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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가 집계한 올 상반기 도서 판매 전체1위를 차지한 소설<프로젝트 헤일메리>표지. 교보문고 제공
교보문고가 집계한 올 상반기 도서 판매 전체2위를 차지한 소설<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표지. 교보문고 제공
2026년 상반기 소설의 인기는 막강했고, ‘텍스트힙’(글자책 인기) 인기와 함께 20대 독자가 다시 서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교보문고는 최근 상반기 도서 판매 분석을 통해 변화하는 도서 시장 트렌드와 하반기 전망을 내놓았다.
상반기 도서 판매는 소설 분야가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9.3% 증가하면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판매 종합 10위권에 소설이 8종이나 차지했으며, 전체 단행본 판매에서도 소설이 차지하는 비중도 10.6%에 달했다. 상반기에 판매된 국내도서 10권 중 1권은 소설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소설과 외국소설이 나란히 이끌었다. 한국소설은 꾸준한 독자층을 기반으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다수 포진하였고, 외국소설은 화제작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 특히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외국소설의 인기를 보여줬다.
이와 같은 소설의 인기 배경에는 ‘텍스트힙’ 트렌드가 자리하고 있다. 불확실한 사회 환경 속에서 독자들이 위로와 공감,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야기를 찾으면서 소설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짧고 빠른 영상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오히려 깊은 몰입과 상상력을 제공하는 서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점도 소설 분야가 인기를 얻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영상매체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품 세계에 머물 수 있는 소설만의 강점에 독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 내에서도 소설 분야 도서는 30종으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인문 분야는 지난해와 동일한 14종을 유지한 반면, 경제경영, 에세이, 자기계발 분야 도서가 소폭 늘어나며, 주요 분야에 대한 판매 집중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20대 독자들이 독서를 새로운 힙한 문화 콘텐츠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서점을 직접 방문해 소설을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도 인상적이다. 반면 온라인 채널을 이용해 소설을 구매한 회원은 40대 독자층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온,오프라인 채널별 이용자층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도서 시장은 특정 인물이나 미디어가 형성한 강력한 팬덤의 움직임에 따라 베스트셀러 순위가 요동치는 ‘팬덤 마케팅’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책을 매개로 구축된 팬덤이 출판계에서 막강한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들이 잇따랐다.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영화 개봉으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데 더해 대형 유튜버들의 집중적인 추천이 이어지면서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스즈키 유이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역시 독자들의 신뢰도가 높은 인플로언서가 추천한 후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단기간에 판매량이 급증했다.
또한 ‘민음사TV’는 출판사 자체 브랜드 채널만으로도 높은 팬덤을 구축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해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된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가 종합 6위에 오르고 이외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역시 독자들의 구매로 이어지면서 상위권에 진입했다. 고전을 흥미롭게 재해석하는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외국소설 30위 내에 세계문학전집이 12종이나 포함되는 등 눈에 띄게 비중이 확대 되었다.
올해 상반기 만화 분야의 성장은 10대 독자층 확대가 견인했다. 10대 구매는 전년 대비 91.0% 증가하며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40대 구매도 28.3% 증가했는데, 이는 40대가 초·중등생 자녀를 둔 부모 연령층이라는 점에서 10대 자녀의 대리 구매로 상당 부분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교보문고가 예측한 하반기 전망을 살펴보면, 소설 분야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독서를 경험하고 공유하며 문화 콘텐츠로 즐기는 흐름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만큼, 하반기에도 소설로 향하는 독자들의 발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하반기 인기 작가들의 신작 출간 소식이 더해져 시장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진영, 황정은, 편혜영, 은희경, 배수아 등 독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작가들의 신작 출간이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 특히 황정은 작가는 12년 만의 장편소설을, 은희경 작가는 7년 만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는 작품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다.
인문 분야의 약진도 기대된다. 숏폼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문해력 저하’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2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를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힙(Hip)한 문화로써 소설을 소비하기 시작한 이들이 점차 몰입과 깊이있는 사고를 요하는 독서의 본질적 가치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소설이 제공하는 서사적 몰입 경험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는 심리학, 철학등 인문학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스레 확장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