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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 의원실 제공
부산에 자리 잡은 국회부산도서관이 매년 수억 원의 예산으로 도서를 구매하면서도 정작 지역 서점에서 조달하는 비중은 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와 산하 공공도서관의 지역 서점 구매율이 97%에 달하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국가기관에 적용되는 계약 규정이 지역 서점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는 탓인데,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책 취지에 맞춰 정부 차원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부산 사상)이 부산시와 국회도서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시와 산하 공공도서관은 41억 원 상당의 도서를 구매했으며 이 가운데 97%인 약 39억 8000만 원을 부산지역 서점에서 조달했다.
반면 국회부산도서관은 같은 기간 약 4억 2000만 원의 도서를 구매했지만, 계약업체가 부산·울산·경남 지역 서점에서 조달한 금액은 148만 원에 그쳤다. 전체 구매액의 0.3% 수준으로, 부산에 위치한 국가기관임에도 지역 서점에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은 극히 미미한 셈이다.
이처럼 구매 실적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 것은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적용되는 계약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국가기관도 입찰 참가 자격을 지역업체로 제한하는 '지역제한 경쟁입찰'이 가능하지만, 물품구매의 경우 추정가격이 2억 3000만 원 미만이어야 한다. 국회부산도서관의 연간 단행본 구매 계약 규모는 4억~6억 원으로 이 기준을 초과한다.
국회도서관은 이러한 제도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7월 재정경제부에 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을 공식 건의했다. 그러나 재경부는 시행령 개정만으로 제도 도입이 가능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경쟁입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이유로 특정 업종에 대한 수의계약 허용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행정안전부는 지난 4월 대통령의 지역서점 활성화 관련 지시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서점에서 도서를 수의계약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지방계약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다. 지역 서점 지원이라는 동일한 정책 목표를 두고 지방자치단체는 구매 규제를 완화하는 반면, 국가기관은 기존 제도에 묶여 있는 셈이다.
박 의원은 “국가기관이라고 무조건 지역업체와 수의계약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계약금액 한도 설정이나 지역서점 간 경쟁 유도 등 공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지역 소상공인의 참여 기회를 넓힐 방법을 찾자는 것”이라며 “공공기관이 쓰는 예산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무조정실이 관계부처를 조정해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