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사업 환경재앙인가 녹색축복인가] 검은 퇴적토·흙탕물 콸콸 끝없는 신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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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군 함안보 건설 현장에서 철제 가물막이가 둘러쳐진 가운데 각종 중장비들을 동원해 기초다지기 공사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함안=정종회 기자 jjh@


장면 1 지난 12일 오후 3시께 경북 상주시 사벌면 퇴강리 상풍교 근방 낙동강 살리기 34공구 공사현장. 인근에 '낙동강 700리 시발지'라고 적힌 표지석이 있는 이곳에선 대형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이 쉴새없이 강 바닥에서 판 모래를 쌓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장면 2 준설작업 반경 내에선 누런 흙탕물이 넘치고 가물막이 밖과 안의 물 색깔은 구분이 제대로 안될 정도. 모래톱은 제 모습을 잃어가고 강 주변엔 준설토 더미가 거대한 성(城)을 이루고 있었다.

이틀 후인 14일 오후 4시30분께 경남 창녕군 남지읍 창아지 마을 입구. 낙동강 전역에서 손꼽히는 자연습지인 이곳에서도 각종 중장비를 동원한 준설작업이 한달 넘게 이어지면서 아름다운 하중도(河中島·강 중간의 모래섬)가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한때 새매·황조롱이·흑두루미가 노닐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보길 구간으로 꼽혔던 이곳도 얼마 지나지 않아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게 됐다.

중·상류 이미 공사판
모래톱·습지 사라질 판 

오염수 그대로 하류로
부산 식수에도 영향

'영남의 젖줄'이자 아름다운 생태계의 보고(寶庫)인 낙동강 중·상류 지역이 거대한 공사판으로 변하고 있다. 강물은 누런 흙탕물로, 수변 지역은 수십 미터 높이의 모래성이 연이어지며 흡사 중동의 어느 사막을 방불케 할 정도다.

정부가 총공사비 9조7천억여원을 투입해 진행하고 있는 '낙동강 살리기'가 시작된 지 5개월여 만의 일이다. 
본보는 지난 12~14일까지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 '습지와 새들의 친구' 김경철 습지보전국장 등 환경단체 전문가 관계자들과 함께 경북 안동시 영가대교 인근 반변천에서 최하류인 부산 삼락·염막 둔치에 이르는 낙동강 수계 250여 ㎞에 대한 현장취재를 벌였다.

취재 결과,낙동강과 그 주변지역의 광경은 '낙동강 사업=녹색 축복'이라는 정부의 공언이 헛된 구호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평균 15% 안팎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수계 내  8개 보(洑) 공사 현장은 가장 위쪽인 상주보에서 맨 아래 함안보에 이르기까지 오탁방지막과 침사지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흙탕물이 쉴새없이 아래로 흐르고 있었다.

이미 중금속에 함유된 오니토가 발견됐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킨 달성보와 합천보, 함안보 인근에선 오니토로 의심할 만한 검은색  퇴적토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낙동강 하류에 있는 부산에 중·상류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은 매우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직 부산권에선 준설이 본격화되지 않고 있지만 위쪽에서 발생한 수질오염 및 생태계 파괴 현상이 고스란히 하류로 내려 올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김경철 국장은 "부산은 수질에 특히 민감한데 낙동강에 만들어지는 8개 보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그 파급영향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낙동강 사업의 최대 피해자가 부산 시민들이 될 것이란 우려를 가볍게 대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안동=박진홍 기자 jh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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