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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플스토리] 시한폭탄 같은 슬개골 탈구, 평상시 관심 중요
빌라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많은 한국은 소형견을 키우는 비율이 높다. 소형견을 키우는 반려인이라면 ‘슬개골 탈구’를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슬개골 탈구는 우리나라 소형견의 90%가 경험할 정도로 아주 흔한 질환이다. 익숙한 질환인 만큼 여러 정보들이 떠돌아다닌다. 그중 보호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들을 반려견 슬개골 탈구 전문 병원 부산정관아산동물의료센터 한상진 원장과 정리해 봤다.
■슬개골 탈구 자가 진단법
슬개골 탈구란 무릎 가운데 얹혀 있는 조약돌 모양의 슬개골이라는 뼈가 무릎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빠지는 질환이다. 소형견에게 주로 발병하는 질환으로 선천적으로 무릎이 약한 견종이 미끄러운 환경에 많이 노출되거나 충격을 받아 발생한다. 몰티즈, 푸들, 포메라니안 등의 견종에게서 잦다.
진행성 질환인 슬개골 탈구는 1~4기 단계로 나뉜다. 1기에서 2기 초반까지는 집안 환경 관리, 마사지, 체중조절과 재활을 통한 유지 관리나 내과 치료로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하다. 2기 후반부터 4기까지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보호자들은 산책 중 한쪽 다리를 절거나 쩔뚝거리면 슬개골 탈구를 의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멀쩡하게 걸어 다니기도 한다. 그러니 보호자들은 일시적인 현상인지 당장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질환인지 헷갈리기 일쑤다.
그럴 때 유용한 자가 진단법이 있다. 일단 두 사람이 필요하다. 반려견을 똑바로 세워 둔 채 한 사람이 반려견의 앞다리를 잡고 다 사람이 뒷다리를 무릎이 굽혀지는 곳에 그립을 쥐는 것처럼 잡는다. 이때 만약 반려견이 긴장한 상태라면 힘을 주고 있어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근육의 긴장을 풀기 위해 다리를 접었다 폈다를 5번 정도 반복해 준다. 그리고 다시 다리를 편 상태에서 그립을 잡으면 보통 검지에 있는 위치가 슬개골이다. 힘을 준 상태에서 슬개골이 빠진다면 1~2기,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슬개골이 탈구된 상태라면 3기 이상 진행된 상태다. 이런 경우라면 동물병원을 찾아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슬개골 탈구 궁금증의 모든 것
슬개골 탈구로 병원을 찾은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을 중심으로 한상진 원장과 함께 알아봤다.
-슬개골 탈구 수술은 안 해도 괜찮다?
“슬개골 탈구에 대해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것이 이 질문인데 그 이유는 반려견이 실제로 통증과 불편함이 있어도 잘 걷는 것처럼 보이고, 통증 반응이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리를 구부린 자세를 취하며 걷다가 어느 순간 다리를 절뚝거리거나 아파한다면 관절염이 심해졌거나 십자인대가 파열됐을 가능성이 높다. 슬개골 탈구는 정확한 수술만 한다면 평생 재발이나 후유증이 거의 없고, 예후도 좋은 편이기에 시기에 맞는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슬개골 탈구는 수술 후에도 재발한다?
“보호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 이것이다. 일반적인 슬개골 탈구 3기는 정확한 수술을 하면 재발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3기까지는 대퇴골과 경골이 수평을 잘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4기는 변수나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4기라도 내측 연골 주변의 광근들을 둔성 분리해 활차구 고랑 사이에 환납되고 대퇴골과 경골이 수평이 유지되는 상황이면 재발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근위축이 너무 심하거나 경골 로테이션이 심해 굳어버렸다면 재발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수술 후 너무 심한 비만이나 전력 질주와 같이 무릎에 심한 자극을 주는 것 역시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슬개골 탈구 시 산책하면 위험하다?
“맞다. 슬개골 탈구가 있는 상황에서 산책을 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슬개골 탈구가 있는 경우 체중의 부하를 무릎인대가 온전하게 받는 게 아니라 십자인대 및 측부 인대에 부하가 걸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산책 중 다리를 굽혔다 펴는 행동을 반복하면 탈구로 인한 내측 연골 주위에 염증을 가속화 시킬 수 있어 탈구가 있는 상황에서는 운동이나 산책을 줄이는 게 좋다.”
한 원장은 “반려견은 아파도 아픈 티를 내지 않기에 증상을 보인 후 병원을 방문하면 십자인대까지 파열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갖고 키우는 것보다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는다면 더 건강하게 키울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 드린다”고 설명했다.
도움말=부산정관아산동물의료센터 한상진 원장
2023-08-3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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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플스토리] "장거리 여행 땐 반려견도 휴식 필요해요"
휴가철을 맞아 반려견과 여행을 떠나는 펫팸족이 늘고 있다. 사람도 지치는 장거리 여행, 반려견에게는 더 힘들다. 반려견을 동반해 여행한다면 스트레스와 배변 문제 해결을 위해 휴게소는 반드시 들러야 한다. 반려견 동반 고객이 늘면서 고속도로 휴게소도 펫팸족들을 위해 반려동물 친화 공간을 신설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사람과 반려견 모두 만족하며 쉴 수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알아봤다. 여행 중 이곳을 지나게 된다면 한번 들러 보자.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알아 두면 다른 여행길에도 활용할 수 있다.
■장거리 여행 준비물은?
반려견과 장거리 여행에 앞서 준비해야 할 것들을 알아 보자. 차량 내에는 반려견의 안전을 지켜 줄 안전용품, 이를테면 카시트나 반려견 안전벨트 등을 구비해야 한다. 사람 기준으로 만들어진 자동차는 좌석이 커 반려견이 중심을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안 된다. 그렇다 보니 반려견이 중심을 잡지 못해 몸의 흔들림이 많아지고 멀미를 하거나 긴장을 하게 돼 차 타는 것을 싫어하게 되기도 한다. 반려견이 차를 타기 전 카시트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미리 교육을 하는 것이 좋고, 그래도 불안해하거나 멀미를 한다면 미리 동물병원에서 관련 약을 처방받는 것도 방법이다.
차멀미 예방을 위해서는 출발 1시간 전부터 금식하는 것을 권장한다. 장거리 이동은 사람도 힘들지만 강아지에게도 힘든 일이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물이나 간식을 제공하거나 가볍게 산책을 시켜 주는 것이 좋다.
■남해고속도로의 펫팸족 성지
일반 고속도로 휴게소를 넘어 테마가 있는 융복합휴게소를 꿈꾸며 2021년 3월 문을 연 진영복합휴게소(부산 방향)는 그야말로 반려 가족에게는 천국인 곳이다. 대부분의 휴게소가 외부에 별도의 반려견 공간을 조성한 반면, 이곳은 실내까지 반려견과 함께 이용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다. 물론 실내에 입장할 때는 비반려인을 위해 반려견을 안거나 전용 이동장 사용이 필수다. 목줄을 했다면 야외 테라스와 모자이크 가든에서 반려견과 함께 식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카페 ‘옐로우 스탑’과 반려견 운동장을 오픈했다. 카페에는 치킨쿠기, 호두과자, 소떡소떡, 매직핫도그, 멍푸치노 등 반려견 전용 간식을 판매하고 있다. 운동장에는 반려견이 목줄 없이 맘껏 뛰놀고 발을 씻길 수 있는 세면대까지 있다. 카페에 문의하면 배변 봉투도 제공한다. 그야말로 장거리 여행 중 지친 반려견의 오아시스 같은 휴게소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 맹견을 제외한 내외장 등록칩을 갖춘 반려견만 입장 가능하다.
