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득도… 종정 22명 일대기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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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조계종의 종정 법전스님(위)과 그를 포함해 22명의 역대 종정 일대기를 다룬 임혜봉 스님의 저서 '종정열전' 중 제1권.


조선조 이래 한국 불교는 특별한 종명이 없었다. '선교 양종'이라는 어정쩡한 이름으로 불렸다. 숭유억불의 조선에서는 별 사단이 없었으나, 19세기 말엽 일본불교가 한국에 상륙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일본불교 각 종파가 활발한 활동을 펼치자 그 대응으로 한국불교의 정체성에 대한 자각이 일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원종(圓宗)'이다. 근현대 한국불교의 초대 종단이었던 것이다. 당시 원종의 종정은 이회광(1862~1933) 스님. 그는 각안(1820~96) 스님이 쓴 '동사열전(東師列傳)'의 마지막 장에 기록될 정도로 뛰어난 대강백이었으나, 원종을 일본의 조동종에 병합시키는 등 친일행적을 보여 지탄을 받은 인물이었다.

임혜봉 스님 '종정열전 1·2' 출간

스님마다 별호 붙여 성정 드러내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으로 활동하는 임혜봉 스님이 그런 이회광 스님으로부터 시작해 현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까지 역대 종정 22명의 일대기를 다룬 '종정열전 1·2'를 펴냈다.

효봉에서 청담, 서옹, 성철, 서암, 혜암 등 비교적 근래의 종정들 행적이야 널리 알려진 바이지만 일제강점기 및 광복을 전후한 시기 종정 스님들의 행적은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그중 한암(1876~1951) 스님은 행적은 특이하다. 종정을 네 차례나 역임했는데 그 수행력이 대단해 당대의 대표적 선사 경허 스님이 만년에 불과 28세의 한암 스님을 대하고는 "한암이 아니면 내가 누구와 더불어 지음(知音)이 되랴"며 그 덕을 높이 샀다고 한다.

임혜봉 스님은 종정들마다 별호를 붙였는데, 그게 절묘하다. 서옹 스님은 '일생을 참사람 추구에 바친 선승', 성철 스님은 '평생을 용맹정진한 수행자의 표상', 혜암 스님은 '선 수행에 몰두해 온 본분 종사', 법전 스님은 '태산 같은 부동심의 선승'…, 그런 식이다. "각자 나름대로 독특한 삶과 죽음을 보인 도인들의 행적을 더듬다 보면 깨달음과 수행에 대한 혜안을 갖게 된다"고 임혜봉 스님은 말한다. 도화문고/전권 4만5천원. 임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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