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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전문 해썹 교육기관 필요성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증가하며 펫 푸드 안전성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양축용 사료에서 중금속이 검출되고 부패한 음식물 쓰레기로 사료를 제조한 업체들이 적발됐기도 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제품과 업체명을 공개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소비자들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필자를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이 펫 푸드에도 해썹(HACCP·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을 도입하자는 주장을 해 왔다.
해썹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식품 안전 관리 체계로 인정받고 있다. 여러 국제기구(CODEX, WHO, FAO) 에서는 모든 식품 제조회사에 적용할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에 국내 농장(도축업 등), 사료, 축산물 가공 및 유통 업종에도 해썹을 도입하게 됐다.
1997년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신설됐고 2002년에는 최초로 축산물 관련 업종 중 농장(도축업)에 의무적용 법적 근거(축산물 위생관리법, 동법 시행규칙, 축산물 위해 요소 중점 관리 기준)가 마련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후 집유업(2014년), 유가공업(2015년), 알가공업(2016년), 식육 가공업 및 식용란선별 포장업(2018년) 등으로 적용이 확대됐다. 올해 들어서는 식육포장처리 업종에까지 확대 시행하고 있다.
해썹 의무적용은 축산물에 이어 식품 업종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2006년 최초로 어묵류, 냉동식품, 냉동수산 식품, 비가열음료, 레토르트식품, 빙과류, 배추김치 제조 · 가공 업종에 해썹 의무 적용이 도입됐다. 2014년에는 해썹 의무 적용이 더욱 확대돼 과자류, 캔디류, 빵류, 떡류, 초콜릿류, 어육소시지, 음료류, 즉석섭취 식품, 국수, 유탕면류, 특수용도식품 제조 및 가공 업체뿐만 아니라 매출 100억 이상 업체의 제조 및 가공되는 전 품목의 식품에 의무 적용이 시행됐다. 2016년에는 즉석조리식품(순대) 제조 및 가공 업체까지 확대돼 대부분의 식품 제조 및 가공 업체에 해썹이 의무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의 해썹 인증 업체는 점차 증가돼 현재까지 농장(도축업 등) 7000여 개, 사료 250여 개, 축산물 가공 및 유통 8500여 개, 식품 21300여 개로 확인된다.
이들 해썹 인증 업체는 해썹 관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해썹 교육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해썹 적용업체 영업자와 종업원은 해썹 적용업소 인증 전 또는 인증 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신규 교육훈련을 이수하고, 인증 이후에는 매년 1회 이상의 정기교육훈련 이수를 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법정교육인 해썹 교육훈련을 위탁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훈련 시설·강사·교육과정 등을 갖춘 기관, 단체 또는 법인 중에서 기준에 부합하는 곳을 해썹 교육훈련 기관으로 지정해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확대되고 있는 해썹 의무적용 업체 수에 따라 교육훈련생들도 증대되고 있는 만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전문적인 해썹 교육훈련 기관이 필요하다.
최인순 신라대 반려동물학과 학과장
2023-03-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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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정관아산동물의료센터의 반려견 슬개골 탈구 이야기③
"우리 애가 뒷다리를 절뚝거려요" 보호자가 반려견을 데리고 이러한 증상으로 동물병원을 내원하는 경우 슬개골 탈구 및 십자인대 파열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면 보호자는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는지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강아지들의 가장 큰 관절병인 슬개골 탈구. 필자는 강아지의 슬개골 탈구가 의심된다면 단계별 치료 방법은 무엇인지, 또 증상이 심해 수술이 필요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 병원 선택 시 주의사항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슬개골 탈구란 뒷다리 무릎 관절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릎 사이에 밤모양의 슬개골이란 뼈가 내, 외측으로 빠지는 경우를 말한다. 몰티즈, 요크셔테리어, 푸들, 포메라니안 같은 소형견들에게 흔한 관절 질환이다. 공동주택이나 아파트가 많은 한국에서는 소형견 비율이 높은 만큼 슬개골 탈구를 더욱 주의해야 한다.
슬개골 탈구의 원인은 선천적으로 무릎이 약하게 태어난 아이들도 있고, 후천적으로는 미끄러운 환경에 노출되면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슬개골 탈구는 1단계에서 4단계로 나뉘는데, 1~2단계는 급격한 진행이나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아니라면 체중 관리나 수영, 무릎 마사지, 바닥 미끄럼 방지 등의 유지 관리로 모니터링해도 되는 상태다.
그러나 평상시 슬개골이 빠져 무릎을 폈다 굽힐 때 딱딱 소리가 난다면 3~4단계로, 외과적 수술을 하는 편이 바람직할 수 있다. 3~4단계에 들어서면 많은 아이들이 간헐적으로 불편함을 호소하고, 절뚝이는 증상까지 있다면 십자인대가 함께 파열된 상태일 수 있으니 늦기 전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수술 비용은 병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검사비, 입원비를 제외하고 편측 70~150만 원 정도이며 평균적으로 100만 원 내외다. 보호자들이 수술 시 가장 걱정하는 것이 재발에 관한 것이므로 아이 상태에 맞는 수술을 하는, 경험이 많은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재발을 막는 첫 번째 방법이 완벽한 수술 후 관리이기 때문이다.
