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갇힌 한국 선박 24척, 귀환 길 열려도 즉각 탈출 험난

미국-이란 종전 합의, 19일 스위스서 합의서 서명
호르무즈해협 내 우리 선박·선원 귀국 예의주시
해협 탈출 방안 합의됐는지 공개 안돼 변수 존재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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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한 여성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벽화에는 미사일이 항공모함을 공격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었다.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 기지와 걸프 해역에 기뢰를 부설하려던 선박들을 야간에 공습했다. AFP연합뉴스 2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한 여성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벽화에는 미사일이 항공모함을 공격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었다.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 기지와 걸프 해역에 기뢰를 부설하려던 선박들을 야간에 공습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4척의 통행 재개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 서명식이 있을 19일(현지 시간) 전까지 합의 내용과 통행 체계 마련 등의 변수가 남아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5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한국 선박은 모두 24척이다. 지난달 4일 피격 이후 두바이항으로 예인돼 수리에 들어간 HMM 화물선 나무호도 여기에 포함된다.

당초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은 26척이었으나, 지난달 HMM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에 이어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빠져나와 24척으로 줄었다. 글로벌 선박은 2000여 척이 페르시아만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선원은 한국 선박에 103명, 외국 선박에 34명이 승선해 있다. 만약 발표된 대로 19일 해협 통행이 재개된다면,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111일 만에 한국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탈출하는 셈이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이 선박의 안전한 통행 재개를 위해 어떤 구체적 방안에 합의했는지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변수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19일 휴전연장 양해각서 서명으로 당장 통항이 재개되더라도, 많은 선박들이 한꺼번에 좁은 해협을 빠져나올 수 없으므로 위험 화물 적재 선박, 목적지와 선박의 종류 등에 따라 통과 순서를 정해야 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기뢰를 피해 운항하려면 이란 측이 제시한 대체항로를 이용해야 해 사전 협조와 확인 절차가 필요할 가능성도 있다. 오랜 기간 정박해 있었던 선박에 발생한 외판 오염 등 물리적 정비 시간과 연료, 보험 등을 준비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에 더해 종전 소식을 듣고 새롭게 페르시아만에 진입하려는 유조선과 기존에 갇혀 있다가 빠져나오려는 선박들의 동선이 겹치면서, 극심한 혼잡과 병목 현상으로 즉각적인 탈출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 4월 발간한 ‘호르무즈 통항 재개와 시장 정상화의 시차’ 보고서에 따르면, 통항 재개 이후 이 같은 병목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종전 합의 이후로도 양쪽의 핵 폐기 또는 제재 해제 관련 추가 협상 과정에서 변수들이 나타날 수 있고,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 등이 벌어질 위험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임강빈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운정보팀장은 “중동에서 대서양으로 공선으로 넘어오던 선박들이 종전 협상에 따른 중동 수요 극대화 기대 속에 대서양 유입량을 축소시킬 것이라는 예상이 지난주 후반부터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며 “하지만 과거 여러 차례 합의가 번복된 전례가 있고 이란이 통항 재개와 관련해 새로운 요구를 할 수도 있어, 완전한 시장 회복 가능성은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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