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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봉생병원 수면의학센터에서 수면다원검사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 동래봉생병원 제공
허경 수면의학센터장. 동래봉생병원 제공
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과 대한뇌전증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신경계 질환 치료의 권위자 허경 교수가 지난 3월부터 동래봉생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그는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대한수면연구학회를 이끌었으며 지난 2022년에는 대한뇌전증학회 이사장을 2년간 맡기도 했다. 수면 질환과 뇌전증 약물치료 분야에 조예가 깊다. 지난달 초 수면의학센터를 개설한 허경 의무이사를 인터뷰했다.
-서울에서 근무하다 동래봉생병원으로 오게 된 계기는.
“신경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첫 근무지가 부산이었다. 봉생기념병원에서 1년, 부산백병원에서 7년을 지냈는데 젊은 의사 시절 8년을 부산에서 보낸 셈이다. 그 후에는 분당차병원, 세브란스 병원 등에서 교수로 재직했는데 정년퇴직을 하면 부산에서 의사 생활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었다. 미력하지만 뇌전증, 수면의학 분야의 오랜 임상 경험을 부산 경남 환자들에게 나누고 싶고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전문 분야인 뇌전증은 어떤 질환인가.
“뇌신경 세포가 갑자기 과도한 전류를 발생시켜 나타나는 증상을 ‘발작’이라고 한다. 발작은 장기간 지속하는 게 아니고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원래 상태로 회복된다. 그러나 발작이 두 번 이상 반복해 일어나는 만성 상태, 혹은 한 번이라도 재발 경향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뇌전증이라고 한다. 발작 증상은 뇌 기능이 복잡한 것처럼 어느 부위에서 발작 활동이 시작했는지 또는 어떻게, 얼마나 다른 부위로 퍼지느냐에 따라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뇌전증은 어떻게 진단하며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뇌전증 진단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뇌파 검사나 뇌자기공명영상 검사 등을 시행한다. 그러나 적지 않은 경우에 이상 소견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국내 뇌전증 환자 수는 25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영유아기 뿐만아니라 노년층에서도 발병한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노인 인구에서 뇌전증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뇌전증은 적절하고 적극적인 약물치료로 환자의 70~80% 정도는 발작이 조절될 수 있다. 약물 난치성의 경우 수술이나 시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과 건강은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나.
“수면이 가장 필요한 이유를 에너지 보존 내지는 신체 회복을 들어 설명하곤 한다. 그러나 에너지 보존만으로 수면의 필요성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뇌의 시냅스 효율성과 가소성 유지, 기억 공고화와 학습, 면역 기능, 성장 발달 등에도 수면의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적절하고 충분한 수면은 호르몬 균형을 맞추어 주고, 우울증이나 불안감 등의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예방과 기억력 집중력 등의 인지기능 향상에도 작용을 한다.”
-적당한 수면 시간은.
“밤잠 시간은 낮에 졸리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를 유지해주는 시간이다. 개인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성인은 보통 7~8시간이 적절하다. 밤에 잠이 부족한 경우에는 낮에 졸립고 피곤하며 집중력이 떨어지고 예민해지는 것을 즉각적으로 느끼게 된다.”
-평소에 잠을 잘 못자면 어떤 부분이 안 좋아지나.
“부족한 수면의 양을 ‘수면 빚’이라 부른다. 수면 빚이 만성적으로 쌓이게 되면 학업 성취와 작업의 능률이 떨어지고, 더 나아서는 운전이나 위험한 작업 중 사고를 일으킬 위험에 빠지게 된다. 더 나아가서는 만성적인 신체질환과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잠자는 시간과 수면의 질이 함께 떨어지는 불면증과 잠자는 시간은 괜찮으나 빈번한 무호흡으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대표적인 수면 질환이다.”
-수면다원검사란 무엇인가.
“병원 내 검사실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여러 검사기기를 통해 환자의 수면상태를 상세히 평가하는 것이 수면다원검사다. 뇌파 검사와 호흡 검사, 산소포화도 검사, 코골이 측정 등이 이루어진다. 뇌파 검사는 비렘 및 렘수면 단계와 수면깊이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호흡 검사는 수면 중 무호흡이나 저호흡 및 폐쇄성 중추성 여부를 평가한다. 그 외에도 수면 중 자세 변화와 무호흡과의 연관성을 평가하는 체위측정, 이상 운동여부를 평가하는 비디오 촬영 등이 시행된다. 신경과와 이비인후과, 정신과 등 4개 진료과가 협진하고 있다.”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한 대상은.
“잠과 관련해 여러 가지 불편함을 겪고 있는 분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검사다. 코골이가 심하거나, 자다가 숨을 멈춘다는 말을 듣거나 숨이 막히는 느낌이 있어 깨기도 하는 분, 낮에 많이 졸리는 분, 만성피로가 있는 분, 집중력 부족을 느끼는 분, 수면 중 꿈결에 소리 지르고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분 등이 해당된다. 질환으로는 단순 또는 무호흡이 동반된 코골이, 폐쇄성 무호흡, 중추성 수면무호흡, 렘수면 행동장애,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불면증 등이 있다.”
-수면의 질을 방해하는 나쁜 생활 습관은.
“규칙적인 운동은 숙면에 도움이 되지만, 잠들기 전 운동은 숙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저녁 시간에는 각성효과가 있는 카페인이 있는 음료, 흡연, 잠들기 직전 음주는 피해야 한다. 특히 술은 잠이 쉽게 들게 할 수는 있지만 수면의 깊이를 방해하고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잠자리에서 휴대전화나 TV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음식을 먹거나, 무언가 다른 일을 하는 것은 잠을 방해한다. 잠자리에서는 잠을 자는 것만 해야 한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습관은.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 시에는 어둡고 조용하게, 너무 덥거나 춥지 않아야 한다. 잠들기 전 최소 1시간 정도는 긴장을 풀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만약 잠이 오지 않거나 중간에 깨어 잠이 오지 않을 경우에는 차라리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정적인 다른 일을 해보는 것이 낫다. 다른 일을 하던 중 잠이 오면 그때 잠자리로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