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좋은 서금사 1만 세대 재개발 급물살
그간 사업 진척이 더뎠던 부산 금정구 서금사 재정비촉진구역에 잇따라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나면서 1만 세대가 넘는 일대 정비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른바 ‘해수동’ 지역이 고분양가 논란으로 분양 성적이 저조하자, 입지가 괜찮으면서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한 서금사 일대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서금사 재정비촉진A구역(이하 서금사A구역)은 이달 초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획득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업시행계획 인가란 정비사업의 세부 계획(위치, 명칭, 규모 등)을 지자체장이 확정하고 인가하는 행정 절차다. 사실상 사업 승인이나 건축 허가 단계로,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서금사A구역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과 인접하고 학군과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이 일대에서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이 정비구역은 11만 4136㎡에 최고 지상 49층의 공동주택 13개 동, 2352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으로 거듭난다. 서금사A구역은 2022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단지명은 ‘프레스티아 캐슬’로 예정됐다. 조합 관계자는 “내년에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고, 2026년 착공해 2031년 입주를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부산시는 금정구 서·금사·부곡동 일대의 낙후 지역을 2007년 5월 서금사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했다. 당시에는 모두 15개 구역이 지정됐지만 일부 구역이 통합되고, 나머지 구역들은 지정이 해제되거나 ‘존치’ 결정이 나면서 지금까지 재개발이 추진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3800세대로 대단지인 서금사5구역은 지난 7월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와 GS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은 이 단지는 최고 지상 49층의 공동주택 28개 동, 3802세대를 조성해 공사비만 1조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이 단지와 인접한 서금사6구역은 금정구청에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해 다음 달 4일까지 신청 내용을 공람한다. 최고 지상 40층의 공동주택 20개 동, 2543세대가 들어설 전망이다. 부곡2구역 역시 이달 초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얻었다. 기존 건설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2022년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최고 지상 35층의 공동주택 23개 동, 1968세대가 들어서는 단지로 거듭난다.전문가들은 고분양가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서금사 일대 지역이 오히려 대안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서금사 인근에 래미안포레스티지(4043세대, 지난 9월 입주)와 장전래미안(1938세대, 2017년 입주) 등 대단지 신축 아파트들이 성공적으로 들어서면서 지역의 분위기도 크게 바뀌고 있다. 사업이 가시화되는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와도 멀지 않아 배후 주거지로 활용되는 위치이기도 하다.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해운대구 등 부산의 핵심 입지에서는 평당 4000만 원이 훌쩍 넘는 분양가가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서금사 지역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업시행계획 인가 등 절차가 속속 진행되고 있기에 한동안 정체됐던 이 지역 정비사업장들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부산형 빈집 정비 혁신 대책 발표 안갯속 빈집 실태 양지로 끌어내고 관련 법·제도 정비 서둘러야
해운대백병원에 중증질환센터 선다
해운대백병원 옆 공터에 약 700병상 규모의 중증질환 전문 센터가 2033년 들어선다. 상급종합병원이 하나도 없는 동부산권과 부산 내 다른 지역의 의료 편차가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해운대백병원 병상과 합치면 총 1600병상 규모로, 부산 최대 규모 병원이 된다. 부산시와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21일 부산시 연제구 부산시청 국제의전실에서 ‘동부산권 중증질환 전문 센터(가칭 동부산권 중증 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동부산권 중증 센터에는 암센터, 희귀난치성 질환센터, 이식센터, 소아청소년센터, 권역 응급의료센터, 심뇌혈관질환센터 등 6개 필수의료센터가 들어선다. 인제학원은 4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내년까지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2033년 동부산권 중증 센터를 개원한다는 계획이다. 센터가 들어서는 부지는 현재 해운대백병원 옆 부지인 부산 해운대구 좌동 1428 일대다. 원래 부산시 소유의 땅으로 시내버스 공영 차고지로 사용했으나 2012년 기장군으로 차고지를 옮긴 후 공영 주차장, 공터 등으로 남아있었다. 시가 해당 부지 용도를 종합의료시설로 변경하면서, 지난 9월 공개 입찰로 인제학원이 1만 3991.5㎡ 상당의 부지를 매입했다. 현재 부산에는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까지 총 4곳의 상급종합병원이 있다. 해운대백병원은 2차 병원인 종합병원급인데, 동부산권 중증 센터가 들어서면 규모 면에서나 시설 면에서 상급종합병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병상 규모도 현재 해운대백병원의 약 900병상과 합하면 총 1600병상으로 늘어나, 부산 최대 규모 병원이 된다. 인제학원은 동부산권 중증 센터가 들어서면 서울아산, 세브란스, 삼성서울, 서울대병원에 이어 해운대백병원이 전국 5위권 규모의 병원으로 거듭난다고 설명했다. 지역 의료계는 동부산권 중증 센터 건립 이유를 인제학원이 의료 역량을 부산으로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인제학원은 지난해 서울백병원을 폐원하고, 현재 부산 2곳의 백병원과 함께 상계백병원, 일산백병원을 운영 중이다. 한편, 부산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현재 서울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인제학원 주사무소의 부산 이전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했다.
