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연임 포기’ 압박에도 정중동…정청래, 김민석과 정면대결?

친명계 ‘지선 책임론’, 이 대통령 비판성 메시지 부담 불구
“대통령 그런 뜻 아냐” 선거 책임론 부인 정면돌파에 무게
김민석과 정면대결 선택하면 여권 분화 전면화 가능성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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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민주연구원, 정책위원회가 주최한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대기하다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민주연구원, 정책위원회가 주최한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대기하다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이후 책임론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8·17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로선 연임 도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비당권파 친명(친이재명)계의 노골적인 사퇴 압박에 당권파인 친청(친정청래)계가 반발하는 등 당내 갈등 수위는 연일 고조되는 양상이다. 정 대표가 조만간 출마 결심을 밝힐 경우 양측이 사생결단 수준의 정면 대결을 벌이면서 여권의 분화가 전면화될 공산이 커 보인다.

정 대표는 지난 11일 면전에서 당 대표 사퇴 요구가 제기된 직후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각자 알아서 판단하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정 대표 측에서는 “실제로 막판 고심 중이다”, “출마는 상수인데, 심경 변화 여부는 변수”라는 말이 나온다. 당초 연임 도전은 확정적이었지만, 최근 이재명 대통령까지 자신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정 대표로서도 의사 표현에 극도로 신중해진 모습이다.

이와 관련, 조승래 사무총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집권 여당은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전날 메시지가 정청래 지도부를 비판한 것이라는 평가에 대해 “대통령의 뜻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특정한 개인이나 지도부보다는 여당이 지방선거 이후에 어떤 자세를 가지고 국정운영을 해야 할 것인지 책임성을 강조하기 위해 말씀하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여당을 향한 이 대통령의 거듭된 메시지가 차기 전당대회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직후 ‘승리했지만, 아쉽다’는 취지의 정 대표 발언 이후 “최소한 승리라고 볼 수 없다”며 이를 반박하는 발언을 했고, 정 대표는 그 직후 유럽 순방길에 오르는 이 대통령을 환송하는 자리에 처음으로 불참했다. 대신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례적으로 참석해 대조를 이뤘다. 이 대통령이 사실상 김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말이 나왔고,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공개적으로 ‘당권 포기’를 종용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 대표가 출마를 고수할 경우, ‘정 대표 대 이 대통령’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정 대표는 얼마 전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며 이 대통령을 치받는 듯한 발언으로 친명계를 발칵 뒤집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친명계의 거센 압박에도 정 대표가 이번에 연임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많다. 전대 불출마 시 사실상 선거 실패를 책임지고 2선 후퇴하는 모습이 된다는 점에서다. 정 대표와 가까운 인사는 “이번 선거 결과를 챗GPT에 물어보면 민주당이 졌다는 분석은 결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패배론이 다분히 대표 교체를 위한 의도적인 프레임 짜기라는 인식이다. 정 대표의 최종 결심은 늦어도 10일 이내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친명계가 지원하는 김 총리도 후임인 한성숙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에 맞춰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여의도로 복귀하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송영길 의원도 정 대표 출마 시 전대에 도전장을 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독자 완주보다는 김 총리와 연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란 관측이 당내에는 많다.

정 대표 측과 김 총리 측은 벌써 대결 구도 짜기에 사실상 들어간 상태다. 정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선명한 개혁적 성향을 전면에 부각해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김 총리는 지난 6일 호남에서 당의 혁신 방향으로 ‘민생 실용 확장 노선’과 ‘성장과 민주주의 결합’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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