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탁상행정-환경부 해 뜬 상태서 소등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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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뜨거운 지구, 잠깐 쉼표'라는 모토로 관공서와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소등 행사를 벌이려던 환경부가 일몰 시각을 고려하지 않고 행사를 추진했다가 '반쪽 행사'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17일 환경부와 부산시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대응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온실가스 줄이기 실천운동(그린스타트 운동)의 범국민적 참여 분위기 조성을 위해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를 '온실가스 진단주간'으로 정하고 오후 8시부터 30분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뜨거운 지구 잠깐 쉼표'
오는 20일 전국적 시행
일몰 시간 고려 않고 추진
일부 지자체 반쪽 행사


이같은 방침에 따라 환경부는 지난달 15일 전국의 16개 광역시·도에 행사 계획을 담은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고, 부산시는 지난달 18일 이를 일선 구·군에 하달, 참여 계획을 제출하고 이를 적극 홍보하도록 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소등 행사 당일에 낮의 길이가 길다는 점을 뒤늦게 알고 행사 차질이 불가피해지자 지난주 부산시를 비롯한 전국의 광역시·도 지자체에 부랴부랴 전화를 걸어 소등 시각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소등 행사일인 20일은 하짓날 바로 전날로 일몰 시각이 오후 7시56분(서울 기준)이다. 기존 계획대로 행사를 진행할 경우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심지어 부산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가 업무 혼선을 이유로 소등 시각 조정에 난색을 표하자 다급해진 환경부는 최근 이들 지자체에 "소등행사는 가급적 강조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 당초 적극적인 소등 행사 홍보를 당부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결국 환경부는 8개 시·도는 원래 계획보다 30분 늦춰진 오후 8시30분부터 행사를 진행키로 했지만 부산시를 비롯한 나머지 시·도는 해가 다 지지 않은 상태에서 소등을 하는 우스꽝스러운 행사를 치르게 됐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이맘 때쯤 열린 다른 소등행사를 참고해 소등 일정을 정했다가 차질이 우려돼 소등 시각 조정을 요청했다"며 "소등 행사를 강조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주요 행사인 온실가스 진단행사를 더 홍보하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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