내년 ‘미쉐린가이드’ 부산판에도 깜짝 스타 뜰까
지난 2월 부산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식 가이드북인 ‘미쉐린가이드’ 발간 도시로 선정되면서 ‘글로벌 미식도시 부산’으로서 위상이 높아졌다. 내년 미쉐린가이드 발표도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롭게 선정될 부산의 미쉐린 레스토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21일 미쉐린코리아에 따르면, 미쉐린가이드 서울&부산 2025는 내년 2월께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 2월에 이어 1년 만에 새로운 레스토랑이 발표되는 것이다. 내년도 올해에 이어 서울과 부산 편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발표 시기와 장소 등에 대해서는 아직 미정이다.미쉐린가이드는 매년 리스트를 발표한다. 올해 선정된 곳들이 내년 가이드에 포함될 수도,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스타 레스토랑의 별점도 변경 가능하다. 내년도 미쉐린가이드에 어떤 식당이 새롭게 이름을 올릴지, 어느 곳이 유지될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프로그램의 흥행으로 미식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은 만큼 새로운 미쉐린가이드 레스토랑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부산은 올해 처음으로 미쉐린가이드 발간 도시로 선정됐다. 스타 레스토랑부터 셀렉티드 레스토랑, 빕 구르망 등을 포함해 총 43곳이 새롭게 선정됐다. 서울은 177곳이 함께 선정됐다.요리가 훌륭한 레스토랑에게 주어지는 ‘1스타’에는 부산 3곳의 레스토랑이 이름을 올렸다. 부산의 1스타 레스토랑은 팔레트, 피오또, 모리 세 군데다. 이 밖에도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빕 구르망’에도 부산 15곳이 선정됐다. 좋은 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이라는 의미의 ‘셀렉티드 레스토랑’에는 부산 25곳이 이름을 올렸다.미쉐린가이드 선정으로 부산에서는 한동안 미식 물결이 이어졌다.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침체된 외식업계가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었고, 선정된 레스토랑에는 긴 대기줄이 이어지기도 했다.1스타 레스토랑인 양식당 ‘팔레트’는 미쉐린 선정 이후 예약 만석이 이어지고 있다. 팔레트 김재훈 셰프는 “미쉐린가이드 이후로 손님이 3~4배가량 늘었다. 기대를 갖고 찾아와주시는 분들에게 변함없는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내년도 미쉐린가이드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셀렉티드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시그니엘 부산의 중식당 차오란은 내년 미쉐린 1스타를 목표로 메뉴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그니엘 부산 관계자는 “차오란 식으로 해석한 홍콩식 비빔면 ‘총유면’을 개발하고, F&B 식음 팀에서도 차오란 시그니처 메뉴와 어울리는 칵테일을 개발해서 출시하는 등 맛과 서비스 측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올해 1스타와 그린스타를 동시에 받은 ‘피오또’는 미쉐린 선정 이후 ‘팜 투 테이블’ 콘셉트에 더 충실한 메뉴 등을 선보이고 있다. 피오또 김지혜 셰프는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된 이후로 미식에 대한 손님들의 관심도와 이해도가 더 높아졌다”면서 “손님들이 미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셰프들도 다양한 음식을 선보일 수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이라고 본다”고 전했다.미쉐린가이드가 ‘미식 도시’라는 부산의 도시 이미지를 각인시킨 만큼, 내년도 미쉐린에 대한 요식업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만, 미쉐린 선정의 파급효과가 부산의 전반적인 외식산업으로도 퍼지기 위해서는 보다 더 다양한 레스토랑의 선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사)부산로컬푸드랩 박상현 이사장은 “부산의 외식산업 전체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대중들이 편하게 가기 좋은 빕 구르망이 더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현재 15개에 그치는 부산의 빕 구르망이 내년에는 더 늘어나길 기대한다”면서 “더불어 2년 차를 맞아 지역 음식에 대한 스터디도 더 높아졌을 것이라 기대한다.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만한 좋은 레스토랑들이 선정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본보 기자 무례' 막말 홍철호 수석 "적절치 못한 발언"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비서관은 21일 〈부산일보〉 기자에게 “무례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홍 수석은 이날 대통령실 공지를 통해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 관련 답변 과정에서 정무수석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부산일보 기자분과 언론 관계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정무수석으로서의 본연의 자세와 역할을 가다듬겠다”고 덧붙였다.홍 수석은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이 “(기자회견이)끝날 때 한 기자가 ‘어떤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과하신 것인가’라고 물었는데 답변하지 못했다”라고 하자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사과를 했는데 마치 부모가 어린아이에게 ‘뭘 잘못했는데’라고 하는 듯한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이후 곳곳에서 대통령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국기자협회 부산일보지회는 전날 “‘무례’ 운운하는 대통령실은 언론 통제 시도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냈다. 대통령실 지역 기자단 또한 즉각 대통령실의 사과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부산일보를 비롯한 전국 일간지는 21일 자 지면 사설과 칼럼을 통해 대통령실의 그릇된 언론관을 집중 비판했다. ‘국민 대변한 질문이 무례하다는 용산의 무례한 인식’, ‘뭘 사과했냐는 기자에게 무례했다는 용산, 왕조시대인가’, ‘당연한 질문이 무례하다니… 왕정시대 정무수석인가’ 등 내용의 사설이 잇따르자 홍 수석이 사과했다. 홍 수석의 ‘실언’ 파장이 커지면서 당분간 여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쇄신’ 대신 ‘당원 게시판’에 갇혀버린 국민의힘
국민의힘 내부의 ‘온라인 당원 게시판’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이후 잠잠했던 친한(친한동훈)-친윤(친윤석열) 계파 갈등이 다시 불붙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판결 이후 대야 공세에 집중됐던 당력이 다시 내부 충돌에 소진되는 양상이다. 야당발 위기를 발판으로 대대적인 쇄신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되찾아야 할 때 소모적인 권력 다툼이 재연되는 듯한 모습에 당내 우려도 점증하는 분위기다. 논란은 반한(반한동훈) 성향의 유튜버가 이달 초 “한동훈 대표와 그의 아내 등 일가 7명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비난한 글이 다수 올라왔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국민의힘이 2022년부터 운영해온 당원 게시판에 최근까지 올라온 글은 52만 9000여 건인데, 이 중 한 대표와 그 일가 이름과 동명으로 검색되는 게시물은 전체의 0.2% 정도인 1100여 건 정도로 전해졌다. 글 대부분은 윤 대통령 내외에 대한 비판과 한 대표를 옹호하는 내용이다. 한 대표는 자신 명의의 글에 대해서는 “내가 쓴 글이 아니다”고 명확하게 부인했지만, 나머지 가족 명의의 글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고 있다. 친윤계는 이번 일을 ‘여론 조작’으로 규정하면서 당 자체 조사인 당무감사를 요구하며 한 대표의 의혹 해명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21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털어낼 것이 있으면 빨리 털어내고 해명할 것이 있으면 명명백백하게 해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적어도 (오는 25일)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선고 때까지는 이 문제를 일단락 지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의혹을 주도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족 중 1인이 다른 가족들의 명의를 차용해서 여론 조작 작업을 벌였다는 게 (의혹의)핵심이다. 단순히 대통령을 비방했으니 당무 감사하자는 게 아니다”라면서 “한 대표가 복잡한 조사나 수사 이전에 가족들에게 집에 가서 물어보면 끝나는 것 아니냐”고 거듭 압박했다. 한 대표를 줄곧 비판해온 홍준표 대구시장은 “논란의 본질은 당 대표 가족들이 만약 그런 짓을 했다면 숨어서 대통령 부부와 중진들을 욕설로 비방하는 비열함과 비겁함에 있다”고 직격했다. 반면 한 대표 측은 이미 수사 중인 사안이며, 범죄 수사를 위한 영장 발부나 재판상 요구 등이 아니면 당원 명부를 열람·누설할 수 없다는 정당법 규정을 들어 당 차원의 조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 가족과 이름이 같은 당원들은 ‘일반 당원’으로 당무감사 대상이 아니라면서 한 대표 가족의 게시글 작성 여부를 당에서 확인할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도 “한 대표 가족들은 공인이 아닌 사인이지 않나”라며 선을 그었다. 