수술 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관리가 필수인데 무리한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연골이라는 구조물이 전력 질주나 과한 사용 시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 또한 체중 조절을 통해 관절에 부하를 줄여주고 반려견의 뛰어다니는 생활 공간인 바닥이 너무 미끄럽지 않도록 매트를 깔아주거나 발바닥 털을 밀어주는 등 보호자의 개인적인 관리도 필요하다.
필자는 부산에서 슬개골 탈구 전문 동물병원을 운영하며, 1500회 이상의 슬개골 탈구 수술을 진행했다. 강아지들이 슬개골 탈구로 인해 아파도 통증을 참거나 표현을 하지 않아 증상이 악화돼 십자인대까지 파열된 후 보호자가 알아채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보호자와 반려견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평소 아이를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릎 굴신 시 딱딱거리는 소리가 난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3-02-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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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톡톡] 반려동물 활용한 엑스포 유치전
최근 3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사람과의 거리는 멀어지고 동물과의 거리는 더 가까워졌다. 2021년 농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전 국민의 29.7%에 해당하는 약 1500만 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향후 10년 안으로 반려동물은 지금보다 2배가 많은 약 2000만 마리, 반려인은 국민의 50% 이상 약 25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인당 국민 소득 4만 달러대인 선진 유럽 국가 대부분이 국민 50% 이상이 반려인이다. 2020년 부산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비반려인을 대상으로 한 반려동물 입양 의향을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40%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반려동물 산업 경제 규모가 이미 약 6조 원에 도달했고, 10년 뒤에는 반려동물(반려인)의 증가와 다양한 파생산업의 확장 등으로 그 규모가 화장품 시장에 육박하는 약 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반려동물 산업을 실버케어 산업과 함께 미래 산업으로 손꼽는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급성장에 따른 인프라 구축과 문화적 충돌과 갈등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고민해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선도적인 반려동물 문화와 반려동물 산업을 활용해 ‘2030 월드 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할 수 있도록 차별화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2030 월드 엑스포’ 유치 신청 국가와 도시는 우크라니아(오데사), 이탈리아(로마), 러시아(모스크바), 한국(부산),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5곳이다. 현재 부산의 최대 경쟁 도시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다.
엑스포 개최 도시는 올 하반기 예정돼 있는 국제박람회기구(BIE) 174차 총회에서 170개 회원국 무기명 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사우디는 종교적 유대, 지역, 오일머니 개발 등을 내세워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 부산도 마지막 역전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올해 잇따라 진행될 173차, 174차 총회 설명회에서 화려한 미래기술 산업과 문화산업을 추가해 리야드와 차별화된 발표를 이끌어내 회원국들이 부산을 선택할 수 있는 감성 문화산업 엑스포 등 정교한 대응 세부 전략으로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 번째, 2023년 두 차례 총회 발표에 반려동물 보호·복지 반려동물 문화를 추가해 리야드와의 차별화를 꾀하자. 사우디는 부의 상징으로 치타·호랑이 등의 맹수를 앞세우는 국가다. 반려견(묘) 등 반려동물 문화로는 후진국인 셈이다.
두 번째, 가칭 ‘반려동물 세계 엑스포관’을 설치, 운영하자. 반려동물 로봇산업 및 공연장, ICT연계 펫테크 산업, 사료, 용품 등의 반려동물 산업관과 데이케어 돌봄 놀이 문화센터, 건강 검진 서비스 센터, 미용 서비스 센터, 반려동물 공연장 등의 반려동물 문화관을 운영하는 것이다. 엑스포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인 ‘세계적 반려동물테마파크’로 운영도 가능하다.
BIE 170개 회원국 중 개발도상국이 30%가 넘는다.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을 쫓아가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말처럼 개발도상국 BIE 회원 국가가 따라하고 싶은 선진 반려동물 문화로 투표인단의 마음을 움직이자는 전략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열세로 알려진 우리나라가 포르투갈을 2 대 1로 물리쳤듯, 2030 월드엑스포 유치전에서도 부산이 역전의 환호성을 울릴 수 있기 바란다.
최동락 부산경상대 반려동물보건과 학과장
2023-02-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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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반려동물을 위한 한방치료
요즘같이 추운 겨울에는 괜히 허리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 같고 어딘지 모를 불편함을 느낀다. 왜 그럴까? 기온이 낮아지면서 척추 주변의 근육, 인대 등의 긴장이 높아져 통증을 더 유발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아프면 병원을 찾아 초기에 치료한다. 무슨 질환이든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이 아픈지 어떻게 눈치챌 수 있을까? 매일 한두 시간 너끈히 산책하는 필자의 반려견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가고 싶어한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달려 나와 두 다리로 서서 폭풍 뽀뽀 타임을 갖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추운 날에는 나가자고 해도 잘 나가지 않고, 퇴근하고 왔는데 멀리서 꼬리만 천천히 흔들고 있다. 서운하기도 하고 어디가 아픈 건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날에는 장난도 잘 치고 밥도 잘 먹어서 ‘일시적인 건가?’라며 평소대로 생활한다. 이런 날들이 계속되던 어느 날 갑자기 산책 중에 주저앉거나 만지려고 하면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이것은 반려견이 어딘가 통증이 있고 불편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추운 날에는 정형외과 질환이 있거나 수술받았던 경험이 있는 경우, 특히 노령견일수록 건강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겨울철에 자주 병원을 찾는 경우 중 하나가 추간판탈출증, 흔히 디스크라고 하는 질환이다.
