업관과 데이케어 돌봄 놀이 문화센터, 건강 검진 서비스 센터, 미용 서비스 센터, 반려동물 공연장 등의 반려동물 문화관을 운영하는 것이다. 엑스포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인 ‘세계적 반려동물테마파크’로 운영도 가능하다.
BIE 170개 회원국 중 개발도상국이 30%가 넘는다.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을 쫓아가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말처럼 개발도상국 BIE 회원 국가가 따라하고 싶은 선진 반려동물 문화로 투표인단의 마음을 움직이자는 전략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열세로 알려진 우리나라가 포르투갈을 2 대 1로 물리쳤듯, 2030 월드엑스포 유치전에서도 부산이 역전의 환호성을 울릴 수 있기 바란다.
최동락 부산경상대 반려동물보건과 학과장
2023-02-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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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반려동물을 위한 한방치료
요즘같이 추운 겨울에는 괜히 허리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 같고 어딘지 모를 불편함을 느낀다. 왜 그럴까? 기온이 낮아지면서 척추 주변의 근육, 인대 등의 긴장이 높아져 통증을 더 유발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아프면 병원을 찾아 초기에 치료한다. 무슨 질환이든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이 아픈지 어떻게 눈치챌 수 있을까? 매일 한두 시간 너끈히 산책하는 필자의 반려견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가고 싶어한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달려 나와 두 다리로 서서 폭풍 뽀뽀 타임을 갖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추운 날에는 나가자고 해도 잘 나가지 않고, 퇴근하고 왔는데 멀리서 꼬리만 천천히 흔들고 있다. 서운하기도 하고 어디가 아픈 건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날에는 장난도 잘 치고 밥도 잘 먹어서 ‘일시적인 건가?’라며 평소대로 생활한다. 이런 날들이 계속되던 어느 날 갑자기 산책 중에 주저앉거나 만지려고 하면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이것은 반려견이 어딘가 통증이 있고 불편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추운 날에는 정형외과 질환이 있거나 수술받았던 경험이 있는 경우, 특히 노령견일수록 건강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겨울철에 자주 병원을 찾는 경우 중 하나가 추간판탈출증, 흔히 디스크라고 하는 질환이다.
두 달 전 한방센터를 찾았던 13살 요크셔테리어는 몇 달 전부터 고개를 못 들고 눈만 들어 보호자를 쳐다보곤 했는데, 그런 행동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반복됐다고 한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후 사지마비가 왔고, 대소변도 스스로 보기 힘들 지경까지 왔다. MRI 촬영 등을 통해 경추와 흉추 부분의 추간판탈출증으로 진단받았다. 보호자가 수술적 치료를 원하지 않아 한방치료를 시작했는데, 초반에는 통증 때문에 기력도 없고 밤에 잠도 못 이룰 정도였다. 추가로 한약을 복용하고 한방 치료를 받은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 스스로 서기도 하고 대소변도 잘 볼 수 있게 됐다. 지금은 정상적으로 잘 걸어 다니고 있다. 침 치료만으로도 경혈 자리를 자극해 염증과 통증 완화를 시켜주지만, 한약도 함께 복용하면 시너지 효과로 디스크로 인한 염증과 손상된 신경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대부분의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사랑으로 키우지만, 질병의 진행 상태를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자신의 반려동물이 이전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좋다. 가령 평소 즐기던 산책을 기피한다거나, 두 다리로 반기던 반려견이 서지 않거나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나의 반려동물이 활동량이 줄어들고 어딘가 행동이 불편해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통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이 있겠지만, 침습적이지 않고 서서히 개선해 나가고 싶다면 한방치료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간혹 ‘강아지, 고양이도 한방치료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강아지, 고양이 한방치료도 사람들이 받는 한방치료처럼 전기침, 건침, 약침, 원적외선을 이용한 뜸 치료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설명하면 약속한 듯이 돌아오는 질문이 ‘강아지나 고양이가 가만히 있나요?’라는 것인데, 한방센터에 오는 대부분의 반려동물이 치료 시간 동안 기분 좋게 치료를 잘 받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배윤지 큰마음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
2023-01-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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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겨울 길냥이 살리는 ‘라이프 노킹’ 실천을
길거리가 삶터인 길고양이에게 가장 힘든 건 추위다. 영하로 내려간 날씨, 꽁꽁 얼어 버린 물. 그야말로 길고양이에게 겨울은 혹독한 계절이다. 길고양이들은 여름에는 더위나 비를 피하기 위해 차량 아래에서 주로 생활하고, 겨울에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차량 엔진룸 안에 들어가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겨울철 운행을 끝내고 주차된 차량에는 열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고양이는 밤 동안 열기가 남은 자동차 엔진룸에 들어가 잠을 자곤 한다. 이 때문에 일선 지자체에서는 길고양이를 보호하기 위해 겨울철마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바로 ‘라이프 노킹’이다. 겨울철 혹시라도 내 차 안에서 언 몸을 녹이고 있을 고양이를 깨우기 위해 하는 노크다.
