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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1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제1조정회의실에서 열리는 사후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노사는 21일로 예정된 총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성과급 재원과 지급 기준에 대해 협상을 벌인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10일 앞두고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았다. 다만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이 없으면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쳐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최대 외국계 경제단체인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까지 이례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암참은 파업이 현실화되면 이는 결국 경쟁국의 반사이익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 및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말하고 있다”며 “회사가 제도화에 대해 입장이 없으면 오늘이라도 저희는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반도체 이외 부문에도 성과급을 나눠주기 위한 전사 공통재원 설정에 대해선 이번 협상에서는 다루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공통재원 관련 노조 내 이견이 정리됐는지 질문에 “3개 노조가 같이 결정한 사항을 지금 말을 바꾸기는 어렵다”며 “저희 방향은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법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내년에는 이 부분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는 노노 갈등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부문의 성과급 요구에만 집중하며 비(非)반도체 부문 직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에서 공식 이탈했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역시 초기업노조에 날을 세우고 있다. 초기업노조와 달리 전삼노와 동행노조는 사측과 협상에서 전 직원을 아우르는 공통 재원을 확보해 모든 조합원이 균등하게 성과급을 나누자는 입장이다.
상황이 복잡하다 보니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제는 적정선에서 협상을 해야 한다”는 ‘실리론’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초기업노조 최 위원장의 독단적 운영에 반감을 갖고 전삼노가 초기업 노조를 대신하는 역할을 적극 수행해서 적정 수준에서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호소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강대강으로 치닫는 상황에 암참도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암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전자에서 상당한 수준의 생산 차질이나 운영 불확실성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특히 주요 기업들이 공급망 집중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생산 및 조달 거점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경쟁 국가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암참은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 상의로서 국내에 진출한 미국 및 글로벌 기업들을 폭넓게 대표하며 삼성전자 노사갈등을 비롯해 전반적인 경영 및 투자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현안들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과 오는 12일 이틀간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협상을 재개했다. 사후조정은 조정이 종료된 뒤 노동쟁의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 하에 다시 실시하는 조정이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교섭을 진행한다. 사후조정을 통해 조정안이 도출되면 단체협약과 같은 법적 효력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