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유해독소' 퇴치 이렇게
주방, 가장 큰 오염원…가스레인지 켜기 전 환기를
1 밀폐형 실내-일체형의 공간 구조로 공기오염 2 벽지-합성화학물질 함유, 바닥재-포름알데히드 함유 3 소파-유독성 환경호르몬 배출 4 부엌-가스레인지서 유해물질 배출 5 블라인드 버티컬-유해물질 햇빛 통해 활성화 6 각종 가구-많으면 공기 흐름 나빠져바깥 세상에 비바람이 칠수록 집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대청소를 끝내고 거실에 앉아 집안을 둘러보니 깔끔하게 정돈된 게 마음에 든다. 잠깐! 이걸로 청소가 끝난 게 아니다. 유감스럽지만 첨단의 소재로 무장한 당신의 집은 온갖 화학물질의 온상이 돼버렸다. 아이의 아토피나 아빠의 기관지염이 여기서 나오는 이 독소 때문일지도 모른다. 집안에 어떤 독소들이 있는지 알아 보고, 가족을 지키기 위한 '독소와의 전쟁'을 선포하자.
방부처리 합판마루보다 종이장판이 좋아
천 소파, 집먼지진드기 온상 청결 유지를
전기장판에 두꺼운 요 깔면 전자파 줄여
·초고층 아파트일수록 비인간적
시멘트 독을 일으키는 콘크리트 소재로 지어진 아파트는 사실 반자연적인 집이다. 아파트에서는 무엇보다 밀폐도가 높은 일체형의 공간 구조 때문에 실내 공기오염이 심각하다. 또 주방의 열린 구조는 집안에 유해가스의 오염도를 높이고, 콘크리트 특성상 실내 건조 현상이 두드러진다. 궁여지책으로 공기정화기를 사용해 보지만 가습이 오히려 곰팡이나 집먼지진드기가 생육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요즘 인기가 있는 초고층 아파트는 나을까?
도심에서는 고층으로 갈수록 배기가스로 인한 공기오염도가 높아 환기 조건이 불리하고, 실내공기 오염도 또한 저층보다 높다. 실내 공기의 오염 농도는 실외의 4배나 된다. 5층 이하의 저층보다 고층에 사는 사람들이 배 이상 호흡기질환과 소화기질환이 많으며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연구 조사도 있다. 옛날집이 그립다.
·벽지·바닥재에 화학물질 득실
요즘 들어 물걸레나 세정제로 닦을 수 있고 방습, 방수 효과가 뛰어난 비닐실크벽지가 많이 사용된다. 이 비닐실크벽지가 화재 때는 유독가스를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집안 공기오염에 결정적인 몫을 한다. 염화비닐벽지의 프탈산에스테르는 아이들의 생식기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벽지를 바를 때 사용하는 합성수지 계열의 접착제는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자연과 인간에 해가 없는 한지벽지가 대안이다. 한지를 사용하면 풀로 간단히 도배해 접착제 문제도 해결된다.
바닥을 한번 내려다보자. 합판마루는 무늬목 자체를 포르말린으로 방부 처리를 하고, 시공시 다량의 접착제가 사용되기 때문에 아주 해로운 바닥재다. 강화마루 또한 포름알데히드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차라리 종이장판을 바르는 게 낫다. 바닥재를 자주 갈지 않는 게 좋고, 페인트를 사용해야 할 때도 유성보다 수성페인트가 좋다.
·우아한 소파가 독소 덩어리
다른 생활가구에 비해 유기화합물 방출량이 많은 소파는 자체가 오염원이다. 흔히 레자라고 부르는 합성가죽은 프탈산 부틸벤젤이라는 유독성 환경호르몬을 방출한다. 따라서 소파에서 잠을 자면 호흡을 통한 유기화합물 흡입이 문제가 된다. 패브릭(천) 소파는 아토피와 천식의 주범인 집먼지진드기의 좋은 서식지가 되기에 늘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것도 저것도 싫다면 등나무 등 천연 재료를 사용한 소파를 사용하는 게 좋다. 등나무소파는 내구성도 좋고 환경오염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집 크기에 비해 너무 많은 가구를 가졌다면 과감히 줄이는 게 낫다. 새로 산 가구는 환기와 지속적인 통풍으로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벽에서 약간 떼어 설치해 환기를 고려하자.
