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 우롱하는 대한항공…김미애 “통합 LCC 부산본사 검토 결과 공개하라” 촉구

김 의원, 대한항공서 받은 질의서 답변 내용 공개
대한항공, ‘본사’·‘입지 기준’ 등 질의에 즉답 회피
‘본사 유치 어려운 경우’부터 꺼낸 부산시장
뒷짐 진 산업은행·국토부 모두 싸잡아 비판
대한항공에 “부산 본사 검토 결과·결정 일정 공개” 촉구
“부산는 공식 입장 밝히고 산은은 협상에 직접 나서야”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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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국회의원. 김미애 의원실 제공 김미애 국회의원. 김미애 의원실 제공

국회 국회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부산 해운대을)은 27일 대한항공의 ‘통합 LCC(저비용항공사)’ 출범에 따른 ‘통합 LCC 부산 제2허브 구축계획안’과 관련, 대한항공에 부산 본사 검토 결과와 결정 일정을 부산시민에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시에는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을, 한국산업은행에는 협상에 직접 나설 각각 요구했다.

김미애 의원은 이날 ‘부산 시민 우롱하는 대한항공, 통합 LCC 본사 답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대한항공이 오늘(27일) 본 의원에게 보내온 통합 LCC 관련 회신은 부산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대한항공과 부산시, 한국산업은행의 소극적인 입장과 방관적 자세를 싸잡아 질타했다.

김 의원은 △대한항공은 부산 본사 검토 결과와 결정 일정을 올해 11월 안으로 부산 시민에게 공개할 것 △전재수 부산시장은 대한항공 계획안과 이번 회신에 대한 부산시의 공식 입장을 밝히고, 그동안 대한항공에 무엇을 요구해 왔는지 시민에게 공개할 것 △산업은행은 통합에 정책자금을 투입한 당사자로서 부산 본사 협의에 직접 나설 것 △국토교통부는 통합 과정에서 제시한 ‘지방공항 기반 제2허브' 정책 목표가 이행되도록 대한항공·진에어·산업은행·부산시가 참여하는 협의를 즉시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내년 1분기 출범을 목표로 추진되는 대한항공의 통합 LCC는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에어부산·에어서울 세 LCC가 하나로 합쳐져 아시아권 최대 규모의 매머드급 LCC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 18일 대한항공 회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대한항공이 지난 16일 제출한 ‘통합 LCC 부산 제2허브 구축계획안’에 대해 세 가지를 물었으나 기한인 지난 20일까지 답을 받지 못했고, 지난 23일 국회 종합감사에서 최정호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재차 요구해 이번에 서면 답변을 받았지만, 답변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우선, 김 의원은 통합 LCC 본사 소재지도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부산 간 기능 분담안부터 내놓은 이유가 무엇인지, 그 안은 본사를 수도권에 두는 것을 전제로 작성한 것인지, 부산 본사 방안도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기능 분담안이 부산을 “세컨드 허브(Second Hub)”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에서 세운 계획이라고만 했다. 본사 소재지는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비켜 갔다. 수도권을 전제로 했는지, 부산 본사를 실제로 검토하고 있는지에는 끝내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김 의원은 11월 말까지 한다는 의견수렴의 대상과 방식, 본사 입지를 정하는 기준을 물었다. 특히 국토교통부·산업은행 등 관계기관이 부산 본사에 찬성하면 받아들일 의사가 있는지, 관계기관과 근로자의 의견이 엇갈리면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질의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제출한 ‘통합 LCC 부산 제2허브 구축계획안’에서 11월 말까지 부산시와 국토부, 산업은행 등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지난 9월 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통합 저비용항공사(LCC)의 본사 부산 유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재찬 기자 chan@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지난 9월 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통합 저비용항공사(LCC)의 본사 부산 유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재찬 기자 chan@

이에 대한항공은 “부산시와의 협의와 3사 직원 의견 청취를 검토하겠다”고 했을 뿐, 국토부와 산업은행의 의견을 언제 어떻게 들을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입지 기준은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관계기관이 찬성하면 수용하겠느냐는 질문과, 의견이 엇갈리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아예 답을 하지 않았다.

