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아니라고? 그럼 뭐가 부산이고?
이 전시를 소개하기 위해 3번이나 전시장을 찾았다. 참여 작가와 기획자 인터뷰들까지 꽤 많은 품이 들어갔다. 그만큼 이 전시를 제대로 소개하고 싶었다. 부산에 삶의 터전을 가진 이들이라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부산현대미술관이 7월 7일까지 여는 상반기 기획전 ‘이것은 부산이 아니다: 전술적 실천’전이다.전시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기자들에게 전시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당장 여러 기자가 “그럼 무엇이 부산인가? 전시에서 보여주는 답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달라”고 요청했다. 2개 층 63명의 작가 145점의 현대 미술 작품을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는 없었지만, 이 전시에 대한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질문 같았다.지역 소멸 위기를 걱정하는 시대, 한때(지금은?) 대한민국에서 2번째 큰 도시라고 불리던 부산조차 이 같은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위해 역외로 떠나고, 기관 이전으로 부산에 내려온 직장인들조차 여전히 집과 가족은 서울에 머무르고 있다. 이번 전시의 시작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었다.“부산이라는 지역성을 제대로 탐색하고 싶었어요. 쉽지 않은 주제였기에 고민이 많았죠. 좀 더 많은 이들의 지혜를 모으자 싶어 1년 전 부산의 예술인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 전시추진위원회를 꾸렸죠. 여러 번 회의하며 각자가 생각하는 부산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리서치(설문) 조사도 했어요. 합의된 답이 나오지 않았지만, 덕분에 부산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가치를 찾을 수 있었죠.”전시를 기획한 김소슬 부산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의 설명처럼, 추진위에서 나온 다양한 관점은 7개의 소주제를 가진 전시로 탄생했다. 전시 제목으로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용어 ‘전술적 실천’이라는 말은 부산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만났던 사람들의 경험, 노력, 공동의 실천을 의미하고 있다.7개의 소주제는 이렇다. 우선 ‘체화된 기억’에선 축적된 경험과 신체성에 주목했다. 티파니 청은 부산에 사는 베트남 사람들의 이주 경로를 지도에 기록했다. 부산으로 유입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양자주 작가는 부산 재개발 지역의 벽에 시민들과 같이 지장을 찍어 작품을 완성했다. 여상희 작가는 유엔 공원에 묻힌 이름 없는 병사들의 비석을 신문이라는 소재로 다시 만들었다.‘요충지-소문의 곳’은 부산 가덕도에서 채집한 소리와 이야기를 작품으로 풀어낸다. 그 외에도 로컬 식문화와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 ‘미래로의 연결망’, 의미 있는 것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작업인 ‘그 풍경은 늘 습관적으로 하듯이’, 혐오와 배척이 난무하는 시대의 건강한 관계 맺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불안-조율-공존’, 경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이야기하는 ‘경계 감각’, 미술계에선 소수일 수 있는 여성 창작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복수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가 있다.무거운 주제일 수 있지만 전시는 유쾌한 요소가 많다. 관객이 몸으로 체험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작품도 있고, 동화나 만화, 영화 형식을 가진 작품도 있다.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고 즐기다 보면 어느새 관객이 공감하는 부산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다.모처럼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았다면 ‘이것은 부산이 아니다: 전술적 실천’전 외 다른 기획전 2개도 같이 둘러볼 만하다.지하 1층의 2개 전시실에선 ‘능수능란한 관종’전이 열리고 있다. 관심을 추구하는 행위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임을 탐색하고 있다. 관심을 얻기 위해 얼마나 극단적일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관종’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모든 작품은 개성적이고 과격하고 때론 기괴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미성년자 관람 주의, 사진을 찍지 마시오라는 메시지가 붙은 작품들도 있으니 어느 정도 표현 수위를 짐작할 수 있다. 실험적이고 기득권에 반하는 저항의 목소리가 작품에 제대로 묻어난다. 회화 조각 사진 영상 설치 비평 연구 아카이브 자료 등 32명의 작가, 136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이외에 지하 1층 1전시실에선 미술관의 소장품 전시도 열리고 있다. 마크리의 ‘나의 집이었던 곳’, 스튜디오1750의 ‘LMO3116’ 은 환경, 생태에 관한 메시지를 체험하는 설치물이다.
