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 죌 고삐도 없다" 동남권 기업 셧다운 위기

미·이란 전쟁 장기화 조짐에
에너지 의존 높은 제조업 부담
조선기자재 등 부산업체 발동동
현장 특성상 절감 조치 한계
납기 지연·조업 중단 등 우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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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사흘째를 맞아 전국 주유소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부산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2014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2차 최고가는 공급가격(도매가) 기준 휘발유 1리터당(L) 1934원, 경유는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1차 최고가 대비 전 유종 210원씩 인상됐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사흘째를 맞아 전국 주유소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부산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2014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2차 최고가는 공급가격(도매가) 기준 휘발유 1리터당(L) 1934원, 경유는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1차 최고가 대비 전 유종 210원씩 인상됐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중동 전쟁 장기화 조짐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동남권 일부 기업이 셧다운(조업 중단) 위기에 처했다. 일부는 파산 가능성마저 거론될 만큼 전쟁 여파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여기에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3단계인 ‘경계’로 격상되면서 에너지 절감 부담마저 커지고 있다.

2일 석유정제제품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부산의 A사 관계자는 “정유사에서 주문량을 다 대지 못하고, 절반 정도만 공급해 주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나프타를 많이 쓰는 업계 쪽은 조업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고, 이미 조업이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의 자동차 부품업체 B사는 에너지 절감을 위한 내부 지침 검토에 나섰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B사 관계자는 “사무실 조명 소등, 냉난방기 사용 자제, 출장 최소화 등은 검토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공장을 가동하는데 필요한 기본 에너지 사용량은 줄이기 어렵다”며 “특히 가공 과정에서 절삭유가 필요한데 유가 상승으로 단가가 많이 올랐고 꼭 필요한 공정이라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값을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의 HD현대중공업은 차량 10부제와 함께 점심시간 소등, 계단 이용, 공용공간 조명 50% 축소에 나섰다. SK에너지 역시 임원 대상 차량 5부제와 점심시간 소등을 도입해 전력 감축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자구책은 생산 현장의 실질적인 에너지 절감과는 거리가 멀다. 장치·조립 산업이 밀집한 울산의 특성상 설비 가동률을 낮추면 막대한 영업 손실과 납기 지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이 지속되면, 지역 중소 제조업체가 더 이상 버티는 건 무리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원가 부담이 누적돼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부산의 자동차부품업체 C사 관계자는 “우리도 에너지 절약을 하며 버티고 싶지만, 거래처와의 납기 약속을 지켜야 하기에 쉽게 공장 가동을 줄이기도 어렵다”며 “거래처와의 계약 구조상 비용 상승분을 즉각 반영하기도 어려워 결국 전쟁 장기화 땐 기업 체력 자체가 약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원안보 위기경보 격상에 따른 에너지 절감 정책 동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의 조선기자재 업체 D사 관계자는 “재택근무나 승용차 5부제 같은 건 꿈도 못 꾼다”며 “공장이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산업단지에 위치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나마 대기업이나 유통업체 정도가 에너지 절감을 통한 비용 절감과 정부 정책 동참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점포별로 평일 한산한 시간대에는 무빙워크 운영을 중지하고, 일부 조명을 소등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점포별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분석·최적화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 롯데그룹은 개인과 업무용 차량을 대상으로 승용차 5부제를 시행하고,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 수요 분산을 위해 임직원들의 유연근무제 활용을 권장한다.

지역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장 냉난방 적정 온도를 조정하고, 운영시간 외에는 식품 냉동 쇼케이스를 보냉막을 쳐 한기가 안 나가게 하고 있다”며 “유통업의 경우 매장이 주 무대이다 보니 이런 조치들로 어느 정도 절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국가산단 내 한 방산 기업은 회사 건물의 위용을 대변하던 큼지막한 야간 조명이 포함된 기업 로고(CI) 부분을 소등했다. 사업장 내부 복도 등 공용공간의 전등은 조도를 최소한으로 낮춰 전력 사용량을 줄였다. 또 사무실 PC 등 유휴전력 점검 수준도 높이고, 연료 사용을 절감하고자 차량 10부제를 도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원래 한산했던 통근버스가 최근에는 가득 차 빈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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