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췌장암, 물혹 단계에서 위험도 줄이자”

췌장 물혹, 수술할까 관찰할까

진단장비 발달로 유병률 급증세
검진 2%·70세 이상 40% 발견
위험 낮으면 6개월마다 추적관찰
수술 사망률 1~4%, 결정 신중히
점액성 낭종 일부가 암으로 진행
황달·주췌관 확장·종괴 결절 등
고위험 유두상 점액성 종양은 수술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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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의료원 남형석 췌장담도센터장이 췌장담도질환 환자를 내시경적 시술로 치료하고 있다. 동의의료원 제공 동의의료원 남형석 췌장담도센터장이 췌장담도질환 환자를 내시경적 시술로 치료하고 있다. 동의의료원 제공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췌장 낭종이 발견됐다고 하면 심각한 병이 아닌지 덜컥 겁이 나는 경우가 많다. 낭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주요 암 중에서 5년 생존율이 최하위인 췌장암은 공포의 대상이다.

낭종은 쉽게 말하면 물혹이다. 물혹이 갑자기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췌장 물혹이 암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아주 일부인데 그 경로를 잘 차단하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우연히 발견되는 췌장 물혹

최근 들어 췌장 물혹이 발견되는 빈도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초음파나 CT 검사를 많이 하는 탓도 있다. 또 영상 화질이 좋아져서 mm 단위의 작은 물혹이 발견되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진단 장비가 발달함에 따라 췌장 물혹의 크기가 이전에 비해 작아지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동의의료원 남형석 췌장담도센터장은 “췌장 물혹 유병률은 건강검진 환자의 약 2.2% 정도다. 일부 연구에서는 70세 이상에서 많게는 약 40%까지도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는 췌장 물혹은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매우 낮다. 물혹이 금방 암으로 변하는 것도 아니므로 일정한 간격으로 주의 깊게 추적 관찰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췌장 물혹은 암이 아니므로 당장은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고 크게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췌장 물혹이 발견됐다는 검진 결과를 듣고 잔뜩 겁에 질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심지어 당장은 암 관련 징후가 없으니 지켜보자고 해도 ‘불안하니 수술해 달라’고 우기는 환자도 있다.

■어떤 물혹이 췌장암이 되나

췌장암은 처음부터 딱딱한 고체 성분으로 자란 혹이고 낭종은 맑은 액체가 고인 물혹이다. 처음부터 성질이 다른 것이다.

췌장 물혹은 종류가 아주 다양하다. 크게 분류하면 아무리 커져도 암으로 발전하지 않는 물혹이 있고, 천천히 암으로 진행하는 물혹이 있다. 전자는 가성 낭종과 장액성 낭종이 있고, 후자는 점액성 낭종과 췌관내 유두상 점액종양이 대표적이다.

가성 낭종은 전체 췌장 낭종의 70%가량을 차지하는데, 암이 될 가능성이 0%다. 급성이나 만성 췌장염을 앓고 있는 사람에서 흔히 나타난다. 대부분은 저절로 없어지지만 드물게 크기가 커지거나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장액성 낭종은 물처럼 투명한 액체의 내용물이 들어있는 물혹이다. 대부분 악성으로 발전하지 않기 때문에 경과를 지켜보면 된다.

반면 점액성 낭종은 불투명하고 끈적끈적한 액체가 들어 있는데 일부가 암으로 진행된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케이스다. 또 췌관 내 유두상 점액 종양도 내부에 끈적이는 액체 성분이 차 있으며 처음에는 악성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악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끈적한 점액에 의해 췌관이 막히기도 하고 황달이 오기도 한다.

남형석 센터장은 “췌장 물혹 중에서 일부만 췌장암으로 변하는데, 악성을 시사하는 위험 소견이 나타나는지 추적 관찰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의 핵심은 악성화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군을 감별해 조기에 수술적 제거를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물혹의 크기가 작으면 장액성인지 점액성인지 구분이 어려울 때가 있다. 물혹과 종괴 구분이 어려워 조영제를 사용해서 감별하기도 한다.

남 센터장이 췌장 낭종 환자에게 검사 결과를 설명하는 모습. 동의의료원 제공 남 센터장이 췌장 낭종 환자에게 검사 결과를 설명하는 모습. 동의의료원 제공

■추적 관찰 vs 수술 치료

췌장 물혹이 발견되면 반드시 수술로 제거를 해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췌장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면 당연히 수술을 해야겠지만 그런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다.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수술 부작용 등을 감안하면 리스크가 적지 않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췌장 물혹 수술에 따른 합병증 빈도는 20%를 넘는 수준이다. 또 췌장 절제술 사망률도 머리 쪽은 4%, 꼬리 쪽은 1%에 이른다. 생각보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선뜻 수술을 권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국제췌장학회가 그동안 2006년, 2012년, 2017년, 2024년 4차례에 걸쳐 가이드라인을 여러번 수정 발표해 왔다. 수술 적응증이나 추적 관리 전략에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수술을 덜 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이루어졌다.

췌장 물혹이 암으로 진행되더라도 1년에서 2년 사이에 빠르게 췌장암이 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점액성 낭종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제거하는 치료를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악성으로 넘어가기 전에 수술적 절제를 해야 예후가 양호하다. 췌장암으로 진행된 후에 수술을 하게 되면 재발의 위험이 많아 예후가 안 좋아진다.

특히 고위험 징후가 나타나면 본격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국제췌장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췌관 내 유두상 점액성 종양에 대해 고위험군은 우선 수술적 치료를 할 것을 권고한다. 고위험군은 △낭종에 의해 황달이 발생한 경우 △1cm 이상의 주췌관 확장 △낭종 내 고형 종괴나 5mm 이상의 벽결절 존재 등이 해당한다.

반면 위험군이 아닌 경우에는 추적 관찰을 권고한다. 올해 개정된 가이드라인에는 2cm 이하의 경우 6개월 후에 추적해보고 변화가 없으면 18개월마다 추적하면 된다. 그리고 5년간 크기 변화가 없으면 환자 상황에 맞게 계속 추적 여부를 결정한다. 3cm 이상의 경우에는 6개월마다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

남형석 센터장은 “수술을 할 것인지 추적 관찰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건을 감안해야 한다. 악성화 위험도와 수술에 따른 합병증 여부, 환자의 불안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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