두 달 전 한방센터를 찾았던 13살 요크셔테리어는 몇 달 전부터 고개를 못 들고 눈만 들어 보호자를 쳐다보곤 했는데, 그런 행동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반복됐다고 한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후 사지마비가 왔고, 대소변도 스스로 보기 힘들 지경까지 왔다. MRI 촬영 등을 통해 경추와 흉추 부분의 추간판탈출증으로 진단받았다. 보호자가 수술적 치료를 원하지 않아 한방치료를 시작했는데, 초반에는 통증 때문에 기력도 없고 밤에 잠도 못 이룰 정도였다. 추가로 한약을 복용하고 한방 치료를 받은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 스스로 서기도 하고 대소변도 잘 볼 수 있게 됐다. 지금은 정상적으로 잘 걸어 다니고 있다. 침 치료만으로도 경혈 자리를 자극해 염증과 통증 완화를 시켜주지만, 한약도 함께 복용하면 시너지 효과로 디스크로 인한 염증과 손상된 신경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대부분의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사랑으로 키우지만, 질병의 진행 상태를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자신의 반려동물이 이전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좋다. 가령 평소 즐기던 산책을 기피한다거나, 두 다리로 반기던 반려견이 서지 않거나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나의 반려동물이 활동량이 줄어들고 어딘가 행동이 불편해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통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이 있겠지만, 침습적이지 않고 서서히 개선해 나가고 싶다면 한방치료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간혹 ‘강아지, 고양이도 한방치료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강아지, 고양이 한방치료도 사람들이 받는 한방치료처럼 전기침, 건침, 약침, 원적외선을 이용한 뜸 치료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설명하면 약속한 듯이 돌아오는 질문이 ‘강아지나 고양이가 가만히 있나요?’라는 것인데, 한방센터에 오는 대부분의 반려동물이 치료 시간 동안 기분 좋게 치료를 잘 받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배윤지 큰마음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
2023-01-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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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겨울 길냥이 살리는 ‘라이프 노킹’ 실천을
길거리가 삶터인 길고양이에게 가장 힘든 건 추위다. 영하로 내려간 날씨, 꽁꽁 얼어 버린 물. 그야말로 길고양이에게 겨울은 혹독한 계절이다. 길고양이들은 여름에는 더위나 비를 피하기 위해 차량 아래에서 주로 생활하고, 겨울에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차량 엔진룸 안에 들어가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겨울철 운행을 끝내고 주차된 차량에는 열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고양이는 밤 동안 열기가 남은 자동차 엔진룸에 들어가 잠을 자곤 한다. 이 때문에 일선 지자체에서는 길고양이를 보호하기 위해 겨울철마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바로 ‘라이프 노킹’이다. 겨울철 혹시라도 내 차 안에서 언 몸을 녹이고 있을 고양이를 깨우기 위해 하는 노크다.
라이프 노킹을 하는 이유는 우선,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고양이가 엔진룸에 들어가 있는 채로 자동차 시동을 걸게 되면 내부에 있던 고양이는 심각한 화상을 입거나 심한 경우 자동차 부품에 몸이 끼여 사망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서다. 자동차 엔진룸 내에 고양이가 들어간 상태에서 차량을 운행하게 되면 엔진룸 내부 손상, 자동차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갑작스러운 고양이의 출현으로 인해 운전자의 안전도 위험해질 수 있다.
겨울철 나와 길고양이를 지켜 줄 라이프 노킹 방법은 간단하다. △차량 시동 걸기 전 보닛(엔진룸) 노크 △자동차 문을 평소보다 크게 ‘쾅’ 소리 내며 세게 닫기 △차에 탑승한 후 발을 ‘쿵쿵’ 구르기 △경적을 1회 정도 가볍게 울리기 등이다.
추운 겨울, 차량 운행 전 ‘똑똑’ 노크 하는 습관을 통해 길에 사는 생명과 운전자 자신의 안전을 지키도록 하자.
2023-01-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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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반려견 사료도 ‘해썹’ 도입해야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 휴매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현상으로 반려동물 음식의 원료와 영양성분 등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가 늘며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국내 반려견 수는 328만 마리(반려묘 수는 139만)로 국내 반려견 푸드 시장 규모가 8959억 원(반려묘 6274억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펫푸드의 원재료가 사람이 먹기에 불합격 판정받은 고기들, 도축장에서 도축하고 남은 소나 돼지의 내장 장기, 길거리에서 로드킬을 당한 야생동물들,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당한 개나 고양이들, 레스토랑이나 가정에서 버리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들로 생산된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선진국이라고 부르고 있는 미국에서도 보도된 바가 있다.
미국의 경우 미국 농무성(USDA/AHPIS, USDA/FSIS)과 미국 식품의약국 수의과(FDA/CVM)에서 관리를 할 것 같지만 이미 가공된 재료를 사료회사에서 어떻게 가공하고 유통하는지에 대한 규정만 존재할 뿐, 원재료에 대한 관리지침은 없다. 즉, 정부기관 대신 사료회사들끼리 모여서 만든 협의체 혹은 사기관(AAFCO, NRC)에서 정부기관 업무를 위임받은 뒤에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관리를 하고 있는데 법적인 강제력이 없다.
