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도박장 된 증시…코스피, 지난달 16% 폭락

역대 일곱 번째 큰 하락률
올해 사이드카 55회…금융위기 2배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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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미국 기술주가 급락한 여파로 3% 넘게 하락한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미국 기술주가 급락한 여파로 3% 넘게 하락한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사이버 도박장’을 방불케 하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는 무려 16% 넘게 폭락했으며, 올해 사이드카도 55회나 발동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기록의 두 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지수는 16.19%(6838.04→5730.74) 하락했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일곱 번째로 큰 하락률이다. 이달 코스피 지수가 상승한 날은 20거래일 중 8거래일에 불과하다. 지수가 내린 날의 일평균 하락률은 3%인데, 지수가 오른 날의 일평균 상승률은 2.44%에 그쳤다.

지난달에는 미국 네오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신용 위기를 계기로 위축된 투자 심리가 지수를 짓눌렀다. 메타, 알파벳,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악화한 현금흐름이 인공지능(AI) 투자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우려를 자극한 점도 악재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실적도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월간 등락률로 보면 올해 코스피 지수는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의 역대 월간 하락률 상위 7개 중 3개가 올해 기록이다. 지난 7월(-22.19%)은 역대 3위, 3월(-19.08%)과 지난달(-16.19%)이 각각 5위와 7위다. 역대 1위는 외환위기가 찾아왔던 1997년 10월(-27.24%), 2위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23.13%)이다. 4위는 1998년 5월(-21.17%), 6위는 1990년 4월(-18.1%)이다. 동시에 역대 월간 상승률 상위 6개 중 3개도 올해 기록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 충격 없이도 올해 코스피가 기록적인 급등락을 반복하며 유례없는 변동성을 나타낸 것이다.

상반기 코스피 급등을 이끈 것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와 자본시장 체질 개선책 등 정부의 증시 부양 드라이브였다. 2월 말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자 3월 한차례 지수가 꺾였고, 7월에는 AI 거품론 우려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청산이 맞물리며 지수가 급락했다.

극심한 변동성에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총 55회 발동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한국거래소가 현재의 발동 기준에 따라 통계를 집계한 2002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역대 2위인 2008년(26회) 기록의 두배를 넘어섰고, 역대 3위인 2020년(7회) 기록보다 8배 가까이 많다.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기준가격보다 5% 이상 상승 혹은 하락한 시간이 1분 이상 지속될 때 발동되며, 발동 시 프로그램 매매호가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된다.

AI 밸류체인 투자에 대한 우려가 쉽게 잦아들지 않아 당분간 지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이 같은 우려가 언제든 재부각될 수 있어 불안이 크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3일에는 애플이, 4일에는 AMD가 실적을 발표한다. 5일에는 ARM과 퀄컴이, 18일에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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