진주휴게소(부산 방향)에도 반려견 전용 운동장이 있다. 운동장 이용 시 직원의 안내에 따라 동물등록번호와 보호자의 간단한 인적 사항을 방명록에 적은 후 입장이 가능하다. 반려견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어질리티(놀이 시설)를 갖췄으며, 배변 봉투도 마련돼 있다. 목이 마른 반려견을 위한 식수대는 물론이고 운동장에서 뛰노는 반려견을 볼 수 있는 보호자용 휴게실도 있다. 소형견·중형견·대형견 전용 운동장이 각각 있어 크기가 다른 아이들이 충돌 염려도 없다.
■‘맏형’ 경부고속도로의 변신은 무죄
다른 휴게소에 비해 큰 특징이 없어 화물차 휴게소로 쓰였던 신탄진휴게소(서울 방향)에 최근 반려동물 놀이터가 생기면서 이용객이 늘고 있다. 주자장에서 놀이터로 들어서기 전 키가 큰 나무들이 늘어선 산책로가 먼저 반긴다. 산책로에 있는 벤치에는 반려견도 올라가기 쉽도록 슬라이드를 설치해 눈길을 끈다. 그렇게 10분 정도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운동장이다. 이곳도 크기가 다른 아이들이 편하게 놀 수 있도록 중·소형견과 대형견으로 나눠 운영된다. 대전 대덕구청에서 직접 관리해 직원이 상주하며 청결을 챙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 운영.
죽암휴게소(서울 방향)에서도 반려 가족을 위해 멍멍파크를 조성했다. 휴게소가 2013년에 만들어져 세월이 느껴지지만 천연잔디 위에 계단등고대, 삼각등고대 등 총 8종의 미니 어질리티 코스와 ‘숨 쉬는 나뭇길’ 산책로를 만들어 반려견과 잠깐 쉬어가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반려견과 실내 동반 취식도 가능하니 참고하자.
■순천완주·영동 등 확산세 계속
순천완주고속도로 오수휴게소(전주 방향)에는 펫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펫팸레스토랑’이 있다.
과거 불길에 갇힌 주인을 구하기 위해 온몸에 물을 묻혀 불을 끄고 죽어간 ‘오수의 견’ 정신을 기려 2017년 조성한 곳이다. 레스토랑 밖에는 강아지들이 즐길 만한 다양한 놀이기구가 설치돼 있다. 신나게 뛰어논 반려견의 발을 씻길 수 있는 세면 시설과 화장실도 갖췄다.
자연친화적인 영동고속도로 덕평자연휴게소(인천 방향)에는 반려견 테마파크 ‘달려라 KoKo’가 있다.
지상 3층 규모의 반려견 테마파크로, 약 8,000㎡ 넓이의 천연 잔디 운동장에 조성됐다. 이외에도 반려견 박물관과 행동 과학을 적용해 만든 소형견 전용 놀이터, 다양한 상품이 있는 코코센터, 반려견 호텔도 있다. 하절기에는 소형견 전용 물놀이장도 운영한다. 이용을 위해서는 별도의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2023-08-1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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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무더위, 털옷 입은 댕댕이는 더 힘들다! [펫플스토리]
장마가 끝나고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밤잠을 설치는 요즘, 반려인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함께 사는 반려견을 위해서는 야외활동이 필수지만 무더운 날씨에 선뜻 나설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여름은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라 질병에 가장 취약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반려견의 건강한 여름 나기를 위해 주의해야 할 것들을 알아 봤다.
■여름철, 야외 활동 시 일사병 주의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에어컨이 고장 난 차량에 실려 훈련 시설로 가던 경찰견 8마리가 폭염에 사망한 채 발견됐다. 당시 그 지역의 낮 기온은 33.3도였다.
사람도 더운 날 오랜 시간 야외 활동을 지속하면 일사병의 위험이 있듯, 반려견도 마찬가지다.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키가 작을수록 체감 정도가 높다. 사람이 느끼는 체감온도가 32도라면 반려견에게는 약 38도쯤 된다고 한다. 따라서 지열이 올라오는 오전 10시부터 최고점에 이르는 오후 3시 사이에는 야외 활동을 삼가야 한다. 노면이 너무 뜨거울 경우 발바닥 화상 위험이 있다. 여름철 반려견 산책은 아침이나 밤에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산책 중 호흡 곤란, 경련, 늘어짐 등 일사병 증상을 보이면 재빨리 찬물을 뿌려 주고 그늘로 데려와 체온을 낮춰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한 만큼 깨끗한 물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여름철 차 안에 혼자 내버려 두는 것은 금물이다. 뜨거운 태양 아래 있는 차량의 내부 온도는 70도 이상까지 올라간다.
여름엔 피부가 털로 뒤덮여 있는 강아지를 생각해 털을 짧게 깎는 경우가 많다. 강아지의 피부 두께는 1mm 이하로 얇아 신생아보다 피부가 약하다. 그렇기에 털을 짧게 자르면 상처와 피부병에 쉽게 노출되고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없다. 여름철엔 털을 너무 짧게 깎기보다는 적당한 길이를 유지하는 것이 더위를 타는 강아지에게 도움이 된다.
■수분 풍부한 여름 과일, 당도 높아 주의해야
더운 여름에는 수분 함유량이 많은 수박이나 참외 등 제철 과일을 반려견에게 주기도 한다. 수박과 참외는 반려견이 먹어도 괜찮지만, 자칫 잘못된 방법으로 주면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참외를 비롯해 속이 딱딱한 과일과 채소는 항상 잘게 잘라 줘야 한다. 큰 조각의 과일을 먹다가 기도가 막히거나 소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 과일은 대체로 차가운 상태로 먹이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배변이 묽어질 수 있으니 미지근한 상태로 소량만 주는 것이 좋다. 농약 성분이 우려되는 껍질과 소화가 되지 않는 씨는 꼭 제거해야 한다. 여름 과일은 대체로 당도가 높기 때문에 신장이 안 좋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반려견에 먹여서는 안 된다.
고온 다습한 여름엔 음식물이 상하거나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사료도 유통 기한이 길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여름에는 소포장 사료를 구매하는 것이 좋고, 1~2주 분량으로 나누어 밀폐 용기에 보관하는 것이 권장된다. 사료는 햇빛을 피해 서늘하고 환기가 잘 되는 곳에 보관하고 식기도 식사 때마다 꼼꼼히 씻은 후 말리자.
반려견의 쇠약해진 기운을 북돋워 주고 싶다면 소화가 쉽고 수분이 많으며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이 가장 좋다. 그래도 강아지가 음식을 잘 먹지 않고 구토나 설사를 한다면 소화기 질환을 의심해 보자.
■한여름 무더위, 어떻게 극복할까?
사람도 무더위를 물리치기 위해 계곡, 바다를 가는 것처럼 강아지도 대체로 물놀이를 좋아한다. 그러나 너무 차가운 물은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오히려 열을 내보내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물놀이 때 너무 차지 않은 냉수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물놀이나 목욕 후엔 털을 꼼꼼히 말려 피부병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에 혼자 있을 반려동물을 생각해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어 놓은 채 외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체온조절 기능이 약한 반려동물이 차가운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면 감기나 몸살 증상 등을 보일 수 있다.
만약 에어컨을 틀었다면 너무 낮은 온도에 노출되지 않도록 실내외 온도 차이를 6도 안쪽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가동 후에는 꼭 환기를 시키고, 에어컨 필터 등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반려동물에게 얼음물 등 차가운 물 먹이는 경우도 있는데, 설사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최근엔 쿨매트, 쿨조끼 등 다양한 아이템이 출시되고 있다. 이런 제품들을 활용하는 것도 무더운 여름을 이겨 내는 지혜가 될 수 있다.