5년 만에 재현된 조선통신사 행렬…광복로 연도 가득 메운 시민 환호
“축제가 모처럼 축제 같네!” ‘通(통), 하는 우리’라는 제목으로 열린 2024 조선통신사 축제의 하이라이트 행렬 재현이 4일 오후 3시 부산 중구 용두산 공원을 출발해 광복로 일대에서 이뤄졌다. 5년 만의 정상 개최이다. 예년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에 부활한 행렬을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 관광객 등으로 광복로 일대 연도는 오후 내내 북적였다. 이번 조선통신사 행렬은 정사 이상준(쓰시마시 국제자문대사), 부사 민정희(충청남도역사박물관장), 종사관 구지현(선문대 한국문학콘텐츠창작학과 교수) 등 조선통신사 3사(三使)와 부산태극취타대, 일본 쓰시마 무사단, 부산예술단 등 500여 명이 참가했다. 행렬은 오후 2시 30분께 용두산 공원에서 의식 행사와 타종식을 진행한 후 공원 종각 앞에서 출발해 광복로 입구까지 2km 남짓 구간에서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500명 규모의 행렬단은 각 구간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펼쳤다. 행렬에 앞서 용두산 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린 출발식에는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 이미연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김성배 소장, 오스카 츠요시 주부산일본국총영사, 최진봉 중구청장, 조승환 국회의원 당선인, 최용석 부산한일친선협회 회장, 기타지마 요우헤이 시모노세키 부시장, 히타카쓰 나오키 쓰시마 시장 등이 함께했다. 이준승 부시장은 환영 인사말로 “올해는 특히 부산과 시모노세키시가 본격적으로 문화 교류를 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고, 내년 2025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인 만큼 앞으로도 한일 양국의 교류와 협력에 대한 노력은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사 역할을 맡은 이상준 쓰시마시 국제자문대사는 “5년 만에 열리는 조선통신사 축제가 날씨가 좋아서 더욱더 반갑다”면서 “이번 축제를 통해 조선통신사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선린우호의 정신을 계속 발전시킴으로써 한일 간의 우호 증진, 그리고 더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평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참가한 하마자키 코우이치(56·가스업) 씨는 “지난 2004년부터 조선통신사 축제에 참여했다”면서 “자매도시 부산을 찾는 것도 즐겁지만, 1년에 한 번씩 부산에 와야만 만날 수 있는 자매 팀(부산외국어대) 학생들도 좋아서 해마다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하마자키 씨는 시모노세키 바칸키헤이타이(馬関騎兵隊) 소속으로 21년째 부산을 찾았다. 한편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에 앞서 오전 11시부터 창선치안센터 앞과 용두산공원 에스컬레이터 입구, 남포역 7번 출구 등 3곳에선 한일 거리 공연도 펼쳐졌다. 한일 거리공연은 5일에도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광복로 일대 같은 장소에서 계속된다.