원재료에 관한 공적인 규제가 없는 대신 사료 회사 자체적으로 안전에 대한 FDA 인증, 국제식품규격(FSSC 22000) 인증, 유기농 인증으로 소비자의 기호에 맡기고 있는데 이마저도 원재료의 안전성만 확인할 수 있고 가공에 대한 안전성은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렵다.
미국은 사료제품으로 인한 문제(이상한 냄새, 제품 팽창, 이물 발견, 반려동물 이상 증상 발생 등)가 발생한 경우 FDA 포털에 사례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어 펫푸드에 대한 사전 예방이 아니라 사후 정보 제공이다. 소비자들은 안전성 확인이 어렵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8개 업체의 10개 강아지 사료 제품이 중금속 허용 기준을 초과하고 무보존제라고 표시했지만 보존제가 검출되는 등 사료관리법을 위반한 사례가 늘고 있지만 소비는 사료의 안전성, 품질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
2018년에는 국내 사료 업체에서 철사, 곰팡이, 애벌레, 거미줄이 발견된 적이 있었다. 철사 및 곰팡이는 생산과정에서 발생되었음이 확인됐고 애벌레 및 거미줄은 제조과정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측됐다.
2019년에는 버려진 유기견 사체를 사료로 사용되었다는 보도가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가축과 반려동물 사료가 구분되어 있으나 국내는 아직 사료 구분이 되어 있지 않아 유기견 사체로 만들어진 사료가 가족과 다름없는 반려동물 사료로 사용되었을 수도 있어 충격이 아주 큰 사건이었다. 이는 국내의 사료관리법,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이라는 법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만큼 펫사료에 대한 규제 즉, 펫사료법 제정(21년 2월 16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시된 바 있음)과 펫푸드에 대한 원료 및 제조공정 안정성 확인 정보 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해썹(HACCP·식품 안전관리인증) 도입을 논의해야 할 때다.
특히 최근 수입 사료의 규모 증가, 사료 종류 다양화 추세 등을 고려해 본다면 국내·외 사료 제품의 표시사항 특히, 인증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반려견 양육자 1000명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사료 표시 고려 사항에 인증 마크 유무(해썹, 유기사료)가 가장 높았으며 광고효과도 휴먼 그레이드 사료 등급 다음으로 해썹 인증이 높았다. 이제는 펫푸드의 해썹 인증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인순 신라대 반려동물학과 학과장
2022-11-2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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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정관아산동물의료센터의 반려견 슬개골탈구 이야기②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 1인 가구와 소규모 가구가 증가하면서 주거 형태에 맞게 체구가 작은 소형견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대, 반려인이라면 반려동물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국내 반려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말티즈나 토이푸들, 포메라니안과 같이 소형견에게 다발하는 질환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소형견에게는 다양한 질환이 발생하지만 관절 질환인 슬개골 탈구가 대표적이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병원에 슬개골 탈구 1차 수술 후 슬개골이 재탈구 된 제시(포메라니안)가 찾아왔다. 제시는 내원 당시 보행에 심한 이상을, 굴신 운동(다리를 굽히고 펼 때 사용하는 굴근(屈筋)과 신근(伸筋)을 강화시키는 운동)시 통증 반응을 보였다. X-RAY 검사 결과 고관절이형성 및 양측 슬개골 탈구가 재발돼 재탈구된 상태였다.
제시의 보호자는 3kg의 작은 아이가 아파하고 제대로 걷지 못하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곳저곳 알아보다 찾아온 경우라 본원에서도 해부 구조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잘 걸을 수 있도록 최대한 신중히 접근해 진행했다.
만약 제시처럼 강아지가 보행 이상을 보인다면 보통 슬개골 탈구나 퇴행성관절염, 십자인대 파열, 고관절 이형성증 등의 질환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강아지 고관절 질환인 고관절이형성증은 골반과 대퇴골을 이어주는 고관절이 변형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고관절을 지지하는 인대나 근육 등이 약해져 고관절을 잡아주지 못하게 되면 고관절의 형태가 변하기 때문에 이러한 질병이 발생한다. 간혹 고관절 질환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고관절 부분 탈구나 전체 탈구로 이어지기도 한다.
고관절은 대퇴골두절단술(FHNO)이라는 수술을 진행하는데, 수술 후 90%의 통증이 감소하고 기능이 회복되는 수술로 대퇴골두허혈성괴사, 말기골관절염, 고관절탈구, 대퇴골두골절, 골구골절, 고관절이형성 등 다양한 원인으로 골두를 절단하고 섬유 관절을 생성하여 관절 기능을 70~90% 이상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시한테 생긴 고관절이형성은 골반과 골두사이의 인대가 늘어나면서 염증을 유발하며 걸을 때마다 약간의 불편함이 확인되는 경우가 많으며 또한 허벅다리를 손으로 감싼 후 허리라인까지 쭉 스트레칭 시 통증 반응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제시도 스트레칭 시 너무 심한 통증 반응을 보였으며 집에서 키우는 아이가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제시는 양측성 고관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잘라낸 골두사강에 아이의 지방조직을 이식, 그것이 쿠션 역할을 하여 빠른 통증 회복과 함께 더욱 편한 보행을 실제로 할 수 있도록 수술을 시행했다. 한 달 후 통증 반응이 거의 없어진 다음 재탈구된 슬개골 수술을 진행했다. 이전에 제시는 부산일광에 있는 한 동물병원에서 슬개골 수술을 받았는데 재발이 된 안타까운 케이스였다. 너무 작은 아이라 수술을 하는 것조차 안쓰러웠지만 재발이 되지 않도록 정확하게 수술을 다시 진행했다.
