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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은수 원내대변인이 27일 국회에서 의원총회 논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전 대변인은 이날 의총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곧장 추진하는 대신 정치 개입과 권한 남용 의혹을 빌미로 국정조사를 먼저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음 달 5일 국회 본회의에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 요구서 보고를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대법관 재제청 거부 논란 이후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탄핵 명분을 마련하면서 역풍을 차단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대안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노골적인 사법부 탄압”이라며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맞서 싸우겠다”고 반발했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7일 의원총회 이후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데 의견들이 모아졌고,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향후 일정 등을 묻는 말에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국정조사 요구의 건’은 다음 달 5일 본회의 처리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1~2주 뒤 국정조사 계획서까지 채택한 후 국정조사를 추진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 등 지도부와 의원들이 27일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정치 개입 논란과 권한 남용 의혹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탄핵 추진 의사를 드러냈다. 하지만 중도층 역풍 등을 우려해 국정조사 검토로 입장을 바꿨다.
이번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를 결정한 건 오세훈 서울시장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이 1심 유죄에서 2심 무죄로 뒤바뀐 영향도 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둔 김건희 여사 석방 여부를 고려했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까지 고려하려면 국정조사로 위법 행위 등을 명백히 밝히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총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내란특검과 종합특검에서 대법원 위법 행위에 대한 규명이 미진했다고 거론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대법원장 탄핵을 바로 추진하면 위헌·위법 행위 근거 부족으로 기각 가능성이 있어 국정조사가 먼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해 제기된 각종 의혹들의 진상을 규명할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 추진을 결정한 민주당을 거세게 비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국정감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의원총회를 열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한다”며 “탄핵보다 더 비열하고 악질적이고, 노골적인 사법부 탄압이자 명백한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느냐, 헌법상 근거 없는 권한을 행사했느냐”며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위기를 무마하기 위해 대법원장 한 사람을 악마화하고 괴롭히는 폭력적인 ‘이지메 정치’”라고 비판했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정권 차원의 보복이자 겁박이란 주장도 이어졌다. 정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유죄 파기환송에 대한 유치한 보복이고, 대통령 부부와 최측근 재판 재개를 막기 위한 치졸한 겁박”이라며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을 짓밟아 대통령 본인 재판에 입맛에 맞는 대법관을 고르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말했다.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은 “이재명 정권이 ‘대통령 죄’를 덮고자 조 대법원장에 ‘죄’를 씌우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SNS에 “이 대통령 죄를 없애려 국가 사법체계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이런 행태가 그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내란’이며 ‘쿠데타’ 아니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결정한 이날 의원총회에서 ‘조작기소 특검법’ 추진 여부와 신천지 당원 가입 의혹 등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가 눈앞에 닥친 중요한 현안인 만큼 당내 갈등을 촉발할 신천지 관련 의혹은 다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신 가상자산 과세 유예 여부 등과 관련해 당내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고, 이른 시일 안에 관련 입장을 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