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달리는 자전거] 13 양산천 자전거 도로
푸른 강변길 따라 바람 타듯 가볍게 라이딩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면서 몸과 마음이 다 눅눅하다. 냉장고에 두었던 수박 한 조각 물면 시원하겠다. 양산천변에 자전거도로가 잘 마련돼 있다는 얘기를 듣고도 차일피일 답사를 미루다가 요즘 같은 무더위엔 강변길이 시원할 것 같아 냉큼 달려갔다.
시원하게 탁 트인 도로. 갈대와 물길이 어우러져 만든 주변 풍경. 아파트와 양산타워, 양산천을 가로지르는 인도교와 구불구불한 물길은 인공과 자연의 묘한 조화를 이뤘다.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이 달려드는 안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양산 수질정화공원 부근 둑길에서 만난 어미소와 송아지는 잠시 잊고 있었던 옛 추억을 떠올리기에 좋았다.
양산종합운동장에서 라이딩을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둑길이 있음직한 곳을 향해 슬금슬금 접근한다. 넓은 주차장이지만, 대형차의 진입을 막아놓아 한적했다. 고수부지를 활용해 만든 도로와 둑길 산책로를 올라서면 강변에 주황색 자전거도로가 선명하다.
일단 도시철도 호포역 방면의 하행길을 택했다. 양산천의 하류로 내려가는 코스이다. 전날 많은 비가 내렸지만, 도로는 약간의 물기만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
좌르르르.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에 괜히 실웃음이 나온다. 기분 좋은 출발이다. 사람 허리께까지 자란 갈대 너머로 양산천이 흘러가고 있다. 군데군데 강태공들이 나와서 낚시를 한다. 수많은 공단이 상류에 있지만, 어느 정도 맑은 수질이 유지되는 모양이다.
주변 경관은 이제 막 정비를 끝냈거나, 아직 정비 중인 곳이 더러 있어 어수선한 곳도 있지만, 노면 상태는 흠 잡을 데 없이 깨끗하다. 무엇보다 자전거도로가 상·하류로 길게 뻗어 있으니 특별히 훼손되거나 혼잡할 이유가 없겠다. 넓은 고수부지에는 축구장이 있다. 머리 위로 중앙고속도로 지선이 지나간다.
고속도로가 지나는 교각 아래는 자연스레 그늘이 생기는데 평상이나 의자를 마련해 놓아 쉬어가기 좋다. 음식을 가져와 나눠먹는 나들이객도 자주 보인다.
둑길은 산책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두었다. 그래서 자전거는 진입을 하지 못한다는 표시를 해 놓았다. 조금 아쉬운 것은 둑을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경우가 있을 때 그 너머가 어디인지 알 수 있도록 하는 이정표가 없다는 점. 사실 자전거는 인도나 산책길에서는 교통 강자일 수밖에 없다. 도로에서야 한없이 약자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임도나 보행자·자전거 겸용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다 보면 은근히 산책하는 사람들과 크고 작은 마찰이 생긴다.
보행자 겸용 도로에서는 자전거는 '교통 강자'이므로 우선 보행자를 배려해야 한다. 경음기나 벨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기 위해 아예 달지 않았다. 꼭 추월해야 할 상황이면 '먼저 지나가겠습니다' 정도로 이야기하면 대부분 쉽게 비켜준다.
수질정화공원까지는 논스톱이다. 하염없이 이어진 길을 아무런 장애물 없이 달려갔다. 이제 자전거도로는 끝나고 유채밭 사이로 비포장 강변길이다. 차량이 다닌 길 흔적을 따라 갔다. 둑길에 올라서니 수질정화공원이다.
이곳 둑길은 다행히 통행금지 표지가 없었다. 둑길이 끝나는 지점에 한우 가족이 나들이를 나와 있다. 둑길 지나 토사 야적장까지 가서 돌아왔다. 갈 땐 쉽게 갔는데 돌아오려니 어미소가 길을 막고 섰다. 새끼를 보호하려는 것이다. 한 5분 정도 신경전을 벌이다가 길 밖으로 피해 돌아왔다. 모성을 어찌 이기랴.
양산타워를 오른쪽에 끼고 다방교까지 올라갔다. 실개천을 정비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장마철인데 손이 바쁘겠다. 길은 계속 상류로 이어지지만 하늘이 심상찮아 다방교에서 멈췄다. 있는 힘을 다해 부리나케 종합운동장으로 달렸다. 기어코 비가 내렸다. 땀인지 빗물인지 물줄기가 얼굴을 계속 타고 내린다.
글·사진=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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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종합운동장에서 양산천 자전거 도로 라이딩을 시작한다. 주차공간이 넓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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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운동장 공터를 빠져나와 고수부지에 개설된 도로 횡단보도를 지나면 양산천 둑길이다. 그 아래에 자전거 도로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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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둑길에 마련된 도로는 산책로이고 아랫쪽에 보이는 도로가 자전거 도로이다. 둑길로는 자전거가 통행할 수 없다. 우레탄 도로여서 자전거가 타기에도 불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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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타워. 양산천 하류 호포역 방면으로 한참을 달리다 보면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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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채밭 가운데로 난 비포장 도로를 달리면 둑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이 둑을 올라서면 수질정화공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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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질정화공원을 끼고 한참을 둑길을 달리면 아직 공사중인 도로에 도착한다. 어미소 한 마리가 송아지와 함께 나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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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된 도로가 끝나는 지점은 토사 적치장이 있다. 멀리 호포역 방면이다. 이곳에서 턴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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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오는 길에 본 수질정화공원. 아마도 하수종말처리장을 꾸며놓고 그렇게 부르는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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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로로 올라서는 길엔 어김없이 표시해 놓았다. 자전거 통행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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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방교 아래에 징검다리가 있다. 징검다리를 건너 다시 돌아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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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천변에 갈대들이 많이 자랐다. 강 이쪽과 저쪽에 길을 많이 만들어 놓아 꼭 왔던 길로 되돌아가지 않아도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