관절을 열어보니 재발된 원인이 보였다. 활차구 성형이 정확하게 되지 않았고, 경골조면이 정확하게 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그 부분을 확실하게 재수술에 들어갔다. 제시는 양측성 고관절 이형성 수술과 양측성 슬개골 탈구 수술 후 현재 한 달이 지나 X-RAY 및 상태 확인을 위해 며칠 전 내원했다. 제시는 통증도 전혀 없고 X-RAY 상에서도 슬개골과 고관절이 깨끗하게 잘 위치되어 있었다. 가장 중요한 보행 역시 자연스럽게 회복된 상황이었다.
작고 민감한 아이들은 수술 후 회복적인 부분까지 잘 이루어져야 하기에 재수술인 경우 더욱 신경이 많이 쓰인다. 제시 보호자도 아이가 잘 회복된 부분에 기뻐했고 필자도 믿고 맡겨준 보호자에게 더욱 감사한 마음과 보람을 느꼈다.
수술을 했음에도 재발한 슬개골 탈구는 선천적인 영향에 후천적 요인이 더해져 소형견에게 특히 잘 발생한다. 환경적 요인에는 미끄러운 바닥 환경과 전력 질주가 슬개골 탈구를 유발한다. 슬개골은 무릎 관절 위에 삼각형 모양으로 위치해 무릎 관절 보호와 움직임을 용이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슬개골이 정상적인 자리에서 이탈하면 슬개골 탈구가 발생하게 된다. 탈구가 조금씩 점진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육안만으로는 정확히 파악하기 쉽지 않고, 통증도 적어 보호자가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환경의 노출로 점진적으로 진행성 질환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려견이 다리를 절때는 십자인대까지 손상이 된 경우가 많다.
그러니 반려견이 산책하면서 다리를 약간 불편해하는 것이 느껴진다면 빨리 근처 동물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하며, 무엇보다도 정기적인 건강검진 때 슬개골 탈구도 체크를 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아이를 고통스럽게 하는 슬개골 탈구, 고관절 질환을 일상에서부터 예방하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해 평생을 함께 하는 반려견의 행복한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
2022-10-0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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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반려견 사료, 똑똑하게 고르려면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의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반려동물의 건강과 삶의 질을 좌우하는 주식(主食)인 ‘사료’는 깐깐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반려인들은 책임감을 갖고 잘 알고 있어야 하며, 조금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보호자들이 사료를 고를 때 너무 막막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디를 가도 사료에 대한 설명과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숍에 가서 점원에게 ‘사료 어떤 게 좋을까요?’ 물어보면 대부분 돌아오는 대답은 ‘이거 잘 먹어요’다. 그저 가격, 포장지, 기호성, 브랜드 인지도에 휩쓸려 사료를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는 잡식성 육식동물로 생물학적 주식은 고기다. 사료는 다분히 인간의 편의성을 고려해 개발된 대체 식품에 불과하다. 최초의 상업용 건사료가 시장에 나온 지 놀랍게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860년, 건사료가 등장하자 사람들은 혁신적, 간편함에 너도나도 구입했고 건사료는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그 이전의 반려견들은 고기, 보리, 빵, 산양유, 계란 등 사람이 먹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먹으며 길러져왔다.
그로부터 150년 정도 지난 오늘날, 사료 회사들이 저질 원료와 화학방부제 등을 첨가한 비양심적인 제품을 만들어 반려동물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 자연식을 택하는 보호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사료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반드시 자신의 반려견이 가지고 있는 알레르기를 고려해야 한다. 그전에 먼저 사료의 종류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압출 사료. 팽화 사료, 익스트루전 사료, 키블 사료 등 일반적으로 사료하면 떠올리는 알갱이 모양의 사료들이다. 팽화 사료는 간편하고 가격이 저렴해 많은 보호자들이 선택하고 있지만 원료의 형태와 첨가물이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단점이다. 때문에 제조사에서 비양심적인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허점이 존재한다. 실제로 과거 일부 제조사들이 저질 원료와 화학방부제 첨가물 등을 첨가한 사료를 만드는 등의 많은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기도 했다.
두 번째, 동결건조 사료. 동결건조는 진공상태에서 급속히 동결한 후 얼음을 승화해 건조하는 공법이다. 열을 가하지 않아 영양소 손실이 최소화되고 동시에 수분함유량이 극히 낮아 방부처리 없이도 유통기한이 길다. 국내 사료 제조사에서도 점진적으로 만드는 곳이 늘고 있지만 아직은 미국과 유럽 사료 제조사들이 주류다. 물만 첨가하면 급여하기에 큰 불편함이 없다. 반려동물에게 질 좋은 원료들로 구성된 사료를 급여할 수 있다.
