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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에 임점 업체 정상 영업을 알리는 안내가 걸려있다. 홈플러스 센텀시티점 입점점주협의회 제공
“우리는 안 나가는 게 아니라 못 나가는 겁니다. 보증금도 못 돌려받았는데 전기까지 끊기면 무슨 돈으로 어디서 어떻게 장사를 하라는 건가요.”
폐점 점포인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보섭(51) 씨는 오는 29일 이후로 예고된 단전 소식에 막막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5월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이 영업을 중단한 뒤에도 가게를 지켜왔지만, 이제는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장사를 접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박 씨는 “생계가 걸린 문제인데 보증금도 돌려주지 않고 전기부터 끊겠다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부산 해운대구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에 입점 업체 정상 영업을 알리는 안내가 걸려있다. 홈플러스 센텀시티점 입점점주협의회 제공
부산 해운대구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의 한 입점 업체 매장. 손님이 없어 텅 비어 있다. 홈플러스 센텀시티점 입점점주협의회 제공
홈플러스가 폐점 점포의 전기요금을 체납하면서 부산 폐점 점포 입점 업체들이 영업 중단 위기에 내몰렸다. 마트가 문을 닫은 뒤에도 영업을 이어온 상인들은 보증금과 매출정산금조차 제대로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전기 공급까지 끊긴다는 소식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2일 홈플러스 센텀시티점 입점점주협의회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오는 28일까지 체납 전기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29일 오전 9시 이후 전기 공급을 정지한다고 예고했다. 체납액은 3개월분인 2억 5200만 원에 달한다.
부산 해운대구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에 입점 업체 정상 영업을 알리는 안내가 걸려있다. 홈플러스 센텀시티점 입점점주협의회 제공
문제는 홈플러스가 영업을 중단한 건물 안에 여전히 장사를 이어가는 입점 업체들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현재 센텀시티점에는 식당과 약국, 안경점, 의류매장, 가구점, 복권판매점 등 27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부산의 다른 폐점 점포에도 서부산점 3곳, 반여점 4곳, 영도점 1곳 등 모두 8개 입점 업체가 남아있다. 센텀시티점을 포함하면 부산에서만 35개 점포가 단전 위기에 놓인 것이다.
부산 해운대구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에 입점 업체 정상 영업을 알리는 안내가 걸려있다. 홈플러스 센텀시티점 입점점주협의회 제공
입점 업체들은 체납에 대한 책임을 자신들에게 돌릴 수 없다고 말한다. 전기 사용계약은 홈플러스와 한전 사이에 체결돼 있어 개별 점주가 직접 납부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홈플러스가 입점 업체 매출에서 수수료와 관리비를 공제해 정산해줬지만, 지난 7월부터 개별 결제 단말기를 사용하게 된 뒤에는 관리비 납부 방식조차 명확히 안내받지 못했다는 것이 상인들의 주장이다. 협의회는 이날 한전에 단전 유예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부산 해운대구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에 입점 업체 정상 영업을 알리는 안내가 걸려있다. 홈플러스 센텀시티점 입점점주협의회 제공
상인들은 전기가 끊겨도 가게를 옮길 돈조차 마련하기 어렵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계획안에 따라 2032년부터 2037년까지 6년에 걸쳐 보증금을 반환할 예정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6월분 매출정산금 역시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에 걸쳐 반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다만 올해부터 2028년 2월까지 지금 예정인 매출정산금은 전체의 0.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점주 대부분이 평생 모은 재산을 가게에 투자했고, 코로나19를 거치며 대출까지 받은 경우도 많다”며 “보증금을 받아야 다른 곳에 가게라도 차릴 수 있는데 2032년부터 나눠서 돌려준다고 하니 당장 무슨 돈으로 어디로 가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측은 단전 예고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개별 점포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센텀시티점 관계자는 “한전으로부터 단전 예고를 통보받은 것은 맞다”며 “다만 폐점 점포 관리는 본사 차원의 결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점포에서 별도로 조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