라이프 노킹을 하는 이유는 우선,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고양이가 엔진룸에 들어가 있는 채로 자동차 시동을 걸게 되면 내부에 있던 고양이는 심각한 화상을 입거나 심한 경우 자동차 부품에 몸이 끼여 사망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서다. 자동차 엔진룸 내에 고양이가 들어간 상태에서 차량을 운행하게 되면 엔진룸 내부 손상, 자동차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갑작스러운 고양이의 출현으로 인해 운전자의 안전도 위험해질 수 있다.
겨울철 나와 길고양이를 지켜 줄 라이프 노킹 방법은 간단하다. △차량 시동 걸기 전 보닛(엔진룸) 노크 △자동차 문을 평소보다 크게 ‘쾅’ 소리 내며 세게 닫기 △차에 탑승한 후 발을 ‘쿵쿵’ 구르기 △경적을 1회 정도 가볍게 울리기 등이다.
추운 겨울, 차량 운행 전 ‘똑똑’ 노크 하는 습관을 통해 길에 사는 생명과 운전자 자신의 안전을 지키도록 하자.
2023-01-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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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반려견 사료도 ‘해썹’ 도입해야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 휴매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현상으로 반려동물 음식의 원료와 영양성분 등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가 늘며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국내 반려견 수는 328만 마리(반려묘 수는 139만)로 국내 반려견 푸드 시장 규모가 8959억 원(반려묘 6274억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펫푸드의 원재료가 사람이 먹기에 불합격 판정받은 고기들, 도축장에서 도축하고 남은 소나 돼지의 내장 장기, 길거리에서 로드킬을 당한 야생동물들,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당한 개나 고양이들, 레스토랑이나 가정에서 버리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들로 생산된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선진국이라고 부르고 있는 미국에서도 보도된 바가 있다.
미국의 경우 미국 농무성(USDA/AHPIS, USDA/FSIS)과 미국 식품의약국 수의과(FDA/CVM)에서 관리를 할 것 같지만 이미 가공된 재료를 사료회사에서 어떻게 가공하고 유통하는지에 대한 규정만 존재할 뿐, 원재료에 대한 관리지침은 없다. 즉, 정부기관 대신 사료회사들끼리 모여서 만든 협의체 혹은 사기관(AAFCO, NRC)에서 정부기관 업무를 위임받은 뒤에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관리를 하고 있는데 법적인 강제력이 없다.
원재료에 관한 공적인 규제가 없는 대신 사료 회사 자체적으로 안전에 대한 FDA 인증, 국제식품규격(FSSC 22000) 인증, 유기농 인증으로 소비자의 기호에 맡기고 있는데 이마저도 원재료의 안전성만 확인할 수 있고 가공에 대한 안전성은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렵다.
미국은 사료제품으로 인한 문제(이상한 냄새, 제품 팽창, 이물 발견, 반려동물 이상 증상 발생 등)가 발생한 경우 FDA 포털에 사례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어 펫푸드에 대한 사전 예방이 아니라 사후 정보 제공이다. 소비자들은 안전성 확인이 어렵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8개 업체의 10개 강아지 사료 제품이 중금속 허용 기준을 초과하고 무보존제라고 표시했지만 보존제가 검출되는 등 사료관리법을 위반한 사례가 늘고 있지만 소비는 사료의 안전성, 품질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
2018년에는 국내 사료 업체에서 철사, 곰팡이, 애벌레, 거미줄이 발견된 적이 있었다. 철사 및 곰팡이는 생산과정에서 발생되었음이 확인됐고 애벌레 및 거미줄은 제조과정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측됐다.
2019년에는 버려진 유기견 사체를 사료로 사용되었다는 보도가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가축과 반려동물 사료가 구분되어 있으나 국내는 아직 사료 구분이 되어 있지 않아 유기견 사체로 만들어진 사료가 가족과 다름없는 반려동물 사료로 사용되었을 수도 있어 충격이 아주 큰 사건이었다. 이는 국내의 사료관리법,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이라는 법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만큼 펫사료에 대한 규제 즉, 펫사료법 제정(21년 2월 16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시된 바 있음)과 펫푸드에 대한 원료 및 제조공정 안정성 확인 정보 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해썹(HACCP·식품 안전관리인증) 도입을 논의해야 할 때다.
특히 최근 수입 사료의 규모 증가, 사료 종류 다양화 추세 등을 고려해 본다면 국내·외 사료 제품의 표시사항 특히, 인증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반려견 양육자 1000명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사료 표시 고려 사항에 인증 마크 유무(해썹, 유기사료)가 가장 높았으며 광고효과도 휴먼 그레이드 사료 등급 다음으로 해썹 인증이 높았다. 이제는 펫푸드의 해썹 인증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인순 신라대 반려동물학과 학과장
2022-11-2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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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정관아산동물의료센터의 반려견 슬개골탈구 이야기②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 1인 가구와 소규모 가구가 증가하면서 주거 형태에 맞게 체구가 작은 소형견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대, 반려인이라면 반려동물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국내 반려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말티즈나 토이푸들, 포메라니안과 같이 소형견에게 다발하는 질환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소형견에게는 다양한 질환이 발생하지만 관절 질환인 슬개골 탈구가 대표적이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병원에 슬개골 탈구 1차 수술 후 슬개골이 재탈구 된 제시(포메라니안)가 찾아왔다. 제시는 내원 당시 보행에 심한 이상을, 굴신 운동(다리를 굽히고 펼 때 사용하는 굴근(屈筋)과 신근(伸筋)을 강화시키는 운동)시 통증 반응을 보였다. X-RAY 검사 결과 고관절이형성 및 양측 슬개골 탈구가 재발돼 재탈구된 상태였다.