2023-08-0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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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불청객 '모기' 반려동물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여름이다. 여름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 모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모기는 각종 질병과 바이러스를 옮기는 대표 곤충으로 50가지 이상의 질병을 옮긴다고 한다. 모기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질병을 옮기는데, 바로 ‘심장사상충’이다. 반려인이라면 익숙하게 들어 봤을 심장사상충, 예방만으로도 괜찮은 걸까. ‘심장사상충’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심장사상충은 왜 위험할까
심장사상충은 심장에 사는 하얀 실 모양의 기생충으로, 감염된 동물의 피를 빨아들여 유충을 보유한 모기가 다른 동물을 물면서 전파되는 감염증이다. 감염되면 혈관 내에 사상충이 기생하면서 심장과 폐혈관, 폐 조직 등에 문제를 일으켜 기침이나 실신, 체중 감소, 복수, 객혈 등을 유발한다. 여러 차례 감염되면 혈뇨, 황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심장사상충에 감염되고도 뚜렷한 증상 없이 진행이 많이 됐을 경우에는 치료가 어려워 사망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사계절 내내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 더욱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심장사상충에 대한 오해와 진실
반려인이라면 익숙한 단어인 심장사상충이지만, 보호자들이 오해하는 것들도 의외로 많다. 다솜동물메디컬센터 김수정 부원장과 심장사상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봤다.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는 예방이 필요 없다?”
-그렇지 않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나 엘리베이터 등을 통해 유입되는 모기로 인해 실내에서도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 심장사상충의 숙주(기생충에게 영양을 빼앗기는 생물)는 주로 개이다. 하지만 숙주가 아닌 고양이도 모기의 흡혈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다. 고양이는 감염 시 폐의 심한 면역반응으로 인해 기침이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작은 성충에 의해서도 폐혈관이 막혀 갑작스러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감염 시 강아지보다 고양이의 사망률이 더 높다.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여름에만 예방하면 되나?”
-정답은 아니다. 모기 안에 살고 있는 심장사상충 유충이 14도 미만의 기온에서는 발육이 중지되기 때문에 겨울에는 예방을 안 해도 된다는 오해가 있었다. 그러나 겨울에도 실내 온도가 14도 이상인 곳이 많고 기후변화로 인해 모기의 활동 시기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사계절 내내 예방이 필요하다.
“심장사상충 약이 독하다던데, 계속 복용해도 괜찮을까?”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에 반려견이 심장사상충 약을 먹고 소변을 봤는데 풀이 말라 죽었다는 글을 간혹 확인할 수 있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은 대부분 간을 통해 대사되는 성분으로, 소변에 농축되는 양 자체가 미미해 적정량을 복용한다면 매우 안전한 약물이다. 그러나 약물의 특성상 간 대사가 미숙한 어린 반려견에서는 구토나 무기력, 설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약물 선택 시 동물병원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을 권장한다.
김 원장은 “모기에 의해 전염된 유충이 성충으로 되기까지 평균 50일 정도 소요돼 심장사상충 예방을 한 달 반이나 두 달에 한 번씩 진행해도 된다고 생각하거나 대형견용 제품을 소분해서 소형견에게 복용시키는 경우도 있다”며 “이는 부적절한 심장사상충 예방법이므로 반려동물의 체중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장사상충 예방 방법은
모든 심장사상충 예방약은 기본적으로 내부 기생충인 심장사상충 유충 감염을 예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제품에 따라 내외부 구충 범위가 조금씩 다르다. 반려동물의 알레르기 유무나 산책 스타일, 피부 질환 및 털 빠짐 정도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의 성분은 크게 4가지 종류로 나뉘며 반려동물의 기호성, 산책 여부, 품종에 따라 먹거나 바르는 제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달마다 예방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1년에 한 번 주사를 통해 심장사상충을 예방하는 제품도 출시돼 있지만 진드기와 같은 별도의 외부 구충이 필요하며, 고양이에게는 적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사람도 그렇듯 반려동물도 매년 건강검진을 실시한다. 그때 심장사상충 검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미국심장사상충협회(AHS)에서도 계절에 상관없이 매달 예방하고 1년에 한 번 심장사상충 검사 진행을 권장하고 있다.
김 원장은 “체중에 맞는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복용시키지 않았거나 반려견, 반려묘의 목덜미에 올바른 예방약이 적절하게 체내에 흡수되지 않은 경우, 혹은 예방약 내성이 있는 심장사상충도 보고되고 있는 만큼 감염 가능성에 늘 유의해야 한다”며 “다달이 예방을 했더라도 건강검진 시 심장사상충 검사를 통해 완벽하게 음성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23-07-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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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여기 어때] 댕댕이와 즐기는 초록빛 휴식 반려견 동반 카페 '듀스포레'
높은 건물, 자동차 소음, 많은 사람들…. 시끄러운 도심에 있다 보면 조용한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여름휴가를 떠나기는 아직 이른 때. 잠깐의 쉼을 즐기고 싶어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조용한 카페를 찾아 나섰다.
아파트 숲이 우거진 황령산 자락에 있는 ‘듀스포레’를 방문해 처음 든 생각은 ‘아파트밖에 없는 이런 곳에 카페가 있다고?’였다. 의심을 뒤로 하고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여름을 맞아 흐드러지게 핀 수국, 초록빛 잔디 정원, 둥그런 외의 새하얀 본채 건물, 그리고 숲속의 작은 집처럼 보이는 별채가 눈 안에 들어온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듀스포레는 느릿하던 발걸음을 저절로 재촉할 만큼 예쁘게 생겼다.
듀스포레는 김도연 대표가 해운대 달맞이언덕 인근에서 운영하던 브런치카페로 2년 전 이곳으로 확장 이전했다. 김 대표는 쓰레기가 쌓여 있던 이곳을 정리해 나무와 잔디, 꽃 을 심어 예쁜 정원으로 꾸몄다. 아파트 사이에 있어 작은 카페일 것 같지만 약 1322㎡(약 400평)의 규모로 그야말로 도시 속 작은 숲 같은 공간이다. 듀스포레는 프랑스어로 ‘달콤한 숲’이란 뜻이다.
달콤한 숲이라는 이름답게 브런치와 케이크가 맛있다. 김 대표는 직장에 다니면서 취미로 공방에서 케이크와 빵 만들기를 배웠다. 그래서 듀스포레의 모든 메뉴는 수제다. 커피에 들어가는 시럽은 물론 청, 디저트, 브런치에 들어가는 소스 등을 직접 만들어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가지에 생모차렐라, 토마토소스, 바질 페스토를 올린 가지 멜란자네가 이곳의 인기 메뉴다.
무엇보다 이곳은 소형이든 대형이든 견종에 상관없이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다. 넓은 잔디정원과 지붕이 있는 별채를 반려견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잔디정원 테이블에 앉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초록 세상을 만끽하고 있으면 머릿속에 꽉 차있는 잡념과 걱정이 절로 사라진다. 돗자리를 잔디에 깔아 반려견과 앉으면 소풍 온 기분을 낼 수도 있다. 근처에 황령산 유원지 생태숲도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도 좋다.