한 대표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가족이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이 아니라고 하면 해결될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 “당원 신분에 대해 법적으로도 그렇고 (당원 보호를 위한)당의 의무가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변화, 쇄신, 민생을 약속했고 (지금이)그것을 실천할 마지막 기회”라며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당내 기류는 여권에 모처럼 찾아온 호기에 이 문제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게 맞느냐는 부정적인 반응이 다수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원 게시판에는 별의별 얘기가 다 올라오는데, 그 정도의 댓글로 ‘여론 조작’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어떻게든 한 대표에게 타격을 입히려는 친윤계 일부의 침소봉대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사실 여부를 떠나 이 문제를 두고 연일 공개리에 치고 받는 데 집 나간 지지율이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면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 관계자는 “가족이 연루됐는지는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뭉개고 가려는 건 한 대표 답지 않다”면서 “만약 진짜로 가족이 연루된 사실이 있다면 어차피 드러날 일이니 깔끔하게 사과하고, 단속하겠다고 정공법을 택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아닌 당의 문제” 민주, 이재명 리스크 총력 방어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와의 ‘일체화’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가 선거법 개정을 주장하자 당에서도 선거법 개정 지원에 나섰다. 이 대표 개인의 사법 리스크 대응을 위한 당의 지원도 강화하면서 변호사비 지원 가능성까지 논의되는 모습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 대표는 선거법 개정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20일 선거법 개정 국회 토론회 축사에서 “현행 선거법은 선거운동을 지나치게 제약하기도 한다”며 “지나친 규제와 이현령비현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법 적용은 정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역기능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거법 개정은 불가피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가 선거법 개정을 주장하자 당내에선 동조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민주당 조승래 대변인은 2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선거법 위반 관련 의원직 상실 형량)100만 원이라는 기준이 예전부터 과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며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대응과 관련 변호사비를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데 대해서도 “이 대표가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고, 대선을 치르는 과정 속에서 벌어진 선거법 시비이고 이 재판의 결과가 당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이 어디까지 (이 대표와)결합 혹은 지원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라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조 대변인은 이 대표 변호사비 지원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있고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면서 “당시 대통령 후보와 당이 연대해서 함께 재판받는 심정으로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선 모경종 의원도 이 대표에 대한 ‘사법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모 의원은 이날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개인의 형사 사건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의 이야기(발언)이고 대선 후보에 대한 기소, 재판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당 차원의 대응을 하는 것”이라며 “(당에서)여러가지 지원을 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모 의원은 구체적으로 무슨 지원을 하게 되느냐는 질문에 “당 차원에서 여러 내용의 법률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이 대표와 “연대해서 함께 재판받는 심정”으로 법적 지원에 나서는 데 대해 비명(비이재명)계에선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수석은 이날 “이게 당의 문제니까 변호사비나 대응도 당이 해야 된다는 것은 민주당이 냉정함을 상실한 모습 중에 하나”라고 비판했다. 최 전 수석은 “표현도 그렇고 행위도 그렇고 조금 더 침착하고 냉정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당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이 대표의 선거법 개정 주장에 동참한 데 대해 “이 대표를 구하기 위한 아부성 법안”이라고 혹평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일부 의원이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을 지목하면서 “사법 시스템을 망가뜨려서라도 이 대표를 구하겠다는 일종의 아부성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이게 법률이 되면 이 대표의 허위사실유포죄 징역형 집행유예 범죄는 아예 면소 판결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며 “그게 이 법의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시행 시기도 당겨 잡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발의한) 이 법(선거법 개정안)은 공포 후 3개월 이후 시행”이라며 “그 정도 내에서 대법원 판결이 나지 않으니까 이 대표의 판결 결과를 민주당이 국회의 힘으로 바꿔 보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해사법원 최적지는 부산’ 알린 국내 첫 해사 모의재판
해사법원 설치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해사법원 설립 최적지가 부산이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해 해사 소송을 주제로 한 국내 첫 모의재판이 부산에서 열렸다. 부산시와 해양자치권 추진협의회,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 RIS사업단’은 21일 오후 롯데호텔 부산에서 ‘해사법원 부산 설립을 위한 해사 모의재판’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부산이 해사법원 설립과 운영 역량을 가진 최적지임을 알리고, 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미리 살펴볼 수 있도록 해양대 해사법학부 학생들이 주축이 돼 재판을 진행했다. 해사 소송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민사 재판으로, 국내 대학이 해사 모의재판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재판은 포클랜드 북방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원양선에서 화재가 발생해 침몰한 상황을 가정해 보험금 지급 여부를 둘러싼 분쟁을 다뤘다. 영국의 해상보험법을 참고로 한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선박 침몰 근인(직접 원인)에 대해 선주와 보험사 간 치열한 법리 공방을 긴박감 있게 재구성했다. 시는 해양자치권 추진협의회와 함께 ‘해사법원’ 유치 활동을 펼쳐왔다. 시는 해사법원 유치 시 매년 3000억 원이 넘는 해사 소송 비용의 해외 유출 방지와 고부가가치 해운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입법 공청회도 타 지역 연계 막막… 연내 처리 ‘오리무중’
부산 정치권의 최대 현안 법안인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의 연내 국회 처리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다른 지역의 ‘특별자치도법’과 연계되면서 소관 상임위원회의 법안 심사가 늦어지는 모습이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제정법인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의 입법 공청회 일정을 둘러싼 여야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 행안위 소속인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이와 관련 “공청회를 22일이나 27일 개최하는 방안을 야당에게 제시한 상태”라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공청회를 하자는 것이 국민의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20일 여야 간사 간 협의에서 야당 측은 다른 지역 특별법과 함께 심사하자는 입장을 유지했다”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고 오는 27일 공청회를 할 수 있도록 야당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더불어민주당은 행안위에 상정됐거나 상정될 예정인 각 지역 ‘특별자치도법’을 모두 연계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다른 법안이 발의, 상정되는 시점까지 관련 법안 심사가 사실상 정지될 전망이다. 실제로 행안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의 연내 처리 가능성은 낮다”고 밝힌 바 있다. 여당에서도 “야당의 입장을 보면 12월 10일까지인 정기국회 회기 내에 법안이 처리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월 임시국회가 소집된다고 해도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이 연말 처리 법안 목록에 오를지 짐작하기 어려운 상태다.여당에선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은 행안위에 올라온 특별자치도법 가운데 가장 먼저 발의됐고 정부와의 협의도 마무리된 상태라 빨리 처리돼야 하지만 야당은 연계 처리, 지역 법안의 형평성만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한 산은법 개정과 마찬가지로 입법 지연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 때문에 여야가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처리를 합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는 ‘공통·민생 공약 협의기구’를 통해 합의 처리가 가능한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은 민생 법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협의기구 논의 목록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총선 공통 공약으로 볼 수 있고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법안이기 때문에 여야 협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예산안 처리 이후 국회 상황에 따라 여야 합의 법안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은 물론 부산시도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처리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다만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 연내 처리되더라도 법안 내용에서는 타 지역법에 비해 부실하다는 비판도 있다. 