·블라인드와 카펫은 실내 오염원
플라스틱 블라인드나 화학 처리를 한 부직포 버티컬 역시 실내 공기의 오염원이다. 특히 햇빛을 받을 때 더욱 많은 양의 유기화합물을 배출한다. 버티컬 블라인드에 달라붙은 먼지와 유해 성분은 햇빛을 통해 더욱 활성화된다.
카펫에는 다른 섬유제품보다 유해물질을 더 많이 첨가해 만든다. 유해물질이 카펫에서 서서히 휘발하면 밀폐된 실내는 독가스실을 방불케 한다. 특히 새 카펫일수록 더욱 심각한 실내공기 오염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카펫을 깔아 놓은 집에는 마루나 타일 바닥에 비해 먼지가 400배나 많다.
아이들이 카펫 위에서 뛰어놀 경우 미세먼지와 세균, 진드기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새로 산 카펫은 며칠 동안 밖에서 환기한 뒤 사용하자. 청소할 때는 마스크를 쓰고 흡입력이 좋은 청소기로 카펫 뒷면까지 청소해야 한다.
·전자제품 사용 때는 각별한 주의
전자레인지는 작동할 때는 물론이고 작동하지 않을 때도 항상 예열 상태에 있기 때문에 많은 양의 전자파가 나온다. 전자레인지는 높은 곳이나 구석진 자리에 두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플러그를 뽑아 두어야 한다. 안전거리는 2m 이상. 전자레인지는 가동할 때 강한 전자파가 나오는 것을 감안해 사용 중에는 안을 들여다 보지 말고, 사용후에도 1∼2분 뒤에 음식을 꺼내는 것이 좋다. 전자레인지의 문이 열려 있을 때는 기계 자체에서 전자파가 나오므로 주의해야 한다.
전기담요, 전기장판은 어린이와 임산부에게는 절대 사용 금지이다. 주로 인체의 신진대사가 저하된 상태에서 사용하는데다 몸과 완전히 밀착하는 것이라 매우 위험하다. 꼭 사용해야 한다면 잠자기 전에 가열해 두었다가 잘 때는 전원을 끄는 것이 좋다. 전기 장판 위에 두께가 5㎝되는 두꺼운 요를 깔면 전자파 감소에 도움이 된다.
·그 밖의 생활의 지혜
주방이 가정에서는 가장 큰 오염원 배출지이다. 가스레인지를 켜는 순간에 가장 많은 유해물질이 나오므로 켜기 전 미리 창문을 열고, 레인지 후드를 먼저 켜서 순간적으로 발생한 유해물질이 잘 빠져나가도록 한다.
우리가 입는 옷감 중 80% 이상이 합성섬유이다. 옷을 세탁할 때 식초를 한 컵 넣으면 유해성분을 제거하고 정전기 발생도 막아 준다. 이월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잔류량이 적은 옷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드라이클리닝 제품을 바로 입거나 비닐도 벗겨내지 않은 채 장롱에 넣거나 하면 옷에 남아 있는 화학성분이 방출되어 호흡이나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될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
특히 사무실에서 편하게 쓰는 종이컵도 주의하자. 종이컵은 상온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뜨거운 물을 부으면 톨루엔, 시안화수소 등의 독성물질이 나올 수 있고, 이를 장기간 섭취하면 정신이상, 우울증, 신경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다.
환경학을 전공한 허정림씨는 저서 '집이 우리를 죽인다'에서 "오늘날의 집은 인간을 공격하는 무서운 파괴자로 전락해 사람인 우리가 오히려 건물의 독을 걸러 내는 허파 역할을 할 지경이 되었다. 내 가족을 지켜낼 사람은 바로 엄마라는 이름의 당신이다"고 말했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