하지만 반려견 전용 카페가 아닌 동반 카페임을 명심하고 목줄과 배변 봉투를 꼭 지참하자. 기자가 찾은 날도 치우지 않은 반려견의 배변에 파리까지 붙어 불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는 비반려인뿐만 아니라 펫티켓을 준수하는 대부분의 반려인에게도 피해를 주는 행동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에 지인이 임시보호하던 유기견을 새 가족으로 맞이했다. 최근에 집으로 데려온 후 첫 미용을 했는데, 피부에 목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어 가슴이 아프기도 했단다. 김 대표는 “여러 번 파양을 당했던 아이인데도 사람을 보면 참 좋아해서, 그런 모습을 보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듀스포레를 오픈하며 꾼 꿈은 무엇일까. “요즘 다들 많이 힘든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듀스포레를 방문해 꽃과 자연을 보며 함께 힐링하고 마음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2023-06-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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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플스토리] 흰개미로부터 문화재 지키는 고마운 멍멍이
최근 서울 도심에서 목재를 갉아먹는 외래 흰개미가 발견돼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외래 흰개미에 대해 지난달 22일부터 이틀간 범정부 합동 역학조사를 실시, 총 159개 군체를 확인해 박멸했다. 이후 공개된 역학조사 현장 사진 속의 개 1마리가 누리꾼의 관심을 받았다. 바로 흰개미 전문 탐지견 ‘초롱’이다. 전국에 단 1마리밖에 없다는 흰개미 탐지견에 대해 알아봤다.
■흰개미 탐지견의 필요성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흰개미 탐지견. 흰개미는 목재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 성분을 섭취하며 살아가는 대표적인 해충이다. 우리나라 도심에는 목조 건축물이 많지 않아 다소 낯설지만,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는 주택을 구입하거나 판매할 때 흰개미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를 내야 할 정도라고 한다.
목조 건축물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 왜 흰개미 탐지견이 필요할까? 바로 궁궐과 사찰 등 목재로 만든 문화재 때문이다. ‘목재 문화재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흰개미는 특히 소나무를 좋아해 우리나라 대표적인 목재 문화재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의원(울산 북구)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흰개미 피해로 방제를 시행한 국가지정 목조 문화재는 조사 대상 78건 중 17건으로 피해율이 21.8%에 달했다. 최근 5년간 피해를 본 문화재는 전체 조사 대상 369건 중 71건. 목조 문화재 다섯 건 중 한 건 꼴로 흰개미 피해를 입었다는 얘기다.
흰개미는 땅속에서 목재 내부로 이동하기 때문에 탐지가 쉽지 않아 전문 조사 기관이 나서야만 피해를 확인할 수 있다. 흰개미는 한곳에서 30년 이상 서식하며 땅속 50~150cm 깊이에 집을 짓고 주로 기둥 속을 파먹는다. 그 결과 속이 빈 기둥은 지붕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한쪽으로 주저앉게 된다. 최근의 급격한 기후 변화도 흰개미 서식과 피해가 커지는 요인으로 꼽힌다.
흰개미 탐지견은 최대 100만 배까지 발달된 후각을 이용해 흰개미의 페로몬이나 분비물의 냄새를 맡아 흔적과 서식지를 탐지한다. 단시간에 다수의 목조 건축물을 조사할 수 있어 전문가의 육안검사, 검측장비 등을 활용한 조사보다 시간이 훨씬 단축돼 효율성이 높다. 또한 흰개미 개체가 현재 활동하지 않더라도 잔여 분비물, 휘발성 유기 화합물 등을 탐지할 수 있어 극초단파 탐지 장비와 함께 국가 지정 목조 문화재의 흰개미 피해 조사에 활용하고 있다.
목조 문화재 흰개미 피해 조사는 흰개미 탐지견과 훈련사,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사팀이 한 조로 진행한다. 탐지견이 흰개미 서식지와 흔적을 탐지하면,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내시경 카메라와 탐지기 등 검측장비를 이용해 흰개미 서식 여부와 서식 상태 등을 확인하고, 문화재청은 조사 결과에 따라 긴급 방제, 군체제거시스템 설치, 토양처리, 방충·방부처리 등을 진행한다.
■현재 국내 유일 흰개미 탐지견 ‘초롱’
흰개미 탐지견이 국내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7년. 문화재청과 삼성 에스원탐지견센터가 협약을 맺고 문화재 지킴이 활동의 일환으로 도입하면서부터다. 이후 2015년 에스원에서 탐지견 사업을 이어받으며 2020년 2월까지 목조 문화재를 지켜왔다. 당시 활동했던 탐지견들이 모두 은퇴하는 등 여러 사정으로 흰개미 탐지견 활동이 잠깐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8년도까지 흰개미 탐지견 훈련사로 활동했던 박병배 씨가 탐지견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2022년 말 한국특수탐지견센터를 직접 열어 흰개미 탐지견 활동이 재개됐다.
탐지견 ‘초롱’이는 한국특수탐지견센터 박병배 대표가 약 1년 6개월간 훈련을 시킨 후 지난달부터 목재문화재 흰개미 탐지에 실제 투입된 2살짜리 신입 탐지견이다. 현재 국내 유일 흰개미 탐지견. 잉글리시 스프링거 스패니얼 종으로 이전에 활동한 탐지견들도 모두 같은 종이다. 영리하고 사람을 잘 따라 탐지견 훈련 성과가 높다고 한다.
훈련을 한다고 모두 탐지견이 되는 것은 아니다. 흰개미 탐지견이 되기 위해서는 1년 정도의 사회화 기간과 함께 기초 훈련, 응용 훈련을 받아야 한다. 기초 훈련에서는 흰개미 고유 냄새 인지와 발견 후 반응 방법을 2~3개월 훈련한다. 기초 훈련이 완성되면 실제 현장 응용 능력을 2~3개월 키운다. 그렇게 훈련을 마친 예비 탐지견은 심사를 통해 1급을 받아야만 정식 탐지견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초롱이와 함께 훈련한 도담이는 아쉽게 2급을 받아 통과하지 못했다. 흰개미 탐지견은 통상 7~8년가량 활동한 뒤 은퇴한다. 흰개미 탐지견이 1마리 뿐이기에 초롱이가 모든 문화재를 조사하지는 못한다. 문화재청에서 실시하는 ‘전국 목조문화재 흰개미 피해 전수조사’ 시기에 맞춰 한 달에 두 번 흰개미 탐지에 나서고 있다.
박 대표는 초롱이가 국내 흰개미 위주로 훈련을 진행해 외래 흰개미의 냄새를 맡을 수 있을지 걱정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초롱이는 거뜬하게 외래 흰개미 탐지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본격적인 탐지에 앞서 현장에서 발견된 외래종 흰개미로 테스트를 해 본 결과 반응을 하더라”며 뿌듯해했다.
앞서 초롱이 이전에 활동한 선배들도 주요 목조 문화재 조사에 투입돼 흰개미로부터 문화재를 지키는 데 도움을 줬다. 2009년 6월에는 탐지견 활동이 ‘문화재 지킴이 활동 우수 사례’에 뽑혀 문화재청장상을 받기도 했다.
박 대표는 “흰개미 탐지견은 주로 산속에 있는 문화재를 조사하기에 일반인과 마주칠 일이 잘 없어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면서 “기후 변화 등으로 흰개미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초롱이와 함께 우리나라 문화재를 보존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2023-06-0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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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플스토리] 갑자기 쓰러진 반려견, 처치 늦으면 후유증
반려견과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던 보호자 A 씨. 잘 놀던 반려견이 갑자기 몸을 떨더니 눈을 감고 비틀거리며 넘어졌다. 놀란 A 씨는 급하게 반려견을 살폈고, 반려견은 몇 초 뒤 언제 그랬냐는 듯 의식을 되찾았다. 반려견이 걱정된 보호자는 동물병원을 찾았고, ‘발작’ 진단을 받았다. 이렇듯 건강하던 반려견이 갑작스레 발작 증상을 보이면 보호자는 머릿속이 하얘져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황스럽다.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발작, 원인과 증상을 미리 알아 두면 빠르게 대처가 가능하다.
■발작의 원인과 증상은?