특별자치도법 1호였던 제주특별자치도법과 비교하면 핵심인 ‘재정 지원’에서 큰 차이가 있어서다.제주의 경우 특별자치도법에 따라 지자체의 재정 부족액에 관계없이 보통교부세 총액의 3%를 정률로 받는다. 다른 지역은 인구, 재정 수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보통교부세 ‘산정식’에 따라 배부 금액이 결정된다. 제주는 전국 최초의 특별자치도로 인정받으면서 안정적으로 보통교부세를 받을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그 결과 제주가 받은 보통교부세는 2006년 1393억 원에서 2024년 1조 7953억 원으로 증가했다.세종시 역시 세종시법에 재정 부족액의 25% 이내 금액을 추가한 보통교부세를 받을 수 있도록 기준재정수요액을 보정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세종시의 자족 기능 확충 등을 위해 보통교부세를 더 받도록 만든 셈이다.이처럼 특별자치도법을 선도적으로 입법한 지자체의 경우 행정에서 자율성을 보장받으면서도 중앙정부의 재정을 확실하게 담보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반면 강원특별자치도법, 전북특별자치도법에는 이런 재정 특례가 없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에도 보통교부세 등 중앙정부 재정 지원을 일률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장치는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시와 부산 정치권은 향후 개정안 발의 등의 절차를 거쳐 실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역세권’ 부산 중부서 자리에 행복주택 건립
전국 ‘최고령’ 경찰서로 청사 이전을 추진 중인 부산 중부경찰서를 역세권 공공주택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 공개되며 지역 사회의 관심이 쏠린다.21일 국토교통부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부산 중구 대창동에 자리한 부산 중부경찰서 부지에 행복주택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LH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이 자리에 들어서는 ‘부산대창 행복주택’은 1개동 19층, 총 180세대 규모다.행복주택은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을 위해 국토부에서 공급하는 임대주택 사업이다. 주로 역세권 유휴 부지나 교외 지역 등 국공유지를 활용해 지어지며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것이 특징이며, 최근 전세난 등으로 청년층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부산일보〉 취재 결과, LH는 2019년 12월 중부경찰서 부지에 행복주택을 짓는 사업계획을 국토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중부서 부지는 국방부 소유의 땅이다. 현행법상 주택 건설 사업계획을 승인받으려면 토지 소유주의 동의가 필요한데, 2019년 당시 땅 주인인 국방부가 국토부·LH의 행복주택 건립 계획에 동의하면서 사업계획이 확정됐다.LH는 중부서가 이전을 하면 최종 토지 매입 절차를 거쳐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내년 중부서를 부산 중구 중앙동 4가 90-9 일대로 이전하고, 국방부에 현 청사 부지를 반납하면, 이후 LH가 국방부로부터 토지를 매입해 사업을 진행한다. LH 도시정비처 관계자는 “국방부 땅의 소유권을 넘겨받은 이후 구체적인 실시계획을 진행해 착공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착공 시점은 향후 협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부산대창 행복주택 건립 계획은 서울·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역세권 공공주택 공급이 인기를 끌었던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부서 역시 지하철 역세권에 보기 드문 국공유지여서 이를 활용해 행복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계획이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1969년 준공된 중부서는 서울 서대문경찰서와 함께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경찰서로 꼽힌다. 각종 버스 노선을 비롯해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과 가깝고 동광동·중앙동 노포 맛집 거리 등 상권과 인접해 부산 원도심에서도 편의성이 높은 입지로 평가받는다.2018년 착공한 중부서 신청사는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신청사는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중구 대창동 부산본부세관 맞은편에 세워진다. 현재 준공률은 82%로 확인됐다.부산시는 향후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사업 승인에 관한 건축 인허가나 기타 의견 협의 등 각종 요청이 올 경우 담당 부서와 유관 기관의 의견을 취합해 전달하고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귀국… 당 내홍·언론 대응 등 과제
윤석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21일 귀국했다. 순방 기간 중 불거진 ‘언론 탄압’ 논란과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당원 게시판 논란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직면한 과제가 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서울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5박 8일간의 순방 기간 동안 국내 정치 사안에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당정 ‘악재’는 몸집을 한층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명태균 씨 조사를 기점으로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내용이 점차 확산하고 있는 상태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윤 대통령 부부가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공천에 개입했을 가능성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은 가능하다”고 밝히는 등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또 다른 대형 악재는 대통령실이 내비친 잘못된 언론관에서 비롯됐다. 홍철호 정무수석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순방 중이던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에게 ‘정확히 무엇을 사과하는지’ 물은 〈부산일보〉 기자에게 “무례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윤 대통령 골프 논란을 취재한 기자가 입건되고, 경호처 직원에게 휴대폰을 빼앗긴 일도 논란이 됐다. 이를 묶어 대통령실의 ‘언론 탄압’ 기조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른바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정면 충돌하는 점도 정부 동력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이 논란을 두고 “여권이 쇄신 골든타임을 내다 버리고 집안 싸움만 이어간다”는 당 안팎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연말 개각만으로는 국민에게 쇄신 의지를 보이기 어렵다. 당면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개각 등 인적 쇄신과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 홍 수석의 실언 대응 등 당분간 현안 처리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이번엔 '가상자산 과세' 두고 2라운드
여야가 이번엔 ‘가상자산 과세’를 두고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공제한도를 올려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1일 내년 초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2년 유예를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소득에 따른 과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과세 시행은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과세는 공정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800만 명이 넘는 우리 국민(투자자) 중 대다수는 청년이다. (가상자산이)청년들의 자산 형성 사다리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오랜만에 올라가고 있다. 이번에 손실을 회복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들이 많은데, 민주당이 그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며 “현재 우리의 준비 상태로는 공정하고 공평한 과세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이와 함께 “국민들께서 저희의 민생 정책을 더 체감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순위로 (정책을) 정할 수 있도록 당 차원의 민생경제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 없이 시행하되 매매수익에 대한 공제 한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세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공제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상향해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선 청년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공제 금액을 올린 뒤 가상자산을 과세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금융투자소득세 공제액과 형평을 맞추기 위해 5000만 원 기준이 나온 것이고,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조세소위에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여야 원내대표 간 논의가 진행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총선 당시 가상자산 공제 한도를 5000만 원까지 상향한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이 22대 국회 들어 같은 내용의 법안도 발의했다.