김 의원이 ‘11월 말이 의견수렴을 마치는 시점인지 본사 소재지를 최종 결정하는 시점인지, 최종 결정 주체는 누구이고 앞으로의 세부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물은데 대해서는 11월 말까지 의견수렴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최종 결정 시점은 "단정적으로 말씀드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세부 일정은 "변동 가능성이 있어 구체화되는 대로” 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한항공은 "통합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 주체는 대한항공과 진에어"라고 스스로 밝혔다. 결정할 권한은 자신에게 있다고 하면서 결정은 계속 미루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은 “대한항공이 말하는 ‘세컨드 허브'의 실체도 허술하다. 계획안에서 늘어나는 김해공항 국제선 5개 노선은 일본 4개, 동남아 1개로 단거리 노선에 집중됐다. 부산발 중거리 노선을 새로 여는 전략도, 부산 근무 인력을 얼마나 늘릴지도 계획안에는 없다”며 “정책 수립은 서울이 맡고 부산은 영남권 마케팅·영업 등 일부 기능을 맡는 구도다. 노선 몇 개와 일부 기능을 나눠 주는 것을 ‘부산 항공산업 발전에 대한 기여'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짚었다.

이어 “에어부산은 부산 상공계가 뜻을 모아 세우고 부산시가 투자에 참여해 부산 시민이 함께 키운 항공사다. 지금도 에어부산의 운항·객실·정비 인력 10명 중 7명이 부산 소속”이라며 “부산은 수요가 없어 본사를 줄 수 없는 곳도 아니다. 김해공항은 지난해 영업이익 1006억 원으로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14개 공항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대로 통합 LCC가 출범하면 에어부산이 부산에서 맡아 온 본사 기능과 의사결정 기능은 수도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그 동안 부산시는 대한항공에 무엇을 요구했고, 어떤 답변을 받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오늘 회신에서도 부산시와 협의하겠다고만 했을 뿐, 부산 본사 설치에 대해서는 한 줄의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종철 국민의힘 부산시의회 원내대표와 조상진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의원들이 지난 8월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산하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본사 부산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박종철 국민의힘 부산시의회 원내대표와 조상진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의원들이 지난 8월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산하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본사 부산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전재수 시장은 27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통합 LCC) 본사 소재지는 물론 주요 의사결정과 노선·운항계획 등 핵심 기능을 부산에서 수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본사 유치가 어려운 경우에도 노선 개설·마케팅 지원으로 부산의 거점 기능을 강화하고…’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대한항공이 결정을 미루며 버티고 있는 지금, 부산시장이 먼저 본사 유치가 어려운 경우를 꺼낸 것이다. 협상 상대에게 물러설 자리부터 보여 준 셈”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본사가 안 될 경우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부산 본사를 관철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산업은행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무책임한 행태를 질타했다.

산업은행은 2020년 항공사 통합 과정에서 한진칼에 8000억 원의 정책자금을 투입했고, 정부는 ‘지방공항 기반 제2허브 구축'을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공적 자금이 들어간 통합이었다. 그런데 한진칼의 주요 주주인 산업은행은 김 의원에게 “대한항공과 부산시가 합의하면 찬성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조건부 입장만 밝혔다.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도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기업 경영에 이래라저래라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통합 LCC 본사 위치는 "민간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부산 본사에 대한 입장을 직접 듣고자 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두 차례 모두 무산됐다.

김 의원은 “대한항공과 산업은행, 국토부, 부산시가 서로 공을 넘기는 사이 12월 합병 주주총회와 내년 3월 (통합 LCC) 출범일이 다가오고 있다”며 “출범 뒤 조직과 의사결정 구조가 굳어지면 부산 본사 설치는 훨씬 더 어려워진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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