뇌 기능 장애로 인해 나타나는 발작은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동시에 과도한 전기 활동을 해 발생한다. 과도한 전기 활동을 막고 있는 뇌의 능력을 낮추는 여러 가지 원인이 발작을 유발한다. 선천적인 질환, 대사성의 원인, 종양성, 감염성, 염증성, 외상성, 중독 등의 원인이 있다.
발작은 의지와 상관없이 근육의 수축으로 몸을 가누지 못해 쓰러지거나 다리가 뻣뻣하게 굳고, 발을 구르는 페달링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 밖에도 원을 그리며 도는 서클링이나 마비 증상을 보이거나 의식을 잃고 거품을 물기도 한다. 배변·배뇨 실수를 동반하기도 한다. 대부분 발작 증상은 길어야 몇 분 동안 나타났다 사라지지만 심하면 몇 시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발작 치료 방법은?
보호자들은 발작 증상이 짧게 나타났다 금세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반려견을 보면서 당장 동물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발작은 24시간 안에 여러 번 짧게 나타나거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20분 이상 오래 지속되는 경우 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가벼운 발작도 지속적일 경우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발작 활동 빈도와 기간이 증가하며 간질 상태가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발작의 원인에 따라 완치가 불가능한 경우도 종종 있다.
큰마음동물메디컬센터 장세은 부원장은 “괜찮은 정도의 발작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짧더라도 발작이 나타나면 빈도나 지속 정도를 보고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여러 번의 발작을 보이거나 발생 간격이 3개월 이내라면 원인을 찾고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발작이 더 큰 질병으로 발전하지 않기 위해서는 동물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동물병원에서는 발작의 원인을 찾기 위해 혈액검사, 방사선, 초음파 영상검사 등의 기본검사와 추가적으로 신경 영상 검사 MRI, CT가 필요할 수 있다. 검사 결과를 확인한 후 원인에 따른 치료를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담당 수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경련제를 처방한다.
■갑자기 오는 발작, 어떻게 대처할까?
가정에서 반려견이 발작 증상을 보이면 많이 놀라기 마련이다. 당황하지 않고 빠른 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대처 방법을 미리 알아 두는 것이 가장 좋다. 장세은 부원장과 발작 대처 방법에 대해 알아 봤다.
첫 번째, 주변 물건을 치우고 안전한 공간으로 옮겨 주기. 서클링, 페달링을 하는 경우 의지와 다르게 주변 물체에 부딪힐 수 있고 침대 위에서 발작하는 경우 떨어져 골절까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2차 부상을 막기 위해 주변의 위험한 물건들을 치우고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이때 무의식 상태라 주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두 번째, 수건·이불로 덮어 안아 주고 눈 지긋이 눌러 주기. 발작 증상을 보이면 반려동물이 진정할 수 있도록 수건이나 담요로 덮어 안아 주는 것이 좋다. 또 감싸 안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면 눈을 감긴 상태에서 손이나 수건으로 눈을 지긋이 압박해 주자. 눈 뒤쪽을 지나는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안정에 도움이 된다.
세 번째, 음식 제한과 체온 유지. 발작이 일어나면 근육의 수축으로 에너지 소모가 많아 갑자기 밥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과식을 하는 경우 구토나 다른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먹을 것을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온이 급격히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 아이스팩 등으로 체온을 낮춰 주는 것 또한 필요하다.
네 번째, 발작 시간과 행동을 기록 하고 응급상황 시 빠른 처치하기. 발작이 짧게 끝났다면 발작 시간과 행동 특징을 기록해 두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진정을 시켰는데도 잘 되지 않는다면 순환장애로 인해 뇌 손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동물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장 부원장은 “발작의 원인은 아주 다양하며 예고 없이 찾아오기에, 빠르고 정밀한 진단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3-05-2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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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플스토리] 한국 관문 지키는 네 발의 에이스 요원들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에서 가장 많이 키우는 동물은 개다. 개는 대략 선사시대부터 사람과 함께 살아 온 것으로 추정된다. 개는 인간과 가장 친근한 반려동물로 큰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여러 곳에서 다양한 공적인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이들을 통틀어 ‘사역견’이라고 하는데, 마약 탐지견, 인명 구조견, 경찰견 등 특수 목적견, 도우미견 등이 있다. 적재적소에 투입돼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사역견 중 ‘마약 탐지견’을 만났다.
■마약 탐지견이란?
마약 탐지견은 사람보다 최대 100만 배 뛰어난 후각으로 3만~10만 종류의 냄새를 구분해 마약을 단속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마약 탐지견은 관세청 소속으로 전국의 주요 공항과 항만의 세관에서 근무한다. 여행객과 화물에서 마약 등 유해 물품이 은닉된 장소를 탐지하고 비파괴적인 방법의 조사 임무도 수행한다. 마약 탐지견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의 단속 기관에서 불법이나 안전에 위해되는 물품 등의 반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우리나라의 마약 탐지견은 1987년 ‘88서울올림픽’을 대비해 관세청이 폭발물 탐지견 6마리를 도입한 것이 시초다. 이후 1990년 1월 김포세관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세관에 마약 탐지견을 배치했다. 2001년에는 인천 영종도에 탐지견을 양성하는 탐지견훈련센터가 마련됐다.
마약 탐지견은 우선 대상 물건을 향한 강한 독점욕이 있어야 한다. 활동적이고 건강해야 하며 대담하고 적응력도 뛰어나야 한다. 대인 친화력과 복종심이 강한 견종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세계적으로는 래브라도리트리버, 스프링거 스패니얼, 저먼 셰퍼드, 말리노이즈, 블러드하운드 등의 견종들이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 관세청은 사람과 친밀도가 높고 훈련 능력이 뛰어난 래브라도리트리버, 스프링거 스패니얼 견종을 택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인천세관, 인천공항국제우편세관, 대구세관, 김해세관, 광주세관, 평택세관, 군산세관, 제주세관 등에 마약 탐지견이 배치되어 있으며, 출장 요청 시 권역 내 보세구역이나 우범 지역에서도 활동한다. 부산세관에서는 래브라도리트리버 견종의 건즈, 스카이, 백스터, 알렉산더 등 4마리를 운용하고 있으며 1인 1견 4개 조 방식으로 근무를 서고 있다.
■어떻게 마약을 찾는 걸까?
마약 탐지견은 어떤 훈련을 통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걸까? 먼저 탐지견센터에서 생후 4개월부터 약 8개월간 기초 훈련을 받는다. 훈련 후 탐지견으로 선발된 성견(약 1년 6개월령)은 마약 냄새 기억 훈련 등을 포함해 여행자 수하물 탐지, 수출입 화물과 우편물 탐지 등 16주 과정의 양성훈련 과정을 통과해야 전국 세관과 공항·항만으로 배치된다.
탐지견은 주로 반입 비중이 높은 마약류(히로뽕, 코카인, 헤로인, 대마, MDMA 등)에 대해 집중 훈련을 진행한다. 향후 국내로 반입되는 신종 마약의 경우도 훈련을 한다면 적발이 가능하다. 탐지견센터에서도 꾸준히 신종 마약을 확보해 훈련하고 있다.
전국 세관과 공항·항만에 배치된 탐지견은 입항 시간에 맞춰 현장에 투입되며 항공기나 선박 한 편당 15~20분 동안 탐지 활동을 한다. 근무 시간은 현장 상황이나 탐지견의 컨디션을 고려해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 활동 후에는 별도로 마련된 휴식 공간에서 2시간 휴식을 취하고, 입항이 끝나면 탐지견의 일과도 마무리된다. 근무 시간이 아닐 때에도 마약류 적발 훈련은 매일 수차례 실시되고 있다.