‘기피 시설 인가권’ 부산시로 환원, 시의회 상임위 통과
부산시의회가 기피 시설 인가권을 부산시로 환원하는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을 상임위에서 통과시켰다. 기피 시설 건립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부산시의 정책 의지에 시의회가 마지막까지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 쏠린다.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21일 무기명 표결 끝에 부산시의 조례 개정안을 원안 가결했다. 상임위를 통과한 개정 조례안은 22일 열리는 시의회 제325회 정례회 2차 본회의를 통과하면 바로 시행된다.부산시가 지난 7월 입법예고한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을 놓고 이날 해도위에서는 격론이 벌어졌다. 기피 시설 중 산업폐기물 처리장을 민간 사업자가 추진 중인 기장군이 가장 극렬히 반대했다. 인가권이 부산시로 환원될 경우 가장 먼저 처리장 준공이 예상되는 까닭이다. 박종철(기장1) 의원은 “현재 강서구에 위치한 민간 폐기물 처리장의 잔여 용량은 90만t에 육박하고 이를 환산하면 11년 이상의 기한이 남아 있음에도 부산시가 무리하게 산업폐기물 처리장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개정안 상임위 통과를 인정할 수 없고 본회의에서 다시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맞섰다.그러나 부산시는 기피 시설 설치를 기초지자체가 외면하고 있어 하루라도 빨리 기피 시설 인가권을 부산시로 돌려야 대승적인 차원에서 도시계획을 세우는 게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부산시 도시공간계획국 측은 “시에서 계산하고 있는 강서구 폐기물 처리장의 잔여 시한은 빠르면 6년”이라며 “폐기물 처리장 준공까지 최소 5년을 잡고 있어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이를 검토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부산시가 2000년 인가권을 일선 구군에 이양한 후 24년 동안 부산에서 산단을 제외하고 새로 개장한 민간 산업폐기물 처리장은 전무했다.2시간 가까이 격론이 벌어진 조례안 개정은 무기명 표결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부산시의 거시적인 정책 의지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기조가 앞서면서 의원 8명 중 5명의 찬성으로 원안 통과됐다.한편, 이날 상임위를 앞두고 이날 부산 16개 구·군은 부산시의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막기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기장군청은 이날 열린 부산시구청장·군수협의회에서 정종복 기장군수가 제안한 ‘부산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안 부결 촉구 안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기초단체장들은 이 자리에서 “이번 개정안은 갈등 유발 시설에 대한 기초자치단체의 권한을 축소하고 이를 강제하기 위한 것으로, 이는 개선이 아닌 시의 업무 편의성을 위한 개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전 재개발 조합장 징역형에도 청산인 자격 유지 논란
부산에서 조합원 수천 명의 개인 정보를 입주박람회 홍보 업체에 넘긴 혐의로 기소된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전직 조합장에 대해 유죄가 확정됐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조합장이 여전히 조합의 사무를 보는 대표청산인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한다. 부산지법 3-3형사부(부장판사 이소민)는 지난 6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동래구의 전직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장 A 씨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A 씨는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A 씨는 입주박람회 업체 대표 B 씨에게 홍보를 위해 입주 예정자 연락처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2021년 6월 22일 A 씨는 재개발조합 사무실에 입주예정자 2485명의 전화번호가 기록된 엑셀 파일이 저장된 USB를 사무실 책상 위에 둔 뒤 B 씨가 가져가게 하는 방식으로 개인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항소심 재판부는 “유통이 쉬운 파일 형태로 제공해 태양도 불량하고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들도 다수 있어 범행의 결과가 몹시 좋지 않다”며 “이 사건으로 약 2500명의 휴대전화번호와 이름이 유출돼 대상자들의 정보가 악용될 위험성에 노출된 점 등 모든 양형 부당 사유들을 종합하더라도 원심의 형은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선고 후 A 씨가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 씨는 앞서 1심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A 씨에 대한 유죄가 확정됐지만 조합 해산 후 청산인을 도맡아 청산법인이 남은 행정업무를 여전히 맡고 있다고 반발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3조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재건축·재개발사업의 조합 임원 등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완료된 후 조합 사무를 종결하는 역할인 청산인에 대해서는 관련 처벌 규정이 없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은 “해당 조합장은 사과는커녕 문제를 제기하는 주민들에게 명예훼손이라며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아무런 제재 없이 대표 청산인으로 활동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행정 기관에서 엄격하게 조합장과 같은 해임 기준을 청산인에게도 적용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5일 서울에서도 유죄를 확정받은 재건축 정비사업 청산인 C 씨의 자격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C 씨는 조합장 시절 당시 위장 세입자를 내세워 조합 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하지만 해당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 이틀 전 조합 해산을 위한 임시 총회에서 청산인으로 선임돼 주민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면세 '환율' 관광 '미중 갈등' 마이스 '보호무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재집권을 앞두고 부산 유통업계와 관광·마이스업계도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당장 직격탄이 예상되지는 않지만,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 분야인 만큼 마냥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모습이다.우선 유통업계 중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은 면세업계로 예상된다. 면세업계는 국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달리 상품을 달러로 매입하고 판매해 원달러 환율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특히 면세업계의 경우 달러가 강세일 때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1달러당 환율이 1320원 이상일 때를 고환율로 보는데,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1300원 후반대를 보이며 강달러 기조가 장기화됐다.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중심의 정책 기조가 미국 달러 수요를 증가시키고, 이에 따라 달러 강세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면세업 관계자는 “통상 제품 매입 시점보다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올해 고환율 상황이 지속된 만큼 이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달러 강세로 내국인 고객이 지갑을 열지 않아 면세업계의 어려움이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백화점이나 도소매점, 식당 등의 경우 직접적 타격은 피할 것으로 보이나, 트럼프 재집권 이후 발생하는 경제 흐름에 따라 파고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1달러를 사는 데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하다 보니, 원자재나 제품을 외국에서 사 들이는데 더 많은 원화가 들어가게 된다. 이는 결국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올해 초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가중시킨 고물가 상황이 다시금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강화 정책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경우 경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 심리마저 크게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의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이후 경제 상황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관광 분야에서는 엇갈린 전망이 제기된다. 트럼프 1기 집권 당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었던 만큼 이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이전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가장 많았는데,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등에 대한 보복조치로 인해 부산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기도 했다. 부산관광공사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국과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부산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혹여나 과거와 같은 긴장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우려되는 부분은 있다”고 전했다.