제시의 보호자는 3kg의 작은 아이가 아파하고 제대로 걷지 못하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곳저곳 알아보다 찾아온 경우라 본원에서도 해부 구조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잘 걸을 수 있도록 최대한 신중히 접근해 진행했다.
만약 제시처럼 강아지가 보행 이상을 보인다면 보통 슬개골 탈구나 퇴행성관절염, 십자인대 파열, 고관절 이형성증 등의 질환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강아지 고관절 질환인 고관절이형성증은 골반과 대퇴골을 이어주는 고관절이 변형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고관절을 지지하는 인대나 근육 등이 약해져 고관절을 잡아주지 못하게 되면 고관절의 형태가 변하기 때문에 이러한 질병이 발생한다. 간혹 고관절 질환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고관절 부분 탈구나 전체 탈구로 이어지기도 한다.
고관절은 대퇴골두절단술(FHNO)이라는 수술을 진행하는데, 수술 후 90%의 통증이 감소하고 기능이 회복되는 수술로 대퇴골두허혈성괴사, 말기골관절염, 고관절탈구, 대퇴골두골절, 골구골절, 고관절이형성 등 다양한 원인으로 골두를 절단하고 섬유 관절을 생성하여 관절 기능을 70~90% 이상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시한테 생긴 고관절이형성은 골반과 골두사이의 인대가 늘어나면서 염증을 유발하며 걸을 때마다 약간의 불편함이 확인되는 경우가 많으며 또한 허벅다리를 손으로 감싼 후 허리라인까지 쭉 스트레칭 시 통증 반응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제시도 스트레칭 시 너무 심한 통증 반응을 보였으며 집에서 키우는 아이가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제시는 양측성 고관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잘라낸 골두사강에 아이의 지방조직을 이식, 그것이 쿠션 역할을 하여 빠른 통증 회복과 함께 더욱 편한 보행을 실제로 할 수 있도록 수술을 시행했다. 한 달 후 통증 반응이 거의 없어진 다음 재탈구된 슬개골 수술을 진행했다. 이전에 제시는 부산일광에 있는 한 동물병원에서 슬개골 수술을 받았는데 재발이 된 안타까운 케이스였다. 너무 작은 아이라 수술을 하는 것조차 안쓰러웠지만 재발이 되지 않도록 정확하게 수술을 다시 진행했다.
관절을 열어보니 재발된 원인이 보였다. 활차구 성형이 정확하게 되지 않았고, 경골조면이 정확하게 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그 부분을 확실하게 재수술에 들어갔다. 제시는 양측성 고관절 이형성 수술과 양측성 슬개골 탈구 수술 후 현재 한 달이 지나 X-RAY 및 상태 확인을 위해 며칠 전 내원했다. 제시는 통증도 전혀 없고 X-RAY 상에서도 슬개골과 고관절이 깨끗하게 잘 위치되어 있었다. 가장 중요한 보행 역시 자연스럽게 회복된 상황이었다.
작고 민감한 아이들은 수술 후 회복적인 부분까지 잘 이루어져야 하기에 재수술인 경우 더욱 신경이 많이 쓰인다. 제시 보호자도 아이가 잘 회복된 부분에 기뻐했고 필자도 믿고 맡겨준 보호자에게 더욱 감사한 마음과 보람을 느꼈다.
수술을 했음에도 재발한 슬개골 탈구는 선천적인 영향에 후천적 요인이 더해져 소형견에게 특히 잘 발생한다. 환경적 요인에는 미끄러운 바닥 환경과 전력 질주가 슬개골 탈구를 유발한다. 슬개골은 무릎 관절 위에 삼각형 모양으로 위치해 무릎 관절 보호와 움직임을 용이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슬개골이 정상적인 자리에서 이탈하면 슬개골 탈구가 발생하게 된다. 탈구가 조금씩 점진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육안만으로는 정확히 파악하기 쉽지 않고, 통증도 적어 보호자가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환경의 노출로 점진적으로 진행성 질환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려견이 다리를 절때는 십자인대까지 손상이 된 경우가 많다.
그러니 반려견이 산책하면서 다리를 약간 불편해하는 것이 느껴진다면 빨리 근처 동물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하며, 무엇보다도 정기적인 건강검진 때 슬개골 탈구도 체크를 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아이를 고통스럽게 하는 슬개골 탈구, 고관절 질환을 일상에서부터 예방하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해 평생을 함께 하는 반려견의 행복한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
2022-10-06 [0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