‘마약을 먹여서 훈련하는 것이 아니냐’ ‘마약 냄새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냐’ 등 탐지견에 대한 오해도 간혹 있지만 오롯이 마약 취기(냄새)만을 활용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마약류를 찾았을 경우 탐지견이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간식 등을 포상으로 주기에 물건을 찾았을 때 오히려 기쁨을 느낀다. 탐지견에게는 입국장 검색이 곧 놀이인 셈이다.
이런 훈련 덕분일까. 우리나라 마약 탐지견의 적중률은 80%에 달한다. 실제 우리나라 탐지견이 2017년부터 5년간 적발한 마약 밀수 건수는 904건에 달한다. 중량은 무려 약 27kg에 달하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36억 원 정도에 이른다. 이런 우수성을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아 우리나라 탐지견훈련센터는 2021년 세계관세기구(WOC) 지정 국제기구 아시아·태평양 지역 탐지견 훈련센터(WCO RDTC)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열심히 활동한 마약 탐지견은 약 7~8세가 되면 은퇴 과정을 밟게 된다. 은퇴견, 훈련탈락견의 경우 새로운 가족을 찾아 주기 위해 별도 관리한다. 은퇴 탐지견 분양은 현장 방문 심사와 입양자 면담 등을 진행한 후 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나야 가정으로 인계된다. 분양은 관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한다.
■공항에서 마약 탐지견을 마주친다면?
공항에서 큰 덩치의 마약 탐지견이 다가오면 놀라 비명을 지르는 여행객도 더러 있다. 탐지견은 온순한 성격을 가진 종이고,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 사람을 물지 않는다. 그러니 걱정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소리를 지르면 탐지견이 당황할 수 있으며, 예쁘다고 만지거나 사진을 찍는 행위는 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마약 탐지견은 엄연히 공무 수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또 ‘대형견인데 왜 입마개를 안 하냐’고 궁금해할 수도 있다. 탐지견의 마약 탐지활동은 후각을 이용하기에 충분한 호흡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입마개는착용하지 않고 있으며, 현행 동물보호법상 필수 입마개 착용 견종에도 속하지 않는다.
부산세관 이동훈 마약탐지조사요원은 “만약 공항에서 ‘마약 탐지견 활동 중 놀라지 마세요’라는 팻말을 발견한다면 마약 탐지견이 탐지활동을 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사람을 절대 물지 않으니 그냥 눈으로 지켜봐 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2023-05-1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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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플스토리] 반려견 순찰대 아십니까
“반려견 순찰대 활동 중 잠든 주취자를 발견했는데, 빠른 조치 부탁드립니다.”
반려견은 사람보다 걸음이 느리다. 구석구석 냄새를 맡으며 탐색하는 반려견과 함께 걷다 보면 혼자 다닐 때보다 많은 것들이 눈에 띈다. 불이 켜지지 않는 가로등, 도로에 있는 시설물 파손, 방치된 물건과 함부로 버린 대형 폐기물 등 무심코 지나쳤던 사소한 것들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반려견 순찰대는 반려견과 산책하며 위험 요소를 살피고, 문제를 발견한 경우 신고해 동네의 치안 유지를 돕는다. 우리 동네 민간 보안관, 반려견 순찰대에 대해 알아봤다.
■반려견 순찰대란?
반려견 순찰대는 반려견 산책에 ‘범죄 예방순찰’이라는 공적 임무를 부여한 제도다. ‘시민 참여’라는 자치경찰제 맞게 운영되는 시민 참여형 치안 정책인 셈이다. 반려견과 산책을 하며 생활 불편과 범죄 징후 등 각종 요소를 살피고 이를 112 또는 120(부산시 바로 콜센터)에 신고하는 역할을 한다.
반려견 순찰대는 2003년 일본 도쿄도 세이조경찰서에서 ‘멍멍순찰대’를 운영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5월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에서 전국 최초로 발족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부산시자치경찰위원회가 전국 두 번째로 부산 남구와 수영구에서 반려견 순찰대를 시범 운영했다. 지난해 12월까지 석 달간 112 신고 11건, 120 신고 96건, 순찰활동 647건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반려견 순찰대, 긍정적 효과
반려견 순찰대는 왜 필요한 걸까? 먼저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실제 지난 1월 서울 성동구에서는 반려견 2마리와 순찰을 하다 스쿨존 내 시설물을 파손하고 비틀거리며 주행하는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발견해 신고한 순찰대원이 표창을 받기도 했다.
동네에 대한 애착심도 향상된다. 반려견 ‘신나요’와 부산 남구에서 순찰대로 활동 중인 신정인 씨는 “거주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처음으로 동네에 대한 애착심이 생겼다. 평소 잘 안 다니던 동네 구석구석까지 산책을 하며 살펴보는 습관도 생겼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 효과도 있다. 염원빈 씨는 “반려견 세븐이가 순찰대 복장을 하고 산책을 하니 동네 주민들이 무슨 일을 하는 거냐 관심을 가지시더라. 설명을 드리니 좋은 일 한다고 ‘공무원 강아지’라는 별칭을 붙여 주기도 하셨다”고 설명했다.
소외 계층과 소통을 통해 약자와의 동행 문화 조성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조진희 씨는 “반려견과 공원을 산책하던 중 홀로 나온 어르신의 말벗이 되어 드렸는데, 어르신께서 좋아하시고 반겨 주셔서 좋았다”고 말했다.
부산시 자치경잘위원회는 순찰대와 접목해 고령층이 많은 부산만의 지역 특성을 고려한 ‘동물매개 치료프로그램’ ‘독거노인 문안방문’ 등의 지역특화사업도 운영할 계획이다.
■반려견 순찰대, 어떻게 할 수 있나요?
올해 5월부터는 남구·수영구뿐만 아니라 부산진구와 사상구 등 순찰대 운영 자치구를 늘려 각 50개 팀, 총 150개 팀을 선정해 본격적인 운영에 나선다. 5월 10일까지 모집하는 이번 부산 반려견 순찰대 2기는 △지역 방범활동과 반려문화 정착,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는 반려인 △반려견 산책을 주기적으로 하며 순찰대 활동을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는 반려인 △해당 자치구 거주자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서류 심사와 실습 심사를 통해 70점 이상을 받은 팀만 최종 선발된다. 실습 심사는 1km 이내 산책 코스에서 반려견의 보호자 명령 수행 능력을 평가한다. 미성년자 단독으로는 신청이 불가하며, 신청인만 순찰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반려견 순찰대 활동의 기본 원칙은 자율성이기에 활동 시간의 제약은 없다. 다만 최소 주 1회 활동은 필수이며, 활동 후에는 순찰 일지를 작성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거나 펫티켓 준수를 하지 않았을 경우 벌점을 부과해 점수가 미달할 경우 자격을 박탈할 수도 있다.
반려견 순찰대에 최종 선정되면 순찰대 조끼와 소소한 사료·간식·활동 중 사고 예방을 위한 보험 가입과 다양한 반려견 관련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향후 예산을 더 확보해 의료비 지원이나 순찰견 공공시설 입장 등의 혜택도 준비 중에 있다.
부산시 자치경찰위원회 윤승록 경위는 “올해 4개 자치구 지역을 대상으로 운영을 하는데, 사업 효과성 분석 등 검토를 통해 다른 자치구로 확대 시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반려견 순찰대 활동을 하는 순찰견을 보면 칭찬·격려와 관심을 기울여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반려견 순찰대 활동에 참여하려면 홈페이지(http://www.petrol.or.kr)로 신청하면 된다.
