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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가 서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한국공항공사가 김해국제공항 등에 항공사 착륙 요금을 할인해 준 여파로 소음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 재원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가 프로젝트 TF’는 부산 등 혁신 거점을 배제한 채 무안·청주·새만금 공항만 인프라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해국제공항 등 화장실에 설치하려는 불법 촬영 탐지 장비는 정작 휴대전화 촬영을 잡아내지 못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아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소음 대책 대상 5개 공항에서 항공사 인센티브에 따른 착륙료 감면액은 총 59억 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제주국제공항 약 33억 9400만 원, 김해국제공항 약 21억 3300만 원 순이었고, 김포국제공항은 해당 기간 감면액이 없었다. 감면액은 에어부산 약 14억 8300만 원, 대한항공은 약 11억 3200만 원, 아시아나항공 약 9억 4900만 원, 진에어 6억 3600만 원 순이었다.
착륙료를 감면한 탓에 소음 피해 주민을 위한 지원 재원은 44억 9200만 원 정도 줄었다. 착륙료 수익 75%를 소음 대책 사업 등에 배정하는 규정에 따라 주민 지원 재원이 함께 축소됐기 때문이다. 황 의원은 “항공사 인센티브 비용이 소음 피해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한 재원 축소로 전가돼선 안 된다”며 “소음 대책 재원은 감면 전 착륙료를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은 ‘3대 메가 프로젝트 TF’가 무안·청주·새만금 공항만 인프라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아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TF는 올해 7월 14일 3개 공항 인프라 개선 추진 방향을 구체화했다. 무안공항은 공항 부지와 여객터미널 등 전용 시설 확보, 청주공항은 민항 전용 활주로 신설, 새만금공항은 비즈니스젯 전용 격납고·정비고 신축 등이 제시됐다.
정 의원은 ‘3대 메가 프로젝트’ 지역에 동남권과 대경권도 포함됐지만, 서남권과 충청권 공항에 대한 계획만 세웠다고 질타했다. 그는 “부산·구미 등에도 ‘소부장 혁신 거점’을 육성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은 이후 한국공항공사가 “타 공항은 배제된 게 아니고, 향후 공항별 여건에 따라 추가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김해국제공항 등 공항 화장실에 설치하려는 불법 촬영 탐지 장비가 범죄 대부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같은 위원회 소속 민주당 복기왕 의원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아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해·김포·제주국제공항 여자 화장실 12곳에 도입하려는 장비는 영상을 보내는 순간 잡아내는 기능만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순간을 감지하는 열·동작 감지형 장비도 있지만, 해당 장비는 카메라가 2.4GHz 와이파이로 영상을 전송할 때 나오는 전파만 감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한국공항공사가 도입하려는 장비로는 불법 촬영 4건 중 3건은 잡아내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공항공사는 와이파이 탐지형은 화장실마다 6억 원이 들지만, 센서를 다는 열·동작 감지형은 24억 원으로 비용이 4배 정도 많이 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복 의원은 “24억 원을 아낀 게 아니라 6억 원을 낭비하는 셈”이라며 “진행 중인 구매·계약 절차를 재검토하고, 여러 기술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시범 사업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