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청화의 세상만사] 소이부답(笑而不答)

살다보면 어렵고 힘든 시절이 없을 리 있겠냐마는 요즘 들어 사는 게 더 힘들다고 넋두리하는 사람들을 자주 접한다. 세상 좋아졌다는 말이 심심찮게 사용되는 시절에 이게 무슨 말인가.
현대인의 행복에는 많은 조건이 따른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 경제력, 성취감과 사회적 지위, 기타 개인적 욕구들. 이 모든 것을 갖추려는 것은 정녕 욕심일까.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사람이 있을 리도 없겠지만, 설령 있다 해도 육신을 가진 인간으로 어찌 번뇌와 고민이 없겠는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처럼 불을 훔친 대가로 고통을 겪는 모양으로 사는 이가 태반일 것이다.
갈수록 무서워지는 각종 신종 질병들, 병명 앞에 '신경성'이란 말이 붙는 새 질병의 위협은 그냥 두더라도 기본 의식주 해결조차 힘겨운 경제 환경에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까지. 다들 애가 타는 모양이다. 번듯한 직장이 있어도 언제 퇴직 당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는 현대인들.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기고 앞에 '노'자를 붙인 짝 없는 미혼들은 명절만 되면 일가친척들로부터 고문당한다. 예전 같으면 구슬치기나 하고 놀던 아이들조차도 석·박사 공부라도 하는 양 온갖 학습에 매달려 각종 사교육 격투기를 벌이고 있다. 참으로 치열한 생존의 현장 속에 매몰된 삶들이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바로는 우리나라 사람들 중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경우가 21%에 불과하다고 한다. 5명 중에서 4명이 불만족스런 생활을 한다는 뜻이다. 대다수 국민이 불만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말인데, 스트레스 누적에 따른 가중치를 해결할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것이 참 문제다. 지난 세월을 추억해볼 때 외적 환경은 점점 좋아지는데 내적 만족은 더 부실해지니 만족감을 위한 묘책이 진정으로 간절하다.
'행복'이라는 단어 앞에서 늘 허한 마음은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김상용의 시 구절처럼 '왜 사냐건 그저 웃지요'라며 달랠까, 아님 시선 이백처럼 '소이부답(笑而不答)하면 심자한(心自閑)-내마음이 한가로우니 대답않고 웃기만 하리'라며 버티어 볼까.
홍익TV(www.hongiktv.com)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