2023-04-2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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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플스토리] 뇌전증 장애인 도우미견 아시나요
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 우리나라 가구 4곳 중 1곳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보호자 곁에서 정서적 교감을 하며 지내는 반려동물도 있지만, 훈련과 학습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개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시각, 청각 장애인들을 도와주는 도우미견 등이다. 그중에서도 지난 2월 전국 최초로 분양된 뇌전증 도우미견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시각, 청각 장애인 도우미견에 비해 생소하게 느껴지는 뇌전증 도우미견,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걸까?
■뇌전증 장애인이 도우미견 필요한 이유
뇌전증은 영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발병하는 흔한 만성 신경계 질환 중 하나다. 신경계 질환 중에서는 치매, 뇌졸중 다음으로 흔한 질환이다. 일반인의 3%가 일생에 1회 이상 발작을 하며, 발작을 경험한 환자의 20분의 1 정도가 뇌전증으로 발전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1년 뇌전증 환자 수는 14만 4091명이었다.
뇌전증은 특유의 발작 증세 때문에 사회적 편견이 많은 질환이다. 이러한 편견으로 뇌전증 사실을 숨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반인들이 ‘뇌전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대개 발작 중 낙상, 화상, 익사 등의 사고 때문에 뇌전증 조기 사망 위험률이 높기 때문이다.
뇌전증 당사자가 혼자 있을 때 발작이 발생하면 신체 손상이 발생하거나 드물게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뇌전증 도우미견이 있다면 주변에 사람이 없어도 발작이 발생할 때 크게 짖어 주변에 알리고, 환자의 몸 아래 들어가 신체 손상을 막아주거나 경보 장치를 눌러서 가족들에게 알려 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뇌전증 도우미견이 호흡, 심박수 또는 기타 미묘한 대사 변화를 감지해 발작이 시작되기 전 환자에게 미리 알려 주기도 한다. 이럴 경우 환자는 발작에 대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특히 혼자 생활하는 뇌전증 당사자에게는 일상생활의 독립성을 제공하고, 정서적 교감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감도 제공한다.
실제 미국, 영국 등에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뇌전증 도우미견의 도움을 받고 있다. 지난 2021년 뇌전증 미국인 환자인 티나 씨가 설거지를 하다 발작 증세로 쓰러지자 옆에 누워 있던 경보견 맥스가 재빨리 자신의 몸을 받쳐 구하는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맥스 덕분에 티나는 큰 부상을 피할 수 있었다.
■뇌전증 도우미견과 실제로 다녀 보니…
지난 2월 전국에서 최초로 부산의 뇌전증 장애인에게 도우미견 분양이 진행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정철 센터장이다. 뇌전증 장애인인 김 센터장은 뇌전증지원센터에서 올린 도우미견 분양 공고를 보고 뇌전증 장애인을 돕는 개가 있구나 하는 호기심에 분양을 받았다.
실제로 함께 다녀 보니 어떨까? 시각·청각 도우미견에 대한 인식은 조금 알려져 있어 식당이나 대중교통 이용이 조금은 수월하지만, 뇌전증 당사자의 경우 발작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신체활동이 가능하기에 입장을 거부 당하는 일이 잦다.
김 센터장도 초반에 도우미견 릴리와 대중교통 이용 시 버스와 택시 운전사들에게 승차 거부를 당하며 모멸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에 부산시 택시운수과 등에 민원을 넣고 업체 쪽에도 공문을 보내는 등 인식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김 센터장은 “식당에 들어가면 손님들이 괜찮다고 하는데, 주인이나 직원들이 불편한 내색을 비추기도 한다”며 “과태료 때문에 할 수 없이 입장을 허락했는데, 옆 테이블에 있던 한 가족이 ‘주인이 입장을 거부하면 우리가 따지려고 했다’고 말해서 참 좋았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릴리가 일하는 중이라 눈으로만 예뻐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그런 시민들이 많아질 때, 도우미견뿐만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들이 거리나 식당에서 겪는 어려움이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애인복지법 40조에 따르면 공공장소, 숙박시설, 식품접객업소 등에서 도우미견의 출입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만약 길에서 뇌전증 도우미견뿐만 아니라 다른 도우미견을 마주쳤다면 간식을 주거나 부르는 등 시선을 끄는 행동을 지양해야 한다. 또 자신의 반려동물과 함부로 만나게 하는 것도 도우미견이 위협으로 느껴 돌발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뇌전증 도우미견 분양 방법은?
뇌전증 도우미견은 2020년 7월 개소한 뇌전증지원센터가 대한뇌전증학회의 예산 지원을 받아 육성하고 있다. 현재 정규 훈련을 거친 뇌전증 도우미견은 3마리다. 이들은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에서 지난해 3월부터 약 10개월간 복종훈련과 상황 대처 훈련, 야외 훈련 등을 받았다. 이 가운데 훈련을 통과한 1마리는 부산으로 분양됐다. 남은 1마리는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 중 동물을 사랑하고 대형견 양육이 가능한 사람일 경우 분양 신청할 수 있다. 분양 후 1년 동안 함께 살게 된다. 예방접종 등 필수 관리에 드는 비용은 뇌전증지원센터에서 지원한다. 다만 분양 예정자는 4주(3주 협회 내 교육, 1주 현장교육)의 사전 교육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뇌전증지원센터 도우미견 담당 이유진 간호사는 “길에서 만난 도우미견이 크게 짖거나 경보를 울린다면 관심을 가져주시고, 발병 시 환자를 안전한 곳에 눕힌 후 위험한 물건을 치워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여 “분비물이 기도로 들어가지 않도록 환자의 몸과 머리를 옆으로 돌려주신 후, 몸을 압박하지 않고 의식이 돌아올 때까지 옆에 있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뇌전증 도우미견 분양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전화(1670-5775)로 문의하면 된다.
이재희 선임기자·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2023-03-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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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플스토리] 반려견과 봄나들이 챙겨야 할 것들
‘봄봄봄봄~봄이 왔어요.’
추운 날씨에 움츠려 있던 꽃들이 만개해 형형색색으로 거리를 물들이는 봄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추운 날씨 탓에 짧은 산책을 해야만 했던 ‘댕댕이’도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봄을 반긴다.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졌다고 방심은 금물. 본격적인 야외 활동에 앞서 체크해야 할 것들을 알아봤다.
■질병 예방 위해 추가 접종은 필수
날씨가 따뜻해지며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에는 각종 전염병에 감염되기 쉽다. 감염으로 인해 다른 2차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접종 및 구충이 필수다. 반려견을 입양하면 시기에 맞춰 16주 동안 예방접종을 진행하는데, 대부분 보호자들이 16주 차 접종을 마치면 평생 접종이 끝난 줄 알지만 사실은 아니다. 반려견은 사람처럼 접종 후 면역이 평생 유지되는 것이 아니기에 매년 항체 검사를 한 후 필요에 따라 추가 접종해야 한다.
먼저 종합백신이다. 파보, 홍역 등 전염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동물의 분비물, 배설물로 감염되는 코로나장염도 접종이 필요하다. 감염 시 혈변, 구토, 발열, 식욕부진의 증상을 보인다.
수의학적 명칭으로 개전염성기관지염이라고 하는 켄넬코프는 강아지가 많은 곳에서 감염된다. 공기를 통해 감염이 이뤄지는 만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단독으로 감염될 경우 가벼운 증상에 그치지만, 복합적으로 감염되면 심할 경우 폐렴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치사율이 매우 높은 질환인 광견병 예방 접종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맞아야 한다. 광견병은 발병 시 마땅한 치료법이 없고, 인수 공통 감염병인 만큼 농림축산부에서도 접종을 권하고 있다. 개뿐만 아니라 집 안에만 있는 고양이에게도 발병할 수 있으니 예방 접종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이에 전국 지자체에서는 광견병 예방 접종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상·하반기로 나눠 광견병 예방접종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니 잘 알아 두자.
