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시, '도시재생 특별법'에만 매달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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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서민층 주거 여건이 심각하자, 한나라당은 '도시서민 주거재생 지원 특별법' 마련을 위한 본격적인 토의에 들어갔다. 부산시는 시 간부를 위원으로 참여시켜 주거재생을 위한 2조 5천억 원 규모의 국비 지원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볼 때 부산시가 버스가 지나간 후 손을 흔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부산에서는 주민들의 기대가 펄럭이는 재개발·재건축 현수막을 동네마다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익성 약화를 우려한 건설사 사업 회피로 재개발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급기야 부산시는 지난 2005년 지정된 487곳의 도시정비구역 가운데 127곳을 최근 지정 해제하기까지 이르렀다. 그것이 부산시 대책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구역 지정 후 장기간 방치하는 바람에 슬럼화가 가속되었고, 재개발이 추진되더라도 많은 원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부산시가 서울 뉴타운을 참고로 정확한 수요 예측 없이 재개발·재건축 지정을 남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특별법도 따지고 보면, 뚜렷한 출구를 찾지 못한 부산시가 정치권에 기대 그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특별법 제정은 민간사업자 주도로 추진해 오던 도시 정비 사업에서 벗어나 공적 요소를 투입하겠다는 것으로 방향은 옳다. 하지만 그동안 지역과 서민에 대해 애정을 보이지 않았던 현 정부가 이 법을 쉽게 통과시킬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부산시는 이 법의 통과에만 목매고 있다가 실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설사 우여곡절 끝에 이 법이 통과되더라도 모든 법은 강제성을 지니기 마련이다. 주민들의 참여가 배제된 법 집행이 이뤄질 수 있는 소지도 다분하다. 재개발·재건축을 공공기관이 추진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부산시가 공론화의 절차를 거쳐 이러한 재원을 스스로 마련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어제는 용산 참사 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허남식 시장은 일련의 도시 정책 실패에 대해 시민들에게 우선 사과해야 한다. 그런 다음 자리를 걸고 그동안의 도시정비 사업을 냉정하게 재평가하고 이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허울 좋은 산복도로 르네상스, 몇 군데의 행복마을 선정, 그리고 가능성 없는 국비지원 사업으로 실정을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시민 반발이 클 것이다. 도시재생은 사회경제적 재생이자 공동체 재생이며 삶의 질을 재생하는 것이다. 동네와 골목에 담긴 저마다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면서 부산의 관광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쪽으로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꾸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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