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시간 위에 쌓여가는 삶의 지혜

■매일 아침 나는 텃밭에 간다/강철원
판다 할부지로 유명한 저자의 텃밭 일기
동물 사랑해 식물 공부했고 자연을 이해
자연의 시간, 삶의 속도 되새기는 기회
자연의 리듬 속에서 삶의 의미 깨달아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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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할부지’로 알려진 강철원 주키퍼가 자신의 텃밭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한스미디어 제공 ‘푸바오 할부지’로 알려진 강철원 주키퍼가 자신의 텃밭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한스미디어 제공

자신의 텃밭에서 농사짓는 강철원 사육사 모습. 한스미디어 제공 자신의 텃밭에서 농사짓는 강철원 사육사 모습. 한스미디어 제공


자신의 텃밭에서 농사짓는 강철원 사육사 모습. 한스미디어 제공 자신의 텃밭에서 농사짓는 강철원 사육사 모습. 한스미디어 제공

이 책은 취미/원예 분야와 자연 에세이 2개 분야로 분류됐다. 보통 원예와 자연 에세이 책은 새로운 농법에 도전한 이야기를 담거나 집에서 작물 키우는 요령에 관해 설명한다. 대중에게 인기 있는 유명인(연예인)이 집과 정원을 가꾸는 이야기도 이 분야에서 그나마 관심받을 수 있는 소재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주 소개하는 책 <매일 아침 나는 텃밭에 간다>는 차별성이 분명하고 색다른 매력이 두드러진다.

책 제목 아래 작은 글씨로 ‘판다 할부지 강철원의 다정한 식물 수업’이라는 글이 붙었다. 저자 이름이 익숙하다 싶었는데 국민 스타였던 푸바오를 잘 키워낸 판다 할부지로 유명했고, 현재도 아이바오, 러바오, 후이바오, 루이바오를 살뜰하게 돌보는 사육사이다. 145만 명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동물원 유튜브에서 한국 최초로 자연 번식으로 푸바오가 태어나는 상황부터 자라는 모습, 많은 이들의 눈물을 뒤로 하고 직접 곰 손녀를 중국에 데리고 간 장본인이다.

한국산 판다 푸바오는 한국에 남아야 한다는 많은 요청에도 사람의 관점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에 따라 많은 판다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설득했다. 판다가 등장하는 유튜브를 몇 번 정도 봤다면 판다를 향한 사랑 못지않게 식물에 관한 저자의 애정을 알 수 있다. 판다에게 좀 더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대나무숲을 조성해 다양한 대나무를 맛보게 하고 판다가 노는 정원에는 계절마다 새로운 식물을 심는다. 까다롭게 예민한 동물로 유명한 판다를 돌보는 것만으로 벅찰 것 같은데 주키퍼가 농부와 정원사의 몫까지 하나 싶어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알고 보니 저자는 전북 순창 깊은 산골에서 동식물을 벗 삼아 자랐고, 텃밭을 가꾸는 어머니 옆에서 놀았다. 물론 본격적으로 식물 공부를 시작한 건 동물을 더 잘 돌보기 위해서였다.

책은 텃밭을 가꾸는 기술이나 작물 정보를 중점으로 다루지 않는다. 한 사람이 살아보며 만난 가족과 동물들, 계절과 기억, 사랑과 상실의 순간을 흙 위에서 지내며 자연스럽게 돌아보는 이야기이다. 옥수수 한 알과 감자 한 포기에도 어린 시절의 풍경이 스며 있고, 부추와 고추를 돌보는 보통 일상에선 지금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담담함이 전해진다.

용인에 터를 잡고 직장 생활을 바쁘게 하던 중 저자는 우연히 아담한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땅을 발견한다. 부동산 중개인은 비포장도로를 한참 올라가는 불편함도 있고 재테크는커녕 쓸모없이 버려진 이 땅을 왜 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적당히 외져서 조용하고, 위쪽이라 반대편 산세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이곳이 너무 좋았다고 말한다.

주말이면 텃밭으로 가는 일상이 5년을 넘었고, 여전히 텃밭 가는 길은 행복하다. 저자는 책에서 “나는 텃밭에서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있다. 마음 넓은 자연은 부족한 인간의 시도와 도전을 말없이 받아 준다. 욕심을 부리다가 끝내 마음을 비우고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작은 생명체에게서 배운다. 내가 키우는 텃밭 식물들이 오히려 나를 키우는 느낌이다. 나를 나로 바라볼 수 있는 곳, 신나게 놀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곳, 아내와 인생 후반전을 시작하는 희망의 장소이자 편안한 고향”이라고 텃밭의 의미를 설명한다.

수확을 많이 하려다 실패한 사연, 텃밭으로 놀러 오는 곤충, 동물과의 교감, 푸바오를 보내기 몇 달 전부터 심란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텃밭을 자주 찾았던 추억도 나온다. 처음 수확한 당근을 곰 손녀에게 내밀었다가 거부당했던 사연과 뒷이야기는 푸바오 영상에서 봤던 일화와 연결돼 웃음이 나온다. 책 곳곳에 텃밭과 연결된 판다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각 장의 일화는 짧고 유쾌하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자연과 생명에 관한 저자의 진심은 묵직한 울림이 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거대한 구호가 아니라 한 생명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판다 할부지, 정철원의 텃밭 이야기는 세상을 바꾸는 다정함이자 자신을 돌보는 응원이자 힐링이다. 정철원 지음/한스미디어/272쪽/1만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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