반면, 관광업계 일각에서는 낙관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전쟁 종식에 대해 언급한 만큼 관광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또 고환율 여파로 외국인의 국내 여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과 내국인의 국내 여행도 늘어날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부산의 한 관광 분야 교수는 “여행 동기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안전인데, 세계 정세가 안정화되면 관광 심리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짚었다.마이스(MICE) 분야에서도 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상황으로 인한 국제 교류 협력이 위축될 수 있고, 이는 곧 부산에서 개최하는 국제회의나 전시회의 참가자 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부산 마이스업계 한 관계자는 “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 참가 등 소요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해외 참가자의 참가율이 감소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정책 강화가 예상되면서 미국에서 열리는 전시나 콘퍼런스에 참여하는 부산 기업인들의 비자 발급도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미 마케팅 활동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끝-
“사상~하단선 싱크홀, 공법 변경·우수박스 부실 탓”
지난 8월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땅꺼짐(싱크홀) 사고는 지하 흙막이 공법 변경에 따른 차수 기능 저하와 빗물을 가두는 우수박스 부실이 원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산시는 지하사고조사위원회와 함께 지난 8월 연이틀 발생한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공사 현장(1공구) 주변 지반 침하 사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8월 20일 사상구 새벽로 122(감전동) 일대에서 지름 5m, 깊이 3.5m 규모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시간당 50mm의 많은 비로 오수관로가 역류 현상을 일으키면서 관로 접합 부위가 파손됐고, 이 틈으로 누수가 발생해 차수벽이 손상되면서 발생했다. 구멍이 뚫린 차수벽으로 흘러들어간 빗물에 유실토가 쓸려 콘크리트가 채 타설되지 않은 굴착 구간으로 빠져나가면서 지반이 내려앉았다는 것이다. 당초 이 구역은 주변 선로 공사를 위한 차수벽 설계 당시 콘크리트 말뚝을 겹쳐 시공하는 ‘흙막이 벽체(겹침CIP) 공법’이 선택됐다. 하지만 시공 과정에서 교차로 구간 지하 매설물 때문에 기존의 공법을 적용하기 어려워지자 ‘그라우팅(SGR) 공법’으로 변경했다. H형 강재 파일을 일정 간격으로 땅 속으로 박고, 그 사이에 콘크리트 토류판을 설치한 뒤 시멘트를 주입해 차수 기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고 지역은 그라우팅 공법으로는 모래 간극을 메우는 데 한계가 있어 차수 기능이 부족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위는 “사고 지점에서 부실시공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고, 공법 변경 역시 통상적인 수준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다음 날인 21일 동서고가 하부 가야대로변(학장동)에서 발생한 1m 깊이의 싱크홀은 부실한 우수박스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조사위는 “기존 우수박스와 최근 지어진 우수박스의 접합 부분이 파손돼 물이 흘러나오면서, 기존 우수박스를 받치던 지반이 약해졌다”며 “이후 해당 지반 위로 지나다니는 차량의 무게 때문에 땅꺼짐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9월 21일 8m 깊이의 대형 싱크홀로 트럭 2대가 파손된 사상~하단선 2공구 지반 침하 사고 조사도 실시해 종합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에서는 올 들어 8번의 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다.
폭행당한 영사관 외국인 직원, 당국도 외면
부산 카자흐스탄 전 총영사에게 폭행당한 총영사관 전 계약직 직원이 한국 법원에 민사소송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부산일보 10월 30일 자 2면 등 보도)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수사기관 등 관계당국의 외면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비엔나 협약’을 내세우며 “처벌이 안 된다”는 말을 반복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법적 조사 대상인 ‘국가기관’에 외국 기관을 포함하기 어렵다고 해석하며 사건 진정을 각하했다. 21일 부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카자흐스탄 영사관 2층 외국인이 폭행을 당했다’는 경찰 신고가 접수됐다. 동구 초량동 영사관에 출동한 경찰은 총영사에게 머리 등을 맞은 A 씨와 현장에서 면담을 진행했다. 〈부산일보〉가 확보한 당시 녹취록에서 A 씨는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확보를 원했지만, 경찰 2명은 “영사관 직원은 비엔나 협약 때문에 처벌이 안 된다”며 “(신고 기록이나 처리 과정은) 정보 공개로 청구하라”는 말을 반복했다. 총영사는 ‘영사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따라 공무 중 행위가 아니면 국내법이 적용되지만, 경찰은 폭행 혐의를 받는 총영사를 형사 입건하지 않았다. 2021년 광주에선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중국 총영사관 영사가 ‘병문안을 다녀왔다’고 면책특권을 주장했을 때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그를 검찰에 송치한 사례가 있다. A 씨는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13일에도 경찰서를 찾았으나 형사 사건을 접수하지 못했다. 그는 “아무런 종이도 안 줬고, ‘접수가 안 된다’ ‘가라’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이에 A 씨는 올해 8월 뒤늦게 동부경찰서에 우편으로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경찰은 “피해자가 신고한 날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반의사불벌죄’를 명목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리며 고소를 각하했다. 지난해 이틀 동안 경찰에 폭행 사건을 접수하지 못한 A 씨는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인권사무소도 찾아갔다. A 씨는 사건 진정을 접수했지만, 인권위는 약 2주가 흐른 지난해 12월 29일 사건을 각하하기로 했다. 인권위가 외국인 인권에도 관심을 확대하고 있지만, 인권위법 30조 1항에 조사 대상인 ‘국가기관’에 외국 기관은 포함하기 어렵다는 명목으로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 두 기관에 기대지 못한 A 씨는 결국 인권위가 사건을 각하한 지난해 12월 29일 부산지법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명예 회복을 위해 200만 원 정도로 소액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현대차 연구원 사망 원인은···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연구원 3명이 숨진 사고 원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됐다. 울산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과 지난 2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7시간가량 현대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 차량 성능 실험 공간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밀폐된 공간에서 사고가 난 만큼 배기가스에 의한 질식사에 무게가 실린다. 감식반은 이번 감식에서 환기구 문제와 시설 전반, 안전 매뉴얼 준수 여부 등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이 끝난 후 가진 브리핑에서 “공간 내부 환경을 사고 당시 진행된 차량 성능 테스트 상황과 비슷하게 만들고 감식했다”고 설명했다. 배기가스 배출 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가에 대해서는 “지금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또 이날 오전 감식반은 사망 연구원들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경찰 측은 부검 결과와 국과수의 감식 분석 등을 기반으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국과수는 연구원들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현재 부검 결과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인이 나오기까지 2주가량 걸릴 것으로 보여 사고 원인 규명에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지난 19일 현대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의 ‘완성차 복합 고지 체임버’에서 차량 주행 테스트를 하던 연구원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체임버는 밀폐된 공간에 차를 넣고 추위와 더위 등 다양한 조건을 만들어 차량 성능과 내구성을 실험하는 곳이다. 이곳을 찾은 다른 직원이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 뒷자리에 쓰러져 있는 연구원들을 발견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상시 노동자가 5명 이상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사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작업을 중지시키고 현장에 출동해 중앙·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를 꾸렸다. 