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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사철임에도 부산 지역 ‘전월세 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신규 공급 물량이 줄면서 전체적으로 전월세 물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중동 전쟁으로 경제가 불안해진 상황에서 전세 갱신요구권 사용이 더욱 보편화된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부산시민공원과 가까운 부산 부산진구 연지동 래미안어반파크 아파트 단지 앞.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를 찾아 34평형 전세 매물을 물으니 “하나도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24개동 2616세대나 되는 대단지임에도 다른 평형대도 매물이 거의 없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로 34평형 물건이 2건 올라와 있는데, 막상 전화해 보면 매매를 하다 하다 안 되면 그땐 전세를 놓겠다며 보류를 해 달라고 한다”며 “사실상 전세 매물이 하나도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 큰 대단지에 전세는 물론 월세도 씨가 말랐고,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전월세 물건을 찾으러 오는 사람도 없다”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부산 동래구 래미안포레스티지 아파트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4043세대나 되는 신축 아파트임에도 전월세 매물이 거의 없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물건이 몇 건 있긴 하지만 거의 찾는 사람이 없고, 요즘 월세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면서 “전세사기 이후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데다 주식이나 코인 투자에 목돈을 넣고 월세에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전용 면적 59㎡ 타입의 경우 월세가 140만~150만 원 정도인데도 그마저도 없어서 계약하려는 사람이 줄을 섰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29일 기준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 전세 매물 건수는 3904건, 월세 건수는 3516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2년 전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날짜의 전세 매물 건수는 7097건, 월세 매물은 6768건이다. 올해 들어서는 1년 전보다 각각 45%, 48%가 감소했다. 2년 전인 2024년에는 같은 날짜의 전세 매물이 1만 1345건, 월세 매물이 8584건이었다.
매물 품귀는 지속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넷째주(3월 23일 기준) 부산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보다 0.12% 상승해 23개월째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안순옥 부산진구 부지회장은 “앞날이 불안하니, 이사비라도 줄이려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면서 “실제로 나라에 큰 일이 생길 때마다 매물이 줄고 거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과거 세월호 참사, 코로나 팬데믹, 계엄 선포 상황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활용해 다시 원래 집에 눌러 앉는 현상도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움직여 보려 해도 사정에 맞는 매물이 없고, 매물 자체가 귀하다 보니 이사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도 전월세 시장을 함께 위축시키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박상만 부산시회장은 “전세가 씨가 말랐다고는 하지만 구축 아파트와 빌라 등에는 매물이 좀 있는 편인데, 요즘 신축 선호 경향이 강한 것도 원인”이라며 “공시가격이 낮을수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보험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금액도 줄어들기 때문에 구축과 빌라의 전세를 꺼리고 이 또한 전세난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