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대참사 한달, 아이티는 지금…
"아파도 치료 받을 곳 없어요" 수십만명 신음
9일(현지시간)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병원에서 영양실조 상태인 3개월된 영아가 엄마에게 매달려 젖을 빨고 있다. 포르토프랭스(아이티)AP연합뉴스'지진은 멈췄으나 고통은 계속된다!'
서인도제도에 있는 조그만 나라인 아이티에 지진이 강타한 지 오는 12일로 한 달이 되지만 각 국의 도움에도 불구, 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사회 기능이 복구되지 않아 생존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또 식량난과 함께 열악한 위생과 주거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식량 배급 의존 하루하루 힘겨운 삶
학교 폐쇄· 경제 ·행정 활동 등 대부분 마비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9일 인터넷판에서 지진으로 사회기능이 대부분 마비된 아이티 현지에는 교육 및 위생, 의료, 난민 수용소 등의 시설이 여전히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고도 보도했다. 경제와 행정활동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주민들은 삶의 터전이 무너져 없어진 상황에서 구호단체와 미국의 식량배급에 의존해 살고 있으며, 학교도 폐쇄된 가운데 망연자실한 상태로 하루하루 삶을 겨우 연명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의료시설 및 인력이 수요에 비해 크게 모자라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티에는 현재 200여개 이상의 국제 의료봉사단체가 들어와 지진 피해 환자들을 돕고 있지만, 3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부상자들을 감당하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이티에는 주민들이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다.
AP에 따르면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야외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한 간호사는 "위생 결핍으로 사람들이 모든 종류의 전염병을 앓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봄철 우기가 다가오면 홍수와 산사태, 전염병 창궐 등은 더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치안 상황도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지난 7일 대규모 이재민 캠프나 빈민가에서는 지진에서 겨우 살아남은 여성과 어린이들이 다시 성폭력의 피해에 노출돼 고통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지진 생존자들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지진으로 사랑하는 가족이나 삶의 기반을 잃고 심각한 정신적인 쇼크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전체 생존자 5명 중 1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이런 가운데, 포르토프랭스의 건물 잔해에서 20대의 한 남성이 지난 8일 산 채로 발견됐으며 지진 후 27일동안 갇혀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CNN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의학적으로 인간이 4주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티기 어렵다는 점에서 과연 이 남자가 지진이 일어난 직후부터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었는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한편 마리 로랑스 조세린 라세게 아이티 통신장관은 9일 현재 사망자 수가 23만명으로 집계됐으나 사설 묘지에 매장된 희생자 수는 포함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사망자 수가 더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순식 기자 ssryu@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