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와 해맞이를 한꺼번에?!… 충남 당진 왜목마을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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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해돋이 해넘이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 한 해를 정리하려면 해넘이가 좋을 것 같고, 희망찬 새해를 다짐하기 위해선 해돋이가 나을 듯 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희망찬 해돋이를 주로 봤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엔 해넘이가 자리했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 “해돋이와 해넘이를 모두 볼 수 있는 곳은 없는 걸까” 지리적 여건상 불가능하다는 얄팍한 지식에 빠져 불가능하다고만 여겼다.

하지만 있었다.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충청남도 당진시의 왜목마을이 그곳이다.


■해 뜨고 지는 왜목마을

평생 고민 해결에 부산에서 왜목마을까지의 400km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해수욕장이 보였고, 왜목마을을 알리는 각종 조형물들이 반겼다. 특히 왜가리 형상의 조형물이 이곳이 왜목마을임을 알려주는 듯했다. 파도가 잔잔한 서해안의 조용한 어촌마을에서 해돋이와 해넘이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비밀은 이렇다. 당진시 북쪽 끝에 위치한 왜목마을은 태안반도 최북단에 있다. 지형적으로 서해를 양분하면서 가늘고 길게 뻗어나간 특이한 지형을 하고 있다. 인근의 남양만과 아산만에서 왜가리 목처럼 불쑥 튀어나온 모습이다. 그래서 ‘왜목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도를 보면 왜목마을은 서해에서 북쪽으로 반도처럼 솟아 나와 있는데, 솟아나온 부분의 해안이 동쪽을 향하고 있어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왜목마을에서 동남쪽 해상 약 3km에 솟은 노적봉과 장고항 언덕 사이에 붓을 거꾸로 꽂아 놓은 듯 문필봉같이 서 있는 바위가 눈길을 끈다. 해가 이곳을 통해 떠오른다. 왜목마을에서 바다 너머로 보이는 이 바위는 자연의 비경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곳이다.


왜목마을 해수욕장에 설치된 왜목마을 조형물. 왜목마을 해수욕장에 설치된 왜목마을 조형물.

해가 질 무렵 아무리 바다를 바라봐도 해가 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해가 보이지도 않는다. 뭐지? 나침판을 꺼내보니 해안은 동쪽. 그럼 반대 방향에서 해가 진다. 서쪽을 보니 해안가 바로 뒤쪽에 조그마한 산이 있다. 석문산이다. 해발 80m에 불과한 낮은 산이다. ‘왜목마을 일몰(석문산) 관람장소 입구’란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데크 계단을 따라 10분여 걸었을까. 석문산 정상에 도착했다. 석문산 정상은 산꼭대기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평지였다. 서해 해넘이를 본 자리에서 등 뒤로 고개만 돌리면 왜목마을 해안가가 보인다. 아침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해돋이와 해넘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포인트다.

정상에 오른 지 얼마되지 않아 서해로 넘어가는 해가 보였다. 석문면 교로리 곡창지대 너머 난지도섬 방향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하루를 강렬하게 불태운 해는 저녁 무렵 붉은 여운을 남기고 서해로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었다.


왜목마을 해수욕장 인근의 석문산 정상에서 바로보는 일몰. 왜목마을 해수욕장 인근의 석문산 정상에서 바로보는 일몰.

이제 해돋이 차례다. 해돋이는 해안가에서 맞았다. 산에서 해넘이를 봤으니 해안가 해돋이가 색다를 듯했다. 난생처음으로 서해안에서 맞는 해돋이가 무척이나 기대됐다. 오전 7시 서해바다가 붉게 물들고 있었다. 하나둘씩 모여든 사람들은 모습을 드러내기 전 태양의 강렬한 붉은 빛에 매료됐고, 이를 아는 듯 태양은 제 모습을 아꼈다. 40분이 지난 7시 43분 태양은 동쪽 바다에서 붉은 기운을 뿜어내며 온 세상을 밝혔다. 이날 왜목마을에 떠오른 해는 동해안 포항보다 16분 늦게 떠올랐다.