세 번째, 화식(火食). 말 그대로 가열한 식단을 말한다. 간고기와 야채를 불에 익혀 식힌 다음 그대로 급여하는 형태며 집에서 직접 조리해 급여하기도 하고 냉동 형태의 제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수분 섭취를 쉽게 할 수 있고 유해균의 위험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점이 있으나 불에 익히는 과정에서 영양소도 함께 손실되기 때문에 영양제와 병행해 급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네 번째, 생식(生食). 날것 그대로의 음식을 말한다 레시피를 직접 짜야 하기에 상당한 지식이 요구되며 번거롭고 자칫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 극소수의 보호자들만이 이를 주식으로 선택한다. 화학첨가제가 없으며 영양소를 그대로 섭취하기에 반려동물의 피모가 눈에 띌 만큼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인다. 소화율도 증가하며 생고기 내에 존재하는 이로운 박테리아도 섭취하기에 면역체계가 강화된다. 물론 살모넬라나 기타 유해균들로 인한 감염 위험도 있다.
언론에서 거의 소개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많은 개, 고양이가 오염된 사료를 먹고 죽어갔고, 수많은 사료가 조용히 리콜되었으며 최근까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 인간의 음식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의 음식도 윤리의 문제를 올려놓을 때가 됐다.
2022-09-1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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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선택과 결과에 대한 책임
선택이란 여럿 가운데서 필요한 것을 골라 뽑는 것을 말한다. 반려동물과 생활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어떠한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반려동물과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지 아니면 불행한 시간을 보내는지가 결정된다.
그렇다면 반려동물과 관련된 선택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제일 먼저 ‘반려동물과 생활할 것인가?’이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지인의 선물, 동물의 안타까운 사연, 외로움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반려동물과 생활할지를 생각한다. 선택을 한 사람을 반려인, 선택을 하지 않은 사람이 비반려인이다.
반려동물과 생활하기로 했다면 그다음은 어떤 동물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동물보호법에는 개, 고양이, 토끼, 패럿, 기니피그, 햄스터를 반려동물로 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거북이, 도마뱀, 관상어 등도 반려동물로 선택해 생활할 수 있다. 개인별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반려동물을 선택한다. 현재 국내는 개와 고양이가 80% 이상이다.
예를 들어 개로 반려동물로 정했다면 크기와 몸무게, 품종 등을 고려해 선택한다. 그다음은 전문 브리더, 펫숍, 지인, 동물보호 센터 등 어디에서 입양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동물, 품종, 입양처가 결정돼 한 마리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후에도 다양한 선택의 순간들이 있다. 의식주에 해당하는 강아지에게 옷을 입힐지, 사료는 어떤 것으로 급여할지, 켄넬이나 방석은 어디에 놓아야 할지를 고민하고 결정한다.
지금까지는 주위의 도움과 인터넷, 유튜브 등을 통해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는 고차방정식을 푸는 것과 같은 어려운 선택의 순간들이 다가온다. 반려동물이 대소변을 실수한다거나, 집안을 어지르거나, 짖거나, 물건을 씹고, 사람의 신체를 깨무는 행동은 고차방정식과 같다. 기초가 부족하면 풀 수 없는 고차방정식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공부를 해야 한다.
그저 반려동물을 입양했을 뿐인데 갑자기 고차방정식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 보고, 방송을 보고, 유튜브를 보고 어떤 방법으로 훈련할지, 행동교정을 할지를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유명 훈련사의 방송을 보며 따라 하고, 책을 보고 따라 해보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잘 적용해 방정식을 풀 수 있다. 그런데 방정식을 풀지 못했다면 이때부터 고민하고 힘들어진다. 지금까지는 보호자의 관점이다. 반대로 반려견의 관점에서 보면 공부하고 준비된 보호자를 만났을 때는 서로 소통하고 행복한 견생을 보낼 수 있다. 반려견을 맡을 준비가 안 된 보호자와 생활하게 된다면 반려견은 불행한 견생을 보낼 수밖에 없다.
반려견의 문제행동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때도 선택이 필요하다. 전문가의 역량이 어떠한지, 훈련 및 행동교정 방법이 인간적이고, 합리적인지에 대해 숙고한 후 전문가를 선택하게 된다. 물림 사고, 짖음으로 인한 민원, 유기·유실 동물의 증가 등 반려동물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들이 자주 언론에서 언급되고 있다. 그 해결책으로 입마개 의무 착용, 안락사 허용, 펫티켓 교육 강화 등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입마개 착용과 안락사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다.
개들은 1만2000~4만년 전부터 사람과 협력하고 지내온 매우 특별한 동물이다. 비록 개들이 우리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건 서툴지라도 어쩌면 우리 자신보다 우리를 더 잘 아는 동물이 개일지 모른다. 따라서 개를 반려동물로 선택했다면 개에 대해 전부를 알지 못하더라고 일부라도 알려고 최선을 다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반려동물의 보호자로서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반려동물 관련 산업 종사자로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생명의 무게감과 책임감을 지고 갈 수 있어야 한다. 기르는 것이 아니라 양육의 개념, 리더의 개념이 아니라 보호자의 개념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에 접근한다면 고차방정식과 같은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선택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항상 우리의 몫으로 남아 있다.
2022-08-1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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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수중재활치료가 관절 약한 반려견에게 필요한 이유
수중재활치료는 말 그대로 물속에서 물을 이용한 치료법이다. 수중재활치료는 어떤 원리로 치료에 도움을 주는 걸까. 하나씩 알아가 보자.
