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 맹꽁이 4대강 공사에 전멸 위기
전국 최대 서식지… 건설폐자재 쌓아
7일 부산 사하구 을숙도 상단 일웅도의 맹꽁이 서식지가 4대강 공사와 관련한 건설골재들로 메워져 있다. 최성훈 기자 noonwara@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진 부산 사하구 을숙도 상단의 일웅도 일대 맹꽁이 서식지가 낙동강살리기사업의 하나인 하구둑 배수문 증설 공사 과정에서 훼손됐다.
부산시는 멸종위기종인 맹꽁이의 개체수가 5천여 마리 넘게 발견된 서식지를 포함해 일웅도 일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지만 서식지 파괴로 이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전국 최대 서식지… 건설폐자재 쌓아
수공 "서식사실 몰라, 원상복원할 것"
환경단체 "부산시 관리감독 부실 책임"
특히 부산시는 맹꽁이 서식지 발견과 함께 생태공원 조성계획을 공언하면서도 정작 해당 서식지에 대한 보존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관리감독도 벌이지 않아 서식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8일 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관리단, 부산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2009년 11월부터 삼성물산을 시공자로 선정해 낙동강살리기사업의 하나인 사하구 하단동의 을숙도 하구둑 배수문 증설공사와 하천직선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사하구 하단동과 경남 창원시 용원을 연결하는 낙동남로 철거현장에서 발생한 폐콘크리트와 철근, 포대자루, 자갈 등이 뒤섞인 건설폐자재를 하천직선화 사업을 위한 제방용으로 반입하면서 낙동강살리기사업 1공구 인근에 있는 일웅도 내 맹꽁이 서식지인 폭 7m, 높이 2m, 길이 150m의 습지대에 적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폐자재 적치는 3일간에 걸쳐 이뤄졌으며 그 분량만 15t 덤프트럭 100대 분량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국내 최대로 알려진 일웅도 일대 맹꽁이 서식지가 건설폐자재로 덮여 훼손됐으며 서식지에 있는 맹꽁이 상당수가 폐자재에 깔려 죽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지난 2009년 10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에서 을숙도 일원에 맹꽁이 서식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건설폐자재를 옮겨다 놓은 곳이 서식지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측도 "맹꽁이 서식지가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맹꽁이 서식지를 포함한 일웅도 일대는 부산시가 생태공원으로 조성키로 한 곳으로 부산시의 안일한 관리감독과 4대강사업의 속도전 속에 정작 지켜야할 생태환경은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부산시건설본부 낙동강살리기사업부는 지난해 8월 사업비 148억원을 투입해 일웅도 일대 13만1천524㎡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착공한 상태다. 부산시는 생태공원 조성 계획 중 하나로 맹꽁이와 참개구리가 집중적으로 서식하는 지역을 습지 서식지로 조성할 예정이었다.
부산지역 환경단체들은 이번 맹꽁이 서식지 훼손은 부산시와 수자원공사가 겉으로는 멸종위기종과 환경보존을 외치면서도 정작 생태환경 보존에 얼마나 무관심한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제방용으로 이용할 건설폐자재들을 환경단체들과 한마디의 상의도 없이 아무렇게나 적치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건설폐자재들을 쌓아놓은 지 3개월여가 지나 이미 상당수의 맹꽁이가 죽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자원공사와 삼성물산은 8일 환경운동연합의 도움을 받아 맹꽁이 집단 서식지에 쌓아놓은 건설폐자재들을 다른 지역으로 모두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으며, 부산시는 맹꽁이의 대체 서식지를 마련하는 등 맹꽁이 서식지 복원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