또한 사고 원인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현대차 노조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에게는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고는 노동환경 안전 조치와 절차에 대한 심각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노동환경의 개선과 책임 소재 규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도 노동안전보건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했다. 현대차 이동석 대표이사는 20일 담화문을 내고 “유가족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지원과 조치를 다 할 것”이라며 “관계 기관의 현장 조사와 원인 규명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거제시장 재선거 과열양상…유력 후보군만 15명 이상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아온 박종우 경남 거제시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내년 상반기 재선거가 확정된 가운데(부산일보 11월 15일 자 11면 보도), 예선부터 본선까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당장 하마평에 오른 인물만 15명 안팎이다. 여기에 재선거 사유를 제공한 여당의 후보 공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 전 시장 궐위에 따라 2025년 4월 2일 거제시장 재선거가 치러진다. 관할 선관위는 12월 20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다. 이어 내년 3월 13‧14일 후보 등록에 이어 20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해 28‧29일 사전투표를 한다.김영삼‧문재인 전 대통령 고향인 거제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사업장이 있는 조선 도시로 진보 성향 노동자가 절대다수이지만 민선 7기를 제외하면 역대 모든 총선과 지방선거는 보수당과 보수 성향 후보가 독식했다.이번 재선거에도 국민의힘에 예비 주자들이 몰리고 있다. 권민호 전 시장을 비롯해 박환기 전 부시장, 전기풍 도의원, 김봉태 전 밀양시 부시장은 일찌감치 채비에 나선 상태다. 김한표 전 국회의원과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정연송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 윤부원 전 시의회 의장도 여권의 잠재 후보군이다.더불어민주당에서는 2018년 지방선거 승리의 주역인 변광용 전 시장과 옥영문 전 시의회 의장, 김성갑·옥은숙 전 도의원, 백순환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이 거론된다.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변 전 시장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다. 위원장 책임이 큰 만큼 당 절차에 맞춰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개혁신당 제1호 영입인재로 직전 총선에 도전했던 김범준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보당 성만호 전 대우조선노조 위원장, 송태완 거제시위원장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다만 진보당은 후보를 낼지, 다른 정당과 연합할지 현재로선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무소속 진영도 심상찮다. 민주당 출신 김두호 시의회 부의장이 이미 출마 의지를 굳혔다. 지역 최대 인구 밀집 지역인 고현동과 상문동을 중심으로 탄탄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김 부의장이 완주할 경우, 팽팽한 여야 2강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양태석 시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관건은 국민의힘 공천 여부다. 지역 사회에선 한동훈 당 대표의 지난 1월 발언을 상기하며 여당 ‘무공천’을 주장한다. 한 대표는 당시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주재한 회의에서 “국민의힘 귀책(형사처벌이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보궐이 이뤄진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 공천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공언했다. 이 발언이 유효하다면 국민의힘은 내년 재선거에 후보를 낼 수 없다.진보당 거제시위원회는 “이번 사안에는 서일준 의원실 직원이 연루돼 있었던 만큼 국민의힘 지역 구성원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일임이 명백하다”며 “거제시민에게 일말의 죄책감이 있다면, 재선거에 후보 공천을 하는 어리석은 결정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거제경제정의실천연합도 “여야 각 정당은 ‘재·보궐 선거 귀책 사유가 자당이 원인일 때에는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국민에게 천명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민주당이 예외 조항까지 신설해 억지로 후보를 냈지만 참패했던 2021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언급하며 “국민의 높은 정치의식에 발맞춰 겸허히 수용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경남도당 서일준 위원장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거제 지역구 국회의원이기도 한 그는 “거제시장뿐만 아니라 충남 아산시장, 서울 구로구청장도 있다 보니 중앙당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당 차원에서 방침을 정하면 그에 맞춰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크라 외국산 미사일 공격에 러시아 ICBM까지 동원
우크라이나가 1000일 넘게 전쟁 중인 러시아의 본토에 미국과 영국에서 지원받은 미사일로 타격하면서 전쟁이 날로 격화하는 양상이다. 이에 러시아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발사하며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전날(19일) 미국 에이태큼스 미사일로 러시아 브랸스크 군사 시설을 공격한 데 이어 이날은 영국에서 지원받은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로 연일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 스톰섀도 발사는 북한군이 집결한 쿠르스크 지역을 겨냥해 이뤄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의 군사 블로거는 이날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마리노 마을에서 스톰섀도 파편이 발견됐다고 전했으며, 익명을 요구한 서방 당국자도 블룸버그에 우크라이나군이 스톰섀도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 스톰섀도 등 서방의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미국과 영국 정부가 해당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금지했던 제한을 최근 해제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대응으로 최근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했으며, 영국 정부도 이에 뒤따라 자국산 스톰섀도의 사용을 허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러시아군은 ICBM으로 대응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 공군이 21일 러시아군이 자국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해당 미사일이 러시아 카스피해 인근의 도시 아스트라한에서 발사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전쟁 중에 ICBM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은 ICBM의 타격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러시아가 발사했다는 ICBM이 어떤 모델인지 등도 밝히지 않았다. 사거리가 수천km에 달하는 전략무기인 ICBM은 핵탄두 탑재할 수 있으며, 재래식 탄두도 장착해 운용할 수도 있다. 앞서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매체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가 러시아군이 카스피해 인근 도시 아스트라한의 군사 기지에서 키이우로 RS-26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속도로 비행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요격 시스템인 패트리엇 미사일로는 격추하기가 어렵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최근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 대규모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에 미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서방 국가들은 이날 키이우에 있는 자국 대사관을 폐쇄하고 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기도 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후 브리핑에서 폐쇄한 키이우의 미 대사관을 21일부터 정상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대사관의 경우 20일 “우크라이나 내 민간 기반 시설 파괴 및 민간인 사상자 발생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불가피한 사유로 우크라이나에 체류하고 계시는 우리 국민들께서는 신변안전에 더욱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가용 예금 15조 넘는다” 롯데, 유동성 우려 진화