수중 재활치료는 보통 땅에서 운동이 힘들거나 통증을 호소하는 동물 환자에게 적용하는 치료법이다. 첫 번째로 우리는 ‘비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비중이란 물과 비교한 상대적인 물체의 밀도를 의미한다. 이것은 물에 들어갔을 때 동물 환자가 얼마나 잘 뜨는지를 결정하는 요소다. 사람이 꼭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아도 물에 뜰 수 있는 이유는 사람 몸의 70% 정도가 물로 구성되어 있고, 나머지 30%가 일반적으로 물보다는 비중이 조금 낮기 때문이다.
수중재활에서는 물에 들어갔을 때 몸에 작용하는 물의 상승추력으로 발생하는 ‘부력’도 중요하다. 수중재활에서 이 부력을 잘못 배치하면 물에서 동물 환자가 균형을 잡는 데 방해가 되며,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력과 중력을 잘 활용해 동물 환자가 똑바른 자세로 운동을 한다면, 물에서 운동하는 동안 체중을 지탱하는 관절의 힘이 감소해 통증이 줄어들 수 있다. 이것을 활용한 수중 재활방법 중 하나가 수중 러닝머신이다. 수중 러닝머신 운동을 하는 동안 관절의 높이보다 높은 수면에서 똑바른 자세로 운동을 한다면 운동효과뿐 아니라 아픈 관절에 걸리는 부하가 감소되어 통증 완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럼 수영을 하면 ‘부종도 줄어든다’고 하는 것은 사실일까? 물에 들어갔을 때 숨쉬기가 불편한 것은 몸에 가해지는 물의 압력 때문인데 이 압력이 정수압이다. 동물 환자가 수영을 하거나 수중러닝머신 위를 걸을 때 완전히 물에 잠기지는 않지만 다리나 다리의 일부분에 정수압이 가해지는데 이 압력이 다리와 관절의 부종과 종창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며 혈액순환을 개선할 수 있다.
수중 재활 치료를 심장질환이 있는 동물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까? 물은 점도 때문에 공기보다 우리가 물에서 앞으로 헤쳐 나갈 때 저항이 더 크다. 이러한 저항력은 근력과 심혈관계의 건강을 개선하고, 호흡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수중 재활 치료 시 ‘물의 온도’ 또한 고려해야 한다. 물의 온도를 30도 정도로 맞추어 시작을 하면 운동하는 동안 근육의 움직임으로 체온이 상승하게 된다. 따뜻한 물은 근육조직의 유연성이 증가하고 세포 대사가 증가하며 혈류의 증가, 통증 완화의 효과를 준다. 26도에서 28도 정도의 물 온도는 혈압과 심박 수가 감소하게 되므로 재활치료보다는 훈련 시에 적당한 물의 온도이다.
지금까지 물의 비중, 부력, 정수압, 물의 점도, 물의 온도를 활용한 수중 재활 치료의 다양한 효과에 대해 알아봤다. 수중 재활 치료는 이 외에도 몇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정형외과 수술 후, 혹은 관절염이 심한 경우 관절의 구부리기와 펴기가 증가하여 관절가동범위 개선에 도움이 된다. 대사량 증가, 근육강화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수중 러닝머신 치료를 받은 동물 환자들은 고유 감각 활성화를 시킬 수 있다.
이러한 여러 장점을 가진 수중 재활 치료는 모든 동물 환자에게 적용이 가능할까? 불완전마비 동물 환자의 수중 재활치료는 전문교육을 받은 수중치료사가 다리의 운동 범위를 자극해 올바른 동작을 할 수 있게 해야 하며, 치료 중에는 항상 호흡, 심박수 등 기본적인 바이탈을 계속 체크해야 한다. 척추 질환이나 척추 수술 후 수중 재활 치료의 여부는 수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심혈관계가 현저하게 악화된 동물 환자의 경우 수중치료를 피하는 것이 좋고, 벌어진 상처가 있는 경우는 상처로 감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하지만, 반드시 수중재활이 필요한 경우라면 수중에 들어가기 전 벌어진 상처 부분을 방수 드레싱으로 감싸주어야 한다.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고 한다. 다가오는 무더위 피서 계획에 물놀이가 포함되어 있다면 다양한 이점이 있는 수중 재활 치료의 올바른 이해와 활용으로 무더위도 피하고, 반려동물의 건강을 증진 시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2022-08-0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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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알아야 할 적절한 초기 사후조치
반려 인구 천만 시대에 접어든 요즈음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자들의 관심이 여러 분야에 걸쳐 높아지고 있다. 반려동물 미용, 식이와 보충제, 의료, 훈련 등 전반적으로 그러하다. 반려동물 장례에 대한 관심 또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모든 만남에는 이별이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필자는 무료로 반려동물 사후조치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반려 가족이라는 표현을 쓰는 만큼 많은 보호자들이 해당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 이는 보호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반려동물과의 마지막을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강의 중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중심으로 적절한 방법을 안내해 보고자 한다. 우선 반려동물이 떠나기 전 보이는 주요 증상을 묻는 보호자들이 많다. 이를 설명하자면 평소와 달리 코 건조 현상과 대소변 못 가림, 식욕감퇴, 체중 감소, 누워있으려만 하고 어디론가 숨으려는 행동을 보인다. 그러다 결국 물 섭취를 거부하게 된다.
