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울 집값 변천사…가깝던 우리, 어쩌다 이렇게 멀어졌나! [비즈앤피플]

1980~90년대 비슷하던 집값 상승률
외환위기 후 규제 철폐로 격차 확대
서울 국평 11억 원 오른 10년 동안
부산은 달랑 1억 5000만 원 상승
경제력과 인구 수도권 집중화 현상
똘똘한 한 채 선호도 양극화 부채질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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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울 집값 변천사…가깝던 우리, 어쩌다 이렇게 멀어졌나! [비즈앤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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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서울의 집값 격차가 날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부산진구와 연제구 일대 도심. 정종회 기자 jjh@ 부산과 서울의 집값 격차가 날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부산진구와 연제구 일대 도심. 정종회 기자 jjh@

“택이 아빠, 아까 제가 돈 생기면 뭐 사라고 했죠?” “….” “아.파.트.”

10년 전 케이블 드라마 최초로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적 인기를 얻었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최근 10주년을 맞이하며 넷플릭스에서 다시 한번 인기를 끌었다. 2015년 드라마에 나왔던 이 장면을 10년 후인 최근 다시 본 이들은 이 대사를 들으며 무릎을 쳤다고 했다. 10년 전 그 때라도 선우 엄마(박선영)의 말에서 힌트를 얻어 서울 아파트를 샀더라면 하고.

1988년을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에 나온 그 ‘아.파.트.’는 당시 최초의 강남권 대단지 아파트였던 대치동의 은마 아파트였다. 지금은 강남 고가 아파트의 상징이 됐지만 당시에는 31평(102.3㎡)형 가격이 7000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분양 당시 가격은 더 낮아 1979년 12월 첫 분양공고에 적힌 이 곳의 3.3㎡(평)당 단가는 68만 원으로, 31평형은 1800만 원, 34평형은 2100만 원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올 1월 실제 거래된 가격이 31평형 기준 36억 4000만 원이었으니, 40여 년 만에 가격이 202배로 뛴 셈이다.

■10년간 매매가격 차 2.1배→4배

10년 전 드라마 대사를 들먹이는 이유가 있다. 2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부동산지인’의 김영학 본부장과 동아대 강정규 부동산학과 교수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3.3㎡(평)당 평균 매매가격은 2016년 3월 1808만 원에서 10년 뒤인 2026년 3월에는 5168만 원으로 160.2%가 올랐다. 반면 부산 아파트의 평당 평균 매매가격은 2016년 3월 866만 원에서 10년 뒤 1300만 원으로 24.9% 오르는 데 그쳤다. 두 도시 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차이도 2.1배에서 10년 사이 4배로, 배로 증가했다.

드라마 같은 설정이지만 가령, 두 사람 중 A라는 사람은 선우 엄마의 대사에서 영감을 얻어 2016년 서울의 국민평형(전용 84㎡) 아파트를 샀고, B는 부산의 국평 아파트를 샀다면 10년 후 A의 서울 집값은 11억 6886만 원이 오른 반면, B의 부산 집값은 1억 5098만 원만 오른 게 된다. 최초 투자 비용이나 대출 이자 등을 감안하더라도 두 사람 간의 자산 격차는 10년 만에 ‘트랙’이 달라졌다고 느낄 만큼 벌어졌다. 10년 전 서울에서 결혼하며 집을 산 사람과 같은 해 부산에서 결혼하며 집을 산 사람 간의 자산 격차가 10년 후 그만큼 벌어졌다고 보면 된다.

■언제부터 벌어진 거야? 서울-부산 집값

1970~1980년대는 동반 성장기라고 볼 수 있다. 이 시기 부산은 대한민국 수출의 전초기지로 인구가 급증하던 시기였다. 이로 인해 처음 아파트가 보급되던 시기이기도 했다. 서울은 강남 개발, 부산은 항만 산업과 배후 주거지 개발, 수영만·남천동 등 일대 개발이 맞물리며 두 도시 간 집값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외환 위기 이전인 1988~1998년 10년간의 주택 가격 상승률을 보면 전국과 서울의 집값 흐름은 비슷했다. KB국민은행의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자료에 따르면 해당 10년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전국이 36.99%를 나타냈고, 서울이 35.94%로 집계됐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거치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국가데이터처 지표누리 자료에 따르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당시 12.4%(서울 14.6%) 폭으로 크게 감소했던 주택 가격은 상승 추세를 지속하며 2002년에는 증가율이 16.4%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다양한 세제와 금융지원을 통한 적극적인 시장 개입으로 부동산 침체 방지에 나섰는데, 대부분의 내용은 1970년대 후반부터 실시해온 부동산 투기 억제책을 철폐하는 내용이었다.

앞서 노태우-김영삼 정부 등에서는 집값이 오를 때마다 원가연동제와 토지초과이득세 부과, 부동산 실명제 등 강력한 투기 억제책을 꺼내들며 집값을 잡았는데 외환위기 극복이 시급했던 김대중 정부는 소형 아파트 의무 공급 비율을 철폐하는가 하면 재건축 요건도 완화했다. 7~13평형대의 5층짜리 아파트를 헐고 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하니 서울 강남의 오래된 아파트 가격이 ‘고삐 풀린 듯’ 뛰기 시작했다.

1999년 시행된 분양가 자율화도 천정부지 집값을 부추겼다. 분양가 자율화 정책이 시작된 1999년에는 평당 860만 원이던 평균가가 자율화 막바지인 2007년에는 4445만 원까지, 5배 넘게 올랐다.

실제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의 집값 상승률은 195.44%로, 아파트 가격이 10년 만에 3배가 됐다. 특히 이 기간 강남 4구의 아파트 가격은 7~8배가 상승했다. 이때 강남에서는 이미 10억짜리 아파트가 나왔다.

부산에선 그나마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형성된 마린시티로 인해 서울과의 집값 격차를 다소나마 좁히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서울 급등 후 부산이 따라가는 ‘디커플링 후 추격’ 양상이라도 존재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서며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기 시작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15~2016년 주택매매가격상승률은 서울이 지방의 2배가 채 되지 않았지만, 2018년에는 지방 상승률이 0.38%를 기록하는 동안 서울은 3.31%가 급등해 상승폭이 8.7배에 달했다.

■서울집 원정 쇼핑 부추기는 ‘똘똘한 한 채’

두 도시의 아파트값 격차를 벌려 놓은 건 경제력과 인구 집중으로 대표되는 수도권 집중이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또한 서울-부산 가격 격차를 더 넓히고 있다. 하락기일수록 ‘가격 하락 방어’에 대한 믿음이 있는 서울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이는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차이를 더 벌려 놓고 있다. ‘서울 집 원정 쇼핑’ 또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강 교수는 “결국 부산과 서울의 집값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은 경제력 집중과 수요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정부 규제 정책 방향에 따른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도 서울-지방 집값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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