롯데는 21일 그룹이 즉시 활용 가능한 예금을 15조 4000억 원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유 부동산 가치는 지난달 평가 기준 56조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이례적으로 그룹 차원에서 재무 현황을 공개한 것은 최근 유동성 위기에 처해있다는 ‘풍문’이 번진 데 이어 이날 롯데케미칼에서 사채관리 계약에 실적 관련 재무특약 미준수 사유가 발생한 탓이다. 그룹 내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선제적으로 대외에 밝혀 조기에 유동성 우려 확산을 진화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롯데는 이날 오전 설명 자료를 내어 “10월 기준 총 자산은 139조 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5조 원이며 전체 부동산 가치는 56조 원,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은 15조 4000억 원을 보유하는 등 안정적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케미칼 회사채와 관련한 현안은 최근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인한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저하로 발생한 상황이라며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2013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발행한 회사채 14개에 기한이익상실 원인 사유가 발생했다고 이날 설명했는데, 이 내용이 유동성 위기 풍문과 연결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회사채 재무 약정에 ‘연결 기준 3개년 누적 평균치로 부채비율 200% 이하를 유지하고,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이자비용을 5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특약이 있는데, 3분기 말 기준으로 4.3배로 떨어지면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은 것이다. 롯데 측은 “10월 기준 롯데케미칼은 활용 가능한 보유예금 2조 원을 포함,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 원 상당을 확보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고 안정적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특약 사항 조정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조항은 최근 발행한 회사채에는 삭제된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롯데케미칼은 미즈호은행으로부터 차입한 2254억 원과 관련 재무 약정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웨이버(적용 유예)를 받아 위기를 넘긴 바 있다. 롯데그룹은 “앞으로도 계열사들과 원활한 협의를 통해 안정적 경영을 유지하고, 필요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안정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거듭 강조했다. 롯데 측의 설명 이후 이날 그룹 관련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날 채권유통시장에서 롯데케미칼 회사채가 민평금리보다 60bp(1bp=0.01%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등 일부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기류도 감지됐다. 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관련 포지션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케미칼의 이번 문제를 조정하더라도 롯데 관련 불안감이 지속하면 연말 기업어음(CP)의 원활한 차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NL 세일·AL 스쿠벌, 2024년 MLB 양대 리그 사이영상 수상
크리스 세일(35·애틀랜타 브레이브스)과 태릭 스쿠벌(28·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 2024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양대 리그 사이영상(Cy Young Award)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이영상은 메이저리그에서 매년 각 리그의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이 상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투수인 사이 영을 기리기 위해 1956년 커미셔너 포드 프릭에 의해 만들어졌다. 원래 사이영상은 전체 리그에서 한 명에게만 수여됐으나, 1967년 프릭이 은퇴한 뒤 각 리그마다 한 명씩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MLB 사무국은 21일(한국시간) 사이영상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내셔널리그(NL) 수상자는 세일이었다. 세일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30명의 투표에서 1위 표 26장, 2위 표 4장을 얻어 19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130점(1위 표 4장, 2위 표 25장, 4위 표 1장)의 잭 휠러(필라델피아 필리스)였다. NL 신인왕을 차지한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3위에 올랐다. 아시아 투수 중에서는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가 가장 높은 5위에 올랐다. 세일은 올 시즌 18승 3패, 평균자책점 2.38, 225탈삼진을 올리며 NL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을 달성했다. 201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세일이 사이영상을 수상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MLB닷컴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 연속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투표에서 상위 6위 안에 들었던 세일은 이후 부상 탓에 힘겨운 세월을 보냈다"며 "올해에는 평균자책점 MLB 전체 1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최다인 18승을 올렸다"고 세일의 굴곡 있는 야구 인생과 올 시즌 활약을 압축해서 소개했다. 2017년에 세일은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AL 사이영상에 도전했으나 투표에서 코리 클루버(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 밀려 2위를 한 바 있다. 애틀랜타는 지난해 12월 유망주 내야수 본 그리섬을 보스턴에 내주고 세일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보스턴이 올해 2750만 달러에 달하는 세일의 연봉에서 1700만 달러를 보조해 주는 조건이 있긴 했지만, 팔꿈치, 손가락, 손목 부상이 이어진 세일을 영입한 애틀랜타의 결정에 의문을 품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세일은 NL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고 사이영상도 차지하며 물음표를 말끔히 지웠다. 또한 1998년 톰 글래빈에 이어 26년 만에 사이영상을 받은 애틀랜타 선수가 됐다. 스쿠벌은 1위 표 30장(210점)을 독식하며 '만장일치 AL 사이영상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2위는 93점의 세스 루고(캔자스시티 로열스)였다. 스쿠벌도 올해 18승 4패, 평균자책점 2.39, 탈삼진 288개로 AL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255순위로 디트로이트에 지명된 스쿠벌은 2020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2022년 팔꿈치 굴곡근 수술을 받은 스쿠벌은 2023년 7월 빅리그로 돌아와 7승 3패 평균자책점 2.80을 올렸다. 올해는 팀 내 에이스로 풀 타임을 소화하며 트리플크라운 달성과 사이영상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디트로이트 선수가 사이영상을 받은 건 2013년 맥스 셔저 이후 11년 만이다. MLB가 평균자책점 순위를 공식 집계한 1913년부터 올해까지 투수 트리플크리운은 22명이 31번 달성했다. NL과 AL에서 동시에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투수가 나온 건 올해가 4번째다. 1918년 NL 히포 본(22승, 평균자책점 1.17, 148탈삼진)과 AL 월터 존슨(23승, 평균자책점 1.27, 162탈삼진), 1924년 NL 데이지 밴스(28승, 평균자책점 2.16, 262탈삼진), AL 존슨(23승, 평균자책점 2.72, 158탈삼진), 2011년 NL 클레이턴 커쇼(21승, 평균자책점 2.28, 248탈삼진), AL 저스틴 벌랜더(24승, 평균자책점 2.40, 250탈삼진)가 세일과 스쿠벌에 앞서서 진기록을 합작했다. 사이영상이 생긴 1956년 이후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투수들은 올해 세일과 스쿠벌을 포함해 16번 모두 사이영상을 받았다.
광안리 삼진포차 내년까지 연장
지난 6월 광안리 해수욕장 앞에 오픈한 팝업형 루프탑 포차 ‘삼진포차’가 내년 2월까지 운영 기간을 연장한다. 삼진어묵은 내년 2월 28일까지 ‘삼진포차 시즌2’를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삼진포차는 광안리 해수욕장 바로 앞 3층 높이 루프탑 건물에 위치한 포차 콘셉트의 팝업으로, 지난 6월 오픈 이후 월 평균 약 2000명 이상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또 부산불꽃축제와 드론쇼를 관람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로 입소문이 났다. 이에 삼진어묵은 당초 이달 9일까지 진행하기로 한 삼진포차의 운영 기간을 내년 2월까지로 연장하고, 전반적인 메뉴 리뉴얼 등을 통해 시즌2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겨울 인기 안주인 어묵탕을 업그레이드해 보다 고급스러운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메뉴로는 11가지 이상의 삼진어묵의 프리미엄 어묵을 활용한 삼진어묵탕뿐 아니라 물떡, 국물 닭발, 순대, 어묵와플, 어묵핫바 등을 판매한다. 또 겨울 시즌 메뉴로 호빵과 우동을 추가했다. 주류의 경우 오비맥주 ‘카스’와 지평주조 ‘지평생막걸리’ ‘보늬달밤’, 대선주조 ‘강알리’, ‘대선소주’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삼진어묵은 삼진포차 시즌2에 참여한 기업의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시즌2에는 오비맥주, 지평주조, 대선주조, SPC삼립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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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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