창원당당한방병원, 창원시축구협회와 업무협약
창원당당한방병원이 최근 창원시축구협회와 상호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양 기관은 업무협약에서 △창원시축구협회 회원 건강 증진 △상호 발전과 상생을 위한 홍보 △지속적 교류와 협력을 통한 지역사회 발전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창원시축구협회 오진열 회장은 "오랜 기간 창원시축구협회를 후원하고 지지해준 창원당당한방병원과 협약을 맺고, 창원시축구협회 회원들이 창원당당한방병원의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돼 감사하며, 상호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창원당당한방병원 김병진 병원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지역사회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는 목표에 조금 더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며 "풍부한 양한방 협진 치료 경험과 우수한 의료진으로 만족스러운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당당한방병원은 경남 창원시 상남동의 추나·도수 치료 중점 한의학 의학 협진 병원으로, 체형 교정·성장클리닉, 족부센터, 줄기세포 치료센터 등 특성화 센터를 운영한다. 일요일도 입원과 진료가 가능한 365일 진료 병원이다. 한편 창원당당한방병원은 최근 창원시 민간어린이집연합회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황정민·전도연… 톱배우들, 오랜만에 연극 무대 복귀
황정민, 전도연 등 충무로 명배우들이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주로 매체에서 대중을 만났던 두 사람이 오랜만에 무대 복귀를 선택해 관객의 관심이 높다. 황정민은 오는 7월 막을 올리는 연극 ‘맥베스’에 함께 한다. 그는 약 한 달 동안 공연하는 이 작품의 주연 맥베스로 나설 예정이다. 이 작품은 스코틀랜드 장군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을 듣고 국왕을 살해한 뒤 서서히 타락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황정민이 연극 무대에 오르는 건 2022년 ‘리차드 3세’ 이후 2년여 만이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연극 ‘오이디푸스’ 등에도 출연했던 그의 무대를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 주목된다. 이 작품은 황정민 소속사이기도 한 샘컴퍼니가 선보이는 6번째 연극이기도 하다.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황정민 외에도 김소진, 남윤호, 송영창, 송일국 등이 출연한다. 전도연은 연극 ‘벚꽃동산’으로 27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다. 그는 오는 6월부터 한 달여간 공연하는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을 맡는다. 전도연이 연극에 도전하는 건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처음이다. 이 작품은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 ‘벚꽃동산’을 한국 배경으로 재창작했다. 전도연 등 출연 배우들은 원작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인물을 연기한다. 전도연은 공연 기간 동안 단일 캐스트로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무대에 오른다. 전도연은 “연극에 대한 갈망이 있었지만, 두려움이 컸다”며 “출연을 받은 후 성의있게 거절하려고 했는데 공연을 본 뒤 배우로서 피가 끓는 게 느껴져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 공연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남윤호, 박해수, 손상규, 최희서 등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반박에 재반박 ‘무한루프’ 하이브-민희진, 향후 쟁점은?
가요기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모회사 하이브의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양 측이 연일 대립각을 세우며 법정 싸움을 예고한 가운데 이달 열릴 어도어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 논의 결과에 따라 우선적으로 이번 사태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법조계와 엔터계에 따르면, 민 대표 측 법무법인은 올해 2월 주주 간 계약서 수정안을 하이브 측에 보냈지만 거절 회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안에는 소속 걸그룹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를 어도어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 단독으로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주주 간 계약상 아티스트의 전속계약 해지는 다른 기획사들과 마찬가지로 이사회의 승인을 얻게 되어 있다. 하이브 측은 민 대표의 이 같은 요청이 지난달 감사 중간 결과에서 공개된 배임 의혹과 맥을 같이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어도어 이사회는 민 대표 본인과 측근인 신모 부대표, 김모 이사 등 3명으로 이들이 의결권을 갖고 있다. 다만 현재 계약 구조에서는 아티스트 전속계약 해지와 같은 움직임이 보였을 때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가 임시주총을 소집해 어도어 이사진을 교체할 수 있다. 만약 민 대표가 단독으로 전속계약 해지권을 갖게 된다면 하이브는 뉴진스 이탈을 막을 방도가 없어지고, 소속 가수가 뉴진스 한 팀인 어도어엔 직원들만 남게 된다. 하이브 측은 이 같은 요청이 ‘어도어는 빈 껍데기가 됨’이라는 대화록과 맥을 같이한다고 의심하지만, 민 대표 측은 “흑색선전을 멈추라”며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양쪽의 반박과 재반박이 계속되면서 이번 사태의 향방에 갈수록 관심이 커지고 있다. 향후 쟁점은 △이사회·주주총회 개최와 관련된 논쟁 △민 대표에 대한 배임 고발 건 등이다. 어도어 측은 지난달 30일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와 관련한 서울서부지법 심문에서 오는 10일 이사회를 열겠다는 입장을 냈다. 