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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과 삼양식품 오너 3세가 나란히 미국 사업을 맡았지만 성적표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 미국 제 2공장. 농심 제공
농심과 삼양식품 오너 3세가 나란히 미국 사업을 맡았지만 성적표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양식품 밀양공장 전경. 삼양식품 제공
지난해 미국 사업 성적을 놓고 농심과 삼양식품 오너 3세의 표정이 엇갈렸다.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의 장남 신상열 부사장과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의 장남 전병우 전무 얘기다. 두 사람 모두 이례적으로 빠른 승진 끝에 일찌감치 각사 미국 사업을 맡았는데, 미국 관세 영향을 덜 받았던 농심이 오히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유통업계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USA의 지난해 매출은 57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8억 원, 당기순이익은 166억 원으로 43% 줄었다. 반면 삼양아메리카 매출은 5952억 원으로 57%, 순이익은 187억 원으로 6배 이상 늘었다.
농심 신상열 부사장
1993년생인 신 부사장은 2019년 평사원으로 입사, 2년 4개월 만인 2021년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미래사업실장을 거쳐 올해 정기임원인사에서 부사장에 올랐다. 농심 측은 “비전2030 달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한 인사”라고 했다. 현재 북미 지주사 농심홀딩스아메리카 CEO를 맡아 사실상 북미 사업은 물론 홍콩 법인 임원 겸직으로 중화권 사업을 총괄한다.
1994년생인 전 전무는 2019년 입사해 4년 2개월 만인 2023년 전무가 됐다. 현재 삼양식품 COO로 미국·유럽 법인 운영을 맡고 있다.
농심은 2005년부터 미국 현지 공장을 가동하며 관세 노출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우위를 점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은 시장의 기대를 밑돌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농심은 ‘시장 경쟁 심화’를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점유율 방어에 힘쓰고 있다. 올해1분기 매출도 1551억 6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1547억 5000만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수익성 지표가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농심홀딩스아메리카가 711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한 점도 눈에 띈다. 최근 5년 새 가장 큰 규모다. 농심 측은 “과거 누적된 이익잉여금이 재원”이라고 설명했으나, 수익성 저하 국면에서 배당은 사업 지속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3세 경영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삼양식품 전병우 전무
반면 국내 생산 후 수출 구조를 가진 삼양식품은 미국 정부의 보편관세(10%)와 상호관세(15%)를 떠안았지만 결과는 시장의 우려와 달랐다. 삼양식품이 공급가를 9% 올렸음에도 현지 유통가의 소비자 가격은 14%나 상승했다. 유통가에서는 가격 인상분을 웃도는 소비자가 인상에도 판매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닭 브랜드가 확고한 수요 기반을 갖췄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 차이를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로 해석한다. 두 회사 모두 30대 초반의 오너 3세 경영자가 해외 사업을 주도하고 있고, 최근 지분 변동과 맞물려 이례적인 승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최근의 지분과 승진 구도를 고려할 때 더 이상 ‘잠재적 후보’가 아닌 ‘실질적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