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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디 올 뉴 투싼'의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6년 만에 완전변경한 5세대 '디 올 뉴 투싼'이 계약 첫날 1만 5000대를 넘기며 역대 투싼 첫날 계약 기록을 새로 썼다. 차체가 커지고 기본 사양이 대폭 늘었는데도 시작 가격을 3000만 원대 초반으로 묶은 가격 전략이 수요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고가 논란 속에 판매가 저조한 아반떼와 대비되는 결과여서, 국내 판매 부진에 빠진 현대차가 투싼을 발판으로 4분기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디 올 뉴 투싼이 계약 개시 첫날인 지난 21일 총 1만 5045대의 계약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2020년 9월 출시한 4세대 투싼의 첫날 계약 실적 1만 842대보다 4203대, 38.8% 늘어난 수치다. 투싼은 2004년 1세대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1000만 대 이상을 판매한 현대차의 대표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다.
신형 투싼은 1.6 터보 가솔린 3140만~3790만 원, 1.6 터보 하이브리드 3615만~4270만 원(세제 혜택 적용 기준)이다. 가솔린 기본 트림 'H-Pick'은 4세대 2844만 원보다 296만 원, 하이브리드 기본 트림은 3318만 원에서 297만 원 올랐다. 2000만 원대 후반 트림이 사라지면서 체감 가격이 비싸졌다는 반응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인상 폭이 크게 억제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 기본 트림 가격을 기존 투싼의 주력 트림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전작에서 상위 트림이나 옵션으로만 선택할 수 있던 사양을 기본형부터 대거 적용했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레오스 커넥트'와 대화형 인공지능 '글레오AI', 앱마켓, 9.9인치 슬림 클러스터가 전 트림 기본이다.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 서라운드뷰 모니터, 후측방 모니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 등 안전·편의 사양도 기본 탑재됐다. 변속기는 7단 DCT에서 8단 자동변속기로 바뀌었다. 에어백은 8개에서 9개로 늘었다. 업계는 비슷한 옵션을 갖춘 전 세대 주력 트림과 비교하면 실질 인상 폭이 50만 원 이내라고 보고 있다.
차체도 커졌다. 전장은 60mm 길어진 4700mm, 전폭은 40mm 넓어진 1905mm, 휠베이스는 30mm 늘어난 2785mm로 중형 SUV 싼타페와 휠베이스 차이가 30mm에 불과하다. 트렁크 용량은 645L로 확대됐고 2열 도어 개방각은 73도에서 83도로 넓어졌다.
첫날 계약 구성을 보면 하이브리드가 55%로 가솔린을 앞섰다. 기존 투싼의 하이브리드 비중 48%보다 7%포인트 높다. 트림별로는 최상위 인스퍼레이션이 44%로 가장 많았고 기본형 H-Pick 33%, 익스클루시브 22% 순이었다. 준중형 SUV에서도 고급 사양을 원하는 수요가 확인됐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앞서 자동차업계에서는 신형 아반떼의 고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투싼 가격도 크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신형 아반떼는 기본 트림에서 슬림 디스플레이와 글레오AI를 빼고 별도 옵션으로 돌려 비판을 받았다. 아반떼의 올해 1~9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4% 감소했다.
하지만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1일 미국 뉴욕 신형 투싼 월드 프리미어 기자간담회에서 가격 우려에 대해 원자재와 물류비 인상 압박이 있다면서도 '가격 대비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달 출시하는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 시작 가격도 예상치보다 낮은 7000만 원대 중후반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투싼의 흥행은 현대차에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차의 올해 1~9월 국내 판매는 44만 818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줄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9월 판매는 4만 9022대로 25.7% 감소했다. 노조의 60시간 파업으로 약 5만 5200대 생산 차질이 빚어진 데다 신형 아반떼 판매 부진 등이 겹친 결과다. 현대차는 투싼과 GV80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GV90, G90 부분변경,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잇달아 내놓아 판매 회복을 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