어도어 측은 당초 하이브의 이사회 소집 요구를 거부했지만, 10일 이사회에 이어 이달 말 중 주주총회 개최의 뜻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이 열리면 지분 80%를 가진 하이브의 뜻에 따라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양쪽이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봉합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지만, 사실상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민 대표의 배임 여부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그러나 민 대표는 지난달 25일 연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탈취 등 자신을 둘러싼 배임 의혹을 부인했다. 오히려 민 대표는 포렌식 등을 통해 하이브가 자신의 메신저 대화를 엿봤다며 “개인 사찰한 하이브를 고소할 것”이라고 맞선 바 있다. 민 대표가 이번 주총에서 해임된다면 이와 관련해서도 법적 다툼을 일어날 수 있다. 하이브와 민 대표가 맺은 주주 간 계약의 풋옵션, 경업금지 조항 등 여러 갈등도 법정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시를 소개하기 위해 3번이나 전시장을 찾았다. 참여 작가와 기획자 인터뷰들까지 꽤 많은 품이 들어갔다. 그만큼 이 전시를 제대로 소개하고 싶었다. 부산에 삶의 터전을 가진 이들이라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부산현대미술관이 7월 7일까지 여는 상반기 기획전 ‘이것은 부산이 아니다: 전술적 실천’전이다. 전시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기자들에게 전시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당장 여러 기자가 “그럼 무엇이 부산인가? 전시에서 보여주는 답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달라”고 요청했다. 2개 층 63명의 작가 145점의 현대 미술 작품을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는 없었지만, 이 전시에 대한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질문 같았다. 지역 소멸 위기를 걱정하는 시대, 한때(지금은?) 대한민국에서 2번째 큰 도시라고 불리던 부산조차 이 같은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위해 역외로 떠나고, 기관 이전으로 부산에 내려온 직장인들조차 여전히 집과 가족은 서울에 머무르고 있다. 이번 전시의 시작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었다. “부산이라는 지역성을 제대로 탐색하고 싶었어요. 쉽지 않은 주제였기에 고민이 많았죠. 좀 더 많은 이들의 지혜를 모으자 싶어 1년 전 부산의 예술인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 전시추진위원회를 꾸렸죠. 여러 번 회의하며 각자가 생각하는 부산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리서치(설문) 조사도 했어요. 합의된 답이 나오지 않았지만, 덕분에 부산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가치를 찾을 수 있었죠.” 전시를 기획한 김소슬 부산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의 설명처럼, 추진위에서 나온 다양한 관점은 7개의 소주제를 가진 전시로 탄생했다. 전시 제목으로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용어 ‘전술적 실천’이라는 말은 부산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만났던 사람들의 경험, 노력, 공동의 실천을 의미하고 있다. 7개의 소주제는 이렇다. 우선 ‘체화된 기억’에선 축적된 경험과 신체성에 주목했다. 티파니 청은 부산에 사는 베트남 사람들의 이주 경로를 지도에 기록했다. 부산으로 유입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양자주 작가는 부산 재개발 지역의 벽에 시민들과 같이 지장을 찍어 작품을 완성했다. 여상희 작가는 유엔 공원에 묻힌 이름 없는 병사들의 비석을 신문이라는 소재로 다시 만들었다. ‘요충지-소문의 곳’은 부산 가덕도에서 채집한 소리와 이야기를 작품으로 풀어낸다. 그 외에도 로컬 식문화와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 ‘미래로의 연결망’, 의미 있는 것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작업인 ‘그 풍경은 늘 습관적으로 하듯이’, 혐오와 배척이 난무하는 시대의 건강한 관계 맺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불안-조율-공존’, 경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이야기하는 ‘경계 감각’, 미술계에선 소수일 수 있는 여성 창작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복수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가 있다. 무거운 주제일 수 있지만 전시는 유쾌한 요소가 많다. 관객이 몸으로 체험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작품도 있고, 동화나 만화, 영화 형식을 가진 작품도 있다.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고 즐기다 보면 어느새 관객이 공감하는 부산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다. 모처럼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았다면 ‘이것은 부산이 아니다: 전술적 실천’전 외 다른 기획전 2개도 같이 둘러볼 만하다. 지하 1층의 2개 전시실에선 ‘능수능란한 관종’전이 열리고 있다. 관심을 추구하는 행위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임을 탐색하고 있다. 관심을 얻기 위해 얼마나 극단적일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관종’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모든 작품은 개성적이고 과격하고 때론 기괴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미성년자 관람 주의, 사진을 찍지 마시오라는 메시지가 붙은 작품들도 있으니 어느 정도 표현 수위를 짐작할 수 있다. 실험적이고 기득권에 반하는 저항의 목소리가 작품에 제대로 묻어난다. 회화 조각 사진 영상 설치 비평 연구 아카이브 자료 등 32명의 작가, 136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 지하 1층 1전시실에선 미술관의 소장품 전시도 열리고 있다. 마크리의 ‘나의 집이었던 곳’, 스튜디오1750의 ‘LMO3116’ 은 환경, 생태에 관한 메시지를 체험하는 설치물이다.