야외 활동에 앞서 무조건 예방해야 하는 것이 심장사상충이다. 심장사상충은 모기에 의해 감염되는 기생충으로 야외 활동이 잦을수록 위험하며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해 검사를 하지 않으면 감염 여부를 알 수 없다. 심할 경우 기침을 보이거나 복수가 차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 가능성이 있고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니 예방이 중요하다. 약에 따라 다르지만 바르는 제품과 먹는 약은 매달 1번, 주사제의 경우 제품에 따라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씩 예방해야 한다.
■봄철 산책 시 주의 사항은?
3월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해 반려견의 건강을 위협한다. 초미세먼지(PM 2.5)는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대기오염 물질로, 폐암·심장질환 등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이다. 활동성이 사람보다 높고 많은 공기를 흡입하는 반려동물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야외 활동을 하기 때문에 사람보다 많은 미세먼지를 흡입할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산책이나 외출은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실외 배변을 해야 한다면 산책 시간을 10분 정도로 제한해 빠른 시간 내에 끝내자. 특히 흥분해서 호흡이 가빠지지 않도록 심한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
반려동물은 외출 후 자신의 털과 몸을 핥는 습성이 있으니 목욕으로 털이나 몸에서 미세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눈 건강관리도 중요하다. 귀가 후에는 생리식염수나 인공눈물 등으로 눈 건강도 챙겨 보자. 민감한 반려견의 경우 단순 결막염을 줄여 준다. 호흡기로 들어온 미세먼지들을 잘 배출할 수 있도록 항상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가장 조심해야 하는 건 ‘유박비료’다. 유박비료는 피마자(아주까리), 참깨, 들깨 등의 기름을 짜고 난 찌꺼기로 만든 비료로 식물 성장에 필요한 성분을 갖고 있어 공원이나 아파트 산책로 화단 등에 뿌리곤 한다. 펠릿 모양을 하고 있어 사료와 생김새가 비슷하고 고소한 냄새를 풍겨 반려견이 사료로 착각해 섭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피마자에 포함된 리친(ricin) 성분이 청산가리보다 6000배나 강한 독성물질을 갖고 있어 소량만 섭취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섭취가 의심된다면 구토를 유발해 재빨리 뱉어내게 하는 것이 좋지만, 일반인이 하기에는 힘들어 곧장 동물병원을 방문해 처치를 받아야 한다. 현재 유박비료 사용을 제재하는 규정이 없고, 특별한 해독제가 없는 만큼 보호자가 아파트 화단이나 꽃이 있는 곳을 지날 때 더욱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봄을 대표하는 벚꽃과 유채꽃도 반려견에게 안전하지 않다. 벚꽃 나뭇가지와 잎에는 청산글리코시드라는 약한 독성 성분이 함유돼 있다. 소량 섭취 시에는 문제가 없지만 다량으로 먹을 경우 호흡 가쁨, 동공 팽창 등의 중독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유채꽃도 마찬가지다. 중독 증상을 일으켜 호흡기, 소화기, 신경계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혈액, 폐, 간 등에 까지 중독 증상이 퍼질 수 있다.
이재희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2023-03-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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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플스토리] 너의 집에 데려다줄게!… 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 어떻게?
최근 방영된 tvN ‘캐나다 체크인’으로 인해 유기견 ‘해외이동봉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캐나다 체크인’은 10년 넘게 유기견 봉사를 꾸준히 해 온 이효리가 해외에서 새로운 가족을 찾은 개들을 만나기 위해 캐나다로 떠나는 여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이 방송은 일반인들에게는 물론이고 반려인들에게도 생소했던 해외 이동 봉사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 왜 필요할까?
집에서 기르는 동물이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명칭이 바뀌고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 인구 1000만 시대에 이르렀다. 양육 인구가 늘어나면서 유기와 학대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유기 동물 입양 플랫폼 ‘포인핸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부산에서 유기·유실된 동물은 약 6000마리다. 그중 22%가 입양됐으며 5%는 유기동물보호소에 남아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반려동물을 돈으로 사지 말고 유기 동물을 입양하자는 캠페인이 확산되며 이전보다 유기 동물을 입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이 많은 우리나라 주택의 특성상 소형견 위주의 입양이 주를 이룬다. 그중에서도 품종이 있거나 어리고 건강한 동물 위주로 입양이 진행돼 덩치가 큰 대형견이나 질병이 있고 나이가 많은 개, 혹은 믹스종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입양처를 찾야야 하는 실정이다. 해외로 입양이 확정된 개들을 새로운 가족이 있는 나라까지 데려다주는 것이 바로 해외이동봉사다.
또한 입양뿐만 아니라 개를 직접 본 후 데려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어 해외에 있는 한인들이나 외국인들이 새로운 가족을 찾기 전까지 임시 보호를 해주기도 하는데, 임시 보호처로 데려다주는 해외이동봉사도 있다.
■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하는 방법
실제로 ‘캐나다 체크인’이 방영된 후 해외이동봉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동물권자유 너와 한다미 대표는 “방송을 보고 해외 이동 봉사를 하고 싶다고 연락을 준 봉사자도 있고, 또 다른 분은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온 개들을 보며 미안하다고 눈물 흘리는 분도 계셨다”고 말했다.
유기견 해외이동봉사에 관심이 있다면 평소 관심이 있는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자주 들여다보거나 SNS에 ‘#해외이동봉사’ ‘#유기견이동봉사’ 등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보통 보호소에서 날짜와 항공사, 도착할 나라를 기재해 놓는데, 항공편 일정이 자신과 일치할 경우 연락해서 신청하면 된다. 동물을 키우지 않은 경우에도 봉사가 가능하다. 개의 티켓 비용이나 검역 서류 등은 보호소에서 준비하니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평소보다 공항에 1시간 일찍 나오기만 하면 된다. 현지 공항에 도착한 후에는 보호소를 통해 받은 검역 서류를 제출하고 수하물에서 개를 찾아 공항에 나와 있는 입양자나 단체에 연계하면 끝이다.
무엇보다 해외이동봉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빨리 연락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소형견의 경우 기내 탑승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대형견들이 해외입양을 많이 가기 때문에 화물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티켓이 있어도 화물칸에 자리가 없어 4~5개월가량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입양이 취소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해외로 보냈다고 끝일까?
해외 입양지는 주로 미국과 캐나다가 많다.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새로운 가족을 찾아서 기쁘지만 보냈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 해외로 간 아이들이 잘 지내는지, 잘 살고 있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지난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 철교 밑 쓰레기장에서 버려진 진돗개 30여 마리가 구조된 적이 있다. 많은 개가 어디서 왔는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당시 현지에서는 한국에서 유기됐다가 구조돼 해외 입양된 것이 시작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로운 가족을 찾은 개들이 또다시 버려지는 안타까운 현실과 더불어 이를 악용하는 브로커들과 사기꾼들로 인한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한 대표는 “최근 해외 입양을 진행한 외국인 한 분이 진짜 동물단체가 맞냐며 증명을 해 달라고 하더라. 알고 봤더니 입양 공고가 올라온 아이의 프로필을 보고 문의를 했는데, 입양을 원할 경우 500달러를 달라고 했다더라”며 “돈을 입금했지만 연락이 두절됐고, 이 때문에 한국 사람을 못 믿겠다고 했다. 이런 브로커와 사기꾼들로 인해 해외 입양이 힘들어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유기 동물을 입양하는 것도 좋지만, 버려지지 않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어 “동물 유기 처벌 강화와 무허가 동물 번식장 단속, 동물 판매업을 할 때도 관련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한해 허가해 주는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23-02-01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