또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때, 최우선 조치 사항을 궁금해하시는데, 먼저 숨이 멈췄는지 최소 10분간 확인 후, 사후경직이 오기 전 방석과 기저귀를 준비해 편하게 눕혀 준다. 무엇보다 반려동물의 혀가 나와 있다면 입안에 넣어 주고 입을 지그시 다물어 주어야 한다. 사후경직 이후에는 해 줄 수 없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눈을 감겨 주어야 하는지 많이 물어보는데 이는 대부분의 반려동물들이 눈을 뜨고 생을 마감하기 때문이다. 사후 눈 주위 근육의 반응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만약 눈을 감겨 주고 싶다면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 눈 아래위를 지그시 모아 2분간 유지, 눈동자가 이미 말라있다면 인공눈물을 몇 방울 넣고 조치를 진행하도록 한다.
사후 반려동물의 코에서 물이 계속 흘러내리거나, 대소변이 흐르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에 대비하여 기저귀와 물티슈, 휴지 등을 미리 준비해두면 좋겠다.
위 내용은 차후 장례를 위해 이동을 하거나, 불가피 장시간 안치를 한다면 1차적인 조치방법이 되므로 알아두길 바란다. 사후경직이 진행 된 후 반려동물에 대한 조치는 장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좋은 모습으로 헤어진다는 것이 만남에서 중요한 부분이며, 마지막 이별의 모습으로 그 만남의 전체가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아름다운 이별은 소중한 만남의 완성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2022-07-0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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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톡톡] 반려견 심장사상충, 예방·검사 중요
필자가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보는 진료가 심장사상충 예방에 대한 진료일 것이다. 심장사상충은 모기에 의해 감염되는 기생충으로 야외 활동이 잦을수록 위험하다. 이에 많은 보호자분들이 반려견의 심장사상충 감염 예방을 위해 병원을 찾아오는데, 기본적으로 심장사상충 예방은 먹는 약과 바르는 약, 주사제가 있다. 바르는 약은 한 달에 한 번, 주사제의 경우 제품에 따라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씩 예방해야 하며, 감염 여부는 1년에 한 번씩 검사해야 한다. 한 달 간격으로 매달 꼬박꼬박 오는 분들도 있지만, 한 달을 조금 넘겨서 오시거나 마지막 예방한 날로부터 몇 개월 혹은 1년 이상 지나서 오는 분들도 있다.
야외 활동 많아지는 때 특히 위험
심장사상충 예방약, 유충에만 효과
6개월에 한 번 꾸준한 접종 해결책
1년에 한 번 성충 감염 여부 검사도
대부분의 수의사들은 미국심장사상충협회(AHS)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심장사상충 감염에 대한 예방약을 처방하고 검사를 진행한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은 심장사상충 유충 제거 효과만 있을 뿐이고 심장사상충 성충 제거 효과는 없으므로 이 기준에 따라 예방을 연속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심장사상충 감염, 즉 성충 항원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먼저 예방하지 않은 기간이 6개월 이내라면 즉시 예방을 다시 시작하고 6개월 후 성충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심장사상충은 강아지가 모기에게 물리면서 감염되는데 이때는 유충 단계로 감염 후 6개월 이내에는 성충이 존재하지 않아 심장사상충 성충 항원에 대한 검사를 하더라도 음성으로 판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방하지 않은 기간이 6개월을 넘었다면 예방을 다시 시작하기 전에 심장사상충 감염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여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음성이라면 즉시 예방을 다시 시작하고, 6개월 후 성충 항원에 대한 검사를 다시 진행한다. 양성이라면 심장사상충 성충이 존재한다는 것을 뜻하고 성충이 존재한다면 미크로필라리아(Microfilaria)라고 하는 미세 사상충이 순환하는 혈액에 존재할 수 있다. 미크로필라리아가 다수 존재한다면 예방약 투약 후 쇼크 등 심각한 반응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 수의사와 심장사상충 치료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지난해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 심상사상충 예방을 1년 정도 하지 않은 상태의 반려견 ‘솔이’가 찾아왔다. 위와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감염 검사를 진행했는데 심장사상충 감염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평소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고, 겉으로 건강해 보였던 만큼 보호자는 양성 판정에 큰 충격을 받았다. 솔이는 2기에 준해 심장사상충 표준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곧 있으면 치료받은 지 1년이 돼 완치 여부에 대한 확인 검사를 받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많은 보호자들이 반려견 심장사상충 감염 예방을 위해 동물병원을 내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동물병원에서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반려견들을 종종 만나곤 한다. 심장사상충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경미해 검사를 진행하지 않으면 감염 여부를 알 수 없다. 심장사상충은 심한 기침을 보이거나 복수가 차는 등 진행이 많이 된 상황에서 내원을 하게 되면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할 수 있으며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연속적인 심장사상충 예방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솔이의 경우를 보면 검사의 중요성도 확인할 수 있다. 아무런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검사를 하지 않고 예방약만 처방했다면 쇼크 등의 심각한 반응이 나타나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으며, 증상이 심해졌을 때 내원하게 되었다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쳤을 것이다.
미국심장사상충협회(AHS)에서는 연속적인 심장사상충 예방과 더불어 1년에 한 번 심장사상충 성충항원의 감염 여부에 대해 검사를 받고 예방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왜 심장사상충은 연속적인 예방이 중요한지, 왜 검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궁금하셨던 보호자들을 위해 이 글을 통해 알리고자 한다. 자신의 반려견이 현재 심장사상충 예방을 잘 하고 있는지, 검사는 잘 받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22-06-08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