고신대복음병원 제11대 병원장에 최종순 교수 선임
고신대복음병원 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가 제11대 병원장으로 선임됐다. 학교법인 고려학원이사회는 지난달 25일 법인 회의실에서 제73-2회 정기이사회를 열고 최종순 교수(기획조정실장)를 제11대 고신대복음병원 병원장으로 선임했다고 2일 밝혔다. 임기는 오는 7일부터 3년간이다. 최종순 신임 병원장은 고신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고신대복음병원에서 대외협력실장, QPS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보직을 두루 지냈다. 대한노인병학회 영남지회 이사장을 비롯해 대한가정의학회 부울경 회장 등 대외 활동도 활발하게 했다. 대외협력실장을 역임할 때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병원의 국제진료센터 역량을 강화해 카자흐스탄에 협력병원을 운영하고, 베트남·몽골 등에 원격의료센터 구축을 주도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병원의 대외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조정실장 임기에도 상급종합병원 인증과 의료기관인증평가 등과 관련해 탁월한 성과를 냈다. 최종순 신임 병원장은 '고용량 처방의 비타민 박사'로 불리며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 인더 월드2019에 등재되기도 했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 라이온스클럽, 국민의료보험공단과 함께 다문화가정과 국내외 의료사각지대에서 꾸준하게 의료 봉사를 펼친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 2021년 보건복지부 장관상과 부산광역시의사회 의학대상 사회봉사상을 수상했다.
[잠깐 읽기] 섬이라고 하는 내가 사랑하는 작은 우주
섬박사 김준의 <섬문화 답사기> 울릉·부산·거제·사천·남해 편이 나왔다. 신안 편, 여수·고흥 편, 완도 편, 진도·제주 편, 통영 편에 이어 여섯 번째다. 앞으로 인천과 옹진군, 충남과 전북 지역 등을 다룰 두 권이 남았다고 한다. 그는 30여 년 섬을 기웃거렸다. <섬문화 답사기> 집필을 시작한 지도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섬에 애인이라도 숨겨 둔 것일까. 그렇게 섬으로만 싸돌아 다니는 이유를 만나면 물어 보고 싶어진다. 이번 책에는 부산을 비롯한 경상권이 실렸다. 섬박사가 보기에 부산은 어떤 섬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부산에서는 영도, 가덕도, 눌차도 세 곳이 나온다. 외지 사람들이 부산에 섬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점이 뜻밖이다. 하긴 늘상 해양도시라고 강조하지만 눌차도까지 가 본 부산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영도는 주민의 30%가 제주와 인연이 있는 사람일 정도로 부산에서 유독 섬의 문화를 간직한 곳이었다. 책을 읽다 보면 가덕 숭어잡이와 눌차도의 굴 양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슬며시 걱정이 되기도 한다. 섬 전문가이자 음식 전문가답게 알차고 맛깔나게 제공하는 지역 음식 이야기가 군침을 당기게 만든다. 부산과 가까운 창원에 저도, 송도, 양도, 음지도, 우도, 초리도, 잠도, 실리도, 연도, 수도 등 가볼 만한 섬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한국에는 3300여 개의 섬이 있지만 섬에 사는 사람, 섬이 가진 문화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섬은 그에게 작은 우주였고, 발길이 잦아지면서 사랑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제 두 권을 더 집필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섬들로 떠난다고 한다. 섬박사의 건투를 빈다. 김준 지음/보누스/552쪽/2만 8000원.