왜목마을 해수욕장에서 보는 해돋이. 왜목마을 해수욕장에서 보는 해돋이.

서해에서 유일하게 일출과 일몰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왜목마을에는 해마다 12월 31일~1월 1일이면 축제가 열린다. 왜목마을 해넘이 해맞이 축제에서는 한때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 ‘가는 해의 감사함’과 ‘오는 해의 희망’을 함께 새겼다.


■솔뫼성지

왜목마을에서 40여 km 남쪽으로 가면 솔뫼성지가 있다. 당진시 우강면에 위치한 솔뫼성지는 ‘소나무가 뫼를 이루고 있다’하여 순우리말로 ‘솔뫼’라는 이름이 붙여진 작은 마을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탄생한 곳으로 유명하다. 김대건 신부는 탄생 200주년을 맞은 지난 2021년 유네스코로부터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됐고, 솔뫼성지는 국가사적지로 지정됐다.

김대건 신부의 생가와 동상이 있는 설뫼성지 정문. 김대건 신부의 생가와 동상이 있는 설뫼성지 정문.

특히 이 곳은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 김진후, 작은할아버지 김종한, 아버지 김제준, 그리고 김대건 신부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친 순교자가 살았던 곳으로 ‘한국의 베들레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졌고, 매년 각국의 관광객들이 솔뫼성지를 방문하고 있다.

솔뫼성지 입구에 보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기념해 만든 동상이 반긴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아이들, 김대건 신부가 함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성지 안에는 ‘솔뫼’라는 명성에 걸맞게 굵게 뻗은 소나무들이 자리잡고 있다. 성지 좌측에 김대건 신부의 생가를 거쳐 동상, 솔뫼기념관에 이르기까지 성지를 돌다보면 200년이 넘는 소나무들의 보호를 받는 느낌이다. 솔뫼성지의 소나무 숲은 종교를 떠나 누구에게나 사색과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한다.

솔뫼성지 내 김대건 동상. 솔뫼성지 내 김대건 동상.

■함상공원과 해양테마체험관

아이와 함께라면 삽교호 관광지도 가 볼만하다. 당진시 신평면 삽교호는 삽교천 하구를 막아 만든 호수로 예로부터 중국으로 통하는 중요한 바닷길이었다. 서해, 호수, 서해대교가 한눈에 펼쳐지는 경관이 아름다워 국민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삽교호 관광지 내 위치한 ‘함상공원 해양테마체험관’이 눈길을 끈다. 올 4월 리모델링을 마친 이곳은 해양안전과 생태 체험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체험관은 기존 해양테마과학관을 전면 보수해 새롭게 개관했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 세대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해양 전문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해양테마체험관에 아이들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 해양테마체험관에 아이들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

총 3층 규모인 해양테마체험관은 체험형 교육과 미디어 전시를 중심으로 구성돼 방문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1층은 실제 해양 사고를 가상 체험할 수 있는 ‘해양안전체험관’으로 조성됐다. 선박 탈출 시뮬레이션, 선실 화재 진압, 무인도 생존 상황 등 비상 상황 대처 훈련을 통해 체험형 안전교육이 이뤄진다.

2층은 ‘오션 판타지관’으로 구성됐다. 상어 케이지 다이빙을 비롯해 해파리 정원, 불가사리 해변 등 해양 생물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콘텐츠가 마련됐다. 특히 5500인치 초대형 미디어 스크린에서는 대왕고래, 심해어 등 심해 생물의 모습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는 몰입형 영상 체험이 가능하다. 테마체험관을 찾은 날 5~6살 아이들이 소화기 사용 방법 등을 체험하고, 크고 작은 영상과 미로 같은 이동 동선을 따라 아름답고 신비한 바다체험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이 보였다.

체험관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된다. 관람 시간은 겨울철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삽교호 관광지 내에 위치한 함상공원. 삽교호 관광지 내에 위치한 함상공원.

체험관이 자리한 삽교호 관광지 일대는 퇴역 군함을 활용한 함상공원, 레트로 감성의 놀이동산, 해변 공원 등 다양한 시설이 조성돼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로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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