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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열린 주진우 부산시장 경선 사무소 개소식에서 주진우 의원이 인사를 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서 열린 박형준 경선 사무소 개소식에서 박형준 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양자 대결을 펼치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주진우 의원이 ‘낙동강 개발’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주 의원이 고속철도 건설 등 파격적인 공약으로 서부산 개발 청사진을 내놓자, 박 시장은 연약지반과 철새도래지 등 기술·환경적 난제를 조목조목 짚으며 ‘현실성 없는 백일몽’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지난 27일 부산 수영구 부산KBS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 첫 TV 토론회에서 주 의원의 낙동강 마스터플랜에 대해 “낙동강은 한강과 달리 철새도래지로서 생태의 보고다. 구포까지 고속철도를 놓겠다고 했는데 지상은 환경 규제로 막히고 지하는 연약지반이라 대심도를 뚫어야 하는데 그것 역시 엄청난 환경 시비가 생긴다”며 “낙동강에 대교 3개를 만드는데 15년이 걸렸다. 주 의원 공약은 여러 규제 등으로 백일몽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이날 발언은 주 의원이 앞서 서부산 비전을 담은 ‘낙동강 마스터플랜’을 낸 데 따른 지적이다. 주 의원은 지난 25일 낙동강을 중심으로 한 초대형 교통 인프라 구축 등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행정통합 논의에 맞춰 부산의 오랜 문제인 동서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주 의원의 구상에는 가덕신공항과 김해공항, 구포역을 연결하는 서부산 고속철도 구축을 추진하고, 을숙도·맥도·삼락·대저·화명 일대를 연결해 친환경 관광과 레저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박 시장이 지적한 연약지반 문제는 낙동강 일대의 대규모 개발사업을 어렵게 하는 이유로 지적된다. 낙동강 하구 일대는 수만 년 간 강물을 타고 내려온 진흙과 모래가 쌓인 지형으로, 수분을 가득 머금은 점성토가 지표면 아래 20m에서 깊게는 60m 전후까지 두껍게 분포해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대표적 연약지반으로 분류된다. 이 일대에서는 이미 대형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2020년 3월 발생한 부전~마산 복선전철 지반 침하 사고가 대표적이다. 2014년 착공해 2020년 6월 개통을 목표로 했던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피난 연결통로 공사 중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하면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부산 사하구 하단역에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까지를 잇는 부산도시철도 하단~녹산선도 연약지반 문제 등으로 입찰이 여러 차례 유찰됐다. 부전~마산선 터널 붕괴, 사상~하단선 공사 구간 인근에서 싱크홀 사고가 반복되는 상황은 이 일대 지하 철도 건설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보여준다.
지상으로는 환경 규제 문제도 만만치 않다. 낙동강 하류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179호 철새도래지, 자연환경보전지역, 생태·경관보전지역, 습지보호지역, 특별관리해역 등 각종 보호구역이 중첩돼 있다. 대저대교는 2010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고도 철새도래지 훼손 논란으로 7년 넘게 사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다 2024년에야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엄궁대교 역시 2018년 예타 통과 후 6년 만에 환경영향평가 문턱을 넘었다.
박 시장은 대규모 개발 대신 자연환경을 살린 생태 관광 전략으로 맞섰다. 그는 지난 26일 사상구 부산도서관에서 정책 브리핑을 열고 낙동강변 5개 생태공원을 테마별로 묶는 ‘낙동오원’ 구상을 발표했다. 지반 침하 문제와 환경 규제가 중첩된 낙동강 일대의 현실을 감안해 개발보다 보전을 앞세운 서부산 전략이다.
주 의원은 박 시장의 지적에 대해 “기존 시정의 틀에 갇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며 “환경 규제 문제도 부울경 통합이 이루어지면 먹는 물 문제와 함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이 공약은 국민의힘 지역구 공약에도 포함됐던 내용으로, 예산 문제로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뿐 비현실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재원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주 의원은 서부산 공약의 재원을 부울경 행정통합과 연계한 정부 지원금 50조 원으로 확보하겠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했지만, 주 의원은 민주당과 정부를 압박해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