진화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길찾기 앱을 지워라
‘라때’는 종이 지도란 물건이 꽤나 익숙한 것이었다. 누구의 승용차이든 뒷자석 혹은 글로브박스엔 으레 전국 고속도로 지도 책자 한 권 정도는 비치돼 있었다. 지도를 보는 것은 늘 흥미로운 일이었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의 등장 이후 사람들은 더 이상 종이 지도를 보지 않게 되었다. 더 이상 길을 갈 때 주변을 살피지도, 어디로 연결되었을지 모를 골목길로 발을 들이지도 않게 되었다. 그저 액정 위에서 반짝이는 화살표만 따라갈 뿐이다. 효율적이지만 재미는 줄었다. 작은 골목길에서 뜻하지 않게 꽤나 괜찮은 술집을 발견하는 일도 줄었다.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발견한 것들이 우리가 애써 찾던 것들보다 으레 더 반짝이는 법이다. 이러한 때에 “스마트폰의 지도 앱을 꺼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대착오(?)적인 책이 출간됐다. 반갑다.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다양한 길 찾기 솔루션)을 겨냥한 반달리즘의 근원에는 의외로 (인문학이 아니라) 뇌과학이 자리잡고 있었다. 과학이라고 하니 좀 더 객관적이고 보편적으로 보인다. “어머! 이건! 사야해~.” <뇌, 가장 위대한 내비게이션>의 저자는 인간의 뇌를 거대한 지도 그 자체로 여겼다. 이 지도 속에서 ‘길 찾기’에 주로 관여하는 뉴런은 장소세포와 머리방향세포, 격자세포 정도다. 이 세 가지 뉴런은 길을 찾을 때뿐 아니라 무언가를 경험(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보든)할 때에도 그것을 뇌에서 지도처럼 그려낸다. 가령 과거는 현재보다 ‘앞’에 있고, 미래는 ‘뒤’에 있다. 상사는 내 ‘위’에 있고, 부하 직원은 ‘아래’에 있다. 내 친구는 단골식당 점원보다 더 ‘가까운’ 존재다. 세 뉴런은 이러한 ‘구조적 지식’을 끊임없이 만들고 갱신하며 뇌 지도를 채워간다. 이러한 뇌 작용(길 찾기)은 인간의 생존과 진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길 찾기 능력이 4만 년 전 길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명운을 갈랐다고 말한다.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 것부터가 길 찾기 능력 덕분이었다. 반면에 네안데르탈인은 유럽을 떠나지 않았다. 호모사피엔스의 두정엽은 네안데르탈인보다 컸다. 두정엽은 공간능력을 관장하는 대표적인 뇌 영역인으로, 시간이나 수학적 개념 등의 추상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일반인보다 큰 두정엽을 가졌다. ‘길치’들에게는 충격적일 수 있다. 마치 자신의 ‘길치’가 진화의 부족에 따른 것으로 여겨질 수도.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길 찾기 능력은 유전으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후천적인 영향이 더 크다. 뇌는 쓰는 만큼 좋아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런던의 버스·택시 운전기사들에 대한 실험.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맥과이어는 버스와 택시 운전기사의 뇌가 서로 너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런던 전체의 복잡한 지리를 머릿속에 저장하고 있는 택시 운전기사들의 해마는 눈에 띄게 컸다. 동일한 노선을 반복해서 운전하는 버스 운전기사들의 해마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해마는 장소세포가 많이 분포된 기억 중추다. 그래서이다. 우리는 우리의 길 찾기 능력을 약화하는 내비게이션을 꺼야 한다. 우리가 스마트폰의 지도 앱을 보고 길을 찾을수록 우리의 뇌는 기능하지 않은 채 침묵하게 된다. 그 결과 해마가 쪼그라든다. 이러한 손상은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의 첫 단계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저자의 처방은 간단명료하다. 너 자신의 뇌를 사용해 길을 찾아라! 크리스토퍼 캠프 지음/홍경탁 옮김/위즈덤하우스/384쪽/2만 1000원.
부산도시철도 요금 인상… 3일부터 1구간 1600원
정부, PA 간호사 합법화·전공의 36시간 연속 근무 단축 추진
우리 아이들, 10년 전보다 신체 성장속도 2년 빨라졌다(종합)
대통령실 사실상 거부권 시사… 영수회담 후 협치 분위기 급랭
윤 대통령, 후임 총리 인선 6월 이후로 늦출까 고심
부산시민 92%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부산에 도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부산대 163명·경상대 138명 확정
첫 현직 검사 탄핵 헌재, 결론 언제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