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단위계획 위반’ 북항 환승센터, BPA 매매계약 해지 예고 ‘초강수’

단차 발생 공공보행통로 설계 변경 놓고
BPA-사업시행자 시정 요구 등 실랑이
15일까지 설계변경 확약서 날인 없으면
북항1단계 첫 토지매매계약 취소 사태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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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만공사(BPA)가 ‘지구단위계획 위반’을 이유로 부산항 북항재개발구역 1단계 내 환승센터의 사업시행자인 피큐건설과의 계약 해지를 검토하고 있다. 공사가 진행 중인 환승센터. 정종회 기자 jjh@ 부산항만공사(BPA)가 ‘지구단위계획 위반’을 이유로 부산항 북항재개발구역 1단계 내 환승센터의 사업시행자인 피큐건설과의 계약 해지를 검토하고 있다. 공사가 진행 중인 환승센터. 정종회 기자 jjh@

부산역과 부산항 북항을 잇는 핵심 기반시설이 될 환승센터 건립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사업 시행자와 부산항만공사(BPA)가 공공보행통로 설계를 두고 팽팽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BPA가 토지매매계약 취소라는 ‘초강수’를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경우 해양수도 부산의 관문인 북항 재개발 사업 전체의 차질은 물론 도시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부산항만공사는 북항 1단계 재개발지구 C-1블록 환승센터 사업 시행자인 피큐건설 측에 “오는 15일까지 설계 변경을 약속하는 확약서에 날인하지 않을 경우 토지매매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2만 5714.5㎡ 면적의 이 부지는 부산역에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까지 이어지는 공공 보행 동선의 핵심 거점으로, 북항 재개발지구 내 민간 매각대상부지 중 가장 공공성을 요하는 부지다. 현재 지상 24층, 연면적 18만 3540㎡ 규모로 2022년 9월부터 환승센터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이며 공정률은 10%대다.

부산역에서 나와 환승센터 옥상광장을 거쳐 북항친수공원까지 이어지는 주 통로인 공공보행통로는 폭 50m, 길이 250m로 통행 목적의 보행로를 넘어 사실상 도시관리계획상 광장의 기능을 한다.


갈등은 설계·시공 중인 환승센터 저층부 옥상광장이 부산역 보행 데크보다 3.3m 높게 계획돼 있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피큐건설은 2022년 5월 최초 설계안과 달리, 2024년 2월 옥상광장 위치를 기존보다 3.3m 높게 올렸고 단차가 발생하는 부분은 계단으로 연결하기로 설계안을 변경해 동구청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BPA는 이같은 설계 변경이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을 어겼다고 본다. 지침에 따르면 환승센터 저층부 옥상광장은 부산역과 북항친수공원으로 이어지는 데크와 동일한 높이에 조성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단차로 인해 부산항 조망권과 노약자, 장애인의 보행권도 침해받을 수 있다.

BPA는 피큐건설이 사업의 수익성 등을 위해 의도적으로 단차를 설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단차로 인해 환승센터 내 상가시설을 1개 층 더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큐건설 측은 행정 절차상으로 이미 허가가 끝난 사안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구청 역시 당시 BPA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별다른 이의 제기가 없어 정상적으로 승인했다는 입장이다.

뒤늦게 문제를 인지한 BPA는 2024년 11월부터 지속적으로 시정을 요구해왔다. 피큐건설은 이에 지난 1월 시정 의사를 밝히고 이달 설계변경을 위한 사전 작업인 교통영향평가에 착수했다.

그러나 BPA 측은 “상호 신뢰가 무너졌고 지금이라도 시정해야 한다”며 ‘설계변경 확약서’ 날인을 요구 중이다. 피큐건설 측은 “다른 재개발 부지에는 적용되지 않는 철거비용 이행보증증권 제출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날인이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이처럼 민간 사업자가 버틸 경우 사실상 BPA는 설계 변경을 강제할 직접적인 법적 권한이 없다. 이에 BPA는 계약 취소와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 등을 준비 중이며, 사업은 대규모 소송전으로 번져 무기한 지연될 우려가 크다.

결국 사업의 장기 표류를 막고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선 허가권자인 동구청이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구청이 위법성 여부를 검토해 공사 중지 처분 등 행정력을 행사함으로써 실질적인 설계 변경을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인 돌파구라는 분석이다.

강철호 부산 동구청장 당선인은 “시행사가 교통영향평가 등 행정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일단 신뢰하되, 조망권 침해 등 시민의 뜻에 어긋나는 경